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기 (개정판)

울지 않기 (개정판)

$18.00
Description
열다섯 살 에스파냐 소녀 몬세와 프랑스의 대작가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목소리를 교차시켜 에스파냐 내전을 입체적으로 그린 소설로, 2014년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저자인 리디 살베르는 에스파냐 내전 당시 프랑스로 망명한 공화파 부모를 둔 에스파냐계 프랑스 작가이며, 등단 25년 만에 프랑스 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인 공쿠르 상을 받았다.

11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공쿠르 상이 여성 작가에게 월계관을 씌워준 것은 이번이 아홉 번째로 2008년 이후 6년 만이다. 〈울지 않기〉는 공쿠르 상 발표 전에 이미 22만 부의 판매를 기록했고, 수상 후에는 거기에 25만 부가 더해졌다.

그간 공쿠르 상을 수상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여성의 강인함과 아름다움을 그린 것과 마찬가지로, 〈울지 않기〉 역시 한 소녀가 역사의 격동 속에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주축으로 한다. 소설의 주 화자이자 저자의 어머니이기도 한 몬세는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 일어난 에스파냐 내전을 겪으면서 벽촌의 가난한 무학無學 소녀에서 현명하고 강건한 여성으로 홀로 서게 된다.

전위적인 만큼이나 짧게 타오르다 사그라진 혁명의 시간 안에서 소녀가 발견한 것이 삶의 환희와 영원한 사랑이라면, 소설을 이끌어가는 또다른 목소리의 주인공 프랑스의 작가 조르주 베르나노스가 목격한 것은 이데올로기라는 이름하에 저질러지는 비극이다.
저자

리디살베르

(LydieSalvayre)
2014년공쿠르상수상작가.1948년프랑스중부의오탱빌에서태어났다.부모는스페인내전후프랑스로망명한공화주의자들이었다.툴루즈근교의오트리브에스파냐난민촌에서성장했다.툴루즈대학교에서현대문학으로학사학위를받고,1969년다시의과대학에서정신과전문의과정을공부하고부크벨레르에서다년간정신과전문의로일했다.
1970년대후반부터본격적으로글을쓰기시작해1990년에발표한첫소설《선언LaDéclaration》으로에르메스첫소설상을받았다.1997년에발표한《유령회LaCompagniedesSpectres》가노방브르상을수상하고문예잡지〈리르〉에서‘올해최고의책’으로꼽혔다.이후벗이자탁월한편집자인베르나르왈레를모델로한소설《BW》(2009,프랑수아비예두상수상)와전설의기타리스트지미핸드릭스를모델로한《찬가Hymne》(2011)를발표하는등실존인물들의초상을그려내는데탁월한솜씨를발휘한다.살베르의작가적역량과인간심리를꿰뚫는정신과의사의능력이결합한산문집《일곱명의여자SeptFemmes》(2013)역시동일선상에있는작품이다.2014년에스페인내전을소재로한소설《울지않기PasPleurer》로프랑스작가에게최고영예인공쿠르상을수상했다.살베르의작품들은많은나라에서연극으로각색되어상연되고있으며,전세계20여개언어로번역출간되었다.

