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밤

푸른 밤

$15.00
Description
미국 작가 존 디디온의 《푸른 밤》은 사소하게 보였던 감염으로 서른아홉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퀸타나 루 던 마이클의 죽음을 다룬 회고록이다. 그녀의 죽음은 네 번의 중환자실 입원, 네 곳의 병원 그리고 20개월이라는 긴 과정 끝의 결과였다. 이 책에서 디디온은, ”수사학적 난센스를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을 꿰뚫어보고 요점에 도달하는 능력이 탁월한“ 그녀는, 딸의 죽음과 그것이 남긴 메아리들을 엄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매우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표면적으로 사랑하는 자식의 상실에 대해 우아하고 지적이고 정밀하게 쓴 이야기로 보이는 이 작품은 실제로는 바라보이는 심연에 대해 우아하고 지적이고 정밀하게 쓴 일별이며, 이 책은 우리에게 비극에 대한 준비는, 그것으로부터의 보호는, 따라서 위로는 불가능한 것임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만든다”고 소개한 〈뉴욕 타임즈〉의 서평대로, 이 책은 예리하고 놀랄 만큼 솔직하게 쓴, 딸의 죽음에 관한 애가哀歌이자 상실과 노화에 대한 아름답고 고매하고 시적인 만가輓歌이다.
저자

존디디온

1934년미국캘리포니아새크라멘토에서태어났다.다섯살부터글을쓰기시작했으며,버클리대학교영문과재학중패션잡지《보그》가후원한에세이공모전우승을계기로뉴욕에서《보그》에디터로일했다.작가존그레고리던과결혼한후캘리포니아로돌아와,여러편의소설과논픽션,시나리오를썼다.2005년『마술적사유의한해』(TheYearofMagicalThinking)로논픽션부문전...

출판사 서평

상실과불안과노화에관한존디디온의
과감하고독창적이며경이로운관찰.

탐방기사,영화각본,소설이란3대부문에걸친커리어를구축했고각부문모두에서비범한성공을거둔작가,존디디온.그녀는특히문화의분위기에관한글쓰기에서작가들의전형이된작가였다.

서른아홉나이에세상을떠난딸퀸타나루던마이클의죽음을다룬이책《푸른밤》의서두에서디디온은책의원제인‘BlueNights’에관해설명한다.하지를전후한몇주간에걸쳐해질녘어스름이길고푸르러지는시기에,빛자체가파란색으로,한시간쯤지속하다가사라질무렵이면더강렬한파란색을발하는푸른밤.디디온이이회고록의제목을‘푸른밤’으로한데는그녀삶에서의강렬했던푸른밤이딸의죽음과함께끝났음을느꼈기때문일것이다.하루의끝이결코오지않을것같은매혹적인시간,빛의소멸의반대인동시에그경고이기도한시간.

“그녀를모방한이는많았으되그에필적한이는드물었다”는평가를받은,20세기의복잡한세계와숱한정체성위기를섬뜩하리만치정확한시선으로포착해온존디디온은이책에서도그철저한시선을놓지않는다.그녀는2005년딸의죽음에직면한후,그녀에게남은기억의파편들을짜맞추고죽음의전조였을단서들을하나하나되짚는다.그리하여표면적으로는사랑하는자식의상실에관한이야기로보이는이작품을모성과질병과노화에관한깊은성찰의기록으로직조해낸다.

