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기록자

바람의 기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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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만켈,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이야기하다!
뮤진트리가 국내에 소개하는 헤닝 만켈의 여섯 번째 작품이자 만켈이 1995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거리에서 사는 아이들이다. 별이 빛나는 열대의 밤하늘 아래 한 도시의 건물 지붕 위에서, 그 아이들의 리더인 넬리우가 총상을 입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아이는 병원에 가서 생명을 구하는 대신 목숨이 남아 있는 아흐레 동안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한다. 누가 겨우 열 살밖에 되지 않은 이 아이에게 총을 쏘았을까? 만켈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거리의 아이들을 그들 삶의 비극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데, 그건 사실이지만 거기엔 또 다른 차원이 있다: 그들의 지혜, 존엄, 그리고 생존을 위한 엄청난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아프리카, 어둡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분투하는 아이들의 투쟁 같은 삶이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고 슬프게 다가온다.
저자

헤닝만켈

작가이자연극연출가.1948년스웨덴스톡홀름에서태어났다.한살때어머니가가족을떠난후,판사였던아버지의부임지를따라여러곳에서어린시절을보냈다.16세에학교를자퇴하고화물선에서노무자로생활했다.1966년파리로가서보헤미안처럼살며세상을배운후,스톡홀름으로돌아와극장의무대담당스태프로일하며희곡을쓰기시작했다.1973년첫소설을출간했다.그즈음아프리카를여행했고,작가로성공해어느정도여건이갖춰지자아프리카에서많은시간을보내기시작했다.1986년부터는모잠비크에극단을세워예술감독으로활동하면서,아프리카의현실과고통을세상에알리는일에몰두했다.약40편에달하는소설과수많은극본은40여개의언어로번역되었다.2015년,67세로타계했다.

목차

조제안토니우마리아바스 09
첫째날밤 25
둘째날밤 60
셋째날밤 94
넷째날밤 128
다섯째날밤 163
여섯째날밤 202
일곱째날밤 238
여덟째날밤 276
아홉째날밤 319
여명 353

출판사 서평

“우리가사는동안우리가하는행동만이우리자신인순간들이있다.”
가장낮은곳에서가장높은곳을이야기하는헤닝만켈의소설.

전세계적으로유명한‘발란더시리즈’로독자들의뜨거운사랑을받은헤닝만켈의작품들에는몇가지특징이있다.범죄소설의대가답게그는범죄소설이아닌순문학소설에서도주인공들을범죄에연루된듯한묘한냄새로감싼다.그래서독자가소설을끝까지조마조마한마음으로읽게만든다.그의소설속캐릭터들은극적일정도로한쪽끝에서있는경우가많은데,의지가강하면서도허당끼가다분해서,그들의절망과깊은슬픔이소설전체를어둡게만드는걸제어한다.또하나,만켈스스로가한쪽발은스웨덴에다른한쪽발은아프리카에걸치고살았다고말할만큼사랑했던아프리카에대한열정이곳곳에서드러난다.

스웨덴태생인헤닝만켈이삶의절반을아프리카에서보냈다는것은익히알려진사실이다.이십대중반에첫소설을발표했고,그렇게모은돈으로아프리카로여행을떠났고,그곳에서고향같은편안함을느낀그는이후작가로성공하여여건이갖춰지자아프리카에서많은시간을보냈다.1986년부터는모잠비크에극단을세우고예술감독으로활동하며,아프리카의현실과서구인들이보지못하는아프리카의이면을세상에알리기시작했다.
만켈은“모잠비크의훌륭한사람들은위엄과삶에대한긍정적인전망을잃지않고엄청난불행을감내했다.진보와발전에대한의지또한굳건했다.모잠비크는굴복하지않은사람들이사는나라다.”라고말했다.그런관점을비추어보건대,그리고모잠비크에서연극활동을시작한지10여년만에발표한소설이니,이《바람의기록자》는만켈의세계관이가장잘담겨있는작품이라고볼수있겠다.

