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음악

애도하는 음악

$29.00
Description
애도하는 음악 - 역사와 상실, 그리고 인간의 귀로 듣는 시대의 기억.
역사학자이자 음악 비평가인 제러미 아이클러가 쓴 《애도하는 음악Time’s Echo》의 중심에는 네 명의 음악가가 있다. 음악으로 역사를 증언한 쇼스타코비치, 쇤베르크, 슈트라우스, 브리튼이다. 그들은 서로 다른 시대와 언어를 살았지만, 공통의 질문을 품었다. “예술은 인간의 비극을 말할 수 있는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네 개의 대답이다.
쇼스타코비치는 침묵으로, 쇤베르크는 불협화음으로, 슈트라우스는 고전의 잔향으로, 브리튼은 화해의 합창으로 응답했다. 그리고 그 모든 대답은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모인다. “음악은 기억의 마지막 형식이며, 인간이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예술이다.”
저자는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는 수백 년의 음악사를 가로지르며, 음악이 인간의 상처를 기억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그리고 비극에 대한 추모의 자세를 생각한다. 단순한 음악비평이 아니라, 역사적 상흔과 인간의 감정, 예술의 윤리를 함께 사유하는 이 책은 “음악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한 한 편의 지적 서사이자, ‘듣기의 인문학’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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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레미아이클러

1974년생.다수의수상경력을지닌비평가이자문화사학자.〈보스턴글로브〉의수석클래식음악비평가로18년간활동했으며,〈뉴욕타임스〉〈뉴요커〉등여러매체에글을게재했다.컬럼비아대학교에서현대유럽사전공으로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터프츠대학교에서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서문:참나무그늘에서 011
〈1부〉
1장.음악을해방하기 037
2장.가시덤불에서춤추기 074
3장.찢어진반쪽 106
4장.파도아래에서 141
5장.기억의해방 182
6장.앨버커키의모세 226
〈2부〉
7장.다른해안에서 263
8장.역사의천사 291
9장.마지막순간의빛 329
10장.기념비 384
코다:잃어버린시간을듣는다는것 409

감사의말 420
주 426
찾아보기 480
옮긴이의말 489

출판사 서평

쇼스타코비치,쇤베르크,슈트라우스,브리튼.네명의작곡가로읽는애도의미학.
음악은가볍고추상적인예술이지만,모든음표는역사와땅에뿌리를두고있다.최고의음악작가중한명인제러미아이클러는《애도하는음악》에서이러한이중성을탁월하게포착한다.이책은유럽고전음악의주류에속하는네명의작곡가의삶을소환하여그들의경로를따라가며20세기의암울한중심을돌파한다.그들이각자만들어낸전쟁의상흔이묻은기념물은그자체로도대단하지만,과거를돌아보며동시에우리시대를향해서도고개를돌려그음악이만들어진세상을우리가일별하도록관점을열어준다는점에서도주목할만하다.
2차세계대전은아시아에서부터유럽에이르기까지전세계적인재앙이었다.그리고인간성이라고하는촘촘하게짜인구조에균열을냈다.이런암흑의한가운데어딘가에홀로코스트가있었다.트라우마경험이개인의기억에평생따라다니듯,지금도서구사회의역사적기억을계속해서들추고있는사건이다.독일유대인철학자이자비평가,음악의현자테오도어아도르노는“아우슈비츠이후에문화가소생한다는생각은착각이며무의미하다.그러나세상은스스로의종말을견뎌냈기에,예술이무의식적연대기가되어야한다.”라는말을했다.그런사유를기반으로,저자는예술중에서특히음악에초점을맞춰음악의“무의식적연대기”역할을살펴본다.역사를목격하고대학살이후의세상에그기억을전달한음악이이책의주제다.

잃어버린시간의소리-네명의작곡가가담아낸역사적애도
이책에는20세기서구의가장어두운역사를관통하는네곡의음악이나온다.슈트라우스의〈메타모르포젠〉,쇤베르크의〈바르샤바의생존자〉,브리튼의〈전쟁레퀴엠〉,쇼스타코비치의〈바비야르〉교향곡이다.하나같이음악사에길이남는역작이지만,죽음을전면적으로다루는곡인만큼친근하게받아들이기는쉽지않은곡들이다.저자는바로이곡들을통해,그것을만든사람들의삶을통해,음악의사회문화적역사의개별적인순간들을통해전시戰時의과거를들여다보는새로운관점을제시한다.
전쟁과광기속에서이음악들은어떻게인간의기억을대신해애도하고,역사와감정을엮어냈는가?음악으로역사를증언한이들의음악은서로다른언어로말하지만,모두같은진실을증언한다.음악은기억의마지막형식이며,인간이인간으로남는방식이라는것이다.

