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망설일 거야 - 사계절 웃는 코끼리, 7-8세가 읽는 책 25

나는 망설일 거야 - 사계절 웃는 코끼리, 7-8세가 읽는 책 25

$8.50
Description
나만의 속도로 나답게 크는 아이
유은실 유년동화 ‘정이 이야기’ 네 번째 책
순진한 아이, 예민한 아이, 착한 아이… 어른들은 제멋대로 어린이를 평가하고는 거기에 맞는 모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그 평가와 기대가 어린이에게 얼마나 무거울지 미처 알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유은실 작가의 유년동화 ‘정이 이야기’는 모든 어린이가 타인의 잣대와 기준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속도로 ‘나’다운 모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창작동화다.

정이는 이제껏 간직해 온 ‘출생의 비밀’이 사실 아빠의 장난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귀엽다고, 순진하다고 어린이를 속여도 되는 걸까? 처음으로 엄마를 따라 ‘작가와의 만남’에 가게 되었는데 모두들 그림을 그리거나 휴대폰을 보라고 해서 정이는 자존심이 상한다. 정이는 오빠의 도움을 받아 ‘초등학생답게 강연 듣기’를 단단히 준비한다.

『나는 망설일 거야』를 관통하는 키워드인 ‘망설임’은 정이에게 생겨난 새로운 변화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타인과 비슷해지고 싶다는 결심으로 응어리를 드러내던 정이는 이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태도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용기를 내고, 때로는 머뭇거리며 ‘내가 바라는 나’를 찾아가는 정이의 걸음걸음은 같은 고민을 가진 어린이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한다.

[줄거리]
유은실 작가의 유년동화 ‘정이 이야기’ 네 번째 책. ‘나도 편식을 하는 예민한 어린이가 되겠다’는 엉뚱한 다짐으로 ‘잘 먹고 잘 자는 아이’의 고민을 보여 주었던 정이. 그런 정이의 마음속에 ‘망설임’이 생겼다. 친구의 비밀이 엄청 신기할 때, 처음 간 작가 강연이 너무 지루할 때에도 생각나는 대로 곧장 말할 수가 없다. 이 망설임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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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은실

1974년서울에서태어났다.동화『일수의탄생』,『내머리에햇살냄새』,『드림하우스』,『우리동네미자씨』,『나의린드그렌선생님』,『만국기소년』,『멀쩡한이유정』,『나도편식할거야』,『마지막이벤트』,청소년소설『변두리』,『2미터그리고48시간』,『순례주택』,그림책『나의독산동』등을썼다.『만국기소년』으로한국어린이도서상을,『변두리』로제6회권정생문학상을받았다...

목차

어린이는단결해
초등학생은망설여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귀여워서놀렸다고?순진해서놀렸다고?

정이가일곱살때,아빠는엄청난비밀을말해주었다.정이가‘아빠찌찌를먹고자란아기’라는것이다.민서에게만귓속말을했는데,정이목소리가너무커서반친구들이다알게되었다.친구들은저마다정이에게비밀을털어놓는다.누구는알에서태어났고,누구는코브라띠라니!자기만‘조금이상하고특별한비밀’을가진게아니라는사실을알고정이는조금안심한다.그런데담임선생님이엄한목소리로알려준다.남자가슴에서는젖이안나오는데,정이아빠가정이에게장난을치신것같다고.정이는큰충격을받는다.순한것도억울한데순진하기까지해서속상하다.학교에서일어난일을알게된오빠혁이는크게화를낸다.혁이도‘혁이는엄마아들아니고아빠아들만된다’는아빠의거짓말에속은경험이있기때문이다.혁이가엉엉울자,아빠는귀여워서장난쳤다고고백했다.

“귀여우면다야?귀엽다고하면어린이한테장난쳐도되냐고.정아,우리어린이들이단결하자.”
오빠가내손을잡았다.
‘단결하면어떻게되지?’
궁금했다.나도오빠손을꼭잡았다.(29쪽)

어린이를놀리거나속이는어른들의핑계는한결같다.‘귀여워서’라고.하지만그것은어른들의감정일뿐,어린이에게는조금도위로가되지않는다.어린이라면누구나한번쯤이런놀림을받고,제대로항의조차하지못해억울해한경험이있을것이다.장난삼아어린이를속이면서‘어른말씀잘들으라’고가르치다니,어른들은얼마나제멋대로인지!
혁이와정이는참지않기로한다.어른들에게당당히사과를요구하고,손을맞잡은두아이에게엄마아빠는고개를숙인다.이장면은어른의권위를해치는것이아니라,어린이와어른이서로를존중할때만들어지는이해와화해를보여준다.어린이독자들에게잘못을바로잡는용기와연대의힘을알려주는동시에,비록실수할때도있지만어른은어린이의말에귀를기울이는사람이라는믿음도지켜준다.그러니이책을읽고뜨끔한어른이라면아직기회가있다.어린이와어른사이를돈독하게하는것은믿음이다.이제가정과사회는조금달라져야하지않을까?

어린이가생각하는‘성장’이란…

엄마를따라처음으로‘작가와의만남’에가게된정이는강의를앞두고고민에빠진다.그림을그리거나휴대폰을보기는싫다.그건강의를진짜듣는게아니니까.그때혁이가초등학교삼학년의경험이담긴아이디어를전수한다.

<초등학생답게어른강의듣는법>
1.메모를한다.색연필을쓰지않는다.볼펜을쓴다.
2.멍을때린다.강사님얼굴을보고때린다.잘듣는것처럼보일수있다.
3.말하기전에생각한다.생각나는대로말하는건유치원때끝난다.초등학생은망설여야된다.
(39-40쪽)

굳은결심으로들어선강연장에는어른아홉명과정이뿐.그마저도어른들은졸기만하고,작가와자꾸눈이마주쳐서정이는난처하다.「초등학생은망설여」는유은실작가특유의유머와재치가빛을발하는에피소드다.어른들이모두잠든강연장에서마지막까지초등학생답게강연을들으려는정이의고군분투가웃음과감탄을자아낸다.
혁이가선언하고정이가공감한‘초등학생은망설여야된다’는말에는어린이가생각하는‘성장’의의미가담겨있다.정이가강연을‘진짜’듣고싶은이유는타인의시선때문이아니라이제초등학생이기때문이다.모두졸면작가가속상해할것같아자리를떠나지못하고,목소리를녹음해서수면제로팔라고차마권하지못한이유도초등학생이어서다.‘이제초등학생이니까’라는말은‘이제어리지않으니까’라는뜻이다.정이와혁이에게‘자란다’는것은다른사람의기분을헤아릴줄아는것,곧망설일줄아는태도인것이다.나이를먹을수록자기의견을큰소리로말하고싶어하는어른들을부끄럽게만드는대목이다.
어린이에게도때와장소에맞게행동하고싶은마음이있다.품위를지키고싶은사회적인욕구가있다.어린이가자기만의경험을쌓고나름대로의규칙을정해실천하기까지한걸음떨어져지켜보고,기다려주면된다.유은실작가는‘정이이야기’를통해,어린이를믿고기다려주었을때일어나는성취와성장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