비밀 숙제 (양장)

비밀 숙제 (양장)

$13.00
Description
나다움어린이책 창작 공모 대상작 『비밀 소원』을 쓴 김다노 작가의 두 번째 이야기 『비밀 숙제』가 나왔다. 전작 『비밀 소원』에서 절친이었던 미래와 현욱, 이랑은 5학년이 되면서 이랑의 유학으로 서로 멀어지게 된다. 먼 나라로 떠나 온 이랑은 이곳에서 또 다른 ‘젤친’들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게 되는데……. 이랑은 그곳에서 한국에서는 몰랐던 자신의 또 다른 이름을 알게 된다. ‘동양인’. 이방인이자 어린 동양인으로 살아가는 이랑에게 하루하루는 마치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다가오는데, 그러던 어느 날 이랑은 단지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도둑으로 몰리는 사건에 휩싸이게 된다.
백인인 점원은 친구들 틈에 있는 이랑을 가리키며, ‘이 작은 쥐 같은 눈빛을 가진 애들은 백 프로’라고 말한다. 그 순간, 이랑은 생각한다. ‘나도 저 점원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은 건가?’ 이랑은 가만히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비록 차별을 당했지만, 이랑은 백인은 모두 인종차별을 한다는 선입견을 갖고 싶지는 않다. 일상적이어서 오히려 사소하게 느껴지는 차별 앞에서 이랑은 과연 어떤 용기를 낼까? 이랑이 하는 ‘비밀 숙제’를 따라가면서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5학년 이랑이 세상의 일부를 바꾸는 그 찰나의 순간을.

저자

김다노

2017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동화가당선되며등단했고,제1회나다움어린이책창작공모전에서『비밀소원』으로대상을수상했다.이외에도『나중에엄마』『아홉살하다』『하다와황천행돈가스』『잘난척쟁이혼내주기』『비밀숙제』『마음대로학교』를썼다.

"두려움을이겨내려면그대상을아는것부터시작해야한다고생각합니다."

목차

1.이곳에없는것들
2.특별한금요일저녁
3.뜻밖의만남
4.나를표현하기
5.익숙한질문
6.쇼핑몰에서생긴일
7.오두막에서보낸밤
8.친구들의영상통화
9.투명인간이되다
10.세상의일부를바꾸는일
11.평화를깨뜨리는사람
12.내가쓴첫문장
13.비밀숙제
14.미래로부터온편지
15.우리는젤친
16.생일축하해

출판사 서평

한국에서는몰랐던나의또다른이름,
‘동양인’
나다움어린이책창작공모대상작『비밀소원』을쓴김다노작가의두번째이야기『비밀숙제』가나왔다.초등학생5학년이랑은아빠와단둘이먼나라로유학을왔다.이곳에서하루하루이방인으로살아가는이랑은한국에서는몰랐던자신의또다른이름을알게된다.바로‘동양인’.한번도스스로를동양인이라구분지어생각한적없는이랑은이새로운이름앞에서혼란스러워지는데…….이랑은한국인이지만,케이팝에대해서는잘모르고김치보다맥도날드를더좋아한다.그런데이랑은자주자신이한국인인지아닌지증명해야하는순간과마주친다.아이러니하게도그당연한사실은곧,이랑이동양인임을그래서차별의대상이됨을더욱견고하게만든다.숙제처럼이어지는나날속에서이랑은자신에게그어진동양인이라는새로운구분지음앞에서한동안서성이는데.내가아닌타인이그은선앞에서그대로머물것인가아니면선을밟고앞으로나아갈것인가.이랑은스스로에게묻는다.‘내가한국인인지아닌지증명하는게필요한일인가’

차별은그렇게
광장에머물렀다

“네가방좀보여줄래?”
“내말은,네가도둑인것같으니까가방좀보자고.”
“얘같은어린동양인들중에도둑이정말많거든.(…)이작은쥐같은눈빛을가진애들은백프로야.”_57~59쪽

점원의말앞에서이랑은한동안대답할말을찾지못한다.이랑은알았다.자신이‘어린동양인’이기때문에도둑으로의심받는건부당하다고,하지만그사실을어떻게반박해야할지몰랐다.공적인장소에서벌어져마치,그래도되는행동인양여겨지는직접적인차별에서부터일상에서은밀하게일어나차별이라고이름짓기애매한사소한차별들까지.당하는사람들은그상황속에홀로남겨진다.내존재를부정해야만받아들일수있는‘인종차별’이라는논리앞에서이랑역시혼자였다.그래서사람들은피한다.나를부정하지않기위해.당한사람은피하고,가한사람은남는다.차별은그렇게광장에머물렀다.아주오랫동안,당하는사람이외곽으로물러나는그런식으로.하지만이랑은광장에남았다.그날의일이적힌피켓을들고상점근처에서있었다.거리를지나는사람들이하나둘이랑을바라보았고,이랑은문득한국에서있었던일을떠올렸다.괴롭힘당한친구에게오히려네가착하니까참으라던선생님의말을.이랑은너희때문에상점사람들이얼마나피해를입고있는지아느냐고말하는점원에게드디어입을열었다.

