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속의 나그네 (최문경 장편소설)

수채화 속의 나그네 (최문경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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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향 장박골에 선영(先塋)을 두고 있는, 평생 공무원(문덕면 면직원)인 주인공 김득수는 사환에서 주사(6급)까지 오른 입니전적 인물이다. 그는 빈주먹으로 문덕에서 태어나 5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고향 주암댐의 수질 오염 예방 대책으로, 공무원과 면민자율 환경감시단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단속반이 되어 주기적으로 정검하고, 상수원 댐의 상류지인 문덕, 용암, 덕치 죽산까지 감시반으로 편성 주 3회 이상 순찰을 나가기도 한다.
그는 본시 타고난 근면과 성실성으로 주사까지 오르긴 했으나 사흘 전에 죽은 남편의 도장을 가져와 인감증명을 떼어 달라고 한 상배(喪配)한 부인에 대한 이정상 그렇게 응했던 것인데 의붓아들인 양일이가 이의를 제기하자 사표를 낸다.
그가 실직함으로써 가장의 권위를 잃어버린 뒤에 오직 선택할 수 있는 길이란 현실에 대한 무관심과 비굴함이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를 위무한다.
도회지로 자리를 옮긴 그는 노동자로 떠돌았다. 그의 아내는 5·18 항쟁으로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을 잃고 우울증을 앓아 온다.
‘광주민주화 운동’, ‘광주학살’, ‘광주민중항쟁’, ‘광주항쟁’, ‘5·18 항쟁’ 이라 부르기도 하며, ‘광주 사태’라는 비판을 받는 명칭을 부르기도 한다.
마을 일가들은 인정이 넘쳐 아무리 어렵더라도 협조했다. 좋은 일에는 기뻐해 주고 궂은 일에는 위로 했다. 농사일에는 품앗이를 하고 생일이건 잔치 자리 건간에 형님 먼저 드시오, 아우 먼저 먹소, 아저씨도 드시오. 조카 먹소였다.
반송 일가들은 강물이 마을을 넘보기 전에 화전의 삶을 연명했다. 삶은 척박했다. 그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불을 놓았고 장박골 비탈을 일구어 감자를 심었고, 목화를 심었다.
목화가 풍년이 들었다. 그 목화솜을 장에 내다 팔았다. 문덕 복내, 득량, 예당, 겸백, 울어, 보성 등 장에 내다 팔아 일 년 먹을 양식으로 교환했다. 2백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사평, 화순에까지 지게로 져 나르거나 마소로 운반했다. 장박골 산자락에 보성강읨 맑은 물과 강바람이 불어 목화가 잘 되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다른 고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으뜸의 목화였다.
저자

최문경

저자최문경
경북고령출생.
경희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석사졸업.
경희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학과문학박사수료.
1991년문예지,《광주매일신문》신춘문예당선.

장편소설 『수채화속의나그네』
『장마는끝나지않았다』
『물한실』
『나홀로가는길』
『귀호곡』

소설집 『파랑새는있다』
『어머니의부표』

제1회문예바다문학상수상.『물한실』(2014년)
2016년도세종도서,문학나눔의선정.『파랑새는있다』
제5회직지소설문학상수상.『귀호곡』(2017년)

한국소설가협회운영위원.

목차

1.고향
2.수채화속의나그네
3.장박골의아침
4.둥지를떠나는새
5.이풍진세상을
6.백아와종자기의눈물
7.표류하는둥지
8.꿈이깨어나다
9.강에얼음이녹다
10.다시봄이오다

