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야기 (폴 오스터 '그리고' 시리 허스트베트)

유령 이야기 (폴 오스터 '그리고' 시리 허스트베트)

$22.00
Description
소설가이자 인문학자인 시리 허스트베트는 작가이자 삶의 동반자였던 폴 오스터(1947~2024)가 세상을 떠난 후, 그와 함께한 시간을 다시 돌아본다. 한 사람의 부재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함께 보낸 시간, 축적된 습관, 그리고 몸에 남은 기억-을 따라가며, 43년 동안 사랑이 어떻게 지속되었는지를 탐색한다.
《유령 이야기》는 슬픔에 관한 책이지만, 무엇보다 사랑에 관한 책이다. 개인적인 상실에서 출발하지만, 이 책은 시간과 존재, 그리고 ‘함께 있음’의 의미를 다시 묻는 깊은 사유의 기록이다.
이 책에는 두 사람이 주고받은 편지와 메모, 시리가 이름 붙인 ‘암의 나라’에서 지인들에게 전한 폴의 투병 소식, 투병 중 손자에게 남긴 미완성 원고 〈마일스에게 보내는 편지〉 등, 처음 공개되는 글들이 함께 실려 있다.
《유령 이야기》는 애도를 드러내기보다, 남아 있는 시간을 바라보는 책이다. 사랑을 말하기보다, 사랑이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보여준다. 함께한 시간이 어떻게 남고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두 작가의 삶이 응축된 조용하고도 깊은 텍스트다.
저자

시리허스트베트

인문학자이자소설가로1955년미국미네소타주노스필드의노르웨이계미국인가정에서태어났다.미네소타주의세인트올라프대학을졸업한후뉴욕컬럼비아대학교에서찰스디킨스에대한논문으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
시인으로문단에데뷔하여시집한권,에세이집다섯권,논픽션두권,그리고국제적인베스트셀러인《내가사랑했던것》과《남자없는여름》을포함한소설일곱권을썼다.그녀의소설《불타는세계》는맨부커상후보에올랐고,로스앤젤레스도서상소설부문을수상했다.가바론인문학상,아스투리아스공주문학상,미국예술및문학아카데미상,정신분석학적사고확장에기여한시구어니상등여러상을받았으며,뉴욕의웨일코넬의과대학에서정신의학강사로재직중이다.그녀의작품은30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었다.

출판사 서평

“폴오스터‘그리고’시리허스트베트”
두사람이함께만든43년의시간,그마지막기록
폴오스터와시리허스트베트,이두지성의결합은문학사에서도보기드문‘상호보완적우주’였다.폴이독자를매료시키는이야기꾼이었다면,시리는철학,신경과학,예술사를넘나들며인간의심연을해부하는정교한관찰자다.
작가폴오스터가세상을떠난2024년,전세계는애도에잠겼다.이제그가남긴빈자리를가장치열하게기록할수있는사람은단한명,43년의세월을아내이자문학적동지로함께한시리허스트베트뿐이다.《유령이야기》는폴오스터의마지막순간에대한애틋한회고이자,기억과존재의의미를묻는시리허스트베트특유의날카로운지성이빛나는산문집이다.시리는그가떠난자리에서시리는상실의고통을정교한언어로해부하기시작한다.이책은한작가가다른작가에게바치는가장내밀한작별인사이며,죽음이후에도이어지는삶의흔적에관한철학적탐구다.
처음공개되는폴오스터의다정한편지와메모,손자를위해남긴미완성원고〈마일스에게보내는편지〉는이두작가의삶이얼마나지독하게아름다운친밀함으로엮여있었는지보여준다.또한미공개편지들과투병기록을통해우리는‘인간폴오스터’의가장부드러운속살을만나는동시에,그를떠나보내며홀로빛을발하는시리허스트베트의깊은사유와마주하게된다.

