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잠수함 (이재량 장편소설)

노란 잠수함 (이재량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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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신인 작가 이재량의 첫 장편소설 『노란 잠수함』은 그 빛나는 한순간을 찾아가는 네 남녀의 수상한 여정과 모험담을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그린 소설이다. 봉고차에 성인용품을 싣고 다니며 파는 한 청년이 어쩌다 두 노인과 한 여고생을 자신의 영업용 차에 태우고 원치 않는 여행길에 오르는데, 시작부터 상황이 절묘하게 꼬여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안산에서 출발해 부산, 순천, 무안을 거쳐 목포로 가는 동안 상황은 설상가상, 점입가경, 위기의 연속이다. 신인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인물들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구성은 치밀하고 정교하며, 이야기는 거침없이 내달린다. 혀에 착착 감기는 구성진 전라도 방언과 능청스러운 유머가 웃음을 자아내다가도 인물의 굴곡진 인생사와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을 들려줄 때는 그 아픔에 고스란히 이입되고 만다. 만만치 않은 흡입력에 빨려들어 읽다 보면 어느새 종착역에 가까워지고, 마지막 장의 여운에 쉽게 책장을 덮을 수 없게 된다.
소설의 제목은 비틀스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 (조지 더닝 작)에서 따왔다.
저자

이재량

저자이재량은1974년서울에서태어났다.2014년『문학의오늘』겨울호에단편소설「캐럴」을발표하며등단했다.

목차

1부노란잠수함(YellowSubmarine)
2부지금모두함께(AllTogetherNow)
3부시간의바다(SeaofTime)
4부페퍼랜드(Pepperland)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우리페퍼랜드에갑시다.노란잠수함타고…”
인생은한방!그빛나는한순간을찾아가는수상한동행

정유정,정여울추천!주목받는이야기꾼이재량첫장편소설
책을여는순간,독자는수상쩍은네인물이벌이는거침없는질주에속절없이끌려가게될것이다._정유정(소설가)

이런소설을기다려왔다.치밀하고탄탄하며강력하고아름다운._정여울(작가)

평생을견디는데는얼마만큼의시간이필요할까?단하루.어쩌면단한순간.그것이면족하다.2014년『문학의오늘』로등단한신인작가이재량의첫장편소설『노란잠수함』은그빛나는한순간을찾아가는네남녀의수상한여정과모험담을경쾌하고속도감있게그린소설이다.
봉고차에성인용품을싣고다니며파는한청년이어쩌다두노인과한여고생을자신의영업용차에태우고원치않는여행길에오르는데,시작부터상황이절묘하게꼬여경찰에쫓기는신세가된다.안산에서출발해부산,순천,무안을거쳐목포로가는동안상황은설상가상,점입가경,위기의연속이다.신인의작품이라는사실이무색할만큼인물들은손에잡힐듯생생하고,구성은치밀하고정교하며,이야기는거침없이내달린다.혀에착착감기는구성진전라도방언과능청스러운유머가웃음을자아내다가도인물의굴곡진인생사와감당할수없는운명을들려줄때는그아픔에고스란히이입되고만다.만만치않은흡입력에빨려들어읽다보면어느새종착역에가까워지고,마지막장의여운에쉽게책장을덮을수없게된다.
소설의제목은비틀스의노래를바탕으로만든애니메이션[노란잠수함(YellowSubmarine)](조지더닝작)에서따왔다.

야릇한조합의공동운명체,달려라‘육봉1호’야!
안산에거주하며‘육봉1호’라는봉고에포르노를싣고다니며파는성인용품업자이현태.개펄에올라앉은폐선처럼비루하고지루하고평화롭던그의삶이어느날단골만화방인‘노란잠수함’의두노인으로부터이상한제안을받으면서롤러코스터를타기시작한다.
치매환자처럼정신이들락날락하는만화방주인나해영과하반신을못쓰는동거인김난조는현태에게거래를제안해온다.육봉1호로자신들을부산까지데려다주면백만원을지불하겠다는것.그들은여생을바다낚시나하면서보낼예정이며,부산에서낚싯배를구해줄옛친구를만나려는것이라고설명하지만현태는김노인에게서광기에가까운어떤간절함을감지한다.저간절함과엮이지말라고속삭여오는육감의목소리를좇아그는두노인의거래를정중히거절한다.하지만예상치못한그들의간계에휘말려결국동행요구를뿌리치지못할뿐아니라,엎친데덮친격으로동네문제아이며아이돌가수가꿈인가출여고생모모까지합류하게된다.
네사람이부산으로떠나려는그때,때맞춰안산에서연쇄살인사건이일어나고,여행은3차방정식만큼이나복잡하게꼬인다.CCTV에찍힌모모의모습과살인사건,두노인이만화방보증금을빼서사라진시점등이절묘하게맞물리면서육봉1호의주인이자포르노장사치인이현태가연쇄살인사건의용의자로떠오른것이다.현태는김노인에게경찰서에가서해명해달라고하지만그는자신들의‘용무’가먼저라며거절한다.모모도마찬가지다.아버지에게쫓겨가출까지하게됐는데이제와돌아갈수는없다고.죽이척척맞는두노인과당돌한소녀때문에현태는속이시커멓게타들어가지만별도리가없다.
그런데부산에도착하고보니두노인이철석같이믿었던‘옛친구’가배계약금을쥐고튀어버렸다.설상가상으로연쇄살인용의자인현태를쫓는박형사와경찰의본격적인추적이시작된다.이런거저런거따질새없이꽁무니에따라붙은경찰부터따돌리고봐야하는현태는반신불수에제정신이아닌노인들과물불안가리는문제여고생을태우고일생일대의질주를감행한다.자,달려라육봉1호야!
이후네사람은경찰의표적이된육봉1호를버리고기차에오른다.목적지는김노인의사촌이산다는목포다.목포는현태의고향으로무화과농사를짓는아버지가있는곳이다.어린시절의‘어떤날’이후늘벗어나고자했고,두번다시발을들여놓고싶지않은곳이지만노인들이배를구하려면반드시그곳에가야한다.
목포로가는길도결코순조롭지않다.기차안에서의봉변,순천역에서벌어진경찰과의싸움등을거쳐김노인의현란한임기응변덕에간신히무안에당도했건만,목포로들어가려면오밤중에야산을넘어야한다.저산만넘으면두노인은배를구하고현태는연쇄납치살인범이라는용의선상에서벗어날수있을까?

