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와 함께한 세벤 여행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명작 에세이)

당나귀와 함께한 세벤 여행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명작 에세이)

$15.00
Description
새로운 번역으로 읽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여행에세이
보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 《보물섬》과 인간의 이중인격을 다룬 책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이 책 《당나귀와 함께한 세벤 여행》은 스코틀랜드 출신인 그가 암탕나귀를 데리고 종교분쟁의 한 중심지였던 프랑스 남부의 세벤 지역을 둘러본 여행기이다.
나귀 모는 법도 모른 채 나귀와 함께 길을 떠나기로 한 여행자와 제 본분은 잊고 하염없이 느릿하기만 한 암탕나귀 모데스틴. 두 동행은 열이틀 동안 230킬로미터를 걸으며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다 여정의 끝에서 눈물로 헤어진다.
1879년에 출간한 이 책에서 스티븐슨은 종교를 축으로 살아가는 산골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인간의 삶과 종교의 관계를 생각하고, 인간사에 내재해있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과 관용을 반추한다.
저자

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

RobertLouisStevenson
1850년스코틀랜드의에든버러에서건설기술자의아들로태어났다.에든버러대학에입학하여아버지의바람대로엔지니어교육을받을예정이었으나몸이약해법학으로전공을바꿨다.일찍이문학에뜻을두고꾸준히글을썼으며,대학졸업후법률가자격을획득했으나문학가의삶에전념했다.
짧은생애동안소설·희곡·에세이·평론등여러분야에작품을남겼고,놀라운상상력과탁월한통찰을담은그의작품들은후대의작가들에게큰영향을미쳤다.큰명성을얻게된된소설《보물섬》《지킬박사와하이드씨》외에,여러단편소설과이책을비롯한여행기등많은화제작을발표했다.
평생을폐질환으로고통받았고,건강을위해정착했던남태평양의사모아섬에서마흔넷에생을마쳤다.

목차

블레
나귀,짐,안장 13
초록색옷차림의나귀몰이꾼 24
놀이막대를갖게되다 43

북부제보당
어둠속의야영 59
셀라르와뤽 81

눈의성모마리아수도원
아폴리나리신부 93
수도사들 103
기숙자들 119

북부제보당(계속)
굴레산을넘다 135
소나무숲에서보낸하룻밤 142

카미자르들의고장
로제르산을넘다 155
퐁드몽베르 165
타른강계곡에서 179
플로락 200
미망트계곡에서 205
세벤지방한가운데서 214
마지막날 229
잘있어,모데스틴! 241

옮긴이의말 246

출판사 서평

나귀모는법도모르는여행자가암탕나귀와함께한프랑스남부세벤여행,
오늘날전세계도보여행자들을유혹하는‘스티븐슨트레일’개척기

영국작가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이암탕나귀와함께프랑스남부세벤지방을여행하고쓴이책은말안듣는나귀를데리고좌충우돌하며산악지역을여행한이야기가주축이지만,사실저자는이책에서종교분쟁의한현장이었던세벤지역의역사와인간사에내재해있는종교적신념에대해많은이야기를한다.그러한독특한내용이1879년에출간된이책을140여년동안살아남게하고,오늘날에도매년수천의여행자들이이책을읽고들고이길을따라걷게만드는요인일것이다.
저자가책의초반부에서나귀와의탐색과기싸움의장면들로독자를확실하게끌어당기는바람에,중간에나오는종교에관한심오한대화들도흥미롭게느껴지고,그렇게이책은여행의에피소드들과역사탐구가적절히묵직하게조화를이루고있다.

엔지니어가되기를원했던아버지의바람과는달리법학을전공한후인생의길을모색하던20대후반의스티븐슨은1878년에프랑스남부에위치한르모나스티에라는마을에서한달쯤머물다가모데스틴이라는암탕나귀를데리고남쪽의세벤지방으로여행을떠난다.9월말의더없이좋은날씨에시작한여정의최종목적지는230킬로미터떨어진생장뒤가르라는마을이다.스티븐슨은애초이여행에몇가지계획이있었는데,그중하나는이책을쓰기위한것이었다.
이들의여행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지도를제대로챙기긴한건가싶을정도로자주길을잃고,왜굳이이렇게인적이드문산악지역을여행코스로선택했을까궁금해지고,그길에서만난사람들의면면이참다양했구나하는생각이드는데,책을다읽고나면역시나이런궁금증을유발하는요소들이이책을특별하게만드는점이라는것을깨닫게된다.

어쨌든여행기인이책이여행을좋아하는사람들을유혹하는또하나의이유는바로이길이오늘날유명한트레일이기때문이다.그리고이책에는여행을좋아하는사람이면한번쯤들어봤을유명한구절,“나는어딘가로가기위해서가아니라그냥가기위해여행한다.여행그자체를위해여행하는것이다.중요한것은,움직이면서우리가살아가는데필요한것과장애가되는것을더가까이서느끼는것,문명의포근한침대를박차고나와날카로운부싯돌이박혀있는둥근화강암을발밑에서느껴보는것이다”가담겨있기도하다.여행을가는데그보다분명한이유는없지않겠는가.그만큼,이책의저자스티븐슨은일찍이당나귀를끌고산악지대를여행하며자연스레대단한트레일을개척한,그리고그경험과성찰을글로남긴,여행작가들의대선배인것이다.