문학적동반자로함께한삶
이책은한사람의죽음이후를다루지만,그중심에는끝이아니라‘시간의지속’이놓여있다.폴오스터와시리허스트베트는43년동안함께읽고쓰고살아온문학적동반자였다.둘다시인으로문단에등단한후,폴은소설가이자영화감독으로,시리는소설가이자인문학자로문학적지성을단단히구축해왔다.행복과즐거움이많았지만예기치않은사건과그로인한깊은고통도감내해야하는삶이었다.두사람이함께통과한그시간이이책에서하나의결로드러난다.
허스트베트는폴의부재를설명하거나강조하지않는다.대신,그와함께한시간의층위를천천히드러낸다.같은공간에서나누었던대화,서로의문장을읽어주던습관,말없이공유되던일상의감각들.그결과이책은‘떠난사람’의이야기가아니라,‘함께존재했던시간’에대한기록이된다.한사람의생은끝났지만,그와함께만들어진세계는여전히남아있기때문이다.

폴오스터라는유령에관하여
폴은유령이되어돌아오고싶다고말했다.이제시리는폴과함께만든집에남아,“더이상존재하지않는,어쨌든현재에는없는그럼에도방마다깊숙이배어있는”그유령에관해이야기한다.
“그렇게안하고싶습니다”로대변되는멜빌의고집스런서기바틀비의성정을닮은사람,정직하다못해눈치없음으로종종타박을받고,팬들의열광에늘당황해하고,좋아하는영화를DVR에담아놓고몇번을봐도똑같이감동하고,시가를사랑했고,빨간색팬티는싫어하고,병석에서도뉴욕메츠의스프링캠프시작소식에눈빛을반짝이고,아들에대한무한한희망/딸과사위에대한무한한신뢰를감추지못하는,그자신‘블루팀’이자모든사람을그기준으로판단한,들어줄만한사람이면누구에게든자기가좋아하는책을꺼내읽어주길좋아했던사람.손으로써서타자기로옮기며글을썼고,소통의기재는팩스와집전화에멈춘채모든걸지면과머릿속에서뽑아냈고,“지면에피를쏟듯단어하나하나를써”낸작가,가장좋아하는서재에서농담을하며죽고싶어했던,죽어서도유령이되어시리가어떤글을쓰는지돌아와보고싶어한사람.이책에는한집에서오랫동안함께한삶의동반자만이알수있는폴의모습들이유머러스하고절절하게담겨있다.

애도를넘어,시간과존재를사유하는글쓰기
《유령이야기》는슬픔을직접적으로드러내지않는다.대신,그감정을둘러싼시간과기억의구조를천천히따라간다.허스트베트의문장은감정을설명하기보다,그것이남긴흔적을포착한다.몸에새겨진기억,반복되는감각,그리고사라지지않는관계의여운.시리허스트베트의특기인지성,관찰력,언어의밀도가문장마다집약되어빛을발한다.
“나는폴과내가함께만든‘우리’라는이름의유령이깃든집에살고있다.”라는고백은,이책전체를관통하는인식이기도하다.여기서‘유령’은부재의상징이아니라,여전히현재에영향을미치는존재방식이다.사라진이후에야비로소드러나는시간의깊이,그리고사랑의지속.
이책은애도의기록을넘어,인간이시간을어떻게경험하고기억하는지를보여주는하나의사유의형식이다.

서로의문장을읽어온두작가의마지막텍스트
폴오스터와시리허스트베트는40여년동안서로의글을읽고의견을주고받으며살아왔다.이책은그오랜공동작업의연장선에놓여있다.이글을쓰는동안에도허스트베트는여전히폴의목소리를듣는다.문장을고치고,표현을다듬고,서로의생각을교환하던시간은그의부재이후에도계속된다.“이것은출간전에폴이읽지않은나의첫번째책이될것이다”라는문장은,이책이지닌고유한위치를드러낸다.그런점에서,이책은한사람이혼자쓴기록이면서도,동시에두사람이함께만든마지막텍스트다.
서로의내면을읽고,문장을통해관계를이어왔던두작가의시간은이책안에서여전히살아있다.그리고그시간은,읽는이에게도조용히이어진다.

이책에서애도는크게드러나지않는다.《유령이야기》는애도를드러내기보다,남아있는시간을바라보는책이다.함께보낸시간의결들이천천히모습을드러내고,사랑을말하기보다사랑이어떻게기억되는지를보여준다.한사람의부재는사라짐이아니라,남아있는것들을다시보게만드는계기가된다.한사람을오래사랑한다는것,그리고그시간을끝까지지켜본다는것.이책은그조용하고도깊은기록이다.슬픔을감정이아니라사유로밀어붙이는시리허스트의압도적인시선덕택에,눈물나는책이아니라읽고나면정신이또렷해지는책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