이소설의주인공은엄밀하게는둘이다.하나는이야기를하는아이,넬리우이고,또하나는이야기를듣는청년,조제안토니우마리아바스이다.이름없는마을에서와서도시의어느광장에서있는버려진동상안에살던아이,넬리우.별이빛나는열대의밤하늘을바라보며지붕위에외롭게서있는조제안토니우마리아바스.소설은넬리우가총상을입고지붕위에누워있던아흐레동안쏟아놓은이야기를전하는조제의독백으로시작된다.

세차게내리던비가그치고열대의밤하늘에보름달이뜬어느날새벽,한발의총성이정적을깨뜨린다.빵가게에서밤근무를하던제빵사조제는그소리를듣자마자어두운극장으로뛰어들어가고,아무도없는텅빈무대위에누군가가쓰러져있는것을발견한다.거리의아이넬리우,사람들이모두대단한아이라고말하는넬리우.

홀로피를흘리며쓰러져있던넬리우는조제에게자신을건물지붕으로데려다달라고말한다.자신이죽을거라는걸아는그아이는얼마남지않았을그시간동안조제에게자신이살아온이야기를들려준다.열살도채안된그가왜가족을떠나거리로나왔는지,그가겪은고통의비밀이무엇인지,거리아이들의리더역할을하며그가아이들에게해주고싶은것이무엇이었던지,단순히살아남는것과살아남는것이상의삶이어떻게다른지를.
“사람들이나를잊을까두려워서그러는건아니에요,당신들이누구인지스스로잊지않도록하기위해서예요.”_17p

만켈은평생우리가살아가는복잡한세상을이해하고연대를통해그것을변화시킬방법을글과행동으로모색해온작가이다.이소설에서도만켈은서로의꿈,두려움,기쁨,슬픔에대해귀를기울일수있다는사실이인간을동물과구분지워주는것이라고말한다.소설속거리의아이들은저마다고통스러운사연을가지고있고,그들에게삶은생존을위한분투이다.서로끊임없이다투면서도,불치병을앓고있는알프레두봄바의마지막꿈이어릴적어머니에게들었던‘모래섬’에가보는것임을알고는,현실에서는찾을수없는그섬을만들기위해사흘밤동안연극을준비한아이들.
“우리는같이여행을떠날거야.넬리우가말했다.네가직접걷지않아도되도록우리가너를업고갈게.여행길은별로길지않을거야.”_331p

그렇게만든그들만의낙원으로여행을떠나는아이들의모습에서,만켈이왜굳이모잠비크에극장을세우고연극을연출했을지,그이유가어렴풋이느껴진다.어둡고혼란스러운현실대신연극으로라도꿈을짓게하고,머릿속에만있는꿈을연극을통해서라도눈에보이는형체로만들수있게돕고싶었던것이아니었을까.

매우독창적인만켈의캐릭터들은이소설에서도어김없이등장한다.저마다출생과관련된의미를띤이름을지닌거리의아이들을비롯해여든이넘은나이에도열정적으로대본을쓰고배우들을연습시키는마담이즈메랄다,십구년팔개월나흘째꿈에서본길을찾아다니는야부바타,알비노인거리의여자아이데올린다,집안에지폐뭉치를가득쌓아놓고그것을지키느라두려움에떠는술레만….이들은제각각다른층위에존재하는것같으면서도아흐레동안의이야기에매우자연스럽게섞여있다.세상은다양한사람들이함께사는곳이고,누구도다르다는이유만으로차별받아서는안된다는만켈의생각이그캐릭터들을의미있는존재로만든다.

열살짜리아이의것이라고는믿을수없는생각을하며살아남았던어른아이넬리우의삶은,다른사람도움없이살아남는것은거리의아이들이다른누구보다도더잘하는일이고,꿈이란마음먹기에따라현실과똑같은힘을발휘한다는것을그대로증명한다.조제의말이바람을타고들려오는듯하다.
“나는안다.우리가누구인지기억하는것이우리의마지막희망이라는것을.”_37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