출판사 서평

최문경의소설‘수채화속의나그네’가책으로출간되는데30여년이걸렸다.
지난1992년광주시민일보(시청시보)에연재를시작하여1998년,꼭6년만에마무리했다.1991년작가로등단한그다음해인1992년에쟁쟁한경쟁자를물리치고연재소설을쓰게되어,소박한즐거움을찾게되었다고작가는말한다.
“당시광주는8년전5·18의생생한아픔을겪었다.조심스럽게진지하게글을써나갈수밖에없었다.시보편집자들의엄격한제재에,이런예기치못했던현상에지나치게부담을느꼈으며,그들이작가에게불필요하게요구하는일은무리였다.그렇지만나는시대의요구에등을돌리고현실에서도피하는작가로남고싶지않았다.시대를앞서가는이야기에진진하게동참하여,독자의품위를격상시키는『수채화속의나그네』기쁨과사랑따위를다루어보고싶었다.
광주에살면서5·18을몸소겪었던나는,내가경험한이야기에어떻게감정이입이될수있을까.많은고민을했다.”
『수채화속의나그네』를두가지로분류해볼때한쪽에서는문학적인,다른한쪽은5·18의성취도가드러나는압도적인무게에짓눌렸지만,그것또한작가의분신이기도하다.
조지오웰의말처럼소설의형식에서벗어나,시대상황을설명하기위해지도와각주등을통해서증언을하고싶어한다.무고한시민들이어떻게죽어갔는지,국가권력이시민들을어떻게유린하였는지를보았기때문이다.
그때광주에서무슨일이있었는지,상세한필치로그려내고있다.
“나의몸부림이필요했다.글은자연스러워야하지않겠는가하는생각이었지만,나의사상과방법에서문제되는것이아니고의식상의측면에서,5·18의문학이란문제를풀어가고싶었다.작가로서의나는5·18을제대로말하고싶었다.”
연재를끝냈지만그렇다고이야기를다한것은아니다.작가로서하고싶은말이남아있기에,연재가끝났다고해서당장책으로펴낼것인가아닌가시간이필요했다.시간이없다면아무런변화는의미가없다는앨빈토플러의말처럼…….

I취재과정
시댁인‘전남보성군문덕면봉정리2구반송’마을이주암댐건설로물에잠기게되면서관심을가졌고6년에걸쳐현장취재에나섰다.
그시절(1992년5월),내가휴대할수있는것은노트3권,녹음테이프3개,사진필름12통에담긴취재기록이전부였다.격동의한국근현대사에있어5·18의상처,그속에삶을일궈가는수몰민에주목하였다.
담수공수가시작되는1984년에서,공사가끝나는1992년은내가소설가로등단(1991)5개월만에광주시민일보(시청시보)연재소설을쓰기시작한것이다.그당시광주에서보성읍까지는400리가넘은길이었고,그곳으로가는하루왕복버스는여섯대가전부였다.그렇지만나는하루가멀다하고달려가현장을돌아보고수몰민들과인터뷰를했다.
주암댐의담수로광주,나주,목포,화순등서남서부천1일6천톤의식수를공급과동시에이댐의건설로인하여순천시와화순군및보성군1읍8면49개마을이수몰되었으며2,336가구1만2,750명의주민이조상대대로살아오던고향을떠났다.
나는그들이어쩔수없이어머니의품속같은고향을멀리떨어져나가야하는역사가남긴상처를발견했다.
그것은고통이다.고통을겪으면서그리는향수이며,어머니를기억하려는동경이며,삶의새로운비유를찾으려는동경이아닐까.그들이내딛는걸음을새로운삶의시작이고탄생이며,어머니에게이끌려가는고향이다.
소설의주인공으로삼은김득수는집안의친척으로당시문덕면직원인데,연재소설을쓰기위해양해를구하고자료를얻고그가불법어획단속을나가는지도선을타고상수원댐의상류지인문덕,용암,덕치,죽산까지다녀오는데도움을주신분이기도하다.
6여년에걸쳐연재를끝마치고30여년에다시독자를만나게된셈이다.

앨빈토플로는‘미래의쇼크’에서말했다.시간이없었다면변화는아무런의미가없다.시간은세상에사건들이발생하는간격을보여준다….앞서작가의말에서밝혔듯이,시간은지나갔지만광주민주화운동의아픈역사가남긴상처는사라지지않는다.아직사과한마디받지못한저들(전두환)의문제가그러하고주암댐수몰로고향에돌아오지못한수많은수몰민들의삶이그러하다.
작가란역사의파수꾼이다.현실의증거자여야함이『수채화속의나그네』의책으로출간되어독자들곁으로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