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까 두려운 어머니와의 추억들

사라질까 두려운 어머니와의 추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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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머니가 93세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15년 동안 함께 살며 어머니를 돌본 아들이 어머니와의 추억을 이야기한다. 일자무식이지만 교양있는 성품을 지닌, 가난하지만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은, 슬픔의 무게도 일상의 작은 즐거움으로 나눌 줄 아신 어머니. 아들은 이제야 알게 된 어머니의 꿈과 기쁨과 슬픔을 애잔하면서도 유쾌한 글로 우리에게 전해 준다.
벨기에의 한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결혼도 못 해본 아들은 쇠약해진 어머니를 돌보며 힘든 내색은커녕 그럴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여긴다. 어머니는 발자크의 소설 《나귀 가죽》을 매우 좋아하고, 아들은 그 책을 어머니께 읽어 드리며 함께 웃고 우는 모습에서는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하는 삶’의 새로운 전형을 보는 듯하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들에 환한 빛을 쏘여준 저자의 투명한 마음이 따뜻하게 와닿는다.
저자

하쉬드벤진

RachidBenzine
모로코출신으로벨기에에이민한부모에게서태어났다.벨기에루뱅가톨릭대학의문학교수로이슬람학전문가이다.리쾨르재단객원연구원으로여러저서를썼으며최근작으로《유대인또는무슬림이되는1001가지방법》이있다.그의작품중희곡인《유누르에게보내는편지》는여러나라에서무대를통해소개되며큰반향을얻었다.

출판사 서평

“발자크소설좀읽어주겠니?”

삶과그부침에지치고패인어머니.
그런모친이깰때를대비하여손에책을쥔채대기하는아들.
글을읽을줄모르는어머니와문학교수인아들이웃고웃으며함께산지15년.
사라질까두려운,그켜켜이쌓인건강한추억들.

“저의어머니가훌륭한어머니였는지는모르겠습니다.아니면단지자신이할수있는걸했던어머니였는지도모르지요.(…)제가아는건단지그분이저의어머니라는겁니다.그리고이번생에서제가누린가장큰호사는어머니를사랑할수있었던것입니다.”

93세로생을마감한어머니를15년동안돌봐온아들이자신의어린시절과어머니의삶을이야기한다.모로코에서태어나벨기에에이민한부모님.일찍남편과사별하고혼자서온갖허드렛일을하며다섯아들을키워낸어머니.글을읽을줄모르지만,아들이읽어주는발자크의소설을평생가장좋아했던어머니.그어머니의꿈과슬픔과기쁨을헤아리며쓴이책은애잔하면서도유쾌하다.

저자는벨기에루뱅카톨릭대학에서문학을가르치는교수다.저자의말에의하면,15년전에어머니가쇠약해지자형제들중유일하게미혼이었던자신이어머니를돌보기위해어머니집으로들어왔고,그때부터어머니와함께한15년의역사가시작되었다.아들에게신체를의지할수밖에없게된어머니와대학에서강의하는시간만빼고나머지는전부어머니에게쏟아부은아들.어머니를돌보느라더더욱쉰넷이되도록결혼한번못해본아들은그15년의세월을어머니를오롯이사랑할수있었던호사의시간이라고말한다.

‘어머니’라는단어가지닌기본적인애틋함과더불어특히투병중인어머니를돌본이야기는자칫슬픔의감정을자아내기쉽지만,저자는어머니와의추억을시종유쾌하게들려준다.어머니를돌본그세월동안힘들었거나어려웠던점은언급조차없다.장성한아들이혼자서어머니를마지막까지15년동안이나모시는동안힘든일들이왜없었을까마는,책을다읽고나면어머니와의소중한추억들이사라질까안타까워하는아들의마음이절절히와닿는다.
저자는위로넷이나되는형들보다는자신이그임무를더잘할것으로생각했고,어느날예기치않게어머니의몸아랫부분까지닦아드리게됐을때는그럴수있어서행복했다고,그리고어머니가좋아하시는발자크의소설을수백번읽어드렸어도매번새로웠다고말한다.부모와자식간에내리사랑만있는것이아니라는게,아이로태어나아이로돌아가는게인생이라고생각하면병약한어머니를돌보는것또한같은뿌리의사랑이라는게느껴진다.

이아들에게는사라질까두려운어머니와의추억들이차고넘쳐보인다.어머니를떠나보낸사람이라면그추억들이‘사라질까두려운’마음을충분히이해하리라.추억은사진으로도다붙잡아둘수없고,기억은더욱유한한것이라우리는그것이언제사라졌는지도알지못하니말이다.
벨기에에정착했으나프랑스어를할줄모르는어머니가병원이건관공서건어디서든늘“네”라는대답만해서온가족이낭패를당한이야기,간신히조금익힌프랑스어를아무때나이상하게써대는어머니때문에온가족이배꼽이빠지게웃었던일들,삶과그부침에지치고꺾인일상에서도좋아하는가수의노래가TV에나오면신나게따라부르던어머니의모습,어느날형제들이돈을모아어머니의우상인사샤디스텔의콘서트표를사드렸고그공연장에서어쩌다무대에까지오르게되어평생간직할추억을만드신일,밤새털로짜주신수영복이바닷물에서놀다나올때무릎까지쑥내려가버린바람에친구들의야유를받은일…등에서는화목한가정의작은즐거움이반짝거린다.

“부모에게감사하는건누구에게나해당되는이야기지만,내가부모가됐을때아이를위해할수있는최선은아이가절대로부모한테뭔가빚지고있다는생각을하지않게만드는거예요.아이들은자유로워야해요.”

아들은학교라고는다녀본적없는어머니가어디서이렇게고차원적인철학을얻으셨을까,놀랍기만하다.이민자가정에대한차별적분위기속에일찍과부가된어머니의일상은굴욕적인순간들로가득차있어도,어머니는그누구에게도불평하지않고자신의방식으로아들들을키운다.아들들은어머니의문맹이부끄럽고어머니의도무지개선되지않는이상한억양에서어쩔수없이무식한이민자라는처지가드러나는것이싫지만,어머니의밝은천성과무한한헌신은가족을하나로단단히묶는다.한창자라는아이들이어쩌다나쁜습관을배운듯하면엄하게꾸짖고,결코아무노래나따라부르지않는어머니의단정함에서아들들은어머니의‘낡아빠진’교양을자연스레계승한다.

“우리가어릴때는엄마를좋아합니다.그리고자식을먹이고입히고재우고달래기위해돈벌이를하느라건강이쇠해가는엄마의모습을보게되지만그렇게가슴이먹먹해지지는않지요.청소를하거나설거지를하는걸부당하게여겨서가아니에요.단지그런생각자체를아예하지못하는겁니다.무릇어머니란자식을위해희생하기위해태어난것처럼말이지요.쇠꼬챙이처럼말라비틀어지는것을무릅쓰고라도말입니다.”

수줍음을잘타는어머니의밝고정직하고강한성품이,영리하고따듯하고맑은아들의글을타고우리마음에깊은감동으로다가오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