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켈레비치와 함께하는 여름

장켈레비치와 함께하는 여름

$16.00
저자

신티아플뢰리

저자:신티아플뢰리CynthiaFleury
파리GHU(정신&신경의학대학병원그룹)의‘생트-안느병원’철학교수,국립‘예술&직업콩세르바투아르’의‘인문학과건강’담당교수이다.《용기의종말》(2010),《보살핌은휴머니즘이다》(2019),《쓰라림,여기잠들다》(2020)등다수의저서를출간했다.

역자:김병욱
프랑스사부아대학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고성균관대학교에서학술연구교수로일했다.현재성균관대초빙교수로재직중이며,옮긴책으로밀란쿤데라의《불멸》《느림》《배신당한유언들》,피에르바야르의《읽지않은책에대해말하는법》《여행하지않은곳에대해말하는법》《망친책,어떻게개선할것인가?》《누가로저애크로이드를죽였는가?》,로맹가리의《게리쿠퍼여안녕》《징기스콘의춤》,가스통바슐라르의《불의정신분석》《촛불》《물과꿈》,앙투안콩파뇽의《보들레르와함께하는여름》《파스칼과함께하는여름》《몽테뉴와함께하는여름》《문학의쓸모》등이있다.

목차


Ⅰ.시간의사상가
당신의유일한봄날아침을놓치지마시라
철학은무엇에쓰이는가?
그는누구인가?
일인칭,이인칭,삼인칭의죽음
프리뮐팀
향수
권태
베르그송

II.덕과사랑의사상가
그라시안
아이러니혹은유머
진실과거짓
용기
순수한것과불순한것
사랑
진지함
덕에관한논고
감사
정의
쾌락
오해
기관-장애물
우정―루이보뒥

Ⅲ.음악과뗄수없는철학
“나는손가락이없다”
리스트의기교
라벨
포레
눈위의발자국
뭐라-말할-수-없는-것의매력

IV.참여와역사의사상가
1968년5월
시효없는것
용서
비아르트라벨링
참여하기혹은떠벌리기
원願의의지
악惡
모험
돌이킬수없는것
지옥에서행복한사람
“자유는아무것도아니지만…존재하게될것이다”
폭력이라는잘못된해결책

참고문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덧없는찰나에귀기울인철학자,
장켈레비치와함께하는여름

블라디미르장켈레비치(1903~1985)는러시아계유대인이민자가정에서태어나프랑스에서활동한철학자다.베르그송의제자로서시간,돌이킬수없음,윤리,용서같은주제를평생탐구했다.그는소르본대학의도덕및정치철학교수로재직하며,지적인사유만이아니라2차세계대전당시프랑스레지스탕스로서의삶을통해실천하는철학을보여줬다.
장켈레비치는대중적인철학자는아니었지만,철학자중의철학자로불린다.그는어떤‘주의’에도속하지않으며,삶의경이와덧없음,사랑과우정같은일상적이면서도본질적인문제에천착했다.특히그의사유는단순한논리가아닌음악처럼흘렀고,무엇보다도“말할수없는것”에다가가는시도였다.철학은그의손에서도그마가아닌하나의윤리적실천이자존재의방식이되었다.

시간은되돌릴수없다―유일한순간의철학

장켈레비치철학의핵심은‘되돌릴수없음’이다.그는시간을단순히흐르는것이아니라,돌이킬수없는사건들의연속으로바라봤다.그래서매순간은처음이자마지막이고,다시는반복되지않는‘프리뮐팀primultime’의시간이다.이철학은단순히시간의흐름을이해하는것을넘어,우리의존재방식을근본적으로묻는다.
“당신의유일한봄날아침을놓치지마시라”는그의말은단순한시적표현이아니다.삶은언젠가끝날것이며,그끝은예고없이찾아오기에,지금이순간,오늘,이대화,이만남,이선택은한번뿐이다.장켈레비치는시간의비가역성을통해우리로하여금존재를다시바라보게한다.그는시간의덧없음이야말로삶이가치있는이유라고말한다.흘러가기에아름답고,되돌릴수없기에소중한것이다.

철학은행동이다―용기와사랑의윤리

장켈레비치에게철학은추상적사유가아니다.그의철학은언제나‘행동’과연결되어있다.도덕,정의,감사,우정,용서,그리고사랑―이모든것은단순한개념이아니라구체적이고살아있는실천의언어다.그는나치점령하의프랑스에서철학자로서강단에서는대신,저항조직에참여했고,실질적인행동으로철학을증명했다.그에게철학은그저사유가아니라,사랑하는방식이고,세상과관계맺는방식이다.
그의도덕론은전쟁과부조리,악과폭력이만연한세계속에서질문한다.무엇이선인가?어떻게용서할수있는가?악은정말소멸될수있는가?그리고이질문은여전히현재를살아가는우리에게유효하다.이책은그의생애와사유를통해,오늘날에도유효한‘지성의실천’에대해조용하지만강한목소리로질문을던진다.

말할수없는것과마주하기―침묵의철학,음악의철학

장켈레비치의철학은논리적정의나개념의나열로는결코다담을수없다.그의사유는언제나언어의경계바깥으로흘러간다.그는우리가일상에서무심히지나치는어떤‘느낌’,어떤‘기운’,어떤‘여운’같은것들이야말로삶의본질이라고말한다.이세계는늘우리에게무엇인가를암시하지만끝내완전히설명되지는않는다.그래서그는철학을음악에비유한다.음악처럼,침묵과소리,말과말사이의여백속에서만느껴지는것들이있기때문이다.
음악은장켈레비치사유의또다른언어였다.드뷔시,포레,라벨등프랑스인상주의음악을통해그는형언할수없는감정과존재의미묘한틈새를탐색했다.“어떻게하면음악이라는이형언할수없는것을파악할수있는철학을만들수있을까?”그는“철학없이,음악없이,사랑없이살수있나요?”라고되묻는다.음악과철학은그에게분리되지않는하나의언어다.

“철학은쓸모없음을견디는존엄의언어”이다.

장켈레비치의글은때로산문같고,때로는서정시같으며,때로는음악적이다.죽음을얘기하는데도무겁게느껴지지않는다.철학이무엇인지묻는그의질문은,실은철학으로도결코온전히닿을수없는세계를향한끝없는곡예와같다.그의윤리는거창한도덕률이아니라,순간을감지하고,존재의미묘한감각을포착하는삶의방식이다.이책은바로그모호함과여백,설명되지않는세계를사랑하는법을배우는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