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로그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 우희덕 장편소설)

러블로그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 우희덕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웃기지 못하는 코미디 작가와
결혼하지 못하는 커플매니저의 어떤 사랑이야기
2018년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우희덕 장편소설 『러블로그(Love Blog, Love Log)』. 생존이 걸린 원고를 잃어버린 코믹픽션 작가가 원고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탐색하게 되는 인터넷 블로그의 세계와, 거기에서 일어나는 현실과 허구의 경계 해체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저도 모르게 경험의 흔적을 공유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곳, 수없이 겹치고 지워지며 얽혀 있는 로그들 속에서 마침내 마주하는 어떤 인연에 작가는 주목한다. 꿈과 현실, 텍스트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이야기는 마지막 장에 가서야 소설이 내내 쌓아온 다중적인 비밀을 드러낸다. 특히 코미디 소설답게 쉴 새 없이 유쾌하게 펼쳐지는 언어유희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작가만의 개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수상내역
-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
저자

우희덕

저자우희덕
1979년서울출생으로,숭실대학교영어영문학과와서강대학교언론대학원을졸업했다.2018년『러블로그』로제14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받고코미디소설가로서의여정을시작했다.숭실대학교교직원으로홍보팀과입학관리팀을거치며10여년간홍보업무를담당해왔다.문학만큼이나음악을사랑하며,멜로디에서텍스트를발견한다.

목차

D-7커피,카피,코피
D-6병신과머저리
D-5아라비아의별
D-4커플레이션
D-3퍼즐
D-2퍼플레인
D-1인공위성
D-0하루일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감각적언어와수준높은어희(語?)를내장한코미디소설의탄생!

사라진원고를추적하는코미디작가와
수많은로그들속흔적으로얽혀있는그녀
이것은꿈일까현실일까,그녀만이답을알고있다!

2018년세계문학상우수상을수상한우희덕장편소설『러블로그(LoveBlog,LoveLog)』가나무옆의자에서출간되었다.생존이걸린원고를잃어버린코믹픽션작가가원고를찾아헤매는과정에서탐색하게되는인터넷블로그의세계와,거기에서일어나는현실과허구의경계해체를코믹하게그린작품이다.한번도만난적이없는사람들이저도모르게경험의흔적을공유하며서로연결되어있는곳,수없이겹치고지워지며얽혀있는로그들속에서마침내마주하는어떤인연에작가는주목한다.꿈과현실,텍스트를절묘하게넘나드는이야기는마지막장에가서야소설이내내쌓아온다중적인비밀을드러낸다.특히코미디소설답게쉴새없이유쾌하게펼쳐지는언어유희는어디서도본적없는작가만의개성을유감없이보여준다.

'러블로그'는'글쓰기'의문제,허구세계와현실세계의경계해체문제를함께다루고잇다.중층적인구성을통해흥미로운주제를설득력있게차근차근전개해가는솜씨가상당하다.작품곳곳에감각적언어와수준높은어희(語?)가내장되어있어소설을읽는동안‘코미디(comedy)’라는단어의의미를곱씹게된다.독서후에묵직한페이소스가남는다.
_세계문학상심사위원단(김성곤,은희경,서영채,우찬제,엄용훈,하성란,정이현)

