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

$15.00
Description
16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문학자이자 《수상록》의 저자, ‘에세이’라는 문학 형식의 근원이 된 사람, 미셸 드 몽테뉴. “나는 무엇을 아는가?”를 삶의 좌우명으로 삼은 회의론자 몽테뉴의 유쾌한 지혜를 인문학자 앙투안 콩파뇽이 탁월한 해석으로 소개한다.
끊임없는 전쟁과 흑사병이라는 질병으로 모두가 고통받던 시기에, ‘유유자적’의 삶을 꿈꾸며 ‘아름답게 사는 기술’을 일상을 기록하듯 써 내려간 노련한 철학자의 깊이와 풍요로움을 만날 수 있다. 《수상록》에서 흥미로운 주제 40개를 골라 그 역사적 깊이와 함께 현재의 시사성까지 짚어가는 콩파뇽의 날랜 스케치 덕택에, 500년 전 고인古人의 자유로운 영혼이 그대로 느껴지는 책이다.
저자

앙투안콩파뇽

AntoineCompagnon
작가이자프랑스한림원회원이다.지은책으로《현대성의다섯가지역설》《이론의악마》《문학왜하는가?》《수사학수업》《몽테뉴와함께하는여름》《보들레르와함께하는여름》《파스칼과함께하는여름》등이있다.

목차

머리말7
1참여11
2대화15
3모든것은움직인다19
4루앙의인디언들23
5낙마27
6저울31
7자웅동체35
8빠진이39
9신세계43
10악몽47
11진솔함51
12말탄자세55
13서재59
14여성독자들에게63
15전쟁과평화68
16친구72
17로마인76
18변화가무슨소용인가?80
19타인84
20초과중량에대하여88
21피부와셔츠92
22잘단련된머리96
23우발적철학자100
24비극의교훈104
25책108
26돌112
27내기116
28수치심과예술120
29의사들124
30목적과끝128
31그자신의일부133
32사냥과포획137
33자유로운경쾌함141
34나쁜기억력145
35냄새,버릇,몸짓149
36고문을반대함153
37예-아니오157
38박식한무지161
39잃어버린시간166
40세상의왕좌170

옮긴이의말175

출판사 서평

《수상록》의저자미셸몽테뉴의유쾌한지혜를만나는시간.

“세상은움직이고,나도움직인다.세상에서나의말탄자세를찾는일은내몫이다.”

인문학자앙투안콩파뇽은어느날라디오방송〈프랑스엥테르〉에서여름동안,주중매일몇분씩,몽테뉴의《수상록》을얘기해보면어떻겠냐는제안을받는다.그책이아무리복합적이고모순적이라할지라도반드시원문으로읽어야할것으로알고,누구든몽테뉴의글을함부로잘라내어조각으로이용하면즉시조롱감이되는분위기에서살아온콩파뇽에게,몽테뉴를발췌문으로요약한다는건쉽게받아들일수없는일이었으나,그는그제안을받아들인다.그위험을우회할방법을찾는다는것에흥미를느꼈기때문이다.
그렇게하여,콩파뇽은《수상록》에서흥미로운주제40개를골라그역사적깊이와함께현재의시사성까지짚어가며,이작품의풍요로움과다양성을소개하기시작한다.그가개시한몽테뉴를필두로,매년여름〈프랑스엥테르〉에서보들레르·파스칼·빅토르위고·호메로스등위대한작가들의명저에관한이야기를나누고그방송내용을책으로펴낸이“함께하는여름”시리즈는지금까지프랑스에서만85만부가판매되고전세계75개언어로번역되었으며,현재프랑스고등학교의문학교재로쓰이고있다고한다.
콩파뇽의날랜스케치덕택에,〈몽테뉴와함께하는여름〉이프랑스출판계에서이례적인성공을거두며이제프랑스에서하나의문화행사로자리매김한“함께하는여름”시리즈를탄생시킨것이다.이제는연례행사가되어,해마다많은독자가위대한저자들을먼저라디오방송으로,뒤이어책으로만나기를고대하는이시리즈를국내에서는뮤진트리가매년여름소개하고있다.

몽테뉴와《수상록》
법학을공부하고보르도고등법원판사로일하던몽테뉴는1570년37살의나이에판사직을사직하고은퇴를선언한다.절친한친구와아버지의급작스러운죽음을겪은후얼마안되어남동생마저사고로잃고본인도낙마사고로인해죽을고비를넘긴후였다.연이은불행을겪은그가바란것은독서와명상에집중하는유유자적의삶속에서,자신을찾고자신을알아가는것이었다.인간은공적인삶이나사회에서는진정으로자기자신일수없으며,고독과명상과독서속에서본래의자신을되찾을수있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한데막상그런삶을살아보니머릿속의상념들이그를괴롭히기시작했고,결국그는자기생각들을가라앉히기위해집필을시작한다.

