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낭만시대

쇼팽의 낭만시대

$22.00
Description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프레데릭 쇼팽. 폴란드 출신으로 막 20세를 지난 나이에 파리에 진출해서 그곳에서 활동하다가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낭만파 음악의 대표적 인물. 피아노곡에 관한 한 그 누구보다 최고인 작곡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는 5년마다 그의 이름을 딴 국제적인 음악콩쿠르가 열리고, 폴란드는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피아니스트 등용문이 된 그 쇼팽 콩쿠르를 무한한 자긍심을 갖고 진행한다. 이 책은 피아노 선율에 내성적 우수를 세련된 모습으로 담아낸 작곡가 쇼팽에 관한 이야기이자, 그와 주변 인물들이 살았던 시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쇼팽을 중심으로 그의 주위에서 일어난 여러 가지 일화를 통해 그의 삶과 음악, 그리고 그 시대의 단면들을 들여다본다.
이 책은 중앙일보에 약 1년 3개월에 걸쳐 연재되었던 글을 기초로 했다. 출간을 위해 새로 쓴 몇 편의 글을 추가했고 기존에 발표된 글도 약간의 수정과 보완을 거쳤다.
저자

송동섭

서울대학교경제학과를졸업하고금융계및국제기구에서투자·재무책임자로일했다.지금도자본시장씨름판을못벗어나고있지만,틈틈이영화보고음악듣고공부하는일을최고의사치로누리며산다.그어떤직함보다음악연구소크로매틱스케일소장이라는직함을제일좋아한다.
중앙일보에1년3개월동안‘쇼팽의낭만시대’라는제목으로쇼팽의삶과동시대다양한사람들의모습에관한글을연재했다.

목차

머리말 11
1.어울리지않는두사람 14
2.폴란드시골마을에서파리로 24
3.낯선파리 70
4.파리의살롱이쇼팽의주무대가되다 96
5.자유부인조르주상드 140
6.쇼팽의약혼과파혼 164
7.혹독한마요르카 180
8.노앙에서찾은안식 198
9.더넓은세상 220
10.쇼팽의안과밖 242
11.흔들리는쇼팽 278
12.결별 314
13.홀로가는길 340
14.마지막날들 374
15.사후 396

맺는말 402
참고문헌 406
찾아보기 408

출판사 서평

조국폴란드를떠나프랑스에서삶의절반을보낸작곡가
두곳의바람을가슴속에담고
낭만주의음악시대를이끈쇼팽의삶과음악

쇼팽은40년이라는짧은생애동안피아노곡200여편을작곡했고,여류작가조르즈상드와의연애로유명세를치렀고,파리에서사망후그의심장이우여곡절끝에조국바르샤바로보내지는등,많은흥미로운이야기로생을장식한점에서베토벤이나모차르트에버금갈만큼이야깃거리가많은작곡가이다.이책의저자는그런쇼팽의삶과음악을낭만주의의물결이분출했던그시대의관점에서,그가함께한사람들을중심으로새롭게살펴본다.
1810년에태어나1849년에죽기까지,쇼팽이살았던시대는정치적으로는전유럽이근대시민사회로나아가기위해급격한변화를만들어가던혁명의시대였으며그러한변화의물결속에변방의약소국가와민족들도자신들의정체성을확립하고자분투하던시대였다.문예적으로는기존의틀과속박을깨고새로움을추구하는낭만주의의기운이힘차게움직이던시대였다.쇼팽은작곡가로서뿐만아니라최고의피아니스트로서낭만주의음악을만들고이끈가장중요한사람중하나였다.쇼팽으로인해낭만주의음악은더풍성해지고깊어졌으며,그의죽음과함께낭만주의음악도서서히빛을잃고저물어갔다.

