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인간보다 강하다 : 생태계 파수꾼 꿀벌에 관한 모든 것

꿀벌은 인간보다 강하다 : 생태계 파수꾼 꿀벌에 관한 모든 것

$20.00
Description
옛날부터 우리에게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한한 미식의 역사가 있었다. 그 가운데 꿀은 모든 음식 가운데 유일무이한 것으로, 작은 곤충이 무수한 시간을 쓰며 공들여 만든 것이다. 게다가 바로 먹어도 될 정도로 이미 다 준비된 음식이다. 이렇게 완벽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꿀벌 덕분에, 우리는 꽃을 따듯이 꿀을 따고 애용해왔다.
꿀벌은 언제 어디서나 늘 존중받았다. 심지어 이집트 파라오 시절부터 교황들의 시대를 거쳐 나폴레옹 1세에 이르기까지 숱한 군주 사회의 상징적 문양이 되기도 했다. 그런 벌이, 오늘날에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주체가 되었다.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인류와 함께해온 꿀벌의 운명이 어쩌다 이렇게 위태로워졌을까.
이 책은 이제 생태학적 도전의 중심에 서게 된 꿀벌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즉 꿀벌의 기원, 용도, 사회적 역할, 꿀벌에 부여된 상징 등, 꿀벌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을 제시한다. 그들에 관해 제대로 알아야 생태계의 균형을 위한 공존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 역사가이자 특히 발효음식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곤충학자의 관점이 아니라, 꿀의 공급자로서 벌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광범위하게 고찰한다.
저자

마리클레르프레데릭

저자:마리클레르프레데릭

음식역사가이자요리전문기자이다.특히발효음식전문가로,여러문화에존재하는발효음식의역사와지리를탐구한다.인류의또다른역사인꿀벌을연구하면서부터식품산업에저항할수있는자연식홍보에전념하고있다.《발효식품의역사와문명》(2014)을포함하여여러권의책을집필했다.



역자:류재화

고려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파리소르본누벨대학에서파스칼키냐르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고려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철학아카데미등에서프랑스문학및프랑스역사와문화,번역학을강의하고있다.옮긴책으로파스칼키냐르의《심연들》《세상의모든아침》,클로드레비스트로스의《달의이면》《오늘날의토테미즘》《레비스트로스의인류학강의》《보다듣다읽다》,발자크의《공무원생리학》《기자생리학》,모리스블랑쇼의《우정》등이있다.최근《쇼펜하우어행복은농담이거나완전무결한환상》《르코르뷔지에,콘크리트배를만나다》를번역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우리모두의어머니,꿀벌009
들어가며웅변술의꽃,꿀을따다013

1.시작이…꽃일까?벌일까?025
2.벌을만나다042
3.‘꿀’을발음하다066
4.벌집과제국을건설하다,밀랍과황금을주조하다088
5.꿀을마시다,취기와권력의놀이를알다109
6.꿀로치료하다153
7.꿀의진미를맛보다178
8.상상계를먹이다193
9.아름다운신화를추억하며238

참고문헌261
옮긴이의말269

출판사 서평

인간을구한꿀벌.
작은곤충의역사에서인류의진화를읽다.

최근전세계적으로꿀벌의개체수가급격히줄고있다는소식을자주접하게된다.벌통의일반적인사망률은10%지만지금은사라지는벌통이45%이상이라고한다.살충제의위해성,획일화되어가는환경,벌이좋아하는꽃들의감소,벌자체의면역력약화,생산성향상을위한이종교배의남발…등이원인으로거론되는데,어느것도분명한해결책으로연결되지못하고있다.하지만분명한한가지는이모든원인은결국‘자연성’의회복으로귀결되어야할문제들이라는점이다.
생태계에서꿀벌만이꽃식물의수분매개자가아니라고해도,상당수의식물종은꿀벌의수분에전적으로의존하고있다.꿀벌들이사라진다면농업이위기를맞을것이고,과학의발전과생산력의향상만으로는벌꿀의공급을수요에맞춰늘릴수없다.아무리설탕으로보완한다고해도벌이생산하는꿀의품질을대체할수는없다.꿀벌이사라진다면지구도위태롭다는주장은너무극단적이라하더라도,생태계의균형이깨지는것은피할수없는사실일것이다.

