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몸으로 읽어낸 바울 (전통적 바울 해석에 대한 수용과 저항과 변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몸으로 읽어낸 바울 (전통적 바울 해석에 대한 수용과 저항과 변화)

$35.00
Description
“흑인들의 고난과 희망 속에서 바울은 해방의 동반자가 되었다.”

사도 바울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역사 속에서 가장 논쟁적인 성경 인물이었다. 가혹한 노예제와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던 백인들은 바울의 서신, 특히 “종들은 주인에게 순종하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흑인들에게 굴종을 강요했다. 그러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같은 사도의 언어를 정반대로 읽어냈다. 그들에게 바울은 억압과 차별에 굴복시키는 인물이 아니라, 자유와 존엄, 해방을 선포하는 동반자였다.
프린스턴 신학교의 신약학자 리사 M. 보웬스는 이 책에서 18세기 초 식민지 시대부터 20세기 중반 민권운동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몸으로 읽어낸 성경, 특히 바울의 흔적을 세밀하게 추적한다. 노예제와 인종차별이라는 혹독한 현실 속에서 성경과 바울은 때로 억압의 도구로, 때로 저항의 무기로 사용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백인 설교자들은 첫째로 하나님이 백인을 창조하시자 사탄이 이를 모방하여 흑인을 창조하였다고, 둘째로 흑인은 노아에게 저주를 받은 함의 후손이므로 백인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다고, 셋째는 흑인에게는 영혼이 없으므로 구원을 받아 천국에 갈 수 없다고, 넷째로 종과 노예들이 상전을 섬기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강변하였다. 하지만 이에 맞서 흑인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스스로의 힘으로 성경을 직접 읽어내면서 인류의 갈등과 분열, 억압과 착취의 기원이 노아의 가족에게서가 아니라 아담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원이 모든 인류를 해방시켜 하나로 연합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성경, 특히 바울의 원래의 목소리를 복원함으로써 백인들의 부당한 지배의 서사를 전복시키는 힘을 창조한다. 저자는 주피터 해먼과 레뮤얼 헤인스 같은 초기 흑인 설교자의 청원서와 설교문, 노예 서사와 회심담, 그리고 존 지아, 자레나 리, 질파 일로 같은 흑인 여성 신앙인의 환상과 증언을 치밀하게 분석하여 이를 생생하게 고증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들은 바울이 단지 고대의 사도가 아니라 억압과 저항, 고난과 희망의 한가운데서 살아 숨쉬는 언어였음을 웅변한다.
특히 보웬스는 흑인들의 “몸의 해석학”에 주목한다. 글을 배울 수 없었던 이들은 꿈과 환상, 자기 몸에 임한 성령 체험을 통해 바울의 말씀을 새롭게 읽었고, 성령의 권위 속에서 공동체를 세워갔다. 그들의 해석은 백인 사회와 가부장적 교회 구조 속에서 침묵을 강요받던 이들에게 강력한 목소리를 부여했다.
이 여정은 결국 20세기 중반 민권운동으로 이어졌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역시 바울을 깊이 사랑한 설교자였다. 그는 감옥에서 쓴 편지와 연설에서 바울을 억압에 저항하고 정의를 실천하는 신앙인의 모델로 제시하며, 바울의 언어를 미국 민주주의와 인권 투쟁의 언어로 확장했다. 킹에게 바울은 더 이상 고대의 인물이 아니라 “자유를 향한 행진”을 이끄는 동역자였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몸으로 읽어낸 바울』은 단순히 과거의 한 장면을 기록하는 책이 아니다. 성경 수용사의 새로운 장을 열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신앙과 지성이 남긴 유산을 오늘 독자 앞에 되살린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억압과 차별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성경을 읽을 것인가?
리사 보웬스는 사도 바울을 둘러싼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투쟁과 신앙을 놀라운 통찰로 풀어낸다. 이 책은 노예제와 민권운동을 아우르며, 바울을 해방의 언어로 되살린 흑인 공동체의 목소리를 감동적으로 전한다. 학문적으로 탁월하면서도 서사적으로 울림이 깊은 이 책은 신학 연구자와 목회자는 물론, 정의와 해방을 갈망하는 모든 독자에게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바울은 더 이상 억압의 상징이 아니라, 억압을 전복하는 해방의 증언자로 다시 태어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몸으로 읽어낸 바울』은 바로 그 놀라운 여정을 담아낸 역작이다.
저자

리사M.보웬스

저자:리사M.보웬스(LisaM.Bowens)
프린스턴신학대학원에서신약학으로박사학위를받은후,현재같은학교신약학부부교수로재직중이다.프린스턴신학대학원성서학부에서흑인여성최초로종신재직권을획득한학자로,신약학계에서독보적인위치를차지하고있다.저서로AnApostleinBattle:PaulandSpiritualWarfarein2Corinthians12:1?10(MohrSiebeck)이있으며,PreachingRomansFromHere와DoBlackLivesMatter?:HowChristianScripturesSpeaktoBlackEmpowerment를공동편집했다.또한Patheos에서“팔로우해야할50인의신약학자”로선정되었고,2023년옥스퍼드대학교에서권위있는스피커강연(SpeakerLectures)을맡아학문적명성을확고히했다.