지옥에서보낸한철과인생에서가장빛나는날
축제는전쟁터한가운데있고낙원은지옥한가운데있다
소설은야릇한조합의네인물이길위에서마주하는크고작은사건들사이사이로그들의지난삶과기억을조금씩풀어놓는다.특히여행의시발점이된두노인의이야기는일행이가는길의진짜의미와맞닿아있는데,그중심에두사람이젊은한철을보낸베트남이자리하고있다.나노인과김노인은젊은시절베트남전에자원해같은부대에서선임과후임으로만났다.그들은그곳에서전쟁의참상과지옥을겪었고,이후의삶도전장과다르지않았다.그들이성치않은몸으로살아가는것도전쟁에서얻은부상이자후유증때문이었다.그런데지옥한가운데낙원이있었다.수이진마을과그들이사랑했던여자타잉.인생에서단한번경험했던가슴벅차게찬란했던날.그낙원에서의한순간이그들을지금껏살게했다.
무안에서목포로넘어가는산중에서나노인과김노인이털어놓은과거사를통해그들이왜그토록절실하게배를구하려했는지가비로소드러난다.그들은인생의빛나는한순간을보냈던‘수이진’에갈예정이었다.그곳이바로그들이타잉과함께관람했던애니메이션[노란잠수함]속낙원‘페퍼랜드’였던것이다.

‘옛날옛적,혹은더옛날에우리세상과는다른낙원이있었다.바로페퍼랜드.그곳은저깊은바닷속에있었다.확신할순없지만어쩌면지금도있을지모른다.’(261쪽)

이로써여행은단순한공간의이동이아니라시간과기억의차원에서이루어지는것이라는사실이분명해진다.이제두노인의이야기는현태의여행을촉발한다.애초에두노인이자신들을부산까지데려다줄사람으로현태를지목한것도현태가그들과동류임을알아보았기때문이다.현태는온힘을다해도망쳤던어린시절의어떤날로속절없이끌려가고만다.다시찾아온악몽은그어떤날과도닿아있었다.결국현태와두노인은어떤날,한순간의진실과맞닥뜨린다.이현태의어떤날의진실은그를평생도망치게했고,두노인의한순간은그들을평생살게했다.

현태는아버지의도움으로배를구해육봉1호의기원이됐던해안절벽의육봉바위에서두노인을떠나보낸다.나해영과김난조할아버지는평생을버티게했던‘페퍼랜드’로항해를시작한다.현태와아버지와모모는황혼속에서멀어져가는배를끝까지지켜본다.이여행이현태와모모에게는훗날인생의또다른한순간으로기억될지도모른다.그러므로소설『노란잠수함』은한순간을향해돌아가려는사람과한순간으로부터벗어나려는사람,아직한순간을경험하지못한사람이만나진정한한순간을찾아가는이야기로독자에게새겨질것이다.

우리는모두싸우고춤추고웃는다.운명을살아내기위해싸우고운명을사랑하기위해춤춘다.축제는전쟁터한가운데있고낙원은지옥한가운데있다.이난장판이나의수이진이고이아수라장이나의페퍼랜드다.그러니어디로떠날수있단말인가.어디에있든무슨상관이란말인가.(293~294쪽)

[책속으로추가]

“우리는다시수이진엘가지못했제.그라고이날이때까정나는다리병신으로해영이는고엽제환자로살았네.전부월남에가서그리되아서온것이지.그래도후회는안하네.월남에간것도,이꼴을하고지금까지꾸역꾸역산것도후회안한단말이시.우리한테는그날이있었응께.타잉하고보낸그날.그하루의기억으로여지껏버틴것이고,그것이먼되네.사람이사는데는말이시,하루먼충분하다네.인생에서젤로빛나는하루,그하루만있으믄사람은살수가있는것이여.”(236쪽)

머릿속이하얘졌다.도망쳐야했지만다리가여기뿌리를박겠다는듯꿈쩍도안했다.이틀동안경찰들과몇번이나마주했던가.이제는익숙해질법도한데볼때마다두근거림은새로웠다.김노인과모모도나와비슷한심정인듯했다.둘은동시에“니미”와“시발”을중얼거렸다.단한명,나노인만이저게뭐야,하며신나했다.저게뭐인지보여주듯경찰차량의문들이일제히열렸다.제복을입은경관들과사복형사들이차에서내려개미떼처럼몰려오기시작했다.우리의오랜동반자인박형사도선두에서서한쪽다리를지난번보다더절룩거리며달려왔다.적게잡아도족히열댓명은될듯했다.저인간들은지금쯤김노인의사촌을뒤쫓고있어야맞지않나?자세한내막은알수없었지만,아마도아버지곁에붙여둔경관이나형사가연락을취한것같았다.(282쪽)

그여행이난조할아버지가말한한순간,평생토록우리를살아가게하고,삶을견디게하는그한순간일까.알수없다.나는이제서른이되었다.어떤장소와어떤순간이나를기다리고있을지누가알겠는가.이제스무살이된모모앞에는또.(3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