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일상 (메로느카 섬에서 쓴 533일의 노트)

정원 일상 (메로느카 섬에서 쓴 533일의 노트)

$18.00
Description
정원 한구석의 선인장부터 보이저호 소식까지 아우르는 533일의 사유.
소설가이자 시인이고 여행을 많이 하는 작가로 유명한 세스 노터봄에게는 50여 년 동안 꾸준히 찾는 장소가 있다. 한 해의 여름에 방문하여 몇 달을 머무르는 스페인의 메노르카 섬이다. 그곳의 작은 집에서 노터봄은 정원을 돌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일상을 관찰하고 세상을 생각한다. 세상과 약간의 거리를 두기 위해 선택한 자발적 고립 속에서 한없는 사고의 자유를 즐기는 노터봄에게는 스쳐 지나는 바람도 드넓은 지평을 여는 열쇠가 된다. 이 책은 2014년 8월 1일부터 2016년 1월 15일까지의 533일 동안, “내가 생각하고 읽고 보는 것들의 흐름에서 이따금 무언가를 붙잡아놓기 위한 쓴” 글이다.
저자

세스노터봄

CeesNooteboom
1933년네덜란드헤이그에서태어났다.시인이고소설가이자언론인으로,아홉권의소설과여러권의여행서를출간했다.소설《필립과다른사람들Philipendeanderen》(1954)로안네프랑크상을,소설《의식Rituelen》(1980)으로페가수스상을수상했고,스페인의역사와예술속을거닐며쓴《산티아고가는길DeomwegnaarSantiago》(1992)은여행문학의걸작으로꼽힌다.
이십대부터세계여러나라를여행하면서다른삶의방식도존중해야함을깊이인식하였고,여행을통해얻은사색과영감은그의시와소설,에세이와여행기등작품전반에큰영향을미쳤다.
현재네덜란드암스테르담과스페인메노르카섬을오가며살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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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정원을가꾸며떠오르는삶과죽음,역사와정치,꿈과문학의단상을낚아채는
세스노터봄의충실한일상기록.

세스노터봄은,글을통해느낀바로는,참욕심없는사람인듯하다.이책에서도그는세상과적당히떨어져서,그러나현실이라는땅에확실히발을딛고서,여차하면자신도그속에섞여돌아갈수밖에없을세상을규칙적으로바라본다.어쩌면나름의규칙과자발적으로선택한고립덕택에그는세상을좀더객관적이고균형잡힌시각으로바라보는지도모르겠다.그런면에서,이미출간한《유목민호텔》이여러곳을주유하며바라본세상이야기라면이책《정원일상》은한곳에머물며느낀일상기록이다.

스페인동쪽에있는섬메노르카.네덜란드작가세스노터봄은매년여름그곳의정원으로돌아온다.그섬을방문한지50년이넘었다.자동차지붕에짐가방을올려놓지만않았을뿐,불가리아집시마냥넉달치짐과컴퓨터,책,옷을차에가득싣고어딘가에서부터섬을향해출발한다.바르셀로나에서배로9시간이걸리는메노르카,그곳에있는작은집에들어서면노터봄보다오래이땅에터를잡은선인장과,노터봄에게길든거북이들과,그가없을때만꽃을피워괘씸한생각이드는백합이그를맞이한다.

노터봄은짐을내려놓자마자정원부터살핀다.폭풍우와바람에선인장의잎들은무성한지,종려나무는나방의공격을잘버티고있는지,무화과나무와고무나무는얼마나자랐는지.그렇게정원을한바퀴도는동안마을친구들도찾아와그의부재동안의여러가지소식을전해준다.지난겨울의폭우와새로나타난해충과소소한사건들에관해.그렇게몇개월의공백이정원에미친영향들을손보고나면,이제일상의독서에몰입할시간이된다.읽다가두고간책들과새로싣고온책들을마주할시간.

“조국의현실을떠나섬의경치와바다풍경,책과음악속에틀어박혀사는것.이미오래산사람에게는많은것이중요성을잃는다.(…)일본노인처럼어느승원에칩거하고싶겠지만,세상은당신에게서이런저런것들을원한다.당신은자신을내려놓은지아직오래되지않았고타인들은당신을다시불러낸다.예전에한말이있고쓴글이있기때문이기도하다.자신에게서벗어나기란그렇게쉬운일이아니다.그래서당신이선택한타협은여름에는섬에서,겨울에는알프스근처에서지내는것이다.”_163p

노터봄은이따금여러작가의《일기》를뒤적거리며,한시점의한사건에대해각자가어떤생각을표명했는지비교하곤한다.그런용도때문에도그는‘일기’에특별한기준을부여한다.533일의일상을기록한이책에대해서노터봄은“사실이글이정말일기인지도의문이다.아마도내가생각하고읽고보는것들의흐름에서이따금무언가를붙잡아놓기위한것,그저나날의기록인지도모른다”고말한다.그런면에서그의글은바깥의소음을배제하려고떠나왔지만어쩔수없이바깥의사건들로돌아가는사색적인서사시이며,서로끊임없이불화하는세계가직면한위기를회의적인시각으로숙고하는노트이다.

노터봄은곰브로비치의‘탐정소설’에관해이야기하다어느자연보호구역에서식하는늪파리의특징을묘사하고,스페인의섬까지납치된‘두꺼운판달레’를탐독하다갑작스레프루스트의원전이가지는구태의연함을독자들에게상기시킨다.그를구성하는일부가된‘세상돌아가는’일들,거대한정치ㆍ역사적사건들은그의글곳곳에서물위로솟아오르는고래처럼불쑥나타났다다시수면아래로사라진다.
“일기란절대로솔직할수없”으나《정원일상》에서느껴지는노터봄은실로솔직하고매력적이다.볼테르의정원,베른하르트와베케트,암스테르담의갈매기와메노르카의갈매기등한없는지엽성에서길어올리는그의몽상과성찰은문학,언어,정치의무게를산뜻하게받쳐낸다.

바깥세계의단편斷片이그의의식에문득문득끼어들고,선인장꽃과작은새에대해진지하게말하다가다니엘서를인용하고여러작가와의일화를되새기는노터봄.‘바람의섬’메노르카의정원에서선인장·곤충·새·나무·날씨·태풍을관찰하고,책을읽고,함께했던작가들과의기억을되새기고,무언가붙잡고싶은소소한것들을기록하는작가.그러다한해의마지막날에는다시알프스의산자락으로옮겨가50도의기온차이를실감하며또다른세상을만나는작가.스스로선택한고립속에서한없는사고의자유를즐기는사람.

“6개월동안책들은스스로를읽었고,내게보이는것은책을읽는내자화상이다.그리고동시에내가읽지않은것은나만알고있기때문에나를속이는자화상이기도하다.나는여기에있는모든책과내가읽지않은책도지금의나를만들었음을알고있고,모든것을원하지만아무것도선택하지않는사람의자의로책안팎을배회한다.”_186p

이책을뭐라고정의하든,그의글과시선은세상과동떨어지지않고여전히현재에충실하니,덕택에우리는반짝이는지성과열정으로여전히짱짱한노작가의일상을엿보는즐거움을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