소설의화자는《더위트》라는코미디월간지에소속되어글을쓰는30대작가다.그는지난1년동안“상품성과유리되고작품성마저결여된”작품만써내는문제작가로편집장의눈총을받아오다급기야회사로부터최후통첩을받는다.《더위트》10주년기념호에단한줄이라도글이채택되지않으면재계약은없다고.생존을위해그에게주어진시간은단일주일.그런데도그의글은고전을면치못한다.게다가담당에디터와카페‘커피공화국’에서이야기를나눈직후,지난1년간비장의카드로준비해온원고마저사라진다.
카페주변을샅샅이뒤져봐도원고는흔적도없고,그는동네지구대를찾아수사를의뢰한다.그와특수한관계에있는임순경은특수절도에혐의를두고원고를추적하기로한다.그와별개로그는“방대한빅데이터를기반으로한월드와이드핸드메이드리서치”,즉인터넷검색을활용해단서를찾아나선다.그결과‘커피공화국’을키워드로찾아들어간블로그‘아라비아의별’에서의미심장한사진한장을발견한다.사진을정밀분석한임순경은원고가사라진그시간에‘그녀’가카페에있었다는사실을밝혀낸다.
이제그녀와그녀의블로그가모든추적의중심으로떠오른다.그런데항공사승무원으로세계77개국을여행하고지금은커플매니저로일하는그녀는이상하리만치그와얽혀있다.처음에는《더위트》를위기에빠뜨린경쟁사《코미디킹》의작가와각별한사이라는점에서그와이해관계가충돌하는사람인듯보였으나차차그이상으로그와내밀하게연결되어있는존재임이드러난다.그는그녀가‘커피공화국’에서쓰고있던편지,자신과의소개팅이좌절된날의일,불과몇센티미터를사이에두고서로스쳐지났던일,자신의첫사랑과그녀의관계등을블로그를통해차례로알게된다.단한번도직접만난적은없지만그녀는그의삶에영향을준,그가그토록찾고싶어한주인공이었다.

그곳은과거와현재의교점이었다.접선지점이었다.연장선상이었다.지난1년간블로그에서그녀가방문한곳들을점으로찍으면가장많은접점이있는곳이었다.그녀는하나의별이면서우주였고,하나의궤적이면서이야기였다.그녀는나라는존재가있기전에도움직이고있었다.소개팅이좌절된날이후에도그녀는나를알아보지못하고스쳐지나갔을지도모른다.그리고……언젠가분명이길을걸을것이다.
이것이그녀의궤도이다.(209~210쪽)

화자는꿈과현실,자신이쓴텍스트를오가며그녀와의접점을발견해간다.하지만비밀은여전하다.모든사물과사건에이면이존재하듯,그가알고있는사실도반쪽진실일뿐이다.그는정말원고를잃어버린것일까.그것은그저꿈이었나,현실이었나,텍스트의세계였나.오직그녀만이답을알고있다.

꿈과현실이중첩되는일주일혹은하루동안의이야기
지금까지서술한내용은꿈일수도있고현실일수도있다.작가는이소설을크게두가지혹은그이상으로해석할수있도록독특하게구성했다.하나의평면에두가지이야기를동시에전개시키는과감한기법을시도한것인데,하나는꿈과현실이되풀이되는일주일간의이야기로,또하나는한번의커다란꿈과깨어남으로이루어진하루의이야기로읽을수있다.그속에또다른해석의여지는얼마든지열려있다.현실과꿈,화자가쓴소설원고가겹쳐져어떤상황에서는꿈이현실이고,어떤상황에서는현실이텍스트고,어떤상황에서는텍스트가꿈이되면서허구세계와현실세계의경계가해체된다.작가는이를암시하기위해소설속에서독자가작품을완성한다고지속적으로이야기하며,마지막장에서이르러파격적구성의전모를드러낸다.

쉴새없이이어지는우희덕표언어유희와코미디문학의힘
『러블로그』를이야기할때빠뜨릴수없는것이쉬지않고이어지는말장난이다.심사위원들로부터“감각적언어와수준높은어희(語?)”,“언어의마술사처럼시종일관재미있게펼쳐내는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B급유머와줄기찬아재개그”등의평가를받은그의언어유희는집요할정도로일관되어소설을읽는내내웃음이멈추지않는다.“이타적이라고믿었는데오직배를불리기위해배를타온배타적인선장”“‘저기보이는게화성아닌가요?’‘마습니다.’”“오아시스는신기루하게도사막으로변모해갔다”“구두수선골목마저어수선해졌다”와같은재치있는표현들이작품에그득하다.인물들이주고받는대화에서는말장난이더욱도드라진다.라임을맞춰리듬감을살리거나중의적인뜻을담은이런유머들은웃음을유발하는한편문장을한번더곱씹게하며,중층적인소설의구성과도잘맞아떨어진다.뿐만아니라그의언어는“보이지만보이지않는사람들,존재하지만존재하지않는사람들”에게눈을맞추며,현실에대한풍자로도이어진다.
한국문학에서탁월한입담과재치로독자를웃기고울리는작가는많다.그러나출발부터자신을코미디소설가라말하고코미디문학을하겠다고밝힌작가는우희덕이처음이지않을까.그는세계문학상수상자인터뷰에서“많은사람들이공감하면서오랫동안미소지을수있는,너무무겁지도가볍지도않은유머로저만의‘코미디소설’스타일을만들어가고싶다”고포부를밝힌바있다.코미디의힘을믿는그의다음소설이무척기대된다.

