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2021년 계간 『문예바다』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석이 작가의 첫 번째 수필집이다. 작가는 대우받지 못하지만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을 글로써 삶의 양지로 끌어내 우리가 함께 살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그들을 대면케 해 준다. “글이 사람이다.”라는 명제를 구현한, 서사와 서정의 미학을 한자리에서 살필 수 있는 작품집이다.
버려진 생활을 하나씩 정리하고 반성해 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의 때를 씻어 내는 것이라 여긴다. 마음의 구석진 곳에 남아 있는 버리지 못한 것들을 하나씩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그 글이 수필 문학의 영역에 포함된다면 너무나 잘된 일이다. 묵은 마음의 때가 한 권의 수필집으로 엮어진다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독자의 간접 체험이 된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김석이 작가의 머리와 가슴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것은 회상回想이다. 인생 후반기에 다다른 그에게는 기억과 추억이라는 말이 부족할 만큼 숱한 회상의 일화가 많다. 담담하면서 절절하고, 능청스러우면서 가슴을 울리는 ‘백 투 더 패스트(back to the Past)’다. 사라진 것에 대한 애착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듯 『족장』에 담긴 회상은 ‘늦가을 가지에 달리 홍시 하나’처럼 시선을 끈다.
- 박양근(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 * *
양지 토끼, 음지 토끼라는 말이 있다. 이른 봄 양지 토끼는 자신은 햇볕이 따듯한 양지에 있으면서 눈이 녹지 않은 음지를 보고 아직 겨울이라고 웅크리고 있다. 음지 토끼는 자신은 그늘지고 추운 음지에 있으나 햇살이 비추는 양지를 보면서 벌써 봄이 왔다고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내가 있는 곳은 어쩌면 양지일 것이다.
- 「음지 토끼」 중에서
* * *
현재의 육십대를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에게 버림받을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먹을 것이 없어 굶어 보았고, 열심히 일해서 돈도 벌어 보았다. 형제가 많아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는 못했어도 형제간의 우애를 다졌고 귀한 자식에게는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주말이면 수명의 한계점에 도달한 부모님들에게 말동무라도 되어 주려 간다. 자식들에게 잘해 주려고 했으나 자식들은 간혹 화풀이하듯 말을 한다. 자식에게 버림받을 첫 세대의 불길한 징조다. 내 가치가 몹시 혼란스럽다.
- 「늙어 가는 즐거움」 중에서
* * *
세대 차이라는 말은 엄밀히 구분하면 지식의 차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꾸준히 지식을 습득하고 적응을 해 온 이에게는 세대 차이의 폭은 좁다. 몇 십 년 전의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한 방향으로 생활한 이에게 세대 차이의 구간은 현실에 적응이 어려울 만큼 크다. 나이의 세대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신지식과는 무관한 고향의 추억으로 만나면 지식의 차별은 없다. 시대 흐름에 충분할 만큼의 지식은 부족하나 여전히 정이 많다. 삶의 지혜를 가득 품은 친구들이 지혜의 지식이 넘치는 산지식인이다.
- 「산지식인」 중에서
* * *
생활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난다. 발 앞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인지하느라 언제나 바쁘다. 멀리 바라보는 여유는 없어도 가까운 미래에 대한 기다림의 여유가 조금은 필요하다. 당장 앞에 놓인 불편이 시간이 지나면 오해에 의한 일일 때가 있다. 작은 오해로 인해 좋았던 인간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 진실은 밝혀져도 오해로 받은 마음의 상처는 반성이나 때늦은 진실보다 더 깊다.
살아온 지난 과거에 아름다운 기억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오해와 진실」 중에서
버려진 생활을 하나씩 정리하고 반성해 본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의 때를 씻어 내는 것이라 여긴다. 마음의 구석진 곳에 남아 있는 버리지 못한 것들을 하나씩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그 글이 수필 문학의 영역에 포함된다면 너무나 잘된 일이다. 묵은 마음의 때가 한 권의 수필집으로 엮어진다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독자의 간접 체험이 된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김석이 작가의 머리와 가슴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것은 회상回想이다. 인생 후반기에 다다른 그에게는 기억과 추억이라는 말이 부족할 만큼 숱한 회상의 일화가 많다. 담담하면서 절절하고, 능청스러우면서 가슴을 울리는 ‘백 투 더 패스트(back to the Past)’다. 사라진 것에 대한 애착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듯 『족장』에 담긴 회상은 ‘늦가을 가지에 달리 홍시 하나’처럼 시선을 끈다.
- 박양근(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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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토끼, 음지 토끼라는 말이 있다. 이른 봄 양지 토끼는 자신은 햇볕이 따듯한 양지에 있으면서 눈이 녹지 않은 음지를 보고 아직 겨울이라고 웅크리고 있다. 음지 토끼는 자신은 그늘지고 추운 음지에 있으나 햇살이 비추는 양지를 보면서 벌써 봄이 왔다고 부지런히 뛰어다닌다.
내가 있는 곳은 어쩌면 양지일 것이다.
- 「음지 토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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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육십대를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고 자식에게 버림받을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어린 시절 먹을 것이 없어 굶어 보았고, 열심히 일해서 돈도 벌어 보았다. 형제가 많아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하지는 못했어도 형제간의 우애를 다졌고 귀한 자식에게는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주말이면 수명의 한계점에 도달한 부모님들에게 말동무라도 되어 주려 간다. 자식들에게 잘해 주려고 했으나 자식들은 간혹 화풀이하듯 말을 한다. 자식에게 버림받을 첫 세대의 불길한 징조다. 내 가치가 몹시 혼란스럽다.
- 「늙어 가는 즐거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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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차이라는 말은 엄밀히 구분하면 지식의 차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꾸준히 지식을 습득하고 적응을 해 온 이에게는 세대 차이의 폭은 좁다. 몇 십 년 전의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한 방향으로 생활한 이에게 세대 차이의 구간은 현실에 적응이 어려울 만큼 크다. 나이의 세대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신지식과는 무관한 고향의 추억으로 만나면 지식의 차별은 없다. 시대 흐름에 충분할 만큼의 지식은 부족하나 여전히 정이 많다. 삶의 지혜를 가득 품은 친구들이 지혜의 지식이 넘치는 산지식인이다.
- 「산지식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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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난다. 발 앞에서 일어나는 현실을 인지하느라 언제나 바쁘다. 멀리 바라보는 여유는 없어도 가까운 미래에 대한 기다림의 여유가 조금은 필요하다. 당장 앞에 놓인 불편이 시간이 지나면 오해에 의한 일일 때가 있다. 작은 오해로 인해 좋았던 인간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 진실은 밝혀져도 오해로 받은 마음의 상처는 반성이나 때늦은 진실보다 더 깊다.
살아온 지난 과거에 아름다운 기억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오해와 진실」 중에서
족장 (김석이 수필집)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