수십년동안작가인남편그레고리던과딸퀸타나루와함께한그녀의삶은그녀가생각했던것보다훨씬더매혹적이었다.1966년어느날,지인이소개해준의사가디디온과그녀의남편에게입양할만한아기를찾았다는전화를한다.“나는느닷없이,산타모니카의성요한병원에서,이완벽한아기를건네받았다”라고디디온은쓰고있다.
예쁜아이를입양한다는것에대한기쁨,지인들이아이에게선물한수십벌의드레스,주변인들이이아이에게보낸찬사에들떠있었기에,그외의소소한사건들은삶을위한자극제였고극복가능해보이는위기였을뿐이다.그녀는엄마로서의첫해를자신의철없음에대한책망으로묘사하고있다.어리석음에가까운위험한철없음이라고,그녀는지적한다.
“이시절은새라맨키비츠의디너용민튼접시에내기위해프라이드치킨을만들고사이공여행에서아름다운여자아기에게그늘을만들어주기위해포르토양산을사는것사이의어느지점에선가내가“엄마노릇”의주요사항들을완수했다고실제로믿고있던날들이었다.“

이책에서디디온은회고자로서뿐만아니라관찰자로서의탁월한재능을여실히보여준다.퀸타나가7학년때이사했던브렌트우드파크집에관한묘사에서는꽃들의싱싱하고비옥하고햇살가득한삶이아름답게전해진다.“자주군자란이있었고,나일강의백합이있었고,긴줄기에매달려하늘거리는짙푸른스타버스트가있었다.해질녘에만눈높이에서볼수있는희고작은꽃송이들의무리,백접초가있었다.”
하지만그녀가모든것이순조로웠던그시기를묘사할때조차우리는상실이라는진실을감지할수있다.햇빛이사라지면조그만흰꽃들과짙푸른스타버스트들도사라질것이다.그리고디디온은햇빛은어김없이사라진다는것을,푸른밤은언젠가끝난다는것을우리에게이해시킨다.

2003년7월26일,성요한성당에서진행된퀸타나와음악인제리마이클의결혼식에대한묘사는디디온의디테일한감각이최고로드러나는지점이다.숱많은머리채에하얀스테파노티스를꽂은퀸타나,손님들을위해준비한오이와물냉이를넣은샌드위치,복숭아빛케이크,그리고핑크샴페인.디디온은모든것을퀸타나의감상적인선택들로준비한그결혼식을생생하게기억한다.그러면서말한다.“그날암스테르담에비뉴를걷다가우연히신부파티장면을본사람이있다면신부의어머니는2003년이채끝나기도전에들이닥칠일들을받아들일준비가전혀되어있지않음을알수있었을까?신부의아버지는저녁식탁앞에서쓰러져죽고,신부는중환자실에서인위적혼수상태에빠져인공호흡기를통해간신히숨을쉴뿐그날밤을넘기지못할것으로예측되는그런일들을?그것을시작으로이어진여러차례의위기끝에20개월후결국신부의죽음으로귀결된그런일들을?”.

《푸른밤》을읽다보면존디디온에게는‘장소’가매우중요한요소라는것이느껴진다.그녀에게는대표적인두장소가있다.하나는태어나젊음을보낸캘리포니아고,다른하나는50대초에옮겨가30여년을더활동하다삶을마감한뉴욕이다.
“그녀의글에대해어떻게생각하건캘리포니아에관해쓰고있다면‘존디디온은읽어본거죠?’하는질문은피할수가없었다”는평가처럼,그녀는캘리포니아의공기와문화를누구보다도예리하게포착하여작품에담아낸작가로유명했다.이책《푸른밤》에도캘리포니아의문화를주도했던영화계의스타들과감각적인브랜드이름들이대거등장하는데,그런세부사항들은부모로서의부족함,그런부모밑에서자라는아이의조숙함또는그어떤불안한징후를대변하는요소로읽히기도한다.
그녀에게뉴욕은‘푸른밤’을느낄수있는곳이다.아열대캘리포니아에는없고뉴욕에는있는그푸른밤은디디온에게는언젠가는끝날것을암시하는삶과도같다.퀸타나를‘건네받은’산타모니카의성요한병원이그녀의삶에기쁨을선물했다면,퀸타나를떠나보낸뉴욕병원중환자실은그녀에게서삶의희망을앗아간곳이다.딸이떠난후그녀에겐미래도더이상의미가없어보인다.이책《푸른밤》은그공허에부치는깊고감동적인애가다.

