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 박생강 장편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 박생강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고정관념으로 이루어진 단단한 세계에 작은 구멍을 내다!
2005년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세 권의 장편소설과 한 권의 소설집을 내는 동안 본명 박진규로 작품 활동을 해오다가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필명을 바꾸고 신인의 마음으로 새로이 활동을 시작한 작가 박생강.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인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는 그 무렵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등단 10년 차를 맞은 2015년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저자는 신도시의 한 고급 피트니스 사우나에서 1년간 일했는데, 그때의 문화적 충격과 흥미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써내려갔다. 사우나 매니저라는 직업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소설로, 다양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상류층의 허상과 그늘을 실감나게 풍자한다. 더불어 풍성한 이야기의 세목들이 신뢰감을 주면서 작품의 배경인 신도시 사우나는 우리 사회의 한 축도이자 문제적 공간으로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소설가 태권은 강사로 일하던 논술학원이 망해 백수로 지내던 중 인근 신도시의 피트니스 센터 ‘헬라홀’에서 사우나 매니저 일을 시작한다. 보증금만 3~4천만 원 하는 고급 멤버십 피트니스답게 헬라홀은 수영장, 헬스장, 골프연습장, 사우나 등 시설을 두루 갖췄고, 회원들은 주로 중장년층의 전문직 종사자나 사업가, 은퇴 후 여유로운 노년을 보내는 노인들이다. 대한민국 1퍼센트의 재력가인 그들은 이 사회의 ‘갑’이고, 사우나 매니저는 ‘을’도 아닌 ‘병’으로서 그들의 시중을 들어야 한다.

일이 손에 익자 태권의 귀에 회원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어오고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대한민국 1퍼센트라 불리는, 혹은 스스로 그렇게 믿는 그들은 사실 사우나에서 그리 위엄 있는 존재들이 못 되며 진짜 1퍼센트와도 거리가 멀다. 진짜 1퍼센트를 코스프레하는 무덕하고 초라한 노년 혹은 중년일 뿐이다. 재력을 빼면 그저 그런 존재일 뿐인 그들이 헬라홀 멤버십에 집착하는 건 거기가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이자 갑의 지위를 지켜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1퍼센트의 삶을 향한 욕망은 그토록 끈질기다.
수상내역
-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
저자

박생강

저자박생강은1977년북한방송전파가종종흑백텔레비전에잡히던경기파주금촌에서태어났다.2005년단군신화설화를패러디한호랑아낙을등장시킨장편소설『수상한식모들』로제11회문학동네소설상을수상하며본명박진규로등단했다.2014년장편소설『나는빼빼로가두려워』를출간하면서박생강이란필명으로문학활동을새로이시작했다.생강이란필명은생강이몸에좋다는어떤건강서적의표지를서점에서보고충동적으로정했지만,성자saint와악당gang의혼성,‘생각의강’같은심오한의미로받아들여지기를은근히바라고있다.
대한민국의한물간상류층들이주로드나드는멤버십피트니스남자사우나의사우나매니저로잠시일했던경험을바탕으로완성한장편소설『우리사우나는JTBC안봐요』로2017년제13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
2012년부터최근까지엔터미디어를통해대중문화칼럼[소설가박진규의옆구리tv]를연재했다.

목차

이력서
헬라홀
이름없는병
대여품양말
게으를권리
비상사태
사우나사나이
정거장
벌거숭이
독재자
운동아재
정답과정답아닌남자
코털과콧수염
일꼬의법칙
헬라홀의보르헤스
악착같이
의정부
살기좋은나라
그리고1년후

출판사 서평

대한민국1퍼센트남자들이벌거벗고있는사우나
거기서사우나매니저로일하는소설가
상류층세계의‘구멍’을들여다보는우리시대의속깊은풍속도
2017년제13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수상한박생강의장편소설『우리사우나는JTBC안봐요』가나무옆의자에서출간되었다.잠정적실업자인소설가가대한민국1퍼센트부자들이다니는신도시고급사우나에서일하며겪는일들을경쾌하게그린작품으로“운율이잘맞는문장과맛깔스러운문체”로“상류층세계의‘구멍’을관찰하고보고”함으로써“우리시대의속깊은풍속도”를만들어냈다는평을받았다.
작가박생강은2005년장편소설『수상한식모들』로문학동네소설상을수상하며등단해세권의장편소설과한권의소설집을내는동안본명박진규로작품활동을해왔다.그러다2014년장편소설『나는빼빼로가두려워』를출간하면서필명을박생강으로바꾸고신인의마음으로새로이활동을시작했다.
『우리사우나는JTBC안봐요』는그무렵작가의실제경험을바탕으로쓴소설이다.등단10년차를맞은2015년경제적어려움을겪던작가는신도시의한고급피트니스사우나에서1년간일했는데,그때의문화적충격과흥미로운경험이이소설의재료가되었다.작가자신이이작품은과거와다른식으로썼다고밝힌다.

“나는원래리얼리즘과는거리가먼,현실과허구사이의발랄한망상에기댄작품을쓰는작가였다.하지만이번에는직접엿들은상류층남자들의별것없는대화나혼잣말,누군가와통화할때의속닥거림,나에게투덜대며한말등등을생생하게소설로옮기고픈욕심이들었다.이소설에등장하는남자사우나회원들의대사중70퍼센트정도는내가들은그대로다.”_‘작가의말’에서

실제로이작품은사우나매니저라는직업세계를본격적으로다루면서다양한인물들을등장시켜상류층의허상과그늘을실감나게풍자한다.뿐만아니라풍성한이야기의세목들이신뢰감을주면서작품의배경인신도시사우나는우리사회의한축도이자문제적공간으로서새로운의미를갖게된다.이소설의제목또한그세계를정의하는위트있고상징적인한문장이라할수있다.

