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명의프루스트전문가와함께프루스트의진짜삶을만나는시간.
“프루스트가‘사교계’작가가되기에이른건무한히많은세계를산덕분이며,그세계들에서우리는오랜세월이흐른지금도여전히,가면들너머로,우리자신을발견하게된다.”_105p
뮤진트리가출간하는“ooo와함께하는여름”시리즈는프랑스의공영라디오방송<프랑스엥테르>에서십년넘게매해여름방송되고이듬해에책으로출간되는“ooo와함께하는여름”프로그램에서출발했다.무더운여름,매일몇분씩,위대한작가들의삶과작품에관해이야기를나누는이라디오프로그램은이제연례행사가되어,해마다많은독자가위대한작가들을방송으로뒤이어책으로만나기를고대한다고한다.이중《프루스트와함께하는여름》을뮤진트리가이시리즈의여덟권째책으로출간한다.
마르셀프루스트의대표작《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스완네집쪽으로》,《꽃핀소녀들의그늘에서》,《게르망트쪽》,《소돔과고모라》,《갇힌여인》,《사라진알베르틴》,《되찾은시간》의총7권으로구성된긴소설이다.프루스트가1906년경부터아이디어를착상하고1922년에집필을완료하는동안,이대작은1913년에첫책《스완네집쪽으로》를필두로1927년까지순차적으로출간되었다.그사이1922년에저자가세상을떠나서,일곱권중마지막세권은작가사후출판되었다.14년이라는긴세월에걸쳐완간된이놀라운소설로프루스트는오늘날꼭읽어야할중요한작가로손꼽히며,가장많이연구되고해석되고인용되는작가가되었다.
그작가를아홉명의전문가가각자의시선으로읽고해석한다.“프루스트와함께하는여름”프로그램을기획한로라엘마키와더불어소설가요전기작가요대학교수들인여덟명의최고전문가,앙투안콩파뇽,라파엘앙토벤,미셀에르망,아드리앵괴츠,니콜라그리말디,줄리아크리스테바,제롬프리외르,장-이브타디에가프루스트의삶과작품의다양한면면들에주목한다.그리고《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토대가되는질문들에대해성찰한다.흘러가는시간을어떻게붙들까?사랑은왜고통을안길까?우리는누군가를정말로안다고할수있는가?
문학을발견하기위해읽고또읽어야하는책
앙드레모루아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대해“대성당의단순함과장엄함을지닌”작품같다고말했다.그런최고의양면성에비유되듯,이소설은분류할수없는,참으로깊은작품이어서우리는“진짜삶을,충만히살아낸단하나의삶”을,다시말해문학을발견하기위해읽고또읽는다.프루스트의성공은한권의위대한책을썼다는것만이아니라,동시에문학을혁신했다는의미도갖는다.20세기문학의풍경을뒤엎어버린이놀라운소설은우리를‘벨에포크’시대파리의문학살롱으로,브르타뉴의시골마을로,베네치아로,노르망디의해변으로실어간다.그리고우리에게삶을얘기하고,인간관계의미묘함,연애감정의모호함,상상력의유익함,예술의아름다움을이야기한다.긴시간동안기억과추억이고통과행복으로점철되고,하나같이인상적인주인공들을통해시간에대한빛나는사유가소설이라는외피속에서철학적으로펼쳐진다.
그러나대부분의독자에게이대작을완독하는것은결코만만한일이아니다.전체가3천쪽에달하는분량이어서만이아니라,긴문장탓도있을것이다.프루스트의긴문장은아주독특하다.사건과여담으로이루어진한문장인데,그길고도긴문장들속에서독자는자주길을잃고급기야는독서를포기하게되고만다.유능한안내자가있으면좀다를까.어떻게읽어야,섬세하고아름답기로정평이난이소설의본질을맛볼수있을까.
프루스트전문가들이해석한프루스트
이책《프루스트와함께하는여름》의장점은무엇보다<프랑스앵테르>에서이야심찬프로그램을기획한로라엘마키가프루스트전문가를무려여덟명이나끌어모았다는점일것이다.모두가프루스트의열렬한독자이고,그에관한연구를이어온최고의프루스트전문가들이니말이다.그들은열혈독자로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읽었던개인적인경험을들려주고,각자에게가장와닿은한가지주제로이작품을다시읽어낸다.당연히관점은다채롭고해석의치밀함이남다르다.
콜레주드프랑스교수를역임했고《두세기사이의프루스트》의저자인앙투안콩파뇽은프루스트의‘시간’을,《마르셀프루스트전기》를펴낸장-이브타디에는작품속‘주요인물들’을,《유령프루스트》저자인제롬프리외르는‘프루스트와사교계’를,《프루스트,사랑에대한두려움》을쓴니콜라그리말디는프루스트의핵심인‘사랑’을,《감각적시간,프루스트와문학적경험》의줄리아크리스테바는‘상상의힘’을,탁월한전기《마르셀프루스트》의저자미셀에르망은‘상징적장소’들을얘기하고,철학교수이자《프루스트의독서》를쓴라파엘앙토벤은프루스트의‘철학자다운면모’를부각하고,“프루스트시대의여성화가와살롱들”이라는제목의전시도록을기획한아드리앙괴츠는‘프루스트의예술사랑’에주목해이방대한작품의초상을그린다.이프로젝트의리더인로라엘마키는이매력적인프로젝트를소개하는말로이책을열고,이어지는여덟개의장마다도입부를맡아집필함으로써독자의이해를돕는다.그덕택에책의중심이확실하게잡혀있다.
프루스트읽기의최고안내서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우리가답을얻지못한모든것의집약체다”라고평한라파엘앙토벤의말처럼,프루스트에관한연구는결코끝나지않을거라는것을증명하듯,이내로라하는안내자들의해석은어느한주제도겹침없이탄탄하고균형감이좋다.프루스트작품에담긴사랑과상실,욕망과불안,행복과고통,기다림과실망을이처럼정곡을찌르듯분석해놓으니,가히프루스트에관한최고의안내서로손색이없다.더구나각주제에맞는프루스트의글을세심히골라인용해두어,프루스트의섬세한긴문장을직접음미해볼수도있다.
“그대인생위에언제나하늘한조각은간직하라”고프루스트는《스완네집쪽으로》에서말했다.이책《프루스트와함께하는여름》이품은가볍고활기찬야심이바로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