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 소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들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 소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들

$23.00
Description
세계 역사는 잃어버린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어떤 형태로든 존재했다는 것을 알지만 사라졌거나 고의로 파괴되었거나 무심하게 소실된 것들. 이 책의 저자 유디트 샬란스키는 이렇게 사라진 것들 중 열두 가지를 선정하여, 그들의 소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을 상기시킨다.
책의 이야기는 19세기 중반에 사라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 투아나키에서 시작된다. 아무것도 없는 태평양 북동쪽 바다에 자리하고 있던 섬, 1842년 말 즈음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저자는 자료들을 찾아 그 섬이 존재했던 흔적을 따라가며, 그곳을 향해 먼 길을 항해했던 탐험가들과 그곳에 거주했던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나간다. 멸종된 카스피해 호랑이, 비운의 추기경 줄리오 사케티의 저택이었으나 어느 날 무너져버린 빌라 사게티,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이 촬영했음이 확실하지만 35개의 조각으로만 남아 있는 〈푸른 옷을 입은 소년〉이라는 무성영화 필름, 시인 사포와 그의 연가들, 마니교의 창시자인 마니의 일곱 권의 책 등, 지금은 사라진 것이 확실한 것들을 통해 저자는 소멸과 파괴의 다양한 현상들에 주목하며 부재자의 존재감을 상기시킨다. 상실과 부재, 그리고 여백은 어느 정도까지 존재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 책에서, 잃어버린 것들과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들을 문학적 수단을 통해 재현해내고자 하는 저자의 열망을 느낄 수 있다.
선정 및 수상내역
- 2022 카를 아메리 문학상(Carl-Amery-Preis)
- <텍스트 & 언어> 2019 최종 후보( 2019, Shortlist)
- <포커스> 베스트셀러(Bestseller in FOCUS, stern und Börsenblatt)
- 2019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Die schönsten deutschen Bücher 2019)
- 2021 얀 미샬스키 문학상 후보(Jan Michalski Literaturpreis 2021, Longlist)
- 2021 내셔널 북 어워드 후보(National Book Award 2021, Longlist)
- 오스트리아 공영방송 최고의 책(ORF-Bestenliste)
- 2020 이탈리아 스트레가 상(Premio Strega Europeo 2020)
- 남서독일방송 최고의 책(SWR-Bestenliste)
- 2021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The International Booker Prize 2021, Longlist)
- 2021 워릭 여성 번역상(Warwick Prize for Women in Translation 2021)
- 2018 빌헬름 라베 문학상(Wilhelm Raabe-Literaturpreis 2018)
저자

유디트샬란스키

독일의작가이자북디자이너.1980년구동독그라이프스발트에서태어나베를린자유대학에서미술사를공부했다.2006년에발간한독일흑자체모음집《내사랑프락투르(FrakturmonAmour)》으로다수의디자인상을수상했다.소설《너에게파란제복은어울리지않는다(Blaustehtdirnicht)》(2008)로독일문단에데뷔한이후,《머나먼섬들의지도(AtlasderabgelegenenInseln)》(2009),《기린은왜목이길까?(DerHalsderGiraffe)》(2011)를발표했다.《머나먼섬들의지도》는부흐쿤스트재단이꼽은2009년‘가장아름다운독일책(DieSchonestenDeutschenBucher)’에선정되고2011년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선정되었으며,《기린은왜목이길까?》는2011년독일문학상후보에오른데이어2012년에또다시‘가장아름다운독일책’에선정되었다.그외2013년에레싱상,2014년에문학관상,마인츠시작가상,2015년에드로스테상등다수의상을받았다.현재베를린에거주하며프리랜서작가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일러두는말
서문
투아나키
카스피해호랑이
게리케의일각수
빌라사케티
푸른옷을입은소년
사포의연가戀歌
폰베어가문의성
마니의일곱권의책
그라이프스발트항구
숲속의백과사전
공화국궁
키나우의월면학月面學
색인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살아있다는것은상실을경험하는것이다.”
유실되거나잊힌인간의역사와사물에관한독특한애도의기록

