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

수평선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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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백시종은 1966년 22세의 창창한 나이에 《전남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아동문학으로 등단했으며, 같은 해 같은 신문의 지령紙齡 5천 호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함으로써 일찍부터 장편 작가로서의 미래를 예고했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동아일보》와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한꺼번에 단편소설 당선자가 되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그는 해를 거르지 않고 작품집을 상재上梓해 오면서, 작가로서의 열의와 성실성이 무엇인가를 온 문단과 세상에 확연히 알려주었다. 그 결과로 이제껏 10여 개의 이름 있는 문학상의 수상자가 되었으며, 우리 문학의 창달暢達을 위한 역할이나 문단 활동에 있어서도 영일寧日 없이 지속적인 노력을 다해 왔다.
백시종의 소설, 특히 매년 한 권씩 나오는 장편소설에 주목하며 어떻게 이처럼 쉬지 않고 자신의 소설 세계에 집중할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서는 소재가 마를 수도 있고 일신의 기력이 지칠 수도 있을 법한데, 그는 대체 어떤 비법을 갖고 있단 말인가. 아마도 이 지경에 이르자면, 간단없이 소설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그것을 필설로 옮기는 데 소요되는 지구력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당연히 그러겠다는 의지만 갖고서 될 일도 아니다. 사정이 그러하니, 그에게는 신들린 듯한 문학에의 정념情念이 있다 할 터이고 그것이 그의 생애를 관통하는 숙명이라 해야 마땅할 터이다.

백시종의 이번 장편소설 『수평선 너머』에서 ‘수평선’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바,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이라면 소설이 지칭하는 하늘은 무엇이며 바다는 또 무엇인가. 이 소설이 일제강점기에서 남북한의 무력 충돌에 이르는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에 두고 있으니, 그와 같은 소설적 환경이 둘 가운데 하나일 수 있겠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직조물의 씨줄과 날줄처럼 교직交織 되는 등장인물들의 삶이 일정한 세력을 이루고 있으니, 이 또한 그 양자 중 하나일 수 있겠다. 소설의 대단원에 이르러 주인공이자 화자인 홍도섭이 바다에서의 죽음을 맞으면서 마주하는 환상이 있으니, 그도 수평선을 넘는 하나의 명제가 될 수 있겠다.
저자

백시종

-1967년동아일보·대한일보신춘문예로데뷔
-현대문학추천완료(김동리선)
-한국소설문학상·오영수문학상·채만식문학상
-류주현문학상·중앙대학문학상·노근리문학상등수상
-황순원문학상양평문인상수상
-2020년김동리문학상수상
-2021년세종문화상예술부문(대통령표창)수상
-2022년이병주국제문학상대상수상
-2024년둔촌이집문학상수상
김만중유배문학특별상수상
-계간『문예바다』발행인


〈저서〉
-2007년창작집『주홍빛갈매기』
-2008년장편소설『물』
-2009년창작집『그여름의풍향계』
-2010년창작집『서랍속의반란』
-2011년장편소설『풀밭위의식사』
-2012년장편소설『강치』
-2013년창작집『돼지감자꽃』
-2014년장편소설『수목원가는길』
-2015년장편소설『팽』
-2016년장편소설『오옴하르음악회』
-2017년장편소설『물위의나무』
-2018년장편소설『호아저씨를기다리며』
-2019년장편소설『누란의미녀』
-2020년장편소설『여수의눈물』
-2021년장편소설『황무지에서』
-2022년장편소설『삼봉이순자연대기』
-2023년연작장편소설『쑥떡』
-2024년장편소설『수평선너머』

목차

작가의말ㅡ4


1부ㅡ013

2부ㅡ089

3부ㅡ165

4부ㅡ243

5부ㅡ305


해설ㅣ시대사의곡절과인생유전의형상ㅣ김종회ㅡ377

출판사 서평

『수평선너머』는1945년에서1950년까지헝클어진거미줄처럼칙칙한대한민국격동기를한반도남쪽끝인한려수도를배경으로쓴작품이다.세계에서도유례가없는80년분단국가인대한민국과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현주소와아직까지도통일이요원한남북분단의근본원인을가닥가닥풀어보겠다는야심하나로겁도없이덤볐던터다.
일본식민지에서풀려나고새로운공식정부가들어서기전극단의소용돌이3년을나도세상에태어나그영욕을함께한사실이어쩌면경이롭기까지했다.
하나짧은그시기를좌지우지했던이땅의주인공들,그러니까그즈음30대에서60대지성인들은무슨생각을하고,무엇에대해고민했으며,어떤것을선호하고,무엇을쟁취하기위해투쟁했는가,그래서다음세대인우리에게무엇을남겨주게되었는가.
나는늘그것이궁금했다.학창시절6·25며광복절행사를맞아국기에대한경례를표할때마다가슴뭉클하게하는뜨거움과더불어왜우리는남북으로나뉘어서로를적대시하고증오하며,잘못하면또한차례그가증스러운전쟁을겪을지도모른다는두려움속에살아야하는가불안과우려의늪에빠지곤했다.
그때그순간그선택만하지않았어도첫단추가그렇게끼워지지않았을텐데그첫단추때문에80년분단국가의비극과불안을지금까지면하지못하고있지는않은지…….
내가태어나숨을쉬고있었던너무나가까운시대의역사기록이왜그처럼허술한지,한때나는회의감을갖기도했다.
물론나는역사를연구하는학자도아니고,당시의결정적인정보가숨겨져있다는외국기관을찾아간적은없지만,그래도국립도서관을전전한작은노력의결과를꼬투리삼아,우리분단역사의첫단추부분을꼭소설로엮어보겠다는야심을오랫동안머릿속에굴리다가마치‘무식하고게으른머슴이부지런을떨면삼이웃이시끄럽다’라는속담처럼기어코실행에옮기는우직함을범하게된것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나는시작부터두려움을전혀느끼지않았다.왠지모르는자신감이었다.나아니면탄생시킬수없는작품이라고턱도없는자신감에사로잡혔던것이다.
어떤소재의작품이건,작심하고책상앞에앉는순간,내가과연이작품을완성시킬수있을까불안감이앞서기마련인데도,엉뚱하게『수평선너머』는탄탄대로에라도들어선것처럼보무도당당히걸음을옮기기시작한것이다.
그가당찮은용기는어디서왔을까.이른바나의유년기에씨가뿌려졌고,내청년기에꽃을피운기독교의지평에내가증언자처럼자리잡고서있었다는사실이그맹목적인용기의발단이다.
바꾸어말해,이제종교라기보다일종의문화로자리잡은기독교의이모저모를종교적맹신이아닌,공정한사회비판의눈으로재분석하겠다는애초의작품의도탓인것이다.

-「작가의말」중에서


이소설이작품전반에걸쳐추수한특장特長은시대사의전개와개인의생애들이밀접하게맞물리면서,거시적관점과미시적관점이융합하는시너지효과를거두어들인데있다.거기에당대의역사와사회에대한치밀한탐색이있었고,개인의삶을토대로한소설적상상력의유장悠長한개진開陣이있었다.
이한편의장편소설을통해,백시종은또하나의문학적금자탑을쌓아올렸다.그의소설이우리에게전하는시사점이한국소설의진일보를담보하리라기대한다.앞으로도그의수발秀拔한작품을통하여,우리가좋은소설을읽는기쁨을지속적으로누릴수있었으면한다.
-김종회,「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