스티븐슨이걸은이세벤지방은대체로황량하고거친산악지대이다.1878년에스티븐슨이이곳을여행한후,그여정그대로르모나스티에에서출발하여생장뒤가르에이르는230킬로미터의이길은‘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트레일’이라불리고1992년에는정식으로‘GR70’이라는이름이붙여졌다.이제이길은매년약6000명가량이걷는도보여행의명소가되었고,이벤트로또는재미로스티븐슨처럼나귀를데리고걷는여행자들이많은걸보면,그만큼이책이140여년동안많은사람들에게즐거운자극을준듯하다.

이작품의앞부분에는스티븐슨이나귀와실랑이를벌이는장면이자주나온다.스티븐슨은짐안장을한번도얹어보지않은작은암탕나귀에이런저런짐을가득싣고호기롭게열이틀동안의여정을시작한다.그럭저럭잘가는듯하던두동행의여정은초반부터꼬이기시작하고,나귀가처음엔안쓰러웠으나이내미워지기시작한여행자는나귀와엎치락뒤치락기싸움을하며어렵사리길을나아간다.하염없이느리게걷는나귀의보폭에맞추다보니발을허공에너무오래두고있어야해서힘들었다는얘기며,어쩔수없이암탕나귀를작은지팡이로살짝때리면서여성을함부로대하는자신이신사답지못하다고생각하고,여관주인이만들어준몰이막대로나귀를때리다가나귀가옛날에만났던여인을닮았다는사실을떠올리며죄책감을느끼는장면들은시종일관웃음을자아내고,어둠속에서야영지를찾느라기진맥진한상태에서도나귀에게빵부터챙겨먹이는모습에서는사람과동물간의잔잔한정을느끼게한다.

스코틀랜드출신인스티븐슨이굳이프랑스남부의이지역을여행한데는또다른이유가있었다.프로테스탄트였던스티븐슨은카미자르전쟁의근원지였던이곳에서프로테스탄트들의저항의역사를살펴보고싶었다.카미자르전쟁은1702년에가톨릭과프로테스탄트간에오랜갈등이폭발하여일어난종교전쟁으로,프로테스탄트가종교적자유를얻는데큰영향을미친사건이다.
스티븐슨은세벤지역의산과깊은계곡을오가는동안다양한사람들을만나고,종교적신념이그들삶에매우깊이자리하고있음을깨닫는다.특히‘눈의성모마리아’라는매우독특한이름을가진수도원에서하룻밤머물며그곳의수도자들및방문객들과나눈대화는매우인상적이다.스티븐슨은굳이자신의종교를드러내지않은채,수도자들과는치열하게논쟁을벌이고길위에서만난프로테스탄트들에게서는거친환경속에서도평온한양심으로삶을살아낸그들의열망과고통을느낀다.

“우리가여행중에발견할수있는최고의선물은뭐니뭐니해도진정한친구아니겠어요.참된친구를여럿만나는여행자야말로운이좋은것입니다”라고친구에게한얘기대로,열이틀동안산길을걷고산골마을을거쳐가며스티븐슨은다양한인간상을경험한다.서툴기만한두동행을진심으로도와준사람도있고,그들을골탕먹인사람도있다.산길에서길을묻는절박한여행자를못본척지나가버리는사람,일부러잘못된길을알려준소녀,길을알려달라는애절한부탁을집밖으로나가기싫다며외면하는남자와그가족은스티븐슨을절망에빠뜨린다.
반면에먼곳까지몸소길을안내해준노인,서툰나귀몰이꾼에게몰이막대를만들어준여관주인,식당에서만난아름다운몇몇여인등은스티븐슨의기운을북돋아주고,길위에서만난근면한농부들과신앙심깊은프로테스탄트들을보면서는삶의자세를다시한번생각한다.

“나는나의푸르른여행자쉼터에정중하게초대받아후한대접을받았다.방은바람이잘통했고,물은맛이꽤좋았으며,새벽은내가원하는시간에나를깨워주었다.융단과독특한모양의천장은물론창밖으로보이는전망에대해서는새삼스레말할필요가없었다.이처럼아낌없이환대받은나는누군가에게빚을졌다는느낌이들었다.그래서그곳을떠나며반쯤은장난스럽게숙박비에해당하는동전몇닢을땅에놓아두었다.”

최종목적지인생장뒤가르에도착한스티븐슨은당나귀모데스틴과의헤어진후결국눈물을쏟는다.“아당영감은모데스틴을내게팔고울었다.그리고이번에는내가모데스틴을팔았고,그때나는아당영감과똑같이하고싶은생각이들었다.그래서마부와너덧명의친절한젊은이들사이에서혼자가되자망설이지않고내감정에굴복해버렸다.”

여행지도여행법도너무나다양해진시대에,두동행의서툴기그지없는여행이야기가140여년이지난지금새삼아스라한느낌으로마음에와닿는이유는뭘까.아무때고,걱정없이,낯선이들과함께어울릴수있다는게너무나귀한일이되었기때문일까?아니면,“만일풍경이내어린시절의캐릭터종이처럼흑백은1페니,컬러는2펜스씩에팔린다면,나는평생하루도안빼놓고2펜스씩쓸것이다”고한저자의말처럼,책을읽다보면그풍경속을하염없이함께걷고싶어지기때문일까?
이책은오늘도‘스티븐슨트레일’을걷는사람들과더불어스티븐슨의길이존재하는한영원히독자들을매료시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