스무살에고향폴란드를떠난쇼팽이정착한프랑스파리는여러차례의혁명으로정치적부침이심한곳이었으나,자유를향한의지또한굳건했기에변화를갈망하는예술가들에게는꿈의도시였다.그래서낭만주의시대의붐을가장먼저열어젖힌화가들뿐만아니라,수많은작가와음악가들이파리로몰려들었다.게다가기존의귀족들뿐만아니라새로이상류층에편입한신흥자본가들이예술을즐기기시작하면서파리에는개성있는‘살롱Salon’이넘쳐났다.귀족적용모에세련되고우아하며피아노를누구보다아름답게연주하는쇼팽은살롱의최고인기연주자였고,그중에서도당대유럽경제의큰손이었던로스차일드가문사람들은쇼팽을매우좋아했다.쇼팽은그들덕택에상류층과의인맥을굳건히할수있었고,그들과의인연은평생토록쇼팽의든든한지원군이되었다.

쇼팽삶의버팀목이었던‘쇼팽의사람들’
이책의저자가쇼팽의삶을들여다보며특히관심을두는부분은쇼팽이함께한사람들이다.젊은나이에가족을떠난쇼팽은죽을때까지외로움과향수를깊이느끼며살았지만,그의곁에는물심양면으로그를도와준사람들이늘있었다.그사람들을크게나눠보면가족,친구들,프랑스에정착한폴란드동포들,살롱을구심점으로한유럽의귀족들,그리고연인조르주상드이다.태생적으로병약한몸,고급취향과큰씀씀이로인한재정적어려움,홀로감내해야했던우울함,그리고큰무대에어울리지않았던그의연주스타일등을고려해보면,쇼팽이그런취약함을극복하고그토록아름다운선율을만들어낸데는그들의역할이절대적이었음을미루어짐작할수있다.
프랑스인아버지와폴란드인어머니에게서태어난쇼팽은폴란드에이민와서성공적으로정착한아버지덕에좋은환경에서자랐고,그때의인맥들은프랑스에서활동하는내내쇼팽에게소중한버팀목이되었다.폴란드내정치적혼란을피해프랑스로옮겨온폴란드귀족들이파리에서의쇼팽을물심양면으로지원했고,쇼팽역시음악으로불행한조국에힘이되고자했으니,그렇게만든곡들이그의대표작인폴로네즈와마주르카였다.

이책에소개된바에따르면,쇼팽은친구복이많은사람이었던듯하다.쇼팽이더큰세계를향해바르샤바를떠날때친구들이보여준환송의식만보더라도쇼팽이친구들에게어떤존재였는지바로느껴진다.
“음악선생엘스너와친구들은쇼팽의생가가있는젤라조바볼라까지그를따라왔다.당시바르샤바에서젤라조바볼라까지가는데한나절이상걸렸을것을생각하면대단한정성이었다.젤라조바볼라에도착하자놀랍게도바르샤바음악원후배들이기다리고있었다.떠나는쇼팽을위해엘스너가작곡한특별한칸타타가후배학생들에의해시골마을에울려퍼졌다.”
이어서친구들은어디에가도조국을잊지말라며폴란드의흙이담긴은잔을쇼팽에게전달한다.참으로비장한장면이다.나중에그흙은결국파리에서치러진쇼팽의장례식에서그의무덤위에뿌려진다.
쇼팽은파리에서도여러화가,작가들과교우하며활동의폭을넓혀갔는데,작곡가프란츠리스트,화가외젠들라크루아,작가하인리히하이네등은쇼팽의일생에서큰비중을차지한사람들이었다.이책에소개된여러일화에서,리스트는쇼팽과양축을담당한최고의피아니스트로,들라크루아는쇼팽이죽을때까지곁에남은사람으로,하이네는쇼팽과는말없이도서로통하는사람으로거론된다.

이책에서특히흥미로운부분은경제관념이제로에가까웠던쇼팽의일면이다.경제전문가인저자가그부분을여러일화를통해다채롭게살펴본덕택에,책을읽으며쇼팽의살림살이를들여다보는재미가쏠쏠하다.쇼팽이장갑사는데꽤많은돈을썼다는이야기가일례다.어려서부터상류층자제들과어울려지냈고성실한아버지의지원으로어려움없이자란덕에,쇼팽의패션감각과고급취향은당시모두가인정할만큼특별했던모양이다.낭비나사치와는좀다르지만하여간수입이적지않았음에도지출이큰그의씀씀이는때로쇼팽을힘들게했던듯하다.특히건강이악화하여그의주수입원인피아노레슨을못하게되거나곡을많이쓰지못해악보출판수입이줄어들면그의생활은빠듯해질수밖에없었다.그랬음에도불구하고쇼팽은죽을때까지큰낭패를겪지않고삶을마감했다.쇼팽을누구보다아끼고보살핀주변사람들의희생과사랑이없었다면불가능했을일이다.

