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

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

$15.00
Description
1920년, 목가적인 영국의 시골 마을에서 여름을 보내면서 전쟁의 후유증과 삶의 상처를 극복하고 평범한 삶으로 재진입하는 길을 찾아내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룬 J. L. 카의 매혹적인 소설. 벽화 복원 전문가인 주인공 톰 버킨은 영국 북부 요크셔 지역의 시골 교회에 있는 중세 벽화를 복원하기 위해 외딴 마을 옥스갓비에 도착한다. 한여름의 찬란한 시골 풍경에 둘러싸인 교회의 종루에 살면서, 오래전 그 벽화를 그린 익명의 화가와 매일 마주하고 분투하는 동안, 버킨은 삶에 관한 희망이 서서히 회복됨을 느낀다.
소설에서 J. L. 카는 말한다. “우리는 몇 번이고 질문을 던질 수 있지만, 한때는 영원히 우리의 것처럼 느껴졌던 것을 다시 손에 넣을 수 없다”고. 전쟁이 끼친 반향과 그로부터의 회복을 주제로, 삶의 박동과 절제미를 더없이 우아하게 담아낸 소설이다.
저자

J.L.카

JamesLloydCarr
1912년영국요크셔주서스트에서태어났다.오랫동안케터링에있는초등학교에서교장을역임하다가1967년교직을떠나작은출판사를세우고소설을쓰기시작했다.지은책으로《여름의하루》(1963),《신지에서보낸한계절》(1967),《하폴리포트》(1972),《스티플신더비원더러스는어떻게FA컵을우승했나》(1975),가디언픽션프라이즈를수상하고부커상최종후보에오른《요크셔시골에서보낸한달》(1980),부커상최종후보에오른《폴록스크로싱의전투》(1985),《헤티가무엇을했나》(1988),《하폴앤폭스베로우제네럴퍼블리셔스》(1992)가있다.1994년에노샘프턴셔에서사망했다.

목차

.머리글 011
.본문 015
.작품소개 249

출판사 서평

영국북부요크셔의작은마을에찾아온젊은이방인과
소박하고노련한마을사람들이빚어낸희망과회복의시간들.
그풍경을마음에담고다시길을떠나는한젊은이의이야기.

“영원한나의여름날들”이라고불러마땅한그해여름날의추억을영국의작가J.L.카가매혹적으로담아낸소설이다.시대적배경은1920년이고,제1차세계대전의참전군인으로안면경련증을얻은채전장에서귀환한톰버킨이주인공이다.그는대학에서중세벽화를복원하는수련을받은전문가로,교회에오랫동안방치된14세기벽화의복원작업을위해어느여름날영국북부요크셔의작은마을옥스갓비에도착한다.역에서벌써북부지방특유의낯섦이느껴지고비도세차게내리고있었으나버킨은교회에서목사와만나기로약속을한터라내키지않는걸음으로비를흠뻑맞으며교회를향해걸어간다.
옥스갓비에서의시작은그리수월하지않다.그에게벽화의복원작업을의뢰한교회의목사는버킨을첫대면에서부터냉담하게대한다.형편이좋지않은버킨이교회의종루에서기거하겠다고하자탐탁지않아하고,방치된낡은난로조차선뜻빌려주려하지않는다.작업비의지급도산뜻하게처리해주지않고버킨의속을태운다.그럴수록“신경이너덜너덜하고,마누라는도망갔고,땡전한푼없는”톰버킨은모든것으로부터자신을단절시킬이외진시골에서자신을잊고자한다.‘오로지시간이나를정화해줄것이다’라는생각으로견디기에이보다더맞춤한장소와적합한일은없을것이기때문이다.

계절은빠르게지나간다.그는한여름의풍경에둘러싸인교회의종루에서오래전에벽화를그린이름모를화가와매일마주하며복원작업에고군분투한다.분명치않은이유로군데군데석회로덮어진부분들로인해작업의진행은더디고결과는예측할수없는상태다.그런단조로운일상에소소한재미를더해주는건버킨을호감으로대하는순박한마을사람들이다.크지않는마을임에도주민들은종교적으로나뉘어있고,웨슬리교파신도인마을사람들은목사를중심으로한국교회를은근히경멸한다.그런정서를가졌음에도웨슬리교파사람들은국교회교회를위해작업하는버킨을식사에초대하고,버킨역시그들의소소한일상에참여하며옥스갓비의변화무쌍한풍경그자체에마음이끌려간다.