눈물나게웃긴것도코미디지만,웃음이날정도로슬픈것도코미디였다.(152쪽)

[책속으로추가]
아라비아의별.무려11년간의궤적,1,771개의포스팅.그것은흔적을넘어기록이었다.일상을넘어일생이었다.그녀의블로그는그녀자신의삶을총망라했다.카테고리별로라이프스타일,맛집,여행,문화공연등의관련글이빼곡했다.커피공화국포스팅도그중하나였다.특히연애와결혼에관한내용이다분했는데,WEDDING게시판에서는스타들의결혼식사진을비롯해커플이벤트,연인과의근교여행코스,싱글탈출10계명,결혼전체크리스트등의콘텐츠가다수확인됐다.연애칼럼이나사랑에관한시,명언들도눈에띄었다.
"이걸다보다가는눈에쥐가날것같아!"(92~93쪽)

온라인세계에서는여권이필요없었다.풍뎅이의현장가이드도필요하지않았다.발품을팔필요도없었다.그녀가걸었던흔적들을유적지돌듯손으로,눈으로,그대로밟았다.길은알고있을것같았다.세상의반대편에서도사람들의발자국은겹치고지워지기를반복했다.그것은또다른층위의경험으로,흔적으로남고있었다.그것은모두로그였다.
경험은공유할수있지만,분리할수는없었다.결국멈춰버린그하나하나의흔적들은그녀의정체를드러내기시작했다.시간이늘소멸의편에있는것은아니었다.나는한발한발실체적진실에접근?다.실마리의가장끝은두루마리휴지한칸크기의사진한장이었다.블로그를들여다보기시작한지반나절이나경과한뒤였다.(102~103쪽)

“계약초기에는좋은작품도많이남겼잖습니까.그가능성을믿으시고재계약을…….”
“재고를많이남겼지.악성재고.그런가능성이라면사양하겠어.”
“그래도늘여론의주목을받지않았습니까?”
“비판여론이주를이뤘지.노이즈마케팅아니냐고의심만샀지.”
“제마니아들마저외면하시려는건아니죠?”
“외면해야마니아가되는거지.”
고해는성사되지않았다.말이통하지않는벽안의신부는나의죄를사할생각이없었다.터놓을수밖에없었다.해고가성사될수있었으나더이상숨길수는없었다.(121~122쪽)

“제가좋아하는건알래스카!늘겨울로보이지만여름이있는곳이죠.”
“전사막을좋아합니다.데저트.모래밖에없어보이지만사실은별들로가득한곳!”
“제가좋아하는건고래상어!상어인데성격이온순하죠.”
“전범고래를좋아합니다.킬러웨일.순해보이지만사실은바다의포식자!”
“제가좋아하는건씨없는수박!씨가많은과일인데씨가없죠.”
“전딸기를좋아합니다.스트로베리.씨가없어보이지만사실은씨가많은과일!”
짧은대화는영원할것처럼계속됐다.물리적거리는계속바뀌었지만우리의화학적거리는가까워지고있었다.
“제가좋아하는건…….”내가머뭇거렸다.
중첩된궤도에서멀어져가는그녀가말했다.
“……왜말을못하시죠?”
“그것이우주를돌아그사람에게닿을까요?”
“그것은우주에서도소멸하지않아요.”(197~1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