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의 신 -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

대학살의 신 - 야스미나 레자의 희곡

$14.00
Description
〈아트〉, 〈대학살의 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 블랙 코미디
이 작품은 거창한 제목과는 다르게, 우리가 흔히 겪는 일상의 작은 사건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의 모순을 들여다본다.
아이 둘이 싸운 일로 만나게 된 두 쌍의 부부가 호의적 예의로 대화를 시작했으나 대화가 이어질수록 부모들은 점점 유치해지고 회의는 혼란으로 변한다. 갈팡질팡하는 논란들로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드러나고야 마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 내재한 모순들을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통렬한 코미디와 인간관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극 전체에 탄탄한 긴장을 고조시키며 작품에의 몰입도를 높인다.

저자

야스미나레자

저자:야스미나레자YasminaReza
《아트》《대학살의신》등의희곡으로세계적으로인정받는프랑스의극작가이자소설가이다.유대계이란인엔지니어아버지와유대계헝가리인바이올리니스트어머니사이에서1959년에태어났다.파리10대학에서사회학을,자크르코크JacquesLecoq드라마스쿨에서연극을공부했다.
1987년부터발표한희곡《장례식후의대화》《아트》《대학살의신》등으로몰리에르상·로렌스올리비에상·토니상등을여러차례수상했고,2000년에아카데미프랑세즈의그랑프리를수상했다.
소설로는《행복해서행복한사람들》《함머클라비어》《지금뭐하는거예요,장리노?》《비탄》《세르주》등이있다

역자:백선희
프랑스어전문번역가.덕성여자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그르노블제3대학에서문학석사와박사과정을마쳤다.로맹가리·밀란쿤데라·아멜리노통브·피에르바야르·리디살베르등프랑스어로글을쓰는주요작가들의작품을우리말로옮겼다.옮긴책으로《웃음과망각의책》《마법사들》《햄릿을수사한다》《흰개》《울지않기》《예상표절》《하늘의뿌리》《내삶의의미》《책의맛》《파스칼키냐르의수사학》《호메로스와함께하는여름》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한부부의아들이공원에서다른부부의아들을다치게했다.한쪽의아들(브뤼노)이다른쪽의아들(페르디낭)을패거리에안끼워준게원인이었다.소외된아이가작정하고막대기를휘두른탓에다친아이는이빨이두개나부러지고얼굴에도상처를입었다.양쪽부모는만나서관대한방식으로문제를해결하고자한다.부모들의직업을간단히살펴보자면,페르디낭의아버지알랭은변호사로휴대전화를손에서놓지못할만큼바쁘다.페르디낭의어머니아네트는자산관리사로남편을대신해집안의모든일을처리한다.브뤼노의아버지미셸은철물·도기관련용품도매업에종사하는평범한인물이고,미셸의아내베로니크는아프리카다르푸르에관한책을쓰고있다.

다친아이의부모는손님이온다고아침일찍튤립꽃도사다놓고케이크도만드는등,나름예의를갖춘다.하지만해결책을논의하기위해모인부모들의대화는초반에두른관대한분위기와는달리점차투쟁적으로변해가고,폭력에대한상반된견해가논쟁적싸움의형태로모습을드러난다.급기야아네트가불편한속을다스리지못하고요란하게토하는바람에회의는난장판이된다.

사람을때리는열한살짜리아이

이작품에서제목을언급하는부분이한곳있는데,‘대학살의신’은“태곳적부터전적으로군림해온유일한신”이라고설명된다.인간의삶에폭력이존재한오래전부터우위의위용을부려왔다는신이다.막대기를휘둘러친구를다치게한아이의아버지인알랭은얼마전에업무차콩고에다녀왔는데그곳에선아이들이여덟살부터사람죽이는훈련을받더라며,아이들이수백명을죽이는건일도아니라고떠벌린다.“그러니내아들이아스피랑-뒤낭공원에서나뭇가지로친구의이빨을하나,심지어둘부러뜨려도그사람들은당신처럼기겁하고화내지않아요”가아이아빠의주장이다.

그러자다친아이의엄마가“여긴프랑스라고요.킨샤사가아니라!우린서구사회의관습을지키며프랑스에서살고있다고요.아스피랑-뒤낭공원에서일어난일은서구사회의가치와관계된문제라고요”라고응수한다.이렇듯,이작품에서각부부는그들각자의정의의법칙에따라아들을옹호하거나,반대로평가절하한다.

예절의법이야만의법을이길수있는가

이작품을읽으며‘대학살’이라는무시무시한단어의무게를굳이따질필요는없을듯하다.대신,대학살의신은현재우리의삶에서도여전히위력을발휘하는가,라는질문으로그의미를되새겨보면작가가말하고자하는바가분명하게다가온다.대단한폭력이곳곳에서벌어지고그것을주도하는인간의야만성은과연어디까지그바닥을드러낼것인가를염려하게되는세상에서,예절의법이야만의법을이길수있는가를여러면에서생각하게하는작품이다.

예절의법을중시하는사람들과야만의법에익숙한사람들,각자가따르는이두법칙중에서어느것이승리할것인가.예술과문화를중시하며체면을잃지않고자애쓰던부모들이예절이라는가면을벗어던지고존엄성의상실쪽으로기울어지는순간,개선을향한가능성도함께무너지고만다.

책속에서

알랭:우리아들은막돼먹었어요.그애가별안간회개하길바라신다면꿈깨세요.미안하지만저는이만사무실로가봐야해요.아네트,당신이남아서결정하고나중에얘기해줘.어쨌든난아무도움도안될테니까.여자들은남자가,아버지가있어야한다고생각하죠.무슨도움이될줄알고.남자는이리저리끌려다니는짐짝일뿐이에요.꿔다놓은보릿자루같고서툴기만하죠._22p

베로니크:알랭,당신과제가잘통하진않지만,제말좀들어보세요,보시다시피저는인생은찌질한거라고완전히결론을내린남자랑살고있어요.그런편견속에틀어박혀서무엇하나바꾸려들지않고걸핏하면성질을내는남자랑사는게얼마나힘든지몰라요…._64p

베로니크:왜우리는가벼워지지못할까요,왜모든게이렇게힘들까요?_67p

미셸:나는부부야말로신이내린가장가혹한시련이라고생각해요._67p

아네트: 남자는혼자라는인상을풍겨야해요.난그렇게생각해요.혼자일수있어야한다는말이에요._8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