이책의주인공들인네명음악가를잠시살펴보자.
*소련스탈린체제아래에서살아야했던쇼스타코비치는,예술이감시와공포속에서도어떻게인간의존엄을지킬수있는지를보여준상징적인인물이다.그는역사의폭력속에서‘침묵의음악’을작곡했다.그의〈교향곡제5번〉(1937)은겉으로는‘사회주의적영웅주의의찬가’로해석되었지만,실제로는억압된시대의아이러니와비탄을담은작품이었다.청중들은“슬픔속의환희”를들었고,권력은“충성의음악”을들었다.이중의의미로작동하는그의음악은전체주의시대의숨막히는침묵을기록한일기와도같다.
*오스트리아출신의쇤베르크는조성의해체,즉불협화음과12음기법의창시자로서,음악사의혁명적전환점을만든인물이다.그가1930년대에발표한〈모세와아론MosesundAron〉과〈현악4중주2번〉같은작품들은단순한형식실험이아니라,전쟁과망명,신의침묵을음악적으로형상화한것이다.히틀러의유대인탄압이시작되면서쇤베르크는미국으로망명했고,그경험은음악안에서‘하나의조성(질서)’이무너지는감각으로표현되었다.이책에서저자는그를“불협화음의철학자”로부른다.그의음악에서불협화음은혼돈이아니라,윤리적각성이었다.그에게는“아름다움만으로는인간을구원할수없다”는시대의자각이있었다.
*슈트라우스는나치시대를통과하며복잡한평가를남긴인물이다.그는체제와일정한타협을했지만,동시에인간의존엄과예술의순수성을잃지않으려했다.그의후기걸작〈메타모르포젠Metamorphosen〉(1945)은나치패망직후,폐허가된독일문화에대한애도이자참회의음악으로읽힌다.고전적형식아래흐르는깊은슬픔은,한시대가자기자신을위해연주한장송곡이었다.
*영국의브리튼은전쟁세대를대표하는평화주의자였다.그의대표작〈전쟁레퀴엠WarRequiem〉(1962)은죽은자와산자,적과아군이함께부르는화해의합창이었다.이책은브리튼의음악을“애도와화해의형식”으로읽는다.그의음악은단지슬픔을표현하는것이아니라,윤리적기억의형식,즉인간이서로를기억함으로써만회복할수있다는믿음의표상이었다.

저자는이들의음악과함께음악사속에숨겨진애도의지형도를복원하며,그음표와선율을통해역사의내면,즉‘인간이잃은것을어떻게기억하는가’라는질문을다시꺼내든다.

역사속의음악-비탄의시대를기록한‘소리의연대기’
어떤역사를기념하고어떤역사를재해석해야할지에대한논쟁이날로격화되는이시대에,저자는음악이강렬한감정적경험의형태로과거를보존한다는점을지적한다.역사가로서정밀성을중시하고음악의뜨거운열기를직관적으로느끼는그는,같은충동에서탄생한네편의극적으로다른작품들을명쾌하고감동적인연대기로담아낸다.
음악은언제나시대의그림자와함께존재했다.20세기두차례의세계대전을겪으며인간은슬픔의언어로음악을남겼다.슈트라우스의〈메타모르포젠〉은독일문화에바치는비가悲歌이고,쇼스타코비치의교향곡은단순한예술작품이아니라시대의기록이다.이책은그곡들이만들어진사회적배경과철학적맥락까지함께읽어내며,음악이야말로인간의가장오래된‘기억의형식’임을증명한다.

애도의미학-슬픔을견디는인간의예술적방법
《애도하는음악》은음악을‘슬픔의언어’로읽어내는인문학적시도다.그렇다고비극의감정에만머물지않는다.이책이다루는애도는윤리적감수성으로서의예술이다.저자는모든예술중에서음악은슬픔을미화하지않으면서도인간을‘견디게하는형식’으로기능한다고여긴다.그런관점에서정신분석·신학·미학의언어를오가며“애도는슬픔의정지상태가아니라,예술로나아가는운동”임을설득력있게보여준다.사라져가는것들과때이른상실을바라보는제발트·벤야민·아도르노등의방식에공감하며,음악과역사가서로를매혹적으로만드는실험을다양하게전개한다.
저자는역사와예술의교차점에서음악이어떻게시대의상처를기억하는가를이야기하지만,이는결국인간을말하는것으로읽힌다.애도한다는것은기억한다는일이며,듣는다는것은다시인간이된다는일이기때문이다.이책의원제인‘Time’sEcho’가의미하듯,“음악은사라진시대의목소리이자,인간이잃어버린시간의가장완전한증언이다.”

저자가이책을쓰면서비평가의귀와역사가의도구를활용했다고서문에서밝혔듯이,이책에는음악만큼이나풍부하게역사이야기가담겨있다.공들여조사하고깊은감정을담아세심하게묘사한글은탐색의즐거움을배가시킨다.예리한비평적관찰,인간의삶과예술을괴롭혔던어두운그림자에대한철학적무게감이돋보이는,여러모로영감을주는책이다.본문끝에달린주註까지다읽어보기를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