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을 지나며

과수원을 지나며

$15.00
저자

필리프자코테

저자:필리프자코테(PhilippeJaccottet)
시인이자번역가.1925년스위스에서태어나1950년프랑스로귀화했다.스위스로잔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했으며,화가인아내와함께프랑스남동부드롬지방의그리냥에정착했다.그의시에는이지방의풍경이많이담겨있다.횔덜린,릴케,만델스탐,노발리스,토마스만,웅가레티등의작품을번역했으며프랑시스퐁주,장폴랑,이브본푸아,자크뒤팽등여러작가들과교유했다.1953년첫시집『올빼미L'Effraie』를발표한이후,다수의시와산문,평론을집필했다.생전에그의작품선집이갈리마르출판사의‘플레야드’총서로기획,출간되었다.2021년그리냥자택에서95세의나이에작고했다.

역자:류재화
고려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파리소르본누벨대학에서파스칼키냐르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고려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철학아카데미,대안연구공동체등에서프랑스문학및프랑스역사와문화,번역학을강의하고있다.옮긴책으로파스칼키냐르의『심연들』『세상의모든아침』『성적인밤』,클로드레비스트로스의『달의이면』『오늘날의토테미즘』『레비스트로스의인류학강의』『보다듣다읽다』,오노레드발자크의『공무원생리학』『기자생리학』,모리스블랑쇼의『우정』등이있다.

목차

과수원을지나며007
가마우지들045
보르가르079
옮긴이의말124

출판사 서평

“나는내가보는것이나한테더깊이닿기를원한다.”
세상을바라보는한인간의시선을따라가는산문집.

우리는지나간풍경을얼마나오래간직할수있을까.시간이흐른뒤에도기억속풍경은처음마주했던순간의빛과숨결을품고있을까.

『과수원을지나며』에수록된세편의산문은서로다른장소와기억에서출발하지만,결국하나의시선으로모인다.자코테에게중요한것은풍경자체보다그풍경을바라보는사람의마음과태도다.그는사물을설명하거나의미를부여하기보다그앞에오래머문다.그리고오래바라보는동안눈앞의풍경이어떻게기억과사유로이어지는지를조심스럽게따라간다.

풍경을바라보는사람,자코테

국내독자들에게필리프자코테는이제낯선시인이아니다.이미소개된그의작품들을통해독자들은사라져가는빛과나무사이를지나는바람,오래바라본풍경속에서삶의미세한떨림을발견하는그의문학을만나왔다.

『과수원을지나며』는그연장선에서자코테의산문세계를보여준다.과수원,새,들판,오래된집과같은사소한풍경들은그의글에서기억과현재가만나는장소가된다.자코테는자연을예찬하거나풍경을아름답게묘사하는데머물지않는다.그는풍경을바라보는순간우리의시선이어떻게달라지는지,그리고그작은변화가어떻게내면의사유로이어지는지를들여다본다.

시인이면서산문가이고번역가이기도했던자코테는릴케와횔덜린,호메로스,만델슈탐등의작품을프랑스어로옮기며평생다른시인들의언어와대화했다.그의문장에흐르는깊은침묵과절제는이러한오랜언어의경험과도맞닿아있다.

기억은과거에머물지않는다

자코테의‘기억’은지나간시간을아름답게회상하는노스탤지어와는다르다.그는과거의한장면을복원하려하지않는다.오히려한때마음을스쳐지나간빛과기척이시간이흐른뒤지금의자신에게어떻게다시도착하는지를바라본다.그래서그의산문에서기억은과거에머무르지않는다.이미지나간풍경은현재의언어속에서다시모습을드러내고,한때보았던것은지금의시선에의해새롭게감지된다.풍경은밖에있지만,그것을바라보는시선은우리의안에서만들어지는것이다.

그런의미에서『과수원을지나며』라는제목은단순히한과수원의풍경을떠올리게하는이름이아니다.언젠가지나갔던장소를기억하는동시에,지금다시그곳을지나가는경험을암시한다.독자는자코테의시선을따라천천히걸으며자신이한때보았던풍경과기억까지되돌아보게된다.

시인이남긴조용한산문

자코테의문장은무언가를설명하거나단정하기보다쉽게붙잡히지않는감각이언어속에머물도록한다.늘곁에있는것을조금더오래,조금더정확하게바라보려는사람의시선이그의문장을이룬다.그래서『과수원을지나며』를읽는일은자코테가바라본풍경을만나는데서끝나지않는다.그의느린시선을따라가다보면우리가무심코지나쳤던빛과바람,나무와새,어떤장소의기척이새롭게눈에들어온다.

“나는내가보는것이나한테더깊이닿기를원한다.”

자코테의이말처럼,이책은우리가보고있는것을어떻게바라볼것인지,그리고한번의시선이어떻게오래도록우리안에남을수있는지를보여주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