목차

목차
한국독자들에게보내는글9

울지않기
1부11
2부145
3부275

옮긴이의말289

출판사 서평

2014년공쿠르상수상작
전세계양심의투쟁으로기록된에스파냐내전을증언하는두목소리
자유롭고존엄한인간으로살길택한이들의아름다운초상

《울지않기》는열다섯살에스파냐소녀몬세와프랑스의대작가조르주베르나노스의목소리를교차시켜에스파냐내전을입체적으로그린소설로,2014년공쿠르상을수상했다.저자인리디살베르는에스파냐내전당시프랑스로망명한공화파부모를둔에스파냐계프랑스작가이며,등단25년만에프랑스작가에게주어지는최고영예인공쿠르상을받았다.110년이넘는역사를가진공쿠르상이여성작가에게월계관을씌워준것은이번이아홉번째로2008년이후6년만이다.《울지않기》는공쿠르상발표전에이미22만부의판매를기록했고,수상후에는거기에25만부가더해졌다.
그간공쿠르상을수상한여성작가들의작품이여성의강인함과아름다움을그린것과마찬가지로,《울지않기》역시한소녀가역사의격동속에서성장해가는이야기를주축으로한다.소설의주화자이자저자의어머니이기도한몬세는양차세계대전사이에일어난에스파냐내전을겪으면서벽촌의가난한무학無學소녀에서현명하고강건한여성으로홀로서게된다.전위적인만큼이나짧게타오르다사그라진혁명의시간안에서소녀가발견한것이삶의환희와영원한사랑이라면,소설을이끌어가는또다른목소리의주인공프랑스의작가조르주베르나노스가목격한것은이데올로기라는이름하에저질러지는비극이다.
환희에젖은몬세와절망에찬베르나노스,이둘의목소리를하나로엮어에스파냐내전이라는사건에입체성을부여하는것은저자리디살베르이다.살베르는과거의사건을두사람의관점에서균형있게그려냄으로써에스파냐내전이거의백년후인지금-여기에사는우리에게어떤의미를가지는지묻는다.그리고자신의자리에서자유롭고존엄한인간으로서는쪽을택한작은개인들의투쟁과같은삶을이야기한다.《울지않기》는1936년의여름의기억만을남긴채나머지생을모두잊어버린어머니를위해딸이쓴찬가이자,역사의거대한물결속에서제각기존엄한자신으로살아남은작고여린존재들을그린초상화다.

[출판사서평]

그해여름,세상은찬란하게타올랐다꺼졌다!

1936년여름바르셀로나.열다섯소녀몬세,삶의환희를발견하다
1936년여름마요르카.작가베르나노스,광신에사로잡힌학살을210일간목격하다
에스파냐카탈루냐지방의작은시골마을.열다섯소녀몬세는마을의세도가부르고스집안의하녀면접을본다.부르고스집안의하녀가되면숙식이해결되고혼인지참금도마련할수있다.조상대대로대지주의억압아래지독한가난속에서살아온이들에게그것은상상할수있는가장안락한삶이다.그러나몬세에게그것은굴욕이다.그리고때마침전쟁이일어나소녀는어느집의하녀로도가지않게된다.그전쟁이란,1936년부터장장3년동안이나계속될,2차대전의전초전이자에스파냐를초토화시킨에스파냐내전이다.
같은시기,반공화정우익단체‘악시옹프랑세즈’에서활동하고왕정주의자를자처하는독실한가톨릭신자이자작가인조르주베르나노스는에스파냐에서공화정에반대하는군부가가톨릭교회와공모해무고한양민들을학살하는것을보고고뇌에빠져든다.그것은에스파냐극우정당인팔랑헤당의푸른제복을입고전쟁에뛰어든아들을지지했던그로서는세계관이뒤흔들릴만한충격이다.범죄를묵인하다못해숙청군인들의죄를사해주는가톨릭교회라니!그는빠르게자신이속했던진영과결별하고용기를낸다.프랑스의도미니크회수사들이발행하는가톨릭잡지에사태를고발하는글을연재하기로한것이다.
열다섯나이로에스파냐내전을겪은소녀몬세의이야기와프랑스의작가조르주베르나노스의이야기를하나로엮어풀어놓는것은몬세의딸이자소설의저자인리디살베르이다.살베르는이소설을통해1936년의기억만을간직한채이후칠십년세월은모두잊은아흔의노모를약속된죽음에서얼마간이라도떼어놓고싶다.그리고소녀몬세를1936년여름이라는시간속에서영원히살게하고싶다.작가는베르나노스의《달빛아래의대공동묘지》를틈틈이읽으며에스파냐내전을통해삶의환희를발견한몬세의이야기와베르나노스의경악에찬증언을오간다.그리고베르나노스가기록한과거의사건들이자신에게무슨질문을던지는지곱씹는다.

