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빚는 남자

달을 빚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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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도서출판 문예바다가 기획한 우리 문단 유명 시인들의 서정시선집 그 열일곱 번째로 金善英 시인의 『달을 빚는 남자』가 출간됐다. 金善英 시인은 1962년 『현대문학』에 미당 서정주 시인의 초회 추천, 그리고 1961년, 1962년의 3회 추천 완료로 등단하여 생애토록 넉넉하고 깊은 관조의 시선으로 영혼의 내면을 성찰하고 환상의 낯선 세계를 잡아낸 원로시인이다. 시인은 끊임없이 존재성에 귀 기울이며 절망과 희망의 감각이 형상화되는 다양한 층위를 절차화하고 있다.

달빛 한 겹 한 겹이
비단처럼 질기다
백 년을 입어도
낡거나 해지지 않으리라
달빛 밖으로 걸어 나오는 생
원치 않는다
달은 오늘 밤 나의 긴 문장을
넝쿨처럼 잡고 오른다
나의 생 꼭대기까지
달빛 잡고 함께 오를 것이다

달을 쳐다보며
- 「시인의 말」
저자

김선영

金善英
-1938년개성출생
-1962년『현대문학』으로등단
-시집 『사가思歌』『허무의신발가게』
『풀꽃제사』(장시탈출하는살1~57수록)
『환상의문지기』(장시시집1~57)
『라일락나무에사시는하느님』
『밤에쓴말』『사모곡』『쓸쓸한것들을향하여』
『작파하다』『달을배웅하며』『풀꽃왕관』
-시선집 『그리움의식물성』『누구네이중섭그림』
『달빛해일』
-현대시학상,한국문학상등수상
-세종대학교수역임

목차

시인의말

제1부그대거기눌러잘산다는소식
달・국화
미소
어머니3-산수유꽃아래서
달을빚는남자
어머니
풀꽃제사祭祀
초승달의윙크
설야雪夜에
神의옆얼굴
그리움의식물성
겨울축가祝歌
낙관落款
작파하다

수혈
라일락의말
산동백

제2부바람이분만큼흔들리는꽃
누구네이중섭그림
여행
보이지않는풀꽃
사가思歌
아득한분홍노을밭
목련꽃2

그림속장미
백자白瓷앞에서
달노래

회화會話
가을노래
잎사귀소리
밤바람소리는
달의푸른눈물
5월

제3부풀꽃,한뼘땅의왕
기다림
달을배웅하며
석상石像앞에서
참매미소리줄타고
달의아이는굴렁쇠가지고노네
아,오늘밤달찼군요
쓸쓸함
그림속들판에집한채
내님을묻어두고

담쟁이덩굴
산은새를조롱에가두지않네
풀꽃왕관
달빛해일
꽃이길얻다
치유1-이지러진봄은없습니다
치유3-봄을더하나꺼내다
산,이윽고물

제4부내백지에사는달
오오생명아
슬픔을자양으로
빈센트반고흐씨의어느저녁

저녁노을
눌변訥辯의눈이내린다
섬진강재첩국
꽃의웃음
호명
아직은꽃아,지지말아라
작은발견
매일보아도그리운달아
달을그렇게부르지않으리
달이좋아시를쓴다

서정抒情을향하다

출판사 서평

‘보이지않는곳’,‘보이지않는것’은내게있어풀지못하고있는화두와같다.진행형으로과제를안고있다.그런데이화두를풀어낼수있을것인가.‘보이지않는곳’그곳은어디이며‘보이지않는것’그것은또무엇인가.이미시적목표의절반이상이되어버린이일을끝내미완의장으로마칠지도모르겠다.그러나계속작업하리라.
‘보이지않는곳’은내시혼을매혹으로이끈다.아주먼데존재할것이다.인간의눈을피해서,신비에휩싸인,도착해서야만알아볼수있는곳.아니다.어쩌면아주가까이우리들의호흡이접속될수있는곳일수도있다.
-「서정抒情을향하다」중에서

사랑하는사람에대한상실감과그리움은전혀다른방법으로시화詩化될수도있고그럼에도여전히아름답고깊은호소력을지닌시를가능케할수있다.그리고그예에해당하는김선영시인의시가다름아닌「그리움의식물성」이다.마음속깊은곳의뜨거운열정을드러낼듯감추고감출듯드러내고있다.이시를지배하는주된시적이미지는‘달’이다.그리고이이미지를일깨우는것이‘그리움’과‘사랑’이다.무엇보다도달의변화는불가항력적인것임을말할수있을것이다.즉초승달에서반달로,다시반달에서만월로달이바뀌는현상은자연의이치다.그런데시인은너무나도당연한이자연의현상에“지워도/지워도/생기는”이라는구절을덧붙임으로써읽는이에게이현상이마치시인의마음속에서일어나는일처럼느끼게한다.이시를읽는이들은마치시인의마음에서‘지워도’초승달은뜨고초승달은반달이되며다시반달은자라만월이되는것처럼느끼지않을수없는것이다.이는자연형상의내면화라고할수있는데,바로이같은내면화를통해시인은자신의의지로써는어쩔수없는일이시인의마음에서일어나고있음을생생하게보여준다.
-장경렬(문학평론가・서울대영문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