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삼킨 화가, 피카소 (파리, 피카소 미술관)

여자를 삼킨 화가, 피카소 (파리, 피카소 미술관)

$14.00
Description
알제리에서 태어난 소설가 카멜 다우드는 〈미술관에서의 하룻밤〉이라는 프로젝트의 초청으로 파리 피카소 미술관에서 혼자 하룻밤을 보낸다. 마침 미술관에서는 〈1932년 피카소, 에로틱했던 해〉라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피카소의 그림들과 함께한 그 특별한 경험은 그에게 지하디스트의 관점에서 여성의 육체와 이미지에 관한 이 에세이를 쓰도록 영감을 주었다.
카멜 다우드는 에로티시즘이 침묵하는 세계에서 태어났다. 그곳에서는 세속적 욕망을 억눌러야 하고, 예술과 웃음을 경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율법과 종교재판의 대상이 된다. 그는 그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아랍인’의 눈으로 피카소를 본다.
서양의 예술은 여자와 함께 알라 반대편에 존재하는가? 서양은 그들의 예술 혹은 역사로 죄를 지었는가? 우리 문화는 왜 그토록 이미지에, 재현에 집착하는가? 아랍에서 예술은 불가능한 것인가. 그는 서양의 화려한 미술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끊임없이 되묻는다.
서양과 아랍,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라는 매우 상반된 두 세계를 피카소라는 화가를 통해 바라본 이 책은 그 자체로 강력한 텍스트이며, 슬픔이 담긴 철학적 성찰이자 육체에 대한 매우 특별한 명상이다.
저자

카멜다우드

카멜다우드(KamelDaoud)
알제리출신의작가이자저널리스트.1970년알제리북서부의모스타가넴에서태어났다.1990년대에데뷔한이후〈르코티디앵도랑LeQuotidiend’Oran〉에서오랫동안편집장이자시평담당자로일했다.공쿠르신인상을수상했고35개언어로번역된《뫼르소,살인사건》,《자보르혹은시편들》(메디테라네상수상)등의장편소설과《흑인의서문》《나의독립》같은소설집및시평집을펴냈다.현재오랑에살고있다.

목차

011‘파리는신성한하얀돌’
021‘방금여자를죽인듯한호색한’
029‘더듬더듬성행위하는맹인처럼그림그리기’
033스스로를사랑하지않는육체의질병
038색色들은그의치아
051너를압델라라고부를거야
065길게누운나체의여인
067타인의육체안에갇힌나르키소스
078벌거벗음에새로운가치를부여하다
084여자를어떻게삼키는가?
095전시되는서양의성性
114휴식의돌
116하늘은하강하지않는돌
124미술관은무덤의반대
135집단학살
140사막,햇살아래누운나체
153해변
164천상의미녀마리
171텅빈손안돌로된젖가
178비탈을흘러가는물
182여자가이맘이될수있는가?
185커플은이전의육체다
193낮잠
198고통받는육체
205신新삼위일체
210‘천개의빛을발하는배속의태양’
214‘화가들의눈을피로하게하다’
220회복
226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파리피카소미술관에서
아랍인의눈으로본피카소,그리고아랍의‘무無’

하늘이칙칙하게느껴지는10월의어느날밤,파리의국립피카소미술관에한아랍인이배낭을둘러맨채도착했다.이테러의시대에아랍인이목적없이길거리를배회하는일은자칫오해를불러일으킬수있어서,그는어쩔수없이약속시간까지10분이나남았음에도미술관의초인종을누른다.문이열리고직원이그를안으로들여보내준다.그는오늘밤이곳에서홀로지낼예정이다.
프랑스스톡출판사는〈미술관에서의하룻밤〉이라는시리즈를기획하여,작가또는예술가가미술관에서하룻밤을지내며화가또는작품들을모티브로한에세이를쓰게했다.소설가인이책의저자카멜다우드가오늘밤만날사람은파블로피카소이다.마침미술관에서는〈1932년피카소,에로틱했던해〉라는기획전이열리고있다.

카멜다우드는알제리출신의작가이자저널리스트이다.오랑에서대학을마쳤고현재도알제리오랑에살며소설과시평을쓴다.《뫼르소,살인사건》으로공쿠르신인상을수상했고,그작품은35개언어로번역되었다.그가이프로젝트에참여하게되었다고이야기하자친구들은의미심장한미소를짓거나부러워하는한편프로젝트기획자들이위험한선택을했다고농담했다.
그들은왜‘아랍인’인그에게이프로젝트를맡겼을까?에로틱함과는거리가먼문화권출신인그에게하필이면에로티시즘의상징적화가인피카소를.

‘아랍’세계라고불리는나라들에서미술관이가능할까?
“오래전부터에로티시즘은나의세계를,나의분기점들을,내가속한지역에존재하는위험한궁지들을,나를겨냥하거나내가끊임없이되풀이하는폭력들을이해하기위한열쇠였다.”
아랍과서양,기독교와이슬람교,컬렉션을좋아하는문화와사막의‘무無’와같은간결함을최고의형이상학적조건으로생각하는문화.욕망을씹고삼키는사람들과그것을무한히억제하는사람들.육체를어떻게든드러내고자하는욕망과육체를최대한숨기려는전통.그들간의차이를독특한시각으로성찰하는저자는피카소라는거대한에너지를통해아랍의문화를되돌아보고자신들의현재를되짚는다.
그는“나는내가속한문화를오랫동안살펴본뒤에야피카소의작품들을찬찬히살펴보고신중하게접근할수있었다.편견들을납득해야했고,불편한노력도해야했다”고말한다.

