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랑 (윤이형 소설)

설랑 (윤이형 소설)

$9.00
Description
윤이형 첫 로맨스 소설!

늑대인간과 인간,
서로가 서로의 팬인 두 작가,
서로 뜨겁게 사랑하는 두 여자의 이야기
2005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후 SF, 판타지 등 장르서사의 문법을 도입한 개성 있는 작품으로 출구 없는 세계의 불안과 그 너머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작가 윤이형. 그의 신작 소설 『설랑(說狼)』이 나무옆의자 로맨스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열한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장르문학의 상상력을 보여주되 지금 현재와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전망으로부터 동떨어진 적 없는 탄탄한 사유가 뒷받침된 그의 작품들은 한국문학의 흔치 않은 성취로 평가되며, 온전히 해명되지 않는 난폭한 세계에서 불완전하게 관계 맺고 살아가는 존재들의 복잡다단한 내면을 포착하는 섬세하고 예민한 시선은 윤이형의 세계를 대표하는 특징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런 그가 데뷔 후 처음 도전하는 로맨스소설이자 장편 분량(640매)으로 쓴 첫 번째 소설에서 어떤 이야기와 얼마만큼의 감정의 진폭을 보여줄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할 터, 『설랑』은 윤이형이라는 세계의 인장이 또렷하게 새겨진 소설이면서 그동안 작가로서 보여주지 않았던 지점까지도 과감하게 나아간 흥미롭고도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저자

윤이형

저자윤이형은2005년중앙신인문학상으로등단했다.소설집『셋을위한왈츠』『큰늑대파랑』『러브레플리카』,중편소설『개인적기억』,청소년소설『졸업』등이있다.

목차

설랑
작가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우리가주인공인이야기를,꼭한번은쓰고싶었어요.
서로를사랑하고,쓰고,또사랑하는두작가의이야기를.”

그녀는늑대인간이었다!
_늑대인간과인간의사랑

윤이형은이번작품에서공포영화나판타지소설의유서깊은테마‘늑대인간’을등장시킨다.보름달이뜨는밤꿈속에서늑대인간으로변해사랑하는사람을잡아먹는후그의이야기를단숨에소설로써내려가는작가가주인공이다.
5년전데뷔한뒤픽션과논픽션의경계에선독특한시리즈로독자들에게인기를얻었으나자신의책에긍지를갖지못한채글을쓰고있는서른네살작가한서영.그녀의문제는보름달이뜨는밤꿈속에서늑대인간으로변해사랑하는사람을잡아먹은뒤현실에서그와헤어지지않으면한줄의글도쓸수없다는것.그녀는삭(朔)이지나초승달이보이기시작하면누군가와사랑에빠진다.그로부터보름도채지나지않아꽉찬달이하늘에떠오르면꿈속에서짐승으로변해연인을먹어치운다.다음날두사람은약속이라도한듯서로에대한감정이썰물처럼빠져나간사실을동시에깨닫는다.상대는마치지난밤의일을알고있다는듯질렸다는표정으로,두려운얼굴로떠나간다.그녀는깊은슬픔과죄책감에빠져헤어진이의이야기를소설로쓴다.먹지도씻지도않고보름만에원고지1천매를완성한다.한달후에책이나온다.지난2년동안이런패턴으로열두권의책을냈다.‘유골함’같은책이나올때마다그녀는몸서리를치지만또다시같은일이반복된다.그리고이제정말그만두어야할때라고생각할즈음또하나의사랑이서영을찾아온다.

이사람과는그냥친구나자매로는지낼수없으리라
_레즈비언과바이섹슈얼의퀴어로맨스

서영은어느날새로창간하는무크지『흔』의편집위원이자신인작가인최소운에게필자섭외메일을받고『흔』편집위원들을만나러나가는데,그자리에서소운이자신의작품을오랫동안좋아해온숨은팬이라는사실을알게된다.서영역시소운의팬이다.소운의데뷔작『하줄라프』의수많은문장들이얼마나강렬하게마음을잡아끌었던가.단한편의소설로서영을그토록동요하게한작가는이제껏없었기에,서영은소운을알고싶다는생각에그자리에나간것이다.두사람은서로의팬인만큼현실에서도강하게서로에게끌리지만서영은소운을해치고그녀의이야기를책에이용하고싶지않은마음에그녀와사랑에빠지는것도두려워한다.그럴수록소운은더적극적으로서영에게다가온다.서영도알고있다.이사람과는그냥친구나자매로는지낼수없으리라는것을.
소설은어찌할수없는상황에놓인두사람의심리상태를놀랍도록생생하게묘사한다.한쪽은저주스러운꿈때문에죄책감을느끼면서자신의감정을외면하려하고,한쪽은자신이왜거절당하는지알수없어자존심상하고실망하면서도상대에대한갈망을멈출수없다.결국서영은꿈속에서늑대인간이되는자신의문제를고백하고소운의도움을받는다.소운을만난후처음으로맞는보름밤,잠을자지않으면꿈도없고,꿈을꾸지않으면소운을잡아먹을이유도없다는점에착안해두사람은소운의집에서함께밤을새우기로한다.그날밤에도서영은꿈을꾸지만소운의진심은꿈조차변화시켰고,그밤을계기로두사람은마치신혼부부처럼서로를자신의삶안쪽까지더깊이받아들인다.

