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수수께끼

$18.00
Description
히에로니무스 보스(1450년경-1516년)는 근대 초기의 가장 불가해한 화가에 속한다. 2016년에 전 세계 주요 박물관들은 전시회 및 행사들을 열어 그의 사망 500주년을 기념했다.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 감상자, 미술사가, 그리고 여러 세대 화가들의 상상력을 북돋워왔다. 이 세계와 다음 세계 사이에서 음험한 장난을 치는 끔찍한 인물들, 기괴한 괴물들, 기이한 신화적 동물들을 창조하는 것으로 치면 초현실주의자들조차 그에게 비견할 수 없다. 인간의 악덕과 열정들, 낙원의 약속, 지옥의 공포를 이처럼 매혹적이면서 불온하게 포착한 화가는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보스와 같은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작가 세스 노터봄은 61년 전에 처음 보았던 이 대가와의 만남을 반추하기 위하여 독특한 시간여행을 떠났다. 그는 리스본, 헨트, 로테르담, 마드리드, 그리고 스헤르토헌보스의 미술관에서 그의 그림들을 관찰하다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보스의 그림에 인간의 미래가 담겨 있음을, 보스의 ‘어두운 예감’이 초창기 방랑 시절만큼이나 지금도 자신을 사로잡고 있음을.
거의 70종에 달하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가장 잘 알려진 회화들의 디테일을 통하여 그는 자신의 과거 속으로의, 그리고 500년간 사람들을 매혹해온 화가에의 여정을 보여준다.
저자

세스노터봄

CeesNooteboom
1933년네덜란드의헤이그에서태어났다.시인이고소설가이다.특히여행을많이하는작가로,다른문화와다양한사람들의내면세계를탐색하고문학적은유로묘사한다.1954년에발표한첫소설《필립과다른사람들Philipendeanderen》(1954)로안네프랑크상을,《의식Rituelen》(1980)으로페가수스상을,《계속되는이야기Hetvolgendeverhaal》(1991)로유럽문학상최우수소설부문을수상하는등,다수의문학상을받았다.간결한문장과철학적사색으로시간과공간을시적으로그려낸여행서《산티아고가는길DeomwegnaarSantiago》(1992),《유목민호텔NooteboomsHotel》(2002)은여행문학의진수를보여준다.
현재네덜란드암스테르담과스페인메노르카섬을오가며살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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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리스본,헨트,로테르담,마드리드,그리고스헤르토헌보스의미술관에서
15세기네덜란드의화가히에로니무스보스를만난
작가세스노터봄의문학적기록.

여든두살의노작가가거장의그림을읽는다.스물한살청춘일때보았던같은그림을보며그때는알아보지못했던수수께끼를찾아낸다.그때도지금처럼그림을‘가까이’에서볼수있었다면풀수있었을수수께끼인가.
작가세스노터봄은어느날스페인프라도미술관측으로부터뜻밖의서신을받는다.내용인즉2016년에타계500주년을맞게되는네덜란드의화가히에로니무스보스에관한다큐멘터리작업을함께하자는제안이다.노터봄은청년시절히치하이커로스페인을여행했을때프라도미술관에서보스의그림을보았던기억을떠올리며,기꺼운마음으로그제안을수락한다.네덜란드출신으로스페인의작은섬에사는세스노터봄으로하여금같은네덜란드출신이면서그의그림대부분이스페인미술관들에소장된보스의그림을읽게하는기획이라니,캐스팅만으로도참으로탁월한기획이아닐수없다.
벨라스케스,수르바란등스페인화가들에관한글을쓰기도했던세스노터봄은다큐멘터리작업을위해보스에관한책과자료들을다시검토하며자신에게묻는다.
“스물한살청년일때본그림을61년이지나다시보면알아볼수있는가?여든두살먹은사람이스물한살젊은이가그까마득한옛날언젠가보았던것을볼수있는가?무엇이달라졌는가.그동안세월만흐른게아니라,그그림을보는나또한변했으니,그동안다른것들을숱하게보았던같은눈으로똑같이볼수있는가?아니면내시각이달라졌으므로이제는다른그림을보게되는가?15세기의화가와20세기의작가에게는어떤공통점이있는가?그들은같은나라사람이다.그런데가령그들이대화를나눈다면서로말귀를알아먹을수있을까?”
노터봄은제작팀과의여정을시작하기에앞서혼자포르투갈리스본에있는국립고대미술관으로떠난다.보스의그림앞에진을치고있는관람객들의머리사이로그의〈성안토니우스의유혹〉을감상하며,혹시보스가이자리에있다면무슨생각을할지상상해본다.그리고,사람들은그림을어떻게읽어내는지,화가가의도한상징을그림속에서알아보았다면더많은것을봤다고할수있는건지자문한다.

“보스를빼놓고는그시대의스페인을이해할수없다.”

