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14.00
Description
잊을 수 없는 시구들을 보들레르만큼 많이 남긴 시인은 없다. 사랑·우울·여행에 대하여, 그만큼 잘 말한 작가도 없다. 그에게 여름은 영원히 끝나버린 계절, 잃어버린 낙원이었고, 그는 그것을 시를 통해 되찾고자 했다.
보들레르는 근대인인 동시에 반反근대인이었다. 오늘날의 우리에겐 추문이 될 수도 있을 몇몇 견해들을 표명하기는 했으나, 그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동시대인으로 남아 있다. 그는 진보를 혐오했고, 예술을 위협하는 사진술의 등장을 지켜보며 그 권위를 떨어트리고자 했다. 신문이 출현하여 대량으로 인쇄되는 것을 보고는 자살을 할 생각까지 했으며, 영원한 ‘악’과 싸웠다. 이 상처 많은 인간의 작품들 ㅡ 운문시와 산문시, 미술 평론과 문학 평론, 일기 같은 단장들, 풍자와 격문 ㅡ 은 발표 당시 선동적 요소들 때문에 유죄 선고를 받았으나, 곧 고전의 반열에 올랐다.
들라크루아와 마네를 예찬했던 보들레르는 근대 세계에서의 예술의 권위 상실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명철한 관찰자의 한 사람이었다. 댄디를 자처하면서도 넝마주이의 친구이기도 했던 그는 누구보다도 역설적인 존재요 괴짜 중의 괴짜였다.

이 책은 라디오 방송국 〈프랑스 앵테르〉에서 2014년 여름에 방송된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을 바탕으로 저술되었다. 저자 앙투안 콩파뇽은 보들레르의 작품 세계를 “종횡무진” 마음 가는 대로 헤집고 다니며 우리로 하여금 《악의 꽃》과 《파리의 우울》을 다시 펼쳐 들게 만든다. 서른세 개의 짧은 장章을 통해, 어디에도 분류할 수 없고 어디로도 환원시킬 수 없는 인간 보들레르와의 만남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저자

앙투안콩파뇽

AntoineCompagnon
작가이자프랑스의콜레주드프랑스대학교교수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현대성의다섯가지역설》(1990),《이론의악마》(1998),《문학왜하는가?》(2007),《수사학수업》(2012),《몽테뉴와함께하는여름》(2013)등이있고,특히보들레르에관한책으로《이름붙일수없는것앞의보들레르》(2003),《환원불가능한자보들레르》(2014)등을저술했다.

목차

“여름은어제” 7p
01.오픽부인 14p
02.사실주의자 19p
03.고전파 24p
04.바다 30p
05.어두운전조등 36p
06.미루는버릇 42p
07.우울 49p
08.혹평에대하여 54p
09.거울 60p
10.파리 65p
11.천재와바보 70p
12.후광의분실 76p
13.지나가는여인 81p
14.들라크루아 86p
15.예술과전쟁 92p
16.마네 98p
17.웃음에대하여 104p
18.현대성 110p
19.아름다운,괴상한,슬픈 115p
20.1848년 120p
21.사회주의자 126p
22.댄디 131p
23.여자들 137p
24.가톨릭신자 143p
25.신문 149p
26.“꾸며야할멋진음모” 154p
27.사진 160p
28.진창과황금 165p
29.환상의검술 171p
30.폐기된그림수수께끼 176p
31.불쾌한모럴 182p
32.상투어들 188p
33.마리에트 194p
옮긴이의말 199p

출판사 서평

생이라는형벌을살았던사람,
견디기힘든삶의우울을황홀한우울로만든시인,보들레르

작가이자저명한문학평론가인앙투안콩파뇽은“보들레르와함께하는여름”이라는제목의이책을시작하며,보들레르와함께하는여름보다터무니없는일은없을것이라고말한다.저자에게보들레르는“그리움과가을의시인”이고,“석양과그림자”를더많이예찬한시인이었다.
보들레르에게여름은,어린시절의아름다운여름,영원히사라져버린여름이었다.여섯살에아버지를여의고2년후어머니가재혼할때까지“어머니의애정을맛보았던그호시절”에,보들레르는“작지만조용한”뇌일리의“하얀집”에서어머니와함께살았다.그때이후로,시인은태양이제마지막불꽃을커튼을통해식탁위로비출때의그“길고도조용한식사”를언제까지나추억하고또추억하게된다.그러니보들레르에게여름과태양은그어떤사랑보다아름다운것이지만돌아갈수없는향수의대상일뿐이다.

이책은프랑스라디오방송국인〈프랑스앵테르〉에서여름을맞아야심작으로기획한〈OOO와함께하는여름〉시리즈의하나로진행된‘보들레르’편을출간한것이다.현지에서는방송에이어책도대단한호응을불러일으켰다고하니,청취자나독자들은저자의염려와는달리보들레르와함께하는‘여름’에크게공감한듯하다.석양과땅거미가지는순간을노래하고황혼과그리움을예찬한그의시와산문을읽고콩파뇽이전하는보들레르의삶과작품세계를따라가다보면,이시인에게아름다운계절보다더덧없는것이또있었을까싶다.

