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분을 찾습니다 (나치를 피해 탈출한 유대인 아이들의 삶)

친절한 분을 찾습니다 (나치를 피해 탈출한 유대인 아이들의 삶)

$23.00
Description
영국 최대 일간지 〈가디언〉의 세계문제 편집자이자 〈BBC〉와 〈가디언〉에서 보스니아 전쟁을 보도했던 줄리언 보저가 쓴 논픽션이다.
1938년 나치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하자, 오스트리아 빈Wien의 유대인 부모는 영국의 일간지 〈맨체스터 가디언〉에 자신의 아이를 받아줄 사람을 구하는 광고를 냈다. 아이를 살릴 수만 있다면 낯선 이에게 아이를 보내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필사적인 시도였다. 그로부터 83년 후, 영국의 저널리스트 줄리안 보저는 “훌륭한 빈 가문 출신의 총명한 11세 남자아이” 광고를 우연히 발견했다. 소년은 바로 그의 아버지 로버트였다. 아버지는 이 광고를 포함, 어린 시절의 거의 모든 일에 대해 스스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자식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이 광고를 단서로, 보저는 광고에 게재된 아버지와 다른 일곱 명의 아이들, 그리고 그 가족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추적한다. 빈의 라디오 가게에서 상하이 게토, 영국 전역의 수용소와 가정, 독일의 숲과 강제 수용소, 네덜란드의 친절한 무명인들, 프랑스 내의 믿을 수 없는 저항 조직, 뉴욕에서 살아남은 구원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그는 운명의 손에 맡겨진 아이들의 놀라운 여정과 유산을 섬세하게 파헤친다.
저자

줄리언보저

저자:줄리언보저JulianBorger
워싱턴에서<가디언>세계문제편집자로일하고있다.와<가디언>을위해보스니아전쟁을취재했고1999년에는코소보분쟁을보도했다.<가디언>의중동통신원과워싱턴지국장을역임했다.2014년공익저널리즘부문‘퓰리처상’을받은<가디언>팀의일원이었고,2013년‘취재조사기자편집자(IRE)상’과‘폴풋특별취재조사상’을받은팀의일원이었다.2016년에는시리아의전쟁범죄보도로‘원월드미디어프레스상’을받았다.

역자:김재성
서울대영어영문학과를졸업한후미국캘리포니아에거주하며출판기획및번역을하고있다.《밤에우리영혼은》《푸른밤》《빅서》,앨리스미스의《가을》《여름》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19
1장레오,에르나,그리고보비보거의알려지지않은이야기들41
2장조지,그리고빈을향한참을수없는그리움68
3장게르트루드와아이크만의피아노들89
4장탈출의수단:알리스와베스트반호프115
5장보비와조지의망명생활136
6장지크프리트,파울라,그리고영국입성161
7장구조와감금:영국에서의억류188
8장상하이208
9장프레드와아우슈비츠까지의발자국237
10장저항과고모할머니말치285
11장조지와빈으로의귀환323
12장리스베트와살고자하는의지356
에필로그400
감사의말407
사진출처413
저자주석414

출판사 서평

예상치못한각도에서본홀로코스트의역사

조상대대로오스트리아에살며그곳을자신의조국으로생각해온빈의유대인들에게나치의오스트리아합병은모든걸파괴하는근원적파국이었다.유대인이라는이유로하루아침에이웃으로부터고발당하고생존자체가위태롭게되자,부모들은어린자식이라도해외로탈출시킬방안을다방면으로모색했다.본인들의안위도위태로웠으나해외에연고가있지않으면이주허가를받기가어려웠을뿐만아니라삶의터전을정리하고옮겨가는게그리간단한일이아니었기에,시시각각다가오는죽음의위협으로부터아이라도우선살려야한다고판단한것이다.아이먼저탈출시키고,뒤따라자신들도탈출하여가족이재결합하겠다는것이그들의계획이자당연한희망이었다.

1938년,빈의유대인공동체조직인IKG의기획하에,빈과오랫동안섬유무역으로유대관계가있던영국맨체스터를우선대상지로,빈의유대인부모들은그곳의일간지<맨체스터가디언>에광고를게재하기시작했다.대개11~14세인자신들의아이를교육시켜줄‘친절한분’을찾는다는광고였다.명분은교육이었으나받아주기만을간구하는절실한기도였다.그사이아이들은서둘러영어를배우고,부모들은타국에서구직할때도움될기술들을익혔다.

한달두달을애태우며기다린끝에영국가정과연결된아이는홀로무거운짐가방을들고빈을떠나기차를타고영국땅으로건너갔고,그곳에서만난가정에서짧게는몇달부터,길게는성인이될때까지성장했다.부모도가까스로탈출하여가족이다시만난경우는매우행운이었지만,애타게기다리던부모가수용소로끌려가죽었다는소식을몇년후에야듣게된경우가대부분이었다.