스스로굴레를벗어던지지못한민중,공포체제아래서스러져간무고한사람들
카탈루냐지방의작은시골마을과마요르카섬을온통뒤흔든내전의풍경
도시에서부는변화의바람이소녀가사는시골마을까지불어온다.절대자유주의에경도된몬세의오빠호세는모두가똑같이땅을나누고사랑과노동이기쁨속에서자유로이이루어질세상을꿈꾼다.호세는마을을변화시키기로하고사람들은열광하지만,하루하루가지날수록열광은의심과불만으로바뀐다.그들에겐“불하받은묘지터가혁명의붉은장미향기를들이마시려는욕망보다훨씬크”기때문이다.
호세는여동생몬세와함께도시로떠난다.그는아나키스트군대에합류할생각이다.몬세는새로운세상,도시에서처음으로삶을발견한다.그곳에서만난모든것이지진처럼그녀를흔들고,그녀는평생의사랑을만나새생명을잉태한다.
점점호세는거리마다나부끼는슬로건들이공허하게느껴지고,무엇보다훈련되지않은군인으로전장에서목숨을잃을지도모른다는것이두렵다.결정적으로그의등을떠민것은거리카페에서들은‘같은진영’사람들의대화다.그들은놀이삼아,마치사냥을즐기듯가톨릭사제들을죽인경험에대해얘기한다….“호세는그동안생각하지않으려철저히멀리해왔으나문득요동치고노호하며그를거세게불러세우는진실앞에서더는눈을감을수가없었다.(…)호세는팔마의베르나노스처럼증오의물결이진영을잠식해들어가고있음을발견했다.그것은허용되고조장된증오,요즘말로하자면콤플렉스를털어버린증오였고,자족하며공공연히스스로를과시하는증오였다.”(139~140쪽)
베르나노스가머무르고있는마요르카섬의‘빨갱이사냥’은갈수록그기세를더해간다.그리고처형이자행되는틈틈이피웅덩이를철벅대며사제가죄를사해준다.베르나노스는삶의마지막날까지자신을직시하기위해과감히발을내디딘다.가톨릭의도미니크회수사들이발행하는잡지[세트]에글을연재하기로한것이다.그글들로인해그의머리에는프랑코가내건현상금이붙고,그의글은적절치않다는이유로연재불가판정을받는다.

망각의세월을건너패배자로남은이들을호명하고생명을불어넣어준소설
호세,몬세,베르나노스,그리고새로운세상을위해전세계에서에스파냐로기꺼이달려온이름없는젊은이들은모두패배한다.그리고에스파냐내전이후2차세계대전이발발하고,유럽은다시돌아오지못할시공간을향해성큼건너가버린다.‘어제의세계’를뒤에남겨둔채.그러나역사는,몬세가경험한그여름만큼이나짧고강렬했던시간동안스페인에서는작은기적이일어났었음을증언한다.존엄하고자유로운사람들이오랜예속과굴종의역사를극복하고새세상을세우려했었음을.리디살베르는망각의세월을건너이들을호명하고그들에게생명을불어넣어준다.1936년여름의기억을버팀목삼아한생을건너온어머니를위해,우파는물론에스파냐공산당과유럽의지식인들에게철저히외면당하고은폐되어잊힌절대자유주의를위해투쟁한호세를위해,그리고안전한진영을결연히떠나고독한자유인으로살기를택한“맑은눈을한사자”베르나노스를위해《울지않기》를쓴것이다.거센역사의흙탕물에휩쓸려잊혀버렸지만가슴속잉걸불을간직한채살아온사람들이있다.혁명같은것은이제불가능하다고,이념은낡은것이요이상은꿈이라고말하는오늘,1936년이후의일흔해를모조리잊은채오로지그뜨거웠던여름의기억으로살아가는늙은몬세는말한다.“무기를하는전쟁에서는우리가졌지만,다른전쟁에선결코패배하지않았어!내말듣고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