이책에서저자는33개의주제로보들레르를소개한다.보들레르의시·편지·산문을토대로,그가소중하게생각했던사람들,그가거침없이주장했던생각들,그리고그의절망과희망에관해이야기한다.쿠르베·플로베르등사실주의자들과의교류,보들레르를라신과비교하곤했던프루스트의평가,당대최고의작가였던빅토르위고와의비교,화가들라크루아에대한보들레르의예찬,친구로지냈던마네와의관계등도흥미롭다.

자유분방한생활과요란스러운언행탓에,사람들은보들레르를생을즐기고순간을최고로만들줄아는사람으로기억하지만,실상은정반대였다.보들레르는무위를자책하고,나태를괴로워하고,생산을꿈꾼우울한사람이었다.그는젊어서부터자신의상태를완벽하게분석했다.“영원한불안에휘둘리는영원한한가로움이어떤것일지생각해보세요.마음깊이그한가로움을증오하면서말입니다.”
보들레르에게시창작은늘삶의문제였다.“내일상의고통,즉‘노동’을나의영원한쾌락으로삼아야할때”와같은표현에서보듯,그에게일은고통인동시에고통의치료제였다.견디기힘든삶의우울을황홀한우울로만드는것,그에게그것은생존의문제였고,그는그것을시인으로서자신의의무로여겼다.

아버지를여읜후어머니와단둘이살았던2년여의오붓했던시간을제외하고,보들레르는대부분의세월을파리에서지냈다.파리는그가성장한도시이자,탐미적삶의근거지였으며,관능적시의원천이었고,의붓아버지에대한반항을공개적으로행동으로표현한도시였다.그는삶의터전이었던수도파리를늙은창녀처럼혐오하면서도누구보다도더열렬히파리를사랑했다.파리없이는살수없고,파리를떠날수도없는처지였으나,소란하고혼란스럽고재건축이라는대의하에본모습을잃어가는파리를보는것자체는그를더욱우울하게했다.《악의꽃》에필로그초고에서그는이렇게외친다.“나는너를사랑한다.오치욕의수도여!”

보들레르는과작寡作의작가다.생전에대표작인시집《악의꽃》과여러단장및비평을발표했지만,당대에그는창작의어려움과빈약함으로비난받곤했다.그러나,오늘날그의얼마안되는작품들은경쟁자들의수천시편을능가하고,사후에출간된산문시《파리의우울》을포함한그의텍스트들은여전히연구대상이다.
여자와사랑에대해보들레르만큼잘말했던시인은없을것이다.죽는날까지어머니곁으로돌아가기를꿈꿨던사람,그를고통스럽게한여성들을원망하고여성들에대한끔찍한생각들을거침없이내뱉었던사람,특히여성들간의사랑등미풍양속을헤치는사실적표현으로유죄판결까지받은그였지만,그가사실주의적에로티시즘으로표현한수많은시는후대의작가들에게고전주의의절정으로추앙받았다.

보들레르는괴짜이기도했다.불안정한삶을근근이이어가는넝마주이와스스로를동일시할만큼현실의삶은팍팍했으나,보들레르는멋부리기를좋아했고늘남의시선을끌었다.친구들은그것을그의“특징적인괴상함”으로표현했지만,보들레르는자신의그런특이함을‘댄디즘’으로설명한다.‘무규율속의엄격한규율같은것’,“절대적으로소박한”우아함,세상이돌아가는이치에대해섬세하게이해하는것.
언제나빚에쪼들리고돈이없었기에,돈생각을하지않고자신의모든시간을사랑과치장에바치는일반적인댄디는결코될수없었지만,그는“정신의귀족적우월성”을유지하고자했고,“숭고한존재방식”을갈망했다.
그의명성을둘러싼이런저런전설이그의이런내면의정수를가리곤하지만,콩파뇽의해석을통해접하게된보들레르의댄디즘덕분에우리는권태와우울로점철된보들레르가아닌인간보들레르를더가까이이해하게된다.

저주받고유죄판결받고배척당했던보들레르,그러나이제는가장많이읽히고,가장많이연구되고,가장많이암송되는가장위대한프랑스시인보들레르.〈보들레르와함께하는여름〉을진행하며콩파뇽은“그는사람들이좋아해주길바라지않은사람이지만,나는이책으로인해사람들이그를좋아하게되거나,적어도최대한많은이들이다시서점으로가서《악의꽃》과《파리의우울》에이르는길을재발견하게되었으면하는마음”이었다고말한다.보들레르에대한모든편견을접고보들레르의삶과작품을“마음가는대로”소개한콩파뇽의이책을읽고나서어찌보들레르를다시읽고싶지않겠는가.지금당장댄디한인간보들레르를만나러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