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 더디 세계문학 2 (2판)

데미안 - 더디 세계문학 2 (2판)

$10.13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나목사인아버지와신학계집안의어머니밑에서자랐다.1890년신학교시험준비를위해괴핑엔의라틴어학교에다니며뷔르템베르크국가시험에합격했다.1892년마울브론수도원학교에입학했으나기숙사생활에적응하지못하고,시인이되기위해도망쳐나왔다.1899년낭만주의문학에심취하여첫시집《낭만적인노래》와산문집《자정이후의한시간》을...

목차

두개의세상
카인
예수옆에매달린강도
베아트리체
새는알에서나오기위해힘겹게싸운다
야곱의씨름
에바부인
종말의시작
작품해설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태어나려는자는한세상을깨뜨려야한다”
참된자아와인생을찾아가는성장소설

『데미안』은자신의내면의목소리(데미안)를따라가기위해끊임없이노력하는에밀싱클레어를통해온전히자기자신이되어살아가고자하는인간의성장을그린작품이다.부모의따뜻한보살핌과기독교신앙의가르침아래서자라던평범한소년‘싱클레어’는‘프란츠크로머’라는소년을통해처음으로어둠의세상에발을내딛는다.뜻하지않았던거짓말로프란츠크로머에게발목이잡힌싱클레어는크로머에게돈을갖다바치게되고,선악이라는이분법적세상에갇혀살던자신이죄를저질렀다는죄책감과양심의가책으로괴로워한다.그러던어느날,싱클레어는학교에전학온‘데미안’이라는소년을만나게된다.싱클레어의상황을눈치챈데미안은싱클레어에게도움의손길을내밀고,싱클레어가선악의이분법적인세상에서벗어나홀로설수있는길을안내한다.몇몇친구와의만남,베아트리체를향한관념적인사랑,오르간연주자피스토리우스와의영적인교류등싱클레어는자기자신을찾아가는길위에오른다.
헤르만헤세는제1차세계대전이후가치관을상실하고절망에빠진청년들에게무엇보다필요한것은내면으로의길임을깨닫는다.자기자신에게로가는길이개인문제뿐만아니라사회문제에있어서도열쇠가된다고생각했다.그리하여『데미안』을통해인간의삶이란,바로진정한자기자신에게이르는길임을이야기하고있다.외부에서부터정해진규범과금기사항에저항하며알을깨고나와진정한자신의모습을발견하는것이인간에게주어진거룩한의무라는것이다.지금이시대에도자신의인생을움직이는근원의힘에대한갈망하고있는,알을깨고나와자신의길을찾아가야하는에밀싱클레어들에게『데미안』은영원한바이블이되어줄것이다.

책속에서

두눈을감고떠올려본다.데미안의모습이보인다.그곳은어디였던가.그렇다.다시그곳,우리집앞골목길이다.데미안은손에노트를들고서서우리집현관문위에있는오래된새의문장을그리고있었다.나는창가에서서그모습을지켜보았다.문장을바라보는데미안의얼굴은세심하면서도차갑고밝았다.놀라웠다.그것은분명어른의얼굴이었으며,연구자혹은예술가의얼굴이었다.우월한얼굴,의지로가득차있는,이상하리만치밝고도냉담한,무언가를아는듯한눈을가진얼굴이었던것이다.
―76p.

갑자기고귀한영상이나타난것이다.고상하면서도존경스러운모습.존경과숭배를향한소망!내안의그어떤욕구나충동도그소망만큼깊고절실한적은없었다!나는여자에게베아트리체라는이름을붙였다.단테의작품에등장하는이름인데,사실읽어본적은없었지만내가가지고있던어느그림사본을통해알게된것이었다.영국의라파엘전파(前派)화가가그린그그림속에는팔다리길고가는데다두손과윤곽에신성함을지닌여자가있었다.내가만난젊고아름다운여자가그림속여자와완전히똑같은것은아니었지만,날씬하고소년같은인상에영성또는영혼이깃든것같은느낌은동일했다.
―119p.

그날아침에도나는같은꿈을꾸다잠에서깨어났다.그리고그제서야그그림속얼굴이누구인지를알아차렸다.믿을수없을정도로친근하게나를바라보고있는그얼굴.마치내이름을부르는것같은그얼굴.어머니처럼나를잘알고있고,언제나나를바라보고있었던것같은얼굴.나는두근거리는가슴으로그림을바라보았다.숱이많은갈색머리카락,절반은여자같은입술,유난히도빛이나는(그림이마르면서자연스럽게그렇게된듯하다)단단한이마.조금씩내마음에도깨달음과발견,인식이찾아오고있었다.
나는침대에서벌떡일어나그얼굴앞에가까이서서눈을바라보았다.크게뜬초록빛의고집스러운눈.오른쪽눈이왼쪽보다조금더높은것같았다.그리고갑자기오른쪽눈이가벼우면서도미세하게,하지만분명하게찡긋하는움직임을보였다.그눈짓을본순간나는깨달았다.그림속주인공이누구인지를…….대체나는어떻게그토록오랫동안이얼굴을알아보지못했단말인가!그것은바로데미안의얼굴이었다.
―125p.

내앞에펼쳐진운명의새로운장면이었다.더는엄격하지도,외롭지도않았다.오히려성숙했고,즐거움이가득했다.나는그어떤결정도내리지않았으며,맹세도하지않았다.그러니까나는하나의목적지에,높은자리의길에도착해있었던것이다.그곳에서는약속의땅에이르기위해앞으로가야할길이저멀리,찬란하게모습을드러내고있었다.어느새가까워진행복의정원이시원한휴식을주는곳.어찌되었든나는너무나도행복했다.이여인을안다는사실이,그목소리에젖어들고곁에서숨을쉴수있다는사실이그러했다.나의어머니가되든,연인이되든,여신이되든그것은아무래도상관없는일이었다.그녀만있다면!나의길이그녀의길에가깝기만하다면!
―21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