역자:홍수연
영국에서종교사회학을공부했다.교회의세속화현상및공동체로서의교회에관심이많으며,현재는프리랜서번역가로활동중이다.역서로는『요한계시록의심장』,『하나님의임재와구원』,『교회와유아세례』,『하나님은왜폭력에연루되시는가?』,『로마세계의초기기독교이해』,『신약성경을기독교경전으로읽기』,『트랜스젠더경험이해하기』,『기독교시온주의의역사』,『현대를위한선한사마리아인비유』,『기독교와과학이교차로에서만나려면』,『왕이신예수의복음』,『매혹적인악덕들』(이상새물결플러스)등다수가있다.

목차

목차
머리말_에머슨B.파워리
서문
서론ㆍ아프리카계미국인의바울해석학
1장ㆍ18세기초부터19세기초까지
2장ㆍ19세기중반부터19세기후반까지
3장ㆍ19세기후반부터20세기중반까지
4장ㆍ노예의회심경험과소명이야기에서나타나는바울의언어
5장ㆍ아프리카계미국인의바울해석학과성경해석의기술
맺는말_베벌리로버츠가벤타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이대목에서워커는“우리전체몸의구원”이라는표현을통해바울의신체은유를차용하고변주한다.여기서“전체몸”은모든흑인공동체를가리키며,그구원이란노예제로부터의영적·정신적·육체적해방을포괄한다.워커는앞서죄를단지개인의문제가아니라사회적·국가적차원에서이해하며,죄가공동체의분열속에서드러난다고보았다.마찬가지로이곳에서도그는구원을단지개인영혼의문제로국한하지않고,노예상태로부터의물리적해방까지포함하는보다포괄적이고집단적인개념으로확장한다.자유흑인들은자신만의해방에머물러서는안되며,여전히억눌린형제자매들의자유를위해함께일해야한다.자유인이든노예이든,그들은모두하나의몸을이룬다.바울의언어는흑인공동체가하나의몸으로연합되어있음을강조하며,흑인들이서로의해방과생명을위해연대해야할공동체임을드러낸다.또한워커는해방의과정에서신적주도성과인간의책임을함께강조한다.“하나님께서이루실것”이지만,동시에아프리카계미국인들은“직접힘써일해야”하며,예언자적전통에따라“주의길을예비해야한다.”워커에따르면해방과자유는하나님과인간이함께이루어가는공동의과업이다.그것은결코하나님만의일도,인간만의노력만으로되는일도아니다.
---「1장18세기초부터19세기초까지」중에서

제이콥스의집필목적은아프리카계미국인전체,특히여성들이겪는노예생활의참상을북부지역여성들에게폭로하는데있었다.100아프리카계여성들이겪은성적학대는일반적으로인정되거나공개적으로논의되지않았는데,이는해당주제가지나치게민감하고불편한것으로여겨졌기때문이다.이러한맥락에서제이콥스는북부의백인여성들이남부의아프리카계여성들과연대감을갖기를바랐다는사실이분명히드러난다.당시저명한여성작가이자노예제폐지운동가였던리디아마리아차일드(LydiaMariaChild)는제이콥스의자서전편집을도왔으며,책의서문을통해공개적으로지지를표명했다.차일드는제이콥스가여성노예들이겪은성적학대의실상을솔직하고거침없이서술한방식이일부독자들에게부적절하거나지나치게노골적으로느껴질수있다는점을인지하고있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녀는이러한진실의폭로가절실하고불가피한과제라고보았고,자신이이이야기를세상에알리는데일정한역할을맡게된것을기꺼이받아들였다.
---「2장19세기중반부터19세기후반까지」중에서