쇼팽삶의기쁨과슬픔,그의음악의원천
저자가이책에서쇼팽의삶에가장중요한사람으로특별히많은부분을할애한사람은단연코조르주상드이다.기혼상태였으나남편과아이들을두고파리에와베스트셀러소설가가된조르주상드는자유분방한연애로도유명했는데,쇼팽은스물여섯살때파리에서그녀를처음만났다.쇼팽을만날당시서른두살이었던상드는자신에게는없는면모때문에쇼팽을좋아했으나결국지인에게쓴편지에“9년동안나는그의편협하고독단적인사고방식때문에힘들었어요.나를옭아맨사슬에서해방될수있어서홀가분하네요”라고토로하고,쇼팽에게결별을통보한다.그로부터2년후쇼팽은세상을뜬다.
당시세간의사람들은상드를‘스캔들메이커’로여겼고,그호칭은지금까지도상드에게따라붙는수식어지만저자는피상적인평가에가려진상드의여러면을소개한다.슈퍼베스트셀러작가,사회적의식을지닌정치참여가,다양한주제에풍부한지식을갖춘사람,그리고누구보다헌신적으로쇼팽을돌보았던연인조르주상드.이책을보면적극적이고섬세하고너무나열심히살았던상드의면모를느낄수있고,그녀가쇼팽의삶에얼마나큰역할을했는지는굳이두말할필요가없다.
두사람에게예상치못한고통을준마주르카와한없는행복감을느끼게해준상드의고향노앙.쇼팽의삶에서그두곳이없었다면쇼팽의음악들은어떤색깔이었을까.상드를만나지않았다면실연과향수로고통받던쇼팽은그시절을어떻게견뎌냈을까.헌신적으로돌봐준쇼팽에게배신감을느낀상드가쇼팽에게결별을선언하지않았다면쇼팽의건강이좀더버텨주었을까.노앙에서의행복한시절이더오래갔더라면쇼팽의음악이더풍성해졌을까.

러시아적인우수,이탈리아의다채로움,독일적인진중함등,작곡가는저마다의내면의결을음악으로표현하게마련이지만,쇼팽만큼민족적인색채를음악에깊이담은작곡가는많지않다.당시지정학적으로심한부침을겪으며국가의존립자체가어려웠던폴란드인들에게쇼팽은대체할수없는희망이었고,쇼팽역시몸은타지에있으나음악으로나마조국의슬픔을위로해야한다는의무감을평생잊지않았다.그렇게해서탄생한쇼팽의폴로네즈와마주르카는쇼팽을상징하는음악이되었다.
또한,아버지의출생지이자쇼팽이삶의절반을지낸프랑스의무드역시쇼팽의음악에담긴중요한요소이다.그곳에서쇼팽은리스트·힐러·멘델스존·베를리오즈와함께‘낭만파형제들’을이루며낭만주의음악을선도했으니,프랑스가쇼팽에게제공한그모든분위기는쇼팽이프랑스로부터받은큰선물이었다고해도과언이아닐듯하다.오늘날우리에게이토록큰감동을주는쇼팽음악의그무한한슬픔과기쁨의원천은,너무나달랐던폴란드와프랑스두곳의바람과공기였으리라.
그런면에서이책은오로지음악에만자신의속내를토로한,음악자체가그자신일수밖에없는쇼팽을색다른관점으로느껴보는길이자,그의낭만시대를함께한사람들을만나보는길이다.쇼팽이어떤사람이었는지는결코알수없지만,그의음악에서깊이우러나는그내성의원천이무엇인지는충분히느낄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