“만약누군가가참아서얻어야하는평화라면,그런게진짜평화인가요?이평화를깨뜨린건우리가아니라어제의언니라는걸알아야해요.”_97쪽

아마도오늘조금은세상을바꾼사람
머리카락색이무엇이든상관없는사람
이랑은드디어숙제를시작한다.어쩌면가장쉽고,어쩌면가장어려운‘나에대해표현하기’.숙제를받은날로부터한글자도적지못하고있던이랑은피켓시위를마치고집에돌아와문득한문장을떠올린다.‘아마도오늘조금은세상을바꾼사람’.연이어쓴다.‘머리카락색이무엇이든상관없는사람’.이랑은자신의의지와상관없이벌어진일앞에서선택했다.한뼘더자라나는길을.그곁에는새로운‘젤친’들이함께였다.이랑의이야기는사소하고,다소무의미해보일수있는행동이이끌어내는놀라운변화를보여준다.아무것도하지않음,이라는선택지말고무엇이든행동하는모습이어떻게세상을바꾸어나가는지우리는『비밀숙제』를통해확인할수있다.일상에서더자주흔들리고,더자주아파하는어린이들이날마다씩씩하게아프다고말할수있는세상을바라며,이책을건넨다.



<책속한문장>
나는교실의여러얼굴을돌아보다가폴과눈이마주쳤다.오른쪽눈썹가운데에눈썹털이없는게눈에띄었다.한번상처가난자리는쉽게아물지않는다._18쪽

사람들이나를볼때마다‘쟤는동양인이네!’라고생각하는건싫다.그렇다고내가동양인이라는사실이싫은것도아닌데.이런생각이꼬리에꼬리를물고머릿속을돌아다니면도대체뭐가문제인지몰라어지러웠다._23쪽

근데내가좋아하는음식이뭐지?아이들은한국인인나에게‘김치’나‘된장’같은걸기대할지도모른다.하지만난맥도날드가제일좋은데._42쪽

“혹시영어못하니?”
“그게아니라내가아는게없어서그래.”
“케이팝을모른다고?한국인맞아?”
나는발끈해서당장가방에있는태권도복을꺼내펼쳐보이고싶었다.하지만태권도를한다는게내가한국인이라는증거는아니었다.폴만해도한국에온적도없는데나와같은도장에다니고있으니까.게다가지금내가한국인인지아닌지증명하는게필요한일인가하는생각도들었다._51쪽

나는저언니의원래국적이어디인지하나도궁금하지않았는데.만약언니가나와같은동양인이었다면,나도한번쯤은저언니가어느나라에서왔는지궁금해했을까?_52쪽

“왜그렇게우리가도둑이라고단정짓는거예요?”
내가화가나서외치자점원이손가락으로정확히‘나’를가리켰다.
“얘같은어린동양인들중에도둑이정말많거든.여기서일하면서몇번이나봤는지몰라.뭐랄까,이작은쥐같은눈빛을가진애들은백프로야.”
쥐?쥐라고?점원이말하는쥐가적어도디즈니의미키마우스는아닐거다.
나는더할말을찾지못했다.단지내가‘어린동양인’이기때문에도둑으로의심받는건부당했다._59쪽

폴은자신이태어난곳에서오래살지못했다.그곳에서살다가는언제소리소문없이죽을지몰라떠났다고했다.이곳에오기전에는‘난민캠프’에있었다고에세이에써서발표한적이있다._67쪽

“나는내마음대로누군가를좋아하고싫어할자유가있어.나한테이래라저래라하는너희가오히려잘못하고있는거아닐까?”
“아니,그쪽이잘못이에요.누구도다른사람을피부색,머리카락색으로판단할권리는없어요.”_84쪽

“만약누군가가참아서얻어야하는평화라면,그런게진짜평화인가요?이평화를깨뜨린건우리가아니라,어제의언니라는걸알아야해요.”_96쪽

‘아마도오늘조금은세상을바꾼사람.’
내가나에대해서쓴첫문장이었다.나는얼른뒷장에문장하나를더추가했다.
‘머리카락색이무엇이든상관없는사람.’
두문장모두내마음에들었다._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