더나아가“기독교복음은종교적·도덕적으로사회변화를추구하는복음이다”라는마틴루서킹의이해에따르면인간은하나님의동역자이며,이땅에서그변화를실현하기위해하나님과협력하는존재다.정의와해방은인간의노력만으로도,혹은하나님의개입만으로이루어지지않는다.킹은바울이말한“하나님의동역자”라는표현을인용하면서변화는하나님과인간의협력을통해이루어진다고강조한다.한사람이새로운피조물이될때내면에서시작된변화는결국외부세계의변화로이어진다.이러한신-인간협력의필요성은킹이생애에서가장힘든순간중하나로회고된경험,곧생명을위협하는협박전화를받은직후의사건속에서특히뚜렷하게드러난다.
모든두려움이한꺼번에몰려오는듯했다.나는더는버틸수없는지경에이르렀다.…용기는거의소진되었고,심신은탈진한상태였다.그때나는이문제를하나님께맡기기로결심했다.식탁에앉아두손에머리를묻고엎드린채나는큰소리로하나님께기도드렸다.그날자정무렵,하나님께올린그기도는지금도내기억에또렷이남아있다.“저는제가옳다고믿는바에따라확고한입장을세우고,그에따라행동하고있습니다.하지만지금저는두렵습니다.사람들은저에게지도력을기대하고있지만,만일제가힘과용기를잃은채그들앞에선다면그들역시흔들릴것입니다.제힘은이제거의바닥났습니다.저에겐아무것도남아있지않습니다.혼자의힘으로는더는감당할수없습니다.”그순간나는지금까지한번도경험해본적없는하나님의임재를깊이체험했다.마치내면에서울려오는고요한음성이나에게확신을주는듯했다.“의를위해일어서라.진리를위해일어서라.하나님은영원히너와함께하실것이다.”…그이후로내안의불확실함은사라졌고,나는어떤상황과도맞설준비가되어있었다.외적인상황은전혀달라지지않았지만,하나님은내게내면의평강을주셨다.
---「3장19세기후반부터20세기중반까지」중에서

노예화된아프리카인들의회심및소명이야기에서바울의언어가어떻게수용되었고,어떤기능을했는지를간략히살펴본이논의는사도의언어가흑인들이하나님을이해하고,자신들을위해역사하시는하나님의능력을인식하는데있어핵심적인해석의틀을제공했음을보여준다.실제로성경의언어와이미지는이회심이야기전반에스며들어있으며,이를통해우리는노예화된자들의삶속에개입하신하나님의구체적인행위들을엿볼수있다.셰릴샌더스(CherylSanders)가지적하듯,“[노예들은]회심경험을통해죄악으로가득한자신들의영혼을변화시키신하나님께서죄로물든사회구조역시변화시키실것이라고믿었다.그들의영혼을죄에서해방시키신하나님은분명그들의육체또한노예제로부터해방시키실수있는분이셨다.”샌더스의통찰은노예화된이들이영적자유와육체적자유사이에내재된긴밀한연관성을분명히인식하고있었음을보여준다.그들에게있어이둘은결코분리될수없는것이었다.
바울과그의체험은이러한회심내러티브안에서아프리카계미국인들에게하나의“믿음의원형”으로작용했다.바울을다루시고,그를다메섹도상에서부르시며,셋째하늘로이끄셨던바로그하나님은동일하게그들의삶속에서도역사하셨다.이러한신적만남은그들의존엄성과자존감을강화시켰으며,노예제가그들의존재를결정짓는다는사상에도전하게했다.실상그들은환상을보는특권을누렸고,하나님의주권적개입을통해자신들너머에펼쳐진초월적현실을보고듣도록허락받은존재들이었다.바울의언어는이들에게자기경험을바울의체험과연결할수있는신학적어휘를제공했을뿐아니라그러한체험을자신들의것으로받아들이고해석할수있는주체성을부여했다.
---「4장노예의회심경험과소명이야기에서나타나는바울의언어」중에서

이단행본전반에걸쳐우리는아프리카계미국인의바울해석에서몸해석학의중요성을추적했으며,이러한해석학이다양한방식으로해석자들의글에나타나는양상을살펴보았다.이러한몸해석학은해석자들이바울에게던지는두가지질문을중심으로형성된다.곧“내흑인몸이바울을해석할수있는가?”그리고“바울이내흑인몸을해석할수있는가?”라는질문이다.우리가살펴본바와같이이질문들은매우다양한응답을낳았으며,그가운데일부는다음과같다.노예화된자들이구원을얻기위해노예주에게순종해야한다는메시지가끊임없이반복되던상황속에서해먼은바울의본문을사용하여아프리카계미국인들이자신의구원을스스로이루어야하며(빌2:12),이를위해자기몸을적극적으로사용해야한다고주장했다.곧입으로“예수를주라시인하고”“마음으로믿어의에이른다”(롬10:9-10)는구절을통해흑인의주체성과더불어구원과정에서흑인의몸이지닌중요성을강조한것이다.나아가“우리가다변화될것이다”(고전15:51)라는바울의부활언어안에아프리카계미국인도포함된다는점은흑인의몸역시하나님께속한것이며,신적변화의대상으로간주된다는신학적확언이된다.
---「5장아프리카계미국인의바울해석학과성경해석의기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