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일편단심

봄 여름 가을 겨울, 일편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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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도서출판 문예바다가 기획한 우리 문단 유명 시인들의 서정시선집 그 열다섯 번째로 윤정구 시인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일편단심』이 출간되었다.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윤정구 시인은 “현대인이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가는 시인”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시인은 명랑한 어린 소년이 산골짝을 뛰어다니는 그림을 그리지만 거기엔 동심보다는 자아에 대한 사랑과 인생의 깊이가 있고, 돌멩이를 부화시키기도 하고, 지렁이가 보살이 되기도 하며, 신비한 시간의 품속에서 돌이 되고 풀이 되었다가 다시 새가 되어 망망한 바다 위를 날아가게 함으로써 천진함으로 구현되는 깨달음에 이른다.
저자

윤정구

-경기도평택출생
-1994년『현대시학』으로등단.
-시집『눈속의푸른풀밭』『햇빛의길을보았니』『쥐똥나무가좋아졌다』『사과속의달빛여우』
『한뼘이라는적멸』
-산문집『한국현대시인을찾아서』
-대산문화재단창작기금수혜
-수주문학상,문학과창작작품상,공간시낭독회문학상등수상
-〈시천지〉〈현대향가시회〉동인.

목차

시인의말

제1부독락당오르는길
너구동의봄
너구동의여름
너구동의가을
너구동의겨울
사랑한다,인마
하늘다람쥐눈
노올자
고흐의별
굴뚝새
복음
참새발자국글씨삼매
붉은뜰
독락당獨樂堂오르는길
상강霜降
산수유화엄
가파른저녁

제2부채송화축지법
세인트히말라야
수매미는알지못한다
닥나무숲속의우물
각다귀고신첩告身帖
수렴동물소리
한뼘
성불成佛
요요런,사람같으니라구
청와헌聽蛙軒
백일홍
그리운사람은모두부처가된다
채송화축지법
귀룽나무
초저녁별
매직아이
단한번만이라도

제3부다시아산만에서
아버지의아버지
봉인封印
단적短笛
히이힝,권진규
나마스떼
다산초당의노을
다시아산만에서
첫눈속을혼자걷는사람이있다
말복
옥잠화
남지기로회도南池耆老會圖를엿듣다
홍도
적멸락寂滅樂
와하하하…

신전앞에서

제4부소나기를맞은염소
꽃다지에게
사슴벌레
강아지풀을읽다
수석水石을바라보다
흰옷입은아이
설청雪晴
사과속의달빛여우
겨울제의祭儀
아득한별을향하여
초대
금강초롱
경포대에서
눈속의푸른풀밭
소나기를맞은염소
유리시경琉璃詩境
일편단심一片丹心

서정抒情을향하다ㆍ서녘하늘에뜬별을바라보며

출판사 서평

도서출판문예바다가기획한우리문단유명시인들의서정시선집그열다섯번째로윤정구시인의『봄여름가을겨울,일편단심』이출간되었다.
1994년『현대시학』으로등단한윤정구시인은“현대인이잃어버린고향을찾아가는시인”이라는평을듣고있다.시인은명랑한어린소년이산골짝을뛰어다니는그림을그리지만거기엔동심보다는자아에대한사랑과인생의깊이가있고,돌멩이를부화시키기도하고,지렁이가보살이되기도하며,신비한시간의품속에서돌이되고풀이되었다가다시새가되어망망한바다위를날아가게함으로써천진함으로구현되는깨달음에이른다.


*
한방을꿈꾸다가일생을탕진했다
본전생각뭉클한석양무렵
빚을갚아야하는데
어느새반짝떠오르는서녘별
뜨끔하다
-「시인의말」


*
너구동의봄햇살은
돌멩이도움을틔우나보다
따끈해진돌멩이속에서
삐약!삐약!
병아리소리가들렸다
돌멩이의부화孵化라니!
천년을기다린돌속의병아리가
마침내부드러운부리로
딱딱한돌껍질을두드리다니!
무심無心속에
저리유정有情한목숨줄을심는
햇살의염력念力으로
돌멩이하나씩깨어난다
너구동골짜기가득
햇병아리소리다
날아라돌멩이들!
-「너구동의봄」


*
어디를그렇게서둘러가느냐고각다귀한무더기길을가로막는다

또하루저물어꽃잎처럼지고있다고나는말없이노을비낀해를가리킨다

아직도못뛰어넘은시간의수레바퀴억만겁숨은뜻이한순간뜨끔했다

그렇다,단한번다녀간다음에는하루나백년이나다똑같다흔적없다
-「각다귀고신첩告身帖」


*
다리가없다

팔도없다

눈도없고

귀도없는

캄캄한몸뚱어리로

적멸보궁

앞마당까지밀어왔다

장맛비에혼비백산

아아,모두떠내려갈때

온몸으로밀고올라온

지렁이보살

-「성불成佛」


*
매일애타는가락으로암매미를부르느라

제게주어진두주일의일생을홀딱다써버린수매미는,

제영혼이몇년씩이나땅속에서물속에서참고꿈꾸며

공들여저를나무위로밀어올렸는지알지못한다

-「수매미는알지못한다」


*
절대들여다보지마라

닥나무숲속의우물

당나귀가죽보다질긴닥나무껍데기에걸리면천하의여우호랑이라도그골짜기못빠져나온다

제얼굴한번보려다가우물에빠진귀신많다

-「닥나무숲속의우물」


*
한줌가루가된그대를봉인하고돌아서서절앞뜰을에돌아흐르는늙은느티나무아래와서야낮은소리로울음우는가을물소리를들었습니다

여름내내,살아가는일이죽어가는일이라해도사는동안은결코함부로살수없다던그대목소리가들렸습니다

다내려놓으세요물소리를닮은낮은목소리주지스님은왜절앞산책길에나무아미타불을새기는것조차못하게하셨을까요?

그대만났으므로비로소나세상에나온일이의미있어졌는데그대봉인의세계로돌아간지금나는눈속에갇힌짐승처럼아무것도읽어낼수없습니다

봄이오면봉인된당신의마음도한잎씩파랗게돋아날까요?맑은물은처음흘러가는것처럼낭랑한목소리로흔들리는잎새들을읽어내려갈까요?
-「봉인封印」


*
내시의궤적을따라가노라면어느덧내가태어난고향에이르게된다.나의본질을구성하고있는것이대부분유년에형성된것을깨닫게되는순간이다.순박하고곧은성품의아버지와자애롭고인정많았던어머니는결국내시의시작점이었다.
-「서정抒情을향하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