“우와,여기서우리는완전을이네.”
“무슨소리!우리는여기서그냥병이에요.”
소설가태권은강사로일하던논술학원이망해백수로지내던중인근신도시의피트니스센터‘헬라홀’에서사우나매니저일을시작한다.대학나온젊은남자가하기에창피한일이라는생각도들지만어쩌겠는가,돈이필요한걸.게다가고뇌하지않고도단편소설한편원고료의두배쯤되는월급을받을수있다면할만하지않은가.
보증금만3~4천만원하는고급멤버십피트니스답게헬라홀은수영장,헬스장,골프연습장,사우나등시설을두루갖췄고,회원들은주로중장년층의전문직종사자나사업가,은퇴후여유로운노년을보내는노인들이다.대한민국1퍼센트의재력가인그들은이사회의‘갑’이고,사우나매니저는‘을’도아닌‘병’으로서그들의시중을들어야한다.
1퍼센트의갑들을위해서는병의서비스도일류여야한다.수건한장,운동복하나도각을맞춰정리해야하고로커룸은언제나물한방울없이깔끔한상태를유지해야한다.모두가벌거벗고있는사우나안에서도매니저는홀딱벗을수없으며절대로회원들과함께탕에들어가서는안된다.무엇을하든눈에띄어서는안되고,없는듯있다가부르는즉시달려가는건기본이다.게다가회원대다수가노인들이라언제위급한상황이발생할지모르므로항상그들을눈여겨감사해야한다.
태권은일이손에익자회원들이나누는이야기가귀에들어오고그들한사람한사람이눈에들어오기시작한다.대한민국1퍼센트라불리는,혹은스스로그렇게믿는그들은사실사우나에서그리위엄있는존재들이못되며진짜1퍼센트와도거리가멀다.진짜1퍼센트를코스프레하는무덕하고초라한노년혹은중년일뿐이다.어쩌면그들은평범한사람보다더허황한삶을사는지도모른다.헬라홀피트니스역시알고보면자본주의의꽃동산이아니다.겉으로는화려해보이지만초라한뒷모습을숨기고낡아가는오래된노인들의나라일뿐이다.
헬라홀은사실덩치만클뿐너무늙은곳이었다.명목상1퍼센트남자들이드나드는곳이건만삐걱대고,검버섯이잔뜩피고,활력이라곤찾아보기힘들었다.어떤날은세탁물바구니를뒤집으면그안에서누군가버린비아그라약껍질이툭떨어졌다.힘쓰고땀빼러왔다가다시약먹고힘쓰고땀빼러떠나는운동아재들의쓸쓸하고씁쓸한허물이그곳에있었다.(132쪽)

바깥이훤히들여다보이는대형유리벽안에서신도시에사는헬라홀의남녀회원님들은땀을뻘뻘흘렸다.다리를찢고,엉덩이는뒤로번쩍,숨은헉헉거렸다.비단살을빼기위해서만은아니었다.주식시장이폭락하건부동산시장이꽁꽁얼어붙건간에불안하지않은환상적인1퍼센트의삶을느끼려고매일헬라홀을찾았다.(218쪽)

작가는개성있는인물들과풍부한에피소드로헬라홀피트니스라는소우주를생동감있게구현한다.무엇보다사우나회원의대다수를차지하는노년의모습은젊음과건강이최고의권력이된사회의씁쓸한현실을날카롭게포착한다.한때는잘나갔으나지금은뒷방늙은이신세가된노인들.재력을빼면그저그런존재일뿐인그들이헬라홀멤버십에집착하는건거기가권력을누릴수있는유일한곳이자갑의지위를지켜낼수있는유일한장소이기때문일것이다.1퍼센트의삶을향한욕망은그토록끈질기다.
그것은헬라홀이라는이름에담긴뜻과도일맥상통한다.헬라홀은태권이사우나에붙인이름이다.더러운세탁물을흘려보내는구멍처럼1퍼센트의사람들이빠져드는어마어마한구멍,한번빠지면쉴새없이달리고땀을빼며영원을꿈꾸지만훅꺼져사라질때까지빠져나가지못하는구멍이바로그곳이기에.

물처럼투명한존재가되었던경험
단단한세계의어떤물컹한부분을밟았던경험에대해
태권은1년만에사우나매니저를그만둔다.권태를견딜수없었기때문이다.수많은사람들이드나드는안락한공간에서아무것도아닌자가느끼는권태.사실사우나매니저일이일자리가급한사람들이잠깐머물렀다가더좋은일을찾으면미련없이떠나는정거장같은것이라지만,태권은그보다는권태가자신을더갉아먹기전에떠나기로한다.
그무렵태권은헬라홀에서의사건들을소설로반절쯤쓰다가포기한상태였다.헬라홀을그만두고소설가로돌아온태권은자신이쓴소설속사우나매니저태권과이야기를나눈다.헬라홀에서보낸시간과태권이쓴소설에대해주고받는둘의대화는작가박생강이자신의소설『우리사우나는JTBC안봐요』에대해하고싶은말을대신하는것처럼보인다.태권은헬라홀에서보낸시간을일컬어물처럼투명한존재가되었던경험,딱딱한세계의어떤물컹한부분을밟았던경험이라고말한다.비록권태로이어졌을지언정그경험이의미없진않다.어쩌면그러한경험이고정관념으로이루어진단단한세계에작은구멍을내고유연한사고의가능성을열어줄지모른다는것이작가가전하려는메시지같다.헬라홀이라는거대한욕망의구멍과대비되는다른세계를열어주는작은구멍.구멍이뚫리지않으면우리는아무것도볼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