“매일동이터오면들판에서안개가피어올랐다.울타리와헛간,숲이서서히형태를갖춰가고마침내구릉의구불거리는기다란등이평원으로부터또렷해졌다.매일그렇게하루가시작되었다.나는매일아침교회의문에몸을기댄채첫담배를피우며이근사한배경막에경탄을했다.아니그랬을리가없다.나는경탄하는종류의사람이아니기때문이다.혹시그때는그런인간이었나?”_255p

1980년에이작품을발표한J.L.카는두차례나부커상최종후보에오를만큼문학성짙은소설을발표해온작가다.이소설의개정판에서문을실은작가피넬로피피츠제럴드는J.L.카와의인연을이렇게소개한다.
“나는마이클홀로이드의〈받아들여지지않은의견들〉에실린글에서J.L.카를처음알게되었다.홀로이드는케터링에서집안대대로정육점을하는조지엘러벡으로부터편지를받았는데,그편지에는홀로이드에게최고의스테이크고기일파운드를살수있는양도불가상품권과카의소설《하폴리포트》를부상으로주는엘러벡문학상을수여한다는내용이었다.그편지에는이렇게적혀있었다.‘이상은부정기적으로수여되며귀하는세번째수상자입니다.어찌된일이고하니,글쓰기로생계를이어나간카씨는저의고객중한분이며고깃값일부를‘재고’로알려진팔리지않은소설로지급하십니다.’그전으로도후로도나는정육점에줄고깃값을설령일부라도재고도서로지급하는사람을들은적이없다.합리적이고유익한발상이지만,제임스카가아니라면이런발상을실행에옮기지못했으리라.”

J.L.카는이소설에주인공외에세명의이방인을더등장시킨다.그들중한사람은고고학자찰스문으로,그역시전장에서의후유증으로밤마다근육의경련에시달리고,발굴작업중인묘지옆에전쟁터의참호인양파놓은구덩이속에텐트를치고지낸다.그렇게있어야안전함을느끼기때문이다.버킨은마을의누구에게도자신의병증을말하지않았지만,같은고통을겪는문은이심전심으로그의상태를알아차리게되고,그렇게두사람은그곳에서각자의일을수행하며여름한달을함께보낸다.
나머지두이방인은교회의키치목사와그의부인앨리스다.목사는사무적이고,버킨의작업을계속못마땅하게여기고,고집스럽고,차가운사람이다.그는버킨의안면경련에익숙해졌을즈음에도여전히버킨의왼쪽어깨뒤에서있는사람과이야기하듯말한다.반면,목사의아내앨리스는보티첼리의그림속에등장할것같은봄의환영이다.마을에잘적응하지못하는남편을누구보다잘이해하면서도내면의미적욕구에갈증을느끼는그녀는목사관정원의장미나갓딴사과를들고버킨의작업장에와서복원작업에관해기탄없는대화를나누곤한다.이앨리스를향한버킨의감정은누구나예상한대로지만,그것은단순한사랑의차원보다훨씬고운,마음속으로간직하는‘은밀한연정’이다.

J.L.카는이야기곳곳에서진실의울림이전해지기를바라는마음으로,자신의조상이대대로살아왔고본인또한성장했던고향에서의기억을불러와소설속옥스갓비사람들의생각과행동을묘사했다.가난하지만당당하고,원칙에충실하면서도타인에게는열린마음으로대하고,거창한형식보다꾸준한믿음을실천하며사는사람들.덕분에우리는소설에담긴그들삶의단면을읽으며북부요크셔의문화와전통을만나고,그들에대한작가의진심어린헌사를느끼게된다.

버킨은농촌의평화와아름다움,소박하고진정한마을사람들과그들일상의변치않는리듬에서희망이라는새로운감각과믿음을경험한다.또한,햇살가득한여름내내작업에몰두하는동안그자신이삶에대해새로운희망을얻고있음을느낀다.그러나여름이끝나가고,복원작업도마무리되면버킨은마을을떠나야한다.

“지옥을믿으시나요,버킨씨?
음,그건상대적이죠.지옥은사람마다다르고같은사람이라도시대에따라또다르니까요.”_176p

이제나이가든주인공버킨은시간의흐름과예술의힘을되돌아보면서,잃어버린모든것에대한위로를기억속에서발견한다.전쟁이초래한내면의혼란과상처를이겨내고자하는두젊은이의바람이벽화의복원과무덤의발굴이라는모티프를통해매우짜임새있게펼쳐진이소설에서.그들이‘복원’하고‘발굴’하고자했던것은결국인간에대한희망과삶에대한의지가아니었던가.우리가결코가지지못한것,“소중한순간은이미가버렸고우리는더는그순간에있지않다는사실을아는먹먹한마음”을향한노스탤지어가물씬느껴지는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