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반테스가창조한인물돈키호테,
그의모험과용기를만나는시간
《돈키호테와함께하는여름》은뮤진트리가해마다선보이는“함께하는여름”시리즈의신작이다.그간《몽테뉴와함께하는여름》,《프루스트와함께하는여름》,《콜레트와함께하는여름》이지성의뜨거운여름을만들어왔다면,이번에는상상력과허구,미친듯한꿈의힘이그바통을이어받는다.
그런데왜《세르반테스와함께하는여름》이아니라,《돈키호테와함께하는여름》인가?작가는사라져도인물은살아남는다는것,특히돈키호테는수백년을뛰어넘어여전히살아있다는것이그이유일것이다.이상을좇고,정의를부르짖으며,웃음과눈물사이를종횡무진하는이편력기사는21세기의우리에게묻는다.우리는진짜현실을살고있는가?
이책은세르반테스의고전《돈키호테》를단순히읽는데그치지않는다.우리가그와함께말에올라타고,기사서임을받고,들판에서환각과도같은현실을통과하도록이끈다.독자들은마치산초판사처럼그곁을따라다니며,웃고,당황하고,끝내는감동하게된다.돈키호테는소설밖으로걸어나와,철학자와예술가,영화감독과현대독자들에게끝없이환생한다.고야에서피카소까지,플로베르에서길리엄까지,그가남긴흔적은하나의장르를넘어인간정신그자체다.
돈키호테,시대를뛰어넘는‘동시대인’
《돈키호테》는단순한고전이아니다.17세기초에쓰인소설이지만,오늘의현실을관통하는놀라운통찰을품고있다.400년넘게,매시대마다재발견되는살아있는이야기다.돈키호테는실패한인물일까?결코그렇지않다.그는스스로자신의삶을‘이야기’로만들려했고,그덕에우리는그를잊을수없다.그의우스꽝스러운모험은단순한풍자가아니라,허구를통해삶에의미를부여하려는인간존재의절박한시도다.
이책《돈키호테와함께하는여름》의미덕은,세르반테스가만든인물‘돈키호테’를그저고전속인물로소비하지않고,지금이순간우리의곁에있는동시대인으로되살려낸데있다.저자는책의서문에서뇌졸중으로쓰러졌던자신의경험을고백한다.죽음의문턱앞에서위안이된건놀랍게도“돈키호테와함께하는여름”의방송원고를이미다녹음해두었다는사실이었다.바로그순간,저자는자신의삶이문학과연결되어있으며,그삶의한복판에서돈키호테가살아움직이고있다는것을체감한다.우리는종종상상과유머,무모함을무기로삼은돈키호테의방식에서위로와용기를얻지않는가.그런점에서이책은우리가왜그와웃고,함께낙마하고,끝내그를진심으로사랑하게되는지를다채롭게보여준다.
우리가주목해야할주인공은‘작가’가아니라‘인물’이다
“왜《세르반테스와함께하는여름》이아닌가?”이책은그질문에서출발한다.그리고아주분명한방식으로이렇게답한다.우리의관심은창조자가아니라,그가만들어낸가장위대한피조물,돈키호테에게있다고.
이달고돈키호테는더이상세르반테스의상상속에머무르지않는다.그는자의식을지닌존재이며,자기가주인공인소설의저자이기도하다.자기삶을직접서사로바꾸고,때로는자신의서사를읽는독자로존재하기도하는,문학사상최초의메타-인물이다.이러한관점은돈키호테를단순한해설이나줄거리요약을넘어서,우리가살아가는방식의은유로자리매김하게한다.돈키호테가환상을붙잡고웃음을무기로삼으며절망을통과하듯,오늘날의우리역시각자의광기와고집,무모함을안고현실과타협하지않으려애쓴다.그가왜지금,우리곁에소환되어야하는가?이책은그질문에대한해답으로가득하다.
고전읽기의새로운방식―‘함께하는여름’시리즈의미덕
“함께하는여름”시리즈는매년한인물혹은작품을통해고전을다시읽는독서프로젝트다.《몽테뉴와함께하는여름》,《프루스트와함께하는여름》,《콜레트와함께하는여름》등이그러했듯,이번에도단순한해설이나비평을넘어,‘함께걷는’독서를지향한다.
특히《돈키호테와함께하는여름》은단순한고전읽기에서벗어나삶과문학,현실과허구를교차시키는독서의방식을제시한다.독자는‘줄거리’를따라가는것이아니라,돈키호테가맞닥뜨리는장면들에감정적으로개입하고,철학적질문에직면하며,끝내는저자와함께웃고되묻는여정을경험한다.
이책은《돈키호테》의모든장면을총44개의‘지점’으로나눠읽는다.각각의지점은돈키호테가‘무훈을실행하는지점’,‘둘시네아를지어내는지점’,‘프랑수아피뇽이라는이름을만나는지점’등우리시대의언어와사고로재구성되어있다.독자는이지점을하나씩밟으며,돈키호테가책속에서어떻게빠져나와우리삶을관통하는가를직접목격하게된다.돈키호테는인간의가장깊은고뇌와가장순진한선의를동시에품고,지금이순간에도또다른이름으로,또다른얼굴로세상을떠돈다.
《돈키호테와함께하는여름》은단지고전을읽는책이아니라,고전을살아내는법을묻는책이기도하다.문학적분석,역사적맥락,그리고개인적감동이결합된이책은돈키호테라는인물을다시만나는동시에,고전이라는장르자체를더넓게경험하도록이끈다.
상상과웃음,광기와희망이뒤섞인유쾌한독서의여정으로독자여러분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