두팔이내려와서영을안았다.소운의몸에서식물성이빠져나가는게느껴졌다.그녀는더이상나무처럼평화롭지도,풀처럼인내심이많지도않았다.베개처럼폭신하고무해하지도,조그만보랏빛화분처럼귀엽지도,그녀가편지에쓴말투처럼어리지도않았다.그녀는사랑을갈망하는성숙한여자였고,그녀의단단한몸이만드는선들과움직임은그확신을망설임없이드러내고있었다.그녀는서영을자신의영토로초대했고,손을잡아이끌었다.다른어떤존재가아닌인간여자로서의서영을.서영이내쉰한숨이소운의쇄골에닿아흩어졌다.(170쪽)

레즈비언인소운과바이섹슈얼인서영의퀴어로맨스는사회적편견에질식당하는일없이생기와열의로가득하다.작가윤이형은서로를뜨겁게사랑하는두여자의이야기를그의다른어떤소설에서보다풍부한디테일과무구한감수성으로그려낸다.

작가는혼자싸워요.글을쓰면서싸우고,쓰고있지않을때도싸워요.
_작가와작가의사랑

서영과소운은작가다.쓰는사람이라는정체성없이는온전히존재할수없는이들이다.어쩌면이소설은늑대인간과인간의사랑또는여자와여자의사랑이라는측면보다근본적으로작가와작가의사랑이라는사실에무게중심을두고있는지모른다.애초에그들은서로의작품에반해서팬이되었고,쓰고있을때희열을느끼고쓰지못할때고통스러운존재들이다.
그러나작가와작가가만나하는사랑은지뢰밭이될수도있다.서영은그것을두려워한다.“사랑해서만난사람때문에글쓸시간이부족해질때마다자신의이기심과대면해야하는끔찍한시간들이있고,누가더인정받고덜인정받느냐하는지극히속물적인욕망과열등감의암투”가있다.그로인해처음에는눈부시게빛나다가도곧잘헤어지며,각자의세계를지키면서사랑도지켜내기란쉽지않다.서영의악몽역시작가커플이었던부모의무책임에서비롯되었다는점은의미심장하다.부모는그들의세계를지켜내는대가로서영을버렸고,그기억은이제껏서영을끔찍할만큼자존감없는사람으로만들어버렸다.
그럼에도서영은소운이한결같이보이는진심덕분에용기있게사랑받고사랑할수있게된다.사랑받는일이죄가아니며사랑하는일이오류가아니라는평범한사실을그토록어렵게깨달은서영은비로소사랑하는사람을해치고쓰는글이아니라자신의진짜이야기를쓸수있게된다.가장어둡고무거운마음에대한이야기를.결코쓸수없다고생각했던그이야기를쓴후로는꿈도바뀐다.서영은여전히늑대인간이지만더는고통받는괴물이아니다.

그뒤로꿈은조금달라졌다.소운과함께일때도있었고,혼자서짐승으로변할때도있었다.그러나이제박물관문은잠겨있지않았다.나가고싶을때면언제든나갈수있었다.열린문으로사람들이들어왔다.관람객들.누구도들어올수없을것같던그공간이관람객들로채워지기시작했다.(중략)
어린아이도있었다.할머니도있었다.남자도여자도있었다.이상하게도,허기가느껴지지않았다.여러명이어서였을까?달려들고싶다는마음이생기지않았다.짓이기고싶지않았다.(223쪽)

설랑(設狼),이야기쓰는늑대
서영은누군가를파괴하고나서쓰는글이아니라자기를통과한글을써내면서스스로를구원한다.작가는혼자싸우는사람이며,혼자싸우는것만으로이미지는게아니라는소운의말은작가윤이형의육성이라고봐도좋을것이다.또서영과소운의관계는예술과생활,글쓰기와사랑의양립가능성을내비친다.겁이많고,자신을좋아하는법을몰랐고,오랫동안괴물이라는단어에서빠져나오지못했던주인공이자신을향한다정한시선과따스한마음으로비로소성숙한사랑을할수있게되는『설랑』의서사는이전윤이형소설에서볼수없었던새로운면모다.이것이“자신을좋아하지않는여주인공이나오면곤란”한로맨스소설의문법에따른결과든,세계와인간을바라보는작가의시선이긍정과낙관의방향으로이동한때문이든반가운변화임에는틀림없다.서영은그리고소운은그리고작가는“언제나처럼두렵고,겁이나지만,서로를사랑하고,쓰고,또사랑”할것이다.

감정들은아득할지언정,사랑이란상태가아니라서로가성장할수있도록마음과시간을쓰는과정을가리키는말이라는오래된내믿음은그대로다.두사람이열심히쓰고서로를있는힘껏끌어안으며사랑하기를.그리고그녀들을알게된당신에게도,이이야기가부디작은즐거움하나로남기를.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