이제묵주의구슬들을만지듯기억들을끄집어내어딸의일생과부모로서의자신의역할을반추하는디디온은모든부모가직면하는질문들과씨름하며,인정은하되수용할수는없는그녀자신의노화를숙고한다.《푸른밤》에는너무도많은사람이,너무도많은기억이아기젖니들처럼정성스레모아져있어,그것들의부질없음을깨닫는일은상실만큼이나고통스럽게느껴진다.

“뉴욕의계절들은,무차별적으로떨어지는낙엽들과차츰어두워지는날들과푸른밤들은오로지죽음을암시한다.내게자식이있었던것도하나의계절이었다.그계절은지나가버렸다.그아이가8트랙테이프를따라나지막이노래를부르는소리가들리지않는계절을나는아직찾지못했다.”

그녀는“한시기가있었다”라고말한다.그러나시간은지나갈뿐이아니라고,디디온은암시한다.시간은문자그대로우리를스쳐지나가버리지만,기억들은남는다.이제우리에게도디디온의기억들이남는다.



<책속으로>

부케대신레이를쓰고싶다는그아이의말에나는세살이나네살또는다섯살때하트포드의브래들리필드공항에도착하여전날밤호놀룰루를떠날때받은레이를목에건채비행기에서내리던아이의모습을기억했다.그날아침코네티컷의기온은영하6도였고그아이에겐외투조차없었지만(로스앤젤레스에서호놀룰루로떠날때하트포드에가게되리라고는예상치못했기에외투를챙기지않았었다)아이는조금도괘념치않았다.레이를목에건아이들은외투를입지않는법이야,아이가내게일러주었다._12p

우리가자식에관해말할때우리는무엇을말하는것일까?자식이있다는것이우리에게어떤의미인지를말하는것일까?자식이없다는것이우리에게어떤의미인지를말하는것일까?자식을떠나보내는것이우리에게어떤의미인지를말하는것일까?보호할수없는것을보호하겠노라맹세하는수수께끼를말하는것일까?부모가된다는것의그모든불가해한비밀을말하는것일까?_25p

그들에대한기념물들,그들의‘물건들,’그들의토템들을보존함으로써,사람들이온전히존재하게끔할수있다고,그들을내곁에붙잡아둘수있다고믿었던시기.이같은잘못된믿음의퇴적물이지금내뉴욕아파트의서랍과벽장들을채우고있다._60p

나는모든게다좋았지만,무엇보다도연극이완전히퀸타나에집중된것이기도했고,90분간의상연시간에다루어지는다섯개의저녁과두개의오후라는그시간동안만큼은퀸타나가죽어있을필요가없다는것이특히좋았다.
그시간동안질문이아직열려있다는것이.
그시간동안대단원이아직다가오지않는다는것이.
그시간동안마지막장면이이스트강이내려다보이는중환자실에서진행될필요가없다는것이._229p

그날저녁극장을떠나기전에누군가가바네사가무대바닥에내려놓았던노란장미들을가리키며나더러가져가고싶으냐고물었다.
나는노란장미들을가져가고싶지않았다.
나는노란장미들이만져지기를원치않았다.
나는노란장미들이바로거기,바네사가내려놓았던그대로,고스트라이트만켜진부쓰씨어터무대위에서,존과퀸타나와함께,무대를정리해야하는불가피한순간인아침여덟시까지,밤새도록,남아있어주기를원했다._232p

나는연약함이무엇인지안다,나는두려움이무엇인지안다.
두려움은상실된것에관한것이아니다.
상실된것은이미벽안에있다.
상실된것은이미잠긴문들뒤에있다.
두려움은아직상실되지않은것에관한것이다.
아직상실되지않은것은볼수없을지도모른다.
하지만그아이의전생애에내가그아이를보지않는날은없다._25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