홀로코스트에서아이본인들은그나마살아남았으니다행이라고해야할까.하지만그아이들의삶을들여다보면,그렇게말하기가쉽지않다.그광고는아이들에게생명의연결줄이기도했지만,동시에가족으로부터떼어내낯선세계로몰고와혼자길을찾아가라고떼미는격류였으니까.

이책은광기의시대인1938년여름<맨체스터가디언>에“훌륭한빈가문출신의총명한11세남자아이”로광고된로베르트보거를비롯한일곱명의아이들에관한이야기이자,개인의잊힌역사에관한생생한기록이다.

빈의유대인아이들이홀로코스트에서탈출할수있게해준광고

1938년나치가빈을병합한후,저자의아버지보비보거가길거리에서나치돌격대에뒤쫓긴사건이발생하자할아버지인레오는무슨수를써서라도아들을빈에서내보낼각오를했다.“훌륭한빈가문출신의제아들,총명한11세남자아이를교육시켜줄”친절한분을찾는다는할아버지의호소는그런유의광고가줄을잇기시작한초기에<맨체스터가디언>에게재됐다.발빠른실행덕분에,그광고는나치피해자들을도울길을찾고있던영국케어나폰의빙글리부부의눈에띄었다.이부부는여름휴가동안갈곳없어진유대인선생을집에들여머물게했고,뭐든더할수있기를간구하던참이었다.

영국과오스트리아의두가정사이에서신교환이시작됐고,양측이서로를안심시킬사진들을보냈으며,동시에빙글리부부는곧바로보비의비자취득절차를진행했고,레오는아들의기차표와여객선표비용을장만했다.그렇게영국으로건너간보비는가난하지만성실한빙글리부부의집에서성장하며장학금수혜자로명문대학에입학까지했으나,그때부터감춰졌던트라우마가발현되기시작했다.결국,결혼하여자식을보고대학교수도된그의삶은오십대중반의나이에자살이라는형태로끝을맺었다.빈을탈출한지사십오년이지났을때였다.나치로부터의탈출과성장기의고난에대해거의듣지못하고자랐던자식들에게아버지의죽음은참으로이해하기힘든일이었다.평범한영국시민으로살고자했던아버지의삶이서서히잊히던어느날,저자는우연한기회에광고한토막을보게되고,“훌륭한빈가문출신의제아들,총명한11세남자아이”가자신의아버지를가리키는것임을알게된다.그광고를계기로,그는가족의기억을파헤치고전세계여러지역의회고록,웹사이트,기록보관소를조사하기시작한다.

낯선이들의친절,극복하지못한트라우마

이책에는보비버거외에일곱명의아이들이더등장한다.<맨체스터가디언>의후신인<가디언>의기자가된저자는수많은이메일과통화와자료조사를통해이아이들의흔적을찾아내고그들의이야기를탐색했다.대부분고인이되었지만,생존해있는목격자와도연결되어귀한얘기를듣는행운도있었다.신문의3행짜리광고이면에감추어진이야기들은영국에서이스라엘,프랑스,미국,상하이로광범위하게퍼져나갔고,무수한인연과우연으로얽혀졌다.

14세소년으로광고되었던조지맨들러는낯선곳에서새언어를배우고새학교에적응하는와중에부모와여동생을빈에서탈출시켜야하는책임도지고있었다.그는회고록에“이런회상의순간,나는내가열세살에서더돼봐야열여섯살된소년을이야기하고있음을깜빡잊는다.나는마치성인의삶을기억하는듯한데,그건아마도내게부과된임무들이성인의것이었기때문이리라”고썼다.실망스러운가정을만난열한살게르트루드는부모가그리울때면죽더라도차라리빈에부모와함께있는게더나았겠다는생각을수도없이했다고회상했다.

살아남은걸다행으로여기는사람,홀로코스트에서죽은자들을생각하며자신의드라마틱한삶을굳이드러내고싶지않은사람,보란듯이빈을방문하여감정적으로복수하고싶은사람,빈근처에는발도딛고싶지않은사람…등,제각각복잡한내면을지닌채평생을살았지만,그들모두한가지만은같은마음이었다.나치치하죽음으로부터자신들을구해준낯선이의도움을죽을때까지감사하게생각했다는것.그들의이야기에서저자가확인한사실도있다.폭력은단지시작에불과하고전쟁의진정한이야기는수년수십년동안이어진다는,가족을잃고살아남은상처받은이들은어떻게든견디고살아가지만결국후세대에그고통을넘겨줄뿐이라는것.

이책에수록된아이들의사례는탈출과정의경이와그에뒤따른놀라운여정으로가득차있다.그들의운명과그들이빈에서부터밟은서로다른길들은갖가지방향으로뻗어갔다.사소한연결고리도놓치지않은저자의취재과정은마치사건을추적해내는드라마처럼짜임새있고,홀로코스트역사의새로운관점을제시해준다.오늘날과는비교할수없는시절이었다고해도,11~14세가량의아이들이홀로짊어졌어야할짐이얼마나무거웠을지는상상할수조차없다.아이들의놀라운용기가희망과함께드러나는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