이렇듯소중한꿀벌과인간의만남은언제부터일까.고대이집트인들에따르면,태양신레의눈물로태어난꿀벌의윙윙거리는소리가나일강의물위에서메아리쳤고,이소리가공기중의습기와이어져진동음이생겨남으로써세계가창조되었다고한다.선사시대부터인류는꿀로가득한벌집을사냥했고,기원전5만년에오스트레일리아에도착한최초의인류는이미밀랍을이용할줄알았다고한다.그런사실을뒷받침하는다양한흔적은이미여러곳에서발견되었는데,그중남아프리카의보더케이브에서발견된화살촉에서는기원전3만5천년경으로연대가추정되는벌의밀랍흔적이나왔다.저자는5대륙에걸친다양한유적지에서발견된사실들을통해벌의서식지,인간이벌에서꿀을채집하게된방식,꿀을영양분의공급원으로삼게된과정,그리고나아가꿀이인류의진화에어떤역할을했는지를탐구한다.

생태계파수꾼꿀벌
“꽃이없으면벌도없고꿀도없다.”평소알았을법한사실임에도이책을통해다시상기하게되니새로운발견처럼느껴진다.두자연물중어느게더먼저출현했느냐를따져보는건차치하더라도,꽃과벌은관계의시작도오래되었거니와진정한상리공생의관계임은분명하다.그런관점에서꽃식물과그들의수분을책임지는꿀벌들은공동으로진화해왔다고볼수있다.저자는꽃가루를사이에두고주는자와나르는자사이의밀고당김을마치작전분석하듯복기하며그들간상호부조의관계를살펴본다.
꽃들은무엇보다우선꽃가루수정을위해벌들이필요하다.벌은생존을위해꽃가루를모은다.벌들은꽃들에서수집한꽃가루와즙의일부를먹고남은것은꿀로만든다.이꿀은애벌레에게먹이로주기위해벌집에저장해둔다.
그런데언뜻보면단순해보이는이런상호부조관계가실제로는상당히복잡하게전개된다.벌은생존을위해많은양의꽃가루를취합해야하는데,꽃은그것을벌에게다줘서는안된다.벌이꽃가루를수분에우선적으로사용하지않고모두저장해버릴수있기때문이다.그래서어떻게든벌이꽃가루를한꺼번에다가져가지않도록,즉필요할때유혹하되제한해야한다.

저자는“꿀을발음하다”라는장章에서,벌과꿀이라는‘단어’의기원을밝히기위해세계전역을여행하며벌이꿀을모으듯정보를수집했음을밝히고있다.벌에서꿀로,그리고꿀물로이어지는탐사에서두줄기의어원을알게되는데,바로멜리트melit와메두medhu이다.멜리트는주로꿀을뜻하고,메두는꿀물을뜻한다.이후두단어는다시여러변형어로갈라진다.어원학자에버금가는탐구심으로벌꿀과꿀의어원을파고드는저자의열정이놀랍고,덕택에우리는매력적인이두존재를지칭하는언어가인류의문화에매우다채롭고뿌리깊게박혀있음을알게된다.

