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음 놓고 죽었다(큰글자도서) (임선경 장편소설)

나는 마음 놓고 죽었다(큰글자도서) (임선경 장편소설)

$36.00
Description
2015년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작가부문 대상 수상 작가
임선경 신작 소설
5월의 연한 잎처럼 맑고 단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 출간되었다. 《빽넘버》로 2015년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작가부문 대상을 수상한 임선경 작가의 두 번째 소설이다. 데자뷰처럼 느껴지는 1970년대의 풍경들 속에서 여러 주인공의 순하고 짠한 내면들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소설은 1978년 새해 늦겨울, 볕이 따뜻한 어느 날, 이삿짐을 가득 실은 트럭 한 대가 언덕길을 오르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트럭 앞자리 운전사 옆에는 연이가 앉아 있고, 짐칸에는 연이 아빠와 연이 새엄마가 타고 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다. 죽은 연이 엄마 귀신.
연이 엄마는 왜 그곳에 있을까? 연이 엄마는 왜 연이 곁을 떠나지 못하는 것일까.
저자

임선경

이화여대신문방송학과를졸업했다.TV드라마극본,애니메이션시나리오,동화,에세이,소설을썼거나쓰고있다.TV극본〈사랑과전쟁〉〈신세대보고어른들은몰라요〉〈이것이인생이다〉를썼고,지은책으로《나의직업방송작가》《아내가임신했다》《연애과외》등이있다.소설《빽넘버》로2015년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작가부문대상을수상했다.

목차

1.이사 9
2.연이엄마 30
3.연이할머니 42
4.정순 49
5.희숙이 79
6.마당 91
7.목욕탕 101
8.입학식 113
9.희철이 131
10.보따리 144
11.근점이 165
12.친목계 177
13.기석 192
14.소영이 205
15.일수놀이 214
16.방학 226
17.장마 249
18.찬이할머니 260
19.문방구 271
20.마론인형 279
21.도둑 285
22.부엌 311
23.변소 318
24.오후반 323
25.연이엄마들 340
작가의말 354

출판사 서평

리더스원의큰글자도서는글자가작아독서에어려움을겪는모든분들에게편안한독서환경을제공하기위해‘글자크기’와‘줄간격’을일반단행본보다‘120%~150%’확대한책입니다.
시력이좋지않거나글자가작아답답함을느끼는분들에게책읽기의즐거움을되찾아드리고자합니다.


“내가다시살아날수있다면!
그래서한번이라도제대로엄마노릇을할수있다면!”

5월의연한잎처럼맑고단단한사람들의이야기를담은소설이출간되었다.《빽넘버》로2015년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작가부문대상을수상한임선경작가의두번째소설이다.데자뷰처럼느껴지는1970년대의풍경들속에서여러주인공의순하고짠한내면들이감동적으로다가온다.
소설은1978년새해늦겨울,볕이따뜻한어느날,이삿짐을가득실은트럭한대가언덕길을오르고있는장면으로시작한다.트럭앞자리운전사옆에는연이가앉아있고,짐칸에는연이아빠와연이새엄마가타고있다.그리고또한사람이있다.죽은연이엄마귀신.

이소설의주인공은죽은연이엄마다.귀신이지만우리가생각하는귀신의이미지와는영딴판인,순하고짠하고때로는코믹하기까지하다.마음만고약하게먹으면뭐든할수있는귀신이아니라,누군가다칠세라발만동동구르고마음아파하는귀신이다.할줄아는것이아무것도없으니귀신축에도못낀다.
연이엄마는연이가다섯살때죽었다.불우한환경에서자랐지만착한남편을만나딸도낳고이제세식구가오손도손살아볼참에,몸이아파세상을떠났다.죽었는데도여태껏연이곁을떠나지못한다.연이를두고서는발길이떨어지지않아서,늘아파누워있느라어린연이에게엄마노릇을제대로못한것이마음에걸려서다.

“나는내딸연이를혼자둘수가없었다.연이를낳은뒤잘먹이고따뜻하게입히고편안히재웠으면너무이르긴해도그래도떠날수있었을지도모른다.연이가갓난아이였을때내가젖이라도배부르게먹였더라면그나마괜찮았을지도모른다.나는그걸다하지못했다.연이에게엄마라서이건해줬다고내세울만한게하나도없었다.”_39p

연이네가새로이사온집은희숙이네다.희숙이가없는희숙이네다.희숙이는몇년전어느날학교뒷산에서길을잃은후사라져돌아오지않는다.희숙아버지는목수일을작파하고,희숙엄마는보따리장사를하면서희숙을찾아다닌다.희숙엄마는이소설에서가장돋보이는캐릭터다.모두가인정할정도로사납고깍쟁이지만아이를잃어버린슬픔을가슴깊이묻고살아간다.

연이의새엄마정순과희숙이네,동네사람들,찬이할머니…,연이엄마는죽어서도어린연이가새로만난사람들과잘살수있을지노심초사한다.연이가잘하면누구보다기뻐하고,연이가실수라도할라치면가슴을쓸어내린다.이제연이엄마는이모두에게사랑하는딸연이를맡기고,연이곁을떠날수있을까.

“아이들은위급한상황에엄마를부른다.돌부리에걸려넘어지거나깜짝놀라면‘엄마야!’라고한다.엄마!엄마야!무슨일이있으면엄마가해결해주니까.엄마가배고프면밥주고,울면달래주니까.다른아이들은다그랬다.그런데연이는그러지못했다.연이는엄마라는말을제일처음배웠지만곧엄마를불러도엄마가금세달려오지못한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엄마가누워있는이부자리옆에서연이가울어도나는자리를박차고일어나안아주지못한적도많았다.그래서연이는넘어져도엄마를찾지않는아이가되었을것이다.그리고지금엄마를찾는다고해도무슨소용이있겠는가!”_242p

매우촘촘하게엮어낸우리들의오래된이야기,보통사람들이들려주는저마다의사연에서’이소설이누구에게라도위로가되기를바란다’는작가의바람대로오랜만에가슴먹먹해지는위안을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