“나는무엇을아는가?”를좌우명삼아,부모로부터물려받은집의서재에틀어박혀독서를하며자신을탐색하고일상을기록해나간몽테뉴는1580년에그글들을모아두권으로된《수상록Essai》을발간한다.《수상록》으로귀결된10여년간의집필은몽테뉴에게자기자신을다스리는수단이었던셈이다.이후몇편의글을더해1588년에증보판을출간했고,죽는날까지작품을다시읽으며책의여백에인용과보완내용을덧붙여나갔다.
몽테뉴는《수상록》을특별히프랑스어로집필했는데,라틴어가모든지적활동의기본언어였던당시에그것은매우예외적인일이었다.하지만몽테뉴는“그가원하는독자의언어”로쓰고자했고,그가바라는독자층이남자들만큼고어에익숙지않은‘여성’들,그의글을몰래숨어서읽을여성독자들일것을고려하여“대중의언어”로글을썼다.

왜몽테뉴인가
몽테뉴의《수상록LeEssais》은오늘날우리에게익숙한‘에세이essay’의기원이다.100개가넘는다양한주제로자신을꾸밈없이드러낸《수상록》은그런면에서몽테뉴의자화상과도같은책이다.몽테뉴는자신을소재로자신을묘사하며,자신의삶을철학적소재로삼아지혜와인식의조건을탐구한다.수상록의원제인‘essai’라는단어가‘실험’또는‘시도’라는의미를내포하고있는만큼,몽테뉴는자신이어떤사람인지를알려는수많은시도를즐겼고,《수상록》은그시도의집약판이라고볼수있겠다.
일례로,‘아이들의교육에대하여’라는장에서몽테뉴는“제가타인얘기를한다면,그건제얘기를하기위함입니다”라고말한다.타인은자신을향한우회로이고,타인의글을읽고인용하는것은그들이자신을더잘알게해주기때문이라는것이다.그러니몽테뉴의은둔은타인에대한거부가아니라자신을돌아봄으로써타인을더잘이해하기위한성찰의시간이었던셈이다.

몽테뉴가그저주변인들과돌려읽을목적으로썼다고한《수상록》은당대에이미큰인기를끌어,1580년에첫판을출간한이후계속하여개정판이나왔다.나라는존재는끊임없이변하므로나는결코하나일수없다는생각,나는나의행동이나생각들의다양성과전체성을통해나를알아본다는몽테뉴의철학은후대의수많은사람에게영향을끼쳤고,몽테뉴자신은결코의도한바없었겠으나서구문예사조의든든한기초가되었다.
올곧고성실하고정직한사람몽테뉴.우화와장식을좋아하지않았던,인공보다자연을우위에두었던세심한무관심의소유자몽테뉴.자기생의가장아름다운부분을《수상록》에바친이남자의인생철학은500년이지난오늘날읽어도참으로유연하고자유롭다.

“몽테뉴의유쾌한지혜”
콩파뇽은‘함께하는여름’시리즈방송의청취자에맞춰자기만의방식으로몽테뉴를이야기해나간다.일상에서느낀바를자유롭게기록해나간몽테뉴처럼,콩파뇽역시《수상록》에서본인이좋아하는40개의주제를골라몽테뉴라는인간과그의핵심사상을스케치한다.그중하나가‘죽음’에관한것이다.죽음은몽테뉴가깊이성찰하며부단히되돌아가는큰주제중하나였기에,콩파뇽은《수상록》이곧죽음을준비하는책이기도하다고본다.

몽테뉴는우리에게노화에이은죽음을의연하게받아들이라고말한다.죽음은생의끝이지목표가아니라고,삶은삶자체를겨냥해야한다고,죽음은혼자알아서찾아올거라고,그래서죽음의공포를다스리고그것을오히려매일생각하며익숙해지려고노력해야한다고강조한다.“나는죽음이(…)내가양배추를심고있을때찾아오길바란다”는몽테뉴의바람은그런면에서더없이이성적이다.

끊임없는전쟁과흑사병으로고통받던시대,신교와구교간의갈등이첨예했던시대,결투나처형장면이일상적으로존재했던시대에살았기에,《수상록》에는무거운주제들도적지않지만몽테뉴의시각은그어디에도매이지않고열려있다.더욱이,몽테뉴의사상이오늘날의우리에게시사해주는점들에초점을맞춘콩파뇽의탁월한해석덕택에,우리는이고서古書를거리감을느끼지않고편안하게접하게된다.그리고500년전의몽테뉴가마치나만의멘토처럼곁에있음을깨닫게된다.몽테뉴가큰소리로우리에게말하는것이들리는듯하다.
“생의시간을누리자.자연을따르자.현재를즐기자.공연히서두르지말자.”

이제콩파뇽의산뜻한아페리티프로몽테뉴의인생의맛을음미하며,현대적고인古人의유쾌한지혜를만나러갈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