“태초에꿀이라는명사가있었다.그명사는구세계와신세계의모든민족에게동일한이름이되었다.꿀을명명한자들의후손은벌에대한지식과그소중한넥타르의수집기술을보유했다.그들이우리에게전승해준이지식이얼마나중요한것이었으면,모든대륙에이주하며단계적으로우리에게전승되었을까.”_87p

인류의삶을개선한꿀벌
꿀벌과꿀의역사를탐구하는저자의연구에는한계가없는듯하다.세계곳곳의문화에서꿀이어떤역할을했는지,신화에서꿀은어떤상징을띠었는지,시인들은꿀을어떻게노래하고칭송했는지,꿀물과권력의관계는어떠했는지등,이책에는부와성공,예술과권력을상징하는꿀과관련된흥미로운일화들이즐비하다.
치료제로서의꿀의역할도만만찮은주제다.꿀을칭하는medhu라는단어의‘med’가켈트언어에서는‘치료하다’의뜻을지닌것에서도꿀의치료적기능을엿볼수있다.유럽뿐만아니라아프리카의전통의학,아랍의학에도꿀을의약제로사용한기록은무수히많다.특히꿀의보존력때문에방부제로사용된예라든가,해독용속성으로인해완화제로사용되는등,그다양한치료효과는말할것도없겠다.
벌꿀의대단한가치를알게된인간이꿀을더얻고더확보하기위해양봉을시작한건전혀놀랍지않다.그렇게해서벌통을만들고,벌통에서생산된것중에서또한아주귀중한밀랍도얻게되었다.이책에서저자는숲에서반야생상태의벌집을관리하는자이들러Zeidler들의역할을소개한다.14세기부터18세기까지활동했던그들은황제로부터이른바‘숲권’을부여받아벌집을관리하고귀한꿀이손타지않도록관리했다.당시꿀이얼마나귀한음식이었는지를알려주는한예다.

이책에서저자는에너지가풍부한음식인꿀의지속적소비가인류의진화에중요한결과를가져왔음을여러사례를통해강조한다.인류학자들은꿀이인간의뇌를발달시키는데도움이된사실에특히주목했다.꿀은에너지로가득한고농축의자연음식이기때문이다.야생꿀이5대륙인간들모두에게오늘날까지도중요한영양음식으로남아있다는것이그사실을증명해준다는것이다.전문가들은구석기시대부터현재에이르기까지인간의식단에서꿀이중요하게소비됨으로써인간의능력이진보하게되었고,농업사회로의이행도용이해졌다고본다.

“꿀은하늘에서내려온신화적음식이며,인간의선을위한음식으로생각되었다.이것이오늘날에이르기까지꿀이지켜온명성이다.”_237p

자연의상징이된꿀벌
인류와자연환경에이토록중요한역할을해온꿀벌이사라진다면,인간의삶은어떻게변할까?저자는시간을거슬러올라가인류문명의역사가꿀벌과그들의귀중한꿀의역사와불가분의관계에있으며,오늘날그들의운명은그어느때보다우리지구의보존과절대적으로연결되어있음을풍부한자료를바탕으로설파한다.

저자가이책에서꿀벌과꿀을이토록깊이다룬이유는인류와생태계모두를위해너무나소중하고대체불가능한꿀을공급하는꿀벌의위기를우리에게다시한번어필하기위해서일것이다.인류는꿀벌과그들이베푸는꿀과떨어질수없는역사를이어왔고,오늘날꿀벌의실종은지구의미래를경고하는것임을우리가정확히인지해야하기때문이다.

“이제우리는기이한반전을목도하고있다.벌은,그벌집의조직과이른바도덕적자질,꿀제조라는생산활동때문에모든자연물중재배의상징이었다.그런데오늘날에는,현대문명에의해초래된자연의위기로이제자연의상징이된것이다.”_258p

인류사의지속을위해서라도우리는꿀벌의실종을막아야하는데,그해결책은어디에있는가.저자는이모든문제를비관적으로만보지않는다.그거대한멸종위기에서도살아남았던벌들의경이로운적응력을믿기때문이고그들을위해우리가할수있는일들이아직많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이책에실린정보들을참고하며조금이라도관심을가지고마음을모으면,인간을구한꿀벌을이제우리가보호하고건강하게살리는일이그리어려운것은아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