15세기에활동한히에로니무스보스는죄악과폭력과다양한인간군상을담은그림으로유명한화가,세상의종말이란이런모습일것이다,를그림으로보여준화가이다.그는네덜란드의작은도시스헤르토헌보스의남부럽잖은시민으로,화가의아들이자손자이며,부잣집여인을아내로맞았고,저명한종교단체의회원이며,네덜란드의왕가와귀족들에게가장인기있는장인이었다.
당시네덜란드의상황을잠시살펴보면,중세의끝자락인1450년쯤,보스가태어난네덜란드남부의스헤르토헌보스,줄여서덴보스라고불리는도시는13세기부터신성로마제국소속이었던브라반트공국의주요도시였다.15세기브라반트지역은부르군디공작가문의통치하에서정치·경제·문화적으로호시절을누렸으나,1477년에스페인을다스리던합스부르크왕가의통치하에들어가면서네덜란드와스페인은한집안이되었다.부르군디의귀족들과스페인왕가가보스의작품들을좋아하고열렬히수집했던터라,그이후보스의그림들은왕가를따라대거스페인으로옮겨질수밖에없었는데,특히스페인의펠리페2세는보스의그림을가장많이손에넣은군주였다.
보스가활동하던15세기의회화들이주로종교적인이야기들을주제로삼은것과비교해볼때,교회용제단화에난생처음보는괴물들을가득그려놓은보스의그림들은당연히교회에는어울리지않았을테지만당시부르군디공국가문과귀족들은보스의그림을자신의저택에걸어두고이야깃거리와눈요깃거리로삼았다.노터봄의눈에보스가사용한음험하고괴상한상징들은그들의것이었음에도,그들은보스의그림을함께감상하는걸즐겼다고하니,그들속에굳건히발을디딘채그런그림들로세상을풍자한보스는도대체어떤사람이었을까.
그런정치·문화사적배경으로인해덴보스에서태어나줄곧살았던보스의작품들은보스사후스페인에그집을지었다.화가의삶이어떠했다한들우리가그를오롯이만날수있는것은그림을통해서라고보면,오늘날보스를가장밀도있게볼수있는곳은스페인마드리드에있는프라도미술관일것이다.그리스태생이지만스페인에서활동한엘그레코를포함하여벨라스케스,수르바란,고야,피카소,미로,달리…등쟁쟁한화가들이넘쳐나는스페인미술사에서,저멀리북구의화가보스가그들의선두에자리하고있다는것은아이러니하다.

“그는다가올날들을미루어짐작했던가?
그의그림들에서미래가보이는가?”

스페인의마드리드로돌아와프라도미술관에서다큐멘터리제작팀과합류한노터봄은그곳에서본격적으로보스에의여정을시작한다.고요하고몽상적인분위기가강렬하게와닿는밤의미술관에서보스의그림들을가까이에서관찰하면서는그옛날에도지금처럼‘가까이’에서볼수있었다면그림들이다르게보였을까를생각한다.작가는프라도미술관의그고요한섬에서순진무구한감상자로서보스의〈쾌락의정원〉을바라보며,화가가온갖상상으로화폭에담아낸그많은이미지들사이에있는아담과창조자와그리스도의얼굴을다시한번응시한다.
“히에로니무스보스는이천지창조에서음울한전조를감지했던가?그리고그전조는그리스도의눈에서,나를응시하며오른쪽패널위쪽에서일어나는지옥불과학살을인식하고있는한남자의그눈에도보이는가?”
여러권의소설과수많은여행산문을쓴작가노터봄의시각은그림을볼때도예리하고다채롭다.노터봄은보스의우화적세계를탐험하며그의동시대인들은실제로무엇을보았는지를되묻고,작은디테일까지확대하여여든한살대작가의풍부한표현으로그의수수께끼같은회화를우리에게보여준다.그림속이미지들에서인간과신의관계를해석하고,화폭에담긴일상의모습들에서시대와문화를느끼고,15세기의화가가표현해낸상상속에서21세기의불안과혼란을읽어내며,다가올날들을미루어짐작한위대한화가의그놀라운예언성에감탄한다.
“동일한하나의물질적대상은시간이흐름에따라어떻게차츰다른눈에의해변화되는가.르네상스이전과프랑스혁명이전의눈,파시즘과나치즘과숱한전쟁이전의눈,사라져버린교회의눈,성경을읽은적이없는눈,신은죽었다고말한철학자이전의눈,〈쾌락의정원〉을그린남자가살았던세계와이미오래전에영영작별했던눈.그런데그림을다시보고나니,뭐라고얘기해야할지를모르겠다.”

“스페인에서제자리를찾은보스의상상”

노터봄은마드리드를떠나벨기에의도시헨트에있는미술관에서보스의그림〈히에로니무스성인〉을만나고,로테르담의보에이만스판부닝언미술관에서는마침대여전시중인보스의그림〈건초수레〉뿐만아니라그의화풍을모방한다른그림들도함께보며,보스가후대에끼친막대한예술적영향력을헤아린다.
“다시금나는60년전프라도미술관에서본것이뭔지자문한다.이전시실에는〈건초수레〉가한가운데에자리를잡고있어서,그그림의주위를빙둘러볼수있다.그림은반짝이고빛난다.그당시에도나는,왼쪽에서천지창조가시작되어곧장낙원의추방으로이어진다는사실을알아보았던가?”
노터봄은온통어둡고기괴한그그림들에서거꾸로화가의시절이어떠했을지를상상하면서,세계제국을통치해야했던펠리페2세가왜보스의예측불가한세계를도피처로삼았던가를생각하며,차가운북쪽나라에서만들어진보스의상상이결국이곳스페인에서제자리를찾았음을깨닫는다.
다큐멘터리제작팀과의여정을끝낸후노터봄은다시홀로보스의그림들을보기위해네덜란드스헤르토헌보스로간다.그가태어난도시답게곳곳에그의흔적이남아있는곳.보스의그림은도시를떠났고,그는그렇게그림들과작별했고,여기이도시에동상으로만남아있을뿐이지만,노터봄은그곳이여전히500년전보스가살았던시절과달라보이지않음을느낀다.그의그림대부분이현재스페인미술관에더많이소장되어있다하더라도,덕택에네덜란드를한번도떠난적이없는화가보스의세계가그만큼넓어졌다고해석하며.
대작가노터봄이보스가오로지그림들에남긴수많은이야기를마음으로읽은이책은우리로하여금그림을어떻게읽어야하는가를생각하게할뿐만아니라,네덜란드가낳은두최고예술가의조우를통해언어와회화가합쳐지는멋진향연을우리에게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