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탄

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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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을 바라보는 조금 다른 시선이 야기한 가족 안에서의 갈등과 불화를, 그로 인한 고독과 삶의 무상함을 작가 특유의 냉소와 풍자를 동원하여 흥미진진하게 변주한 소설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 대한 비탄이 책 한 권을 채우고 있는데도 인간에 내재해있는 한계에 대한 냉정하고 암울하면서도 희극적인 시선이 우리의 마음을 흔든다.

<아트> <대학살의 신> 등의 희곡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소설가인 야스미나 레자는 20대부터 몰리에르상, 로렌스 올리비에상, 토니상, 세자르상 등을 석권한 극작가답게, 주인공 사뮈엘의 긴 독백을 통해 삶이라는 실존적 코미디를 한 편의 연극처럼 소설로 펼쳐 보인다. 레자는 1997년에 발표한 첫 소설 《함머클라비어》를 필두로 1999년에 이 작품 《비탄》, 2013년 현장감 있는 오늘날의 커플에 대한 고찰과 인간 조건의 탐색이 돋보이는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 등을 발표했고, 2016년 필멸의 삶속에서 좌충우돌하는 인물들 간의 연대성에 주목하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 리노?》로 르노도 상을 받았다. 그중 이 작품 《비탄》은 뮤진트리가 네 번째로 국내에 출간하는 레자의 소설로, 짧은 소설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작품이다.
저자

야스미나레자

낭테르에서연극과사회학을공부했으며,1987년첫희곡'장례식후의대화'로,1995년'예술'로몰리에르상을수상했다.이밖에토니상,로렌스올리비에상,다이웰트(DieWelt)상을수상했다.그녀의희곡'예술'은프랑스와미국에서큰성공을거두었으며,작품속에담긴유머와날카로운통찰력은대중을매혹시켰다.국내에서도'아트'라는제목으로2003년부터아홉차례공연되어13만명이상의관객을모은흥행작이되었다.2008년에는앙투안극장에서'살육의신神'을연출할예정이다.희곡으로'장례식후의대화''겨울나기''예술''우연의인간''삶의세가지버전''스페인희곡''살육의신神'이있으며,소설로는'비탄''아담하버르베르''어디에도없는곳''아르튀르쇼펜하우어의썰매속에서',그리고시나리오'밤까지'(배우로직접출연함)'룰루크뢰츠의피크닉'등을발표했다

목차

비탄-9
옮긴이의말-179

출판사 서평

가족안에서의갈등과불화를,그로인한고독과삶의무상함을,
긴독백으로풀어낸탁월한실존적코미디.

너내게‘행복’이란게도대체무슨뜻인지좀설명해주렴.일흔살을넘긴한사내가아들에게이야기한다.그의아들은행복한젊은이이다.누나가보기에는행복해보이는동생이고새엄마눈에는이제야아버지로부터벗어나제길을찾아가는아들이고이웃들눈에는요즘트렌드대로자유롭게사는젊은이이다.그런아들과불화하는사람은오로지이책의주인공사뮈엘뿐이다.서른여섯살의그아들은하릴없이세계이곳저곳을떠돌다가아주오랜만에집에다니러온참이다.사실사뮈엘이불화하는건아들뿐만이아니다.하나뿐인딸,두번째아내낭시,가정부다시미엔토부인,이혼한첫아내,오랫동안좋은친구였던아르튀르등,이책에등장하는주요인물들중절반이상과불화한다.
그가좋아하는것도있다.자신의전부인정원,단한시간이라도뭔가에홀린상태로살고싶은격렬한감정,조바심을내며욕망해야하는삶,목숨을걸고뭔가를창조하고싶은기개,바흐의<푸가의기법>중콘트라푼크투스14번,그리고삶의마지막에함께이야기를나누고싶은주느비에브의웃음소리.

일상의평범한사건들속에서삶에대한사유를이끌어내는데일가견이있는레자는이작품에서도어김없이개인간의소통과공감의부재,그로인한소외와고독을소설의언어로박진감있게풀어놓는다.레자의작품에등장하는화자들은설령범죄자라하더라도기꺼이귀를기울여그의이야기를들어주고싶은마음이들게한다.
이작품의주인공사뮈엘역시시종일관못마땅함을드러내고실망을토로하고한숨쉬며투덜거린다.세속적인성취에무심한채유유자적세상을떠도는아들도마뜩찮고,아침에일어나자마자조간신문을읽고말리의불법체류자들을돕는다고나서는아내가못마땅하며,파리에살면서이스라엘에아파트를사고유대인트레킹클럽에가입하는친구와사위를비난하고,가정부다시미엔토부인과자신은속한층이다르다며차별적인발언을겁내지않는다.그가위악적으로말하는것뿐인지실제로괴팍하고악한지판단하는것은독자몫이다.

그가아들에게긴이야기를시작한다.그혼자170여쪽내내떠들어대는동안아들은한마디도대답하지않는다.그는대답없는아들에게이야기를이어나간다.매일같이그를조여오는세상에대하여,그조여듦에맞서끊임없이싸웠지만소용이없었다고,시작부터진싸움을할수밖에없는이유는,전쟁은그게어떤거든안락보다우위에있기때문이라고,그는점차영역을넓혀가는죽음에관하여,삶의어떤시기에갑자기닥치는낙담에대하여,그것에맞서싸우기위해머리를염색했다고털어놓는다.세상은자기외부에있는것이아니라자기안에있다고,한사람의고독과또한사람의고독을연결하는다리같은건정말드물다고,욕망과관계된것은모두절박하고무한하다고엄살을부리는것도불사한다.
그는어떻게든아들의반응을끌어내려애쓰지만아들의눈속에서몰이해를읽고그자신의노쇠를읽는다.그래서마음먹는다.몇십년만에우연히꽃관련행사장에서만난,먼저세상을떠난친구가사랑했던여자주느비에브에게이모든이야기를털어놓기로.

인간의심리를깊이이해하는레자식은유와통찰이돋보이는이모놀로그는기본적으로는섬처럼따로따로존재하는사람들간의고독에관한것인동시에,기성화된도덕에대한꼭필요한비판이기도하다.레자는사뮈엘이라는사내를통해우리의관심을끌고우리를주인공의의식속으로이끌면서계속흥미를잃지않게만든다.긴독백으로풀어내는이책<비탄>속의이야기는나이듦과분노에대한호소력있고세련된탐구이자탁월한실존적인코미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