독일의작가유디트샬란스키가열두가지의‘사라진것’과그상실을문학적으로재현해낸독특한애도의기록이다.샬란스키는이책에서사라져가는메아리와희미해진흔적,소문과전설,생략부호와환상통같은것들에초점을맞추며,실종된것들과사라진것들의목록을작성한다.기존의전승이작동하지않는그지점에서서사적힘을발휘하는이이야기의주인공들은외진곳에서덧없음에맞서싸우는인물들이다.외진정원안에인류에대한지식을쌓아가는은둔자,존재하지않았던과거를창조하는폐허의화가,맨해튼을가로지르는공허한일상속에서죽음에대해묻는말년의그레타가르보,그리고어린시절의공백들에서구동독의상실된역사성을추적하는저자자신처럼.
샬란스키의이찬찬한책은풍성한이야기로가득해마치열두편의팩션처럼읽힌다.사전처럼충실한정보와감탄할만한독서량을바탕으로,저자는환상의세계를넘나들며종횡무진이야기를펼쳐가며우리의존재를탐구한다.상실과부재,그리고여백은어느정도까지존재할수있는가.과학적이고생태학적인현상에관심이많은저자가고른열두가지의이야기는시적이면서도면밀한관찰자에의해주제와형식이놀라운방식으로상호작용하며전개된다.
“모든책과마찬가지로이책역시뭔가를보존하고,과거를눈앞에되살리고,잊힌것을불러내고,침묵하는것을말하게하고,상실을애도하고자하는열망에서시작되었다.쓰는행위를통해아무것도되찾을수는없다해도,모든것을경험가능한것으로만들수는있다.그러므로이책은찾아낸것만큼찾고있는것에대해,얻은것만큼이나잃은것에대해다루고있으며,기억이존재하는한존재와부재의차이가미미할수있음을시사한다.”_30p

어떻게이런주제를골랐을까싶은열두개의목록은저마다독특한이야기를품고있다.사라진것으로추정되는태평양의투아나키섬,이제는어디에서고더이상목격되지않는카스피해호랑이,신화속의유니콘,생전에단한채의건물도짓지않고오로지폐허에만매달렸던건축가피라네시,몇개의필름조각으로만남아있는무르나우의영화와유령처럼맨해튼을떠도는그레타가르보,부분으로만남아있는사포의시구詩句들,독일북부지역에있던불타버린성,마니교의창시자인마니의거의사라진교리서들,한때그라이프스발트항구를교역의중심지로만들어주었지만이제는말라버린리크강,숲속에자신만의백과사전을일군은둔자,철거된공화국궁전,달과사랑에빠져먼미래에달에살고있는월면학자등,지금은사라진것이확실한이목록들을통해저자는소멸과파괴의다양한현상들에주목하며부재자의존재감을상기시킨다.
책의이야기는19세기중반에사라진남태평양의작은섬투아나키에서시작된다.아무것도없는태평양북동쪽바다에자리하고있던섬,1842년말즈음지구상에서사라졌을것으로추정되는곳.저자는자료들을찾아그섬이존재했던흔적을따라가며,그곳을향해먼길을항해했던탐험가들과그곳에거주했던원주민들의이야기를세부적으로묘사해나간다.
고대로마의원형극장을배경으로쓴카스피해호랑이에관한이야기는마치한편의드라마처럼흥미롭다.빠르기는활과같고,모든강들중가장물살이세기로유명한티그리스강처럼거칠어서이름도타이거가되었다는호랑이.한때세계의광범위한지역에분포되어동물계를호령했던카스피해호랑이는1964년을끝으로어디에서고더이상목격되지않는다.저자는대대적인포획과서식지의소멸,가장중요한먹잇감의감소가카스피해호랑이의멸종원인이라고생각한다.

2018년10월에출간된《잃어버린것들의목록》은출간전에이미독일의유수문학상인빌헬름라베문학상을수상하는쾌거를이뤘다.심사위원단으로부터“매우이질적인텍스트들”이라는평가를받은이책은서문과열두편의이야기에정확히같은페이지수가할당되어있다.샬란스키는그것에대해“각장이공평한무게를갖게하려는의도”였다고밝혔다.상실과망각,기억이라는주제로연결된이야기들에서작가의어조는소재에따라다채롭게변한다.저자는저마다의흔적과수많은공백을남긴이들에생생한목소리를입혀냄으로써‘사라진것들’에풍성한상상력을불어넣는다.

독일북부의항구도시그라이프스발트에서태어나어린시절을보낸샬란스키는책곳곳에서자신의정체성을자연스레드러낸다.그녀에게처음으로작가적성공을안겨준《머나먼섬들의지도》(2009)와《기린은왜목이길까》(2011)에서보여주었던머나먼섬들과구동독에서의삶에관한허구적탐구가이작품에서도이어진다.열두편중네편이저자의일인칭관점을취하고있으며,그중두편은그녀의고향을배경으로하고있고,어떤이야기에는어린시절의기억도담겨있다.
스스로가“몽타주작업”이라고설명한바와같이,“사실과허구의경계가모호”하기도한이책에서작가는잃어버린것들을통해우리가기억해야할것들을다양한스토리텔링방식으로설득력있게전달한다.그래서이책을다읽고나면“살아있다는건상실을경험한다는것이다”라는말이,“모든것을잊는것은끔찍한일이지만,그보다더끔찍한것은아무것도잊지못하는것이다”라는말이새삼깊은울림으로다가온다.
“일상을벗어나작가와함께낯선시간과구석들을돌다보면,세상이지구본처럼하나로보이게되는”이책을다읽고나면,독자들도우리가그것을기억속에담아두기를원하는한,사라진것은생기를잃지않는다는소중한교훈을얻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