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인이자 수필가, 소설가인 이성숙 작가가 바람에 마음을 맡기고 집시여인처럼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끌리는 대로 많은 것을 보길 원하면서 무계획으로 훌쩍 떠난 유럽 60일간의 여행기이다. 치열하게 걸으면서 오로지 그만의 감각으로 보고 느낀 것들, 몸으로 직접 겪은 생생한 체험들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향한 몰입과 응축된 사유의 기록이라며, 혼자 걷고 싶은 사람들에게 건네는 조용한 응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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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그저 툭툭 떨고 떠나라. 고민하느라 꾸물대면 못 떠날 이유가 쌓여만 간다. 서울의 골목길과 리스본의 골목, 호카곶과 정동진은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다르다. 여행을 통해서만 이런 동질감과 이질감을 감각할 수 있다. 여행은 세포를 각성시켜 현재를 더욱 뜨겁게 이끄는 일이다.
- 「시작하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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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지쳐 세상과 나를 떼어 놓고 싶을 때 나는 주저 없이 이곳을 찾게 되리라. 바닷가 마을인데도 진한 흙냄새를 지닌 코미야스는 하모니다. 택시 기사 설명으로 한여름엔 이곳이 휴양객으로 북적인다고. 수채화 같은 정적과 찬란한 여름을 가진 코미야스라니!
- 본문 「별책부록 같은 코미야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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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어떤 심리학자는 배려를 이기심의 발로라 한다. 남을 도움으로써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정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 저마다 바쁜 시간을 사는 현대에 케케묵은 심리학자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까. 포르투갈에서 ‘타인’을 여러 차례 만났다. 나는 그들의 친절을 대할 때마다 그야말로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나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 본문 「여행은 사람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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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가방을 끌고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번갈아 이용하며 1층까지 내려가는 일은 첩보전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끊긴 층에서는 계단을 찾아 미로 같은 크루즈 복도를 헤매야 했다. 게다가 내 방은 14층이었다! 14층은 전망 좋고 식당 수영장 공연장이 가까운 로열층이지만 짐을 운반하는 일은 다른 얘기다. 1층 출구 앞까지 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방마다 하선 순서가 정해져 있었다. 이 사람들은 제일 먼저 하선이 허락된 객실 손님들이다. 새치기를 시도했다. 신사적으로 양해를 구하며 파리로 가야 하니 먼저 나가게 해 달라고 사정했지만 통하지 않는다. 출구 문이 아직 안 열렸던 것.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린 후,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그야말로 튀어 나갔다. 검색대를 지나 승선표를 반납한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이번엔 택시 승강장을 찾아 뛴다.
바르셀로나 기차역. 테제베 매표소는 자국(스페인) 기차표 매표소와 따로 운영한다. 테제베 매표소 앞까지 왔다. 왕복 티켓 살래? 프랑스 패스 사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안내해 줄까? 파리에는 며칠이나 있을 거야? 프랑스는 언제 떠날 거야? 일등석 줄까 이등석 줄까? 역무원 질문이 끝이 없다. 이러다 기차 놓치겠다. 일등석 편도로 빨리 줘! 빨리빨리!
좌석에 올라앉자 필사적으로 내달린 팔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흐흐흐 나는 이제 파리로 간다!
- 본문 「MSC 크루즈 하선하여 파리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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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민하는 당신이라면 그저 툭툭 떨고 떠나라. 고민하느라 꾸물대면 못 떠날 이유가 쌓여만 간다. 서울의 골목길과 리스본의 골목, 호카곶과 정동진은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다르다. 여행을 통해서만 이런 동질감과 이질감을 감각할 수 있다. 여행은 세포를 각성시켜 현재를 더욱 뜨겁게 이끄는 일이다.
- 「시작하는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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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지쳐 세상과 나를 떼어 놓고 싶을 때 나는 주저 없이 이곳을 찾게 되리라. 바닷가 마을인데도 진한 흙냄새를 지닌 코미야스는 하모니다. 택시 기사 설명으로 한여름엔 이곳이 휴양객으로 북적인다고. 수채화 같은 정적과 찬란한 여름을 가진 코미야스라니!
- 본문 「별책부록 같은 코미야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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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배려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어떤 심리학자는 배려를 이기심의 발로라 한다. 남을 도움으로써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정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 저마다 바쁜 시간을 사는 현대에 케케묵은 심리학자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까. 포르투갈에서 ‘타인’을 여러 차례 만났다. 나는 그들의 친절을 대할 때마다 그야말로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나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느꼈다.
- 본문 「여행은 사람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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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가방을 끌고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번갈아 이용하며 1층까지 내려가는 일은 첩보전 같았다. 엘리베이터가 끊긴 층에서는 계단을 찾아 미로 같은 크루즈 복도를 헤매야 했다. 게다가 내 방은 14층이었다! 14층은 전망 좋고 식당 수영장 공연장이 가까운 로열층이지만 짐을 운반하는 일은 다른 얘기다. 1층 출구 앞까지 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방마다 하선 순서가 정해져 있었다. 이 사람들은 제일 먼저 하선이 허락된 객실 손님들이다. 새치기를 시도했다. 신사적으로 양해를 구하며 파리로 가야 하니 먼저 나가게 해 달라고 사정했지만 통하지 않는다. 출구 문이 아직 안 열렸던 것.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린 후,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그야말로 튀어 나갔다. 검색대를 지나 승선표를 반납한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이번엔 택시 승강장을 찾아 뛴다.
바르셀로나 기차역. 테제베 매표소는 자국(스페인) 기차표 매표소와 따로 운영한다. 테제베 매표소 앞까지 왔다. 왕복 티켓 살래? 프랑스 패스 사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안내해 줄까? 파리에는 며칠이나 있을 거야? 프랑스는 언제 떠날 거야? 일등석 줄까 이등석 줄까? 역무원 질문이 끝이 없다. 이러다 기차 놓치겠다. 일등석 편도로 빨리 줘! 빨리빨리!
좌석에 올라앉자 필사적으로 내달린 팔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흐흐흐 나는 이제 파리로 간다!
- 본문 「MSC 크루즈 하선하여 파리로」 중에서
바람에 마음을 맡기다 (무계획 유럽 6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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