카멜다우드는에로티시즘이침묵하는세계에서태어났다.그곳에서는세속적욕망을억눌러야하고,예술과웃음을경시해야한다.그러지않으면율법과종교재판의대상이된다.그는그런세상을살아가고있는‘아랍인’의눈으로피카소를본다.
서양의예술은여자와함께알라반대편에존재하는가?서양은그들의예술혹은역사로죄를지었는가?우리문화는왜그토록이미지에,재현에집착하는가?저자는피카소의작품들과더불어미술관에서하룻밤을지내며,자신의아랍문화와서양의문화사이에서뻔한픽션을이야기하지않으면서이개념을깊이파고싶어한다.그리고생각한다.‘아랍’세계라고불리는나라들에서미술관이가능할까?

“미술관은성전聖典을통한신의말씀에의해‘불필요한’것으로간주된다.신은모든것을말했고,그러니미술관들이거기에덧붙일것은아무것도없다.시간은계시전과계시후로나뉘고,삶은환상처럼무시된다.신앙없는원주민들은하늘의징벌을받은뒤자기들의흔적을오직폐허로만영속화할수있고,독실한국민은시대의종말,마지막심판,천국혹은지옥을목표로삼을수있다.그러니수집은덧없는것들의무게로‘짐스러워지는’것이다.”

카니발리즘과에로티시즘
예술가의삶과그의창조사이의선의을의심하는시각을견지한채,저자는피카소의그림들을통해그의내면을들여다보며그의강박적창의성을파헤친다.미술관에전시된그림제목들을메모하며속으로생각한다.서양이피카소에게서,그선線들의통음난무와화려한해부에서어떤의미를발견했다면,자신은장식된시구들의문제인것처럼,자명한일인것처럼그것에관해이야기해야한다고.피카소는왜그토록같은제재를반복했을까?

“그의예술은치명적인반복duplicatafatal을극복하는그만의방식이고,그의그림에나오는다양한연령대의여자들은그의의례에참여하는허수아비들이다.나는그렇다고확신한다.이렇게말하면잘난척하는것으로보일지모르지만,직관적으로그것을알수있었다.피카소는자신의작품을정련하고,반복하고,연구할의무가있었다.하지만그것은그의타성을고백하는행위이기도했다.”

피카소미술관에서저자에게가장매혹적으로다가온연작은피카소가1932년10월에잉크로그린〈예수수난도〉였다.사람들이말하듯이피카소는그12점의데생에서사형집행과오르가슴사이의,육체와고통사이의연결을완수했다.아이러니한작품이다.그는그그림을종교적믿음을가지고바라보는것이아니라,매개해주는상징없이그냥나체화로,고통에의해비틀린육체로바라본다.
1932년초반몇달동안피카소가그린작품들을보면서저자는한남자가한여자를어떻게삼킬수있는지간파한다.피카소는자신의죄를그림으로그리고그것을고백했으며,불안정한카니발리즘으로인해찬미받았다.그는피카소가1932년에마리테레즈를모델로그린에로틱한그림들에서프란시스코고야의일명〈검은그림들〉로대표되는카니발리즘을계승한피카소를이야기한다.

“지하디스트는여자를,여자의성기를,여자의음부를감춘다.그것을매장하고,부인하고,감춰진검은그림자처럼욕망한다.헐벗은모래를찬양하고,엉덩이로지평선을지우듯모래언덕을어루만진다.사막은그렇게에로티시즘이되고회복이된다.죽음은곧삶이고,사막은목적이다.선행성,혈통적순수성으로서의사막은그렇게우리에게강박관념이되었다.”

피카소와그의작품들을마주하며아랍의현실을이야기하다
저자는이프로젝트에서자신의위치를‘서양의예술컬렉션을모욕하려는임무를가슴에품고온자하티스트’로상상해본다.그래서‘아랍인’의시선으로피카소와그의작품들을바라보지만,예술애호가로서오늘날아랍의문화적현실을이야기하지않을수없다.그는피카소의나체화와캔버스에가득담긴욕망의분출을보면서그의문화에서‘금지되었지만완전히억누를수는없는것들’을생각한다.

움직이는육체를캘리그라피에숨겨서표현할수밖에없었던역사,사막으로대변되는‘무’의미학과비워둠에대한강박이과격이슬람주의로인해왜곡되는현실.아랍문화에서는화가가그림이중심이될수없고결국영원한불화속에존재하거나떠날수밖에없는상황,그래서“그들은그들을보아주고그들에게질문하고그들에게박수를보내고자신의다름이꽃으로피어나고환영받을수있는서양에서최후를맞이할수밖에없는현실”.
카멜다우드는서양의화려한미술관에서하룻밤을보내며끊임없이되묻는다.아랍에서예술은불가능한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