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눈동자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ㆍ첫사랑 | 양장본 Hardcover)

너의 눈동자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ㆍ첫사랑 | 양장본 Hardcover)

$13.00
Description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세상의 모든 것들
그 앞에 서면 다시 첫, 사랑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49인이 ‘첫사랑’을 테마로 쓴 신작 시 49편을 엮은 시집 『너의 눈동자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어머니’를 테마로 엮은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2015)와 ‘아버지’를 테마로 한 『굽은 길들이 반짝이여 흘러갔다』(2016)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테마시집이다.
나무에 푸른 물이 돌고 봄꽃이 다투어 피어나던 4월 초에 출판사는 49명의 시인에게 첫사랑을 주제로 신작 시를 청탁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속속 도착한 시들은 놀랍도록 다채롭고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생생했다. 여기에는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두근거림이 있었고, 사랑에 빠진 연인의 열망와 격정이 있었으며, 세상이 무너져내리는 이별의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무수한 계절을 보내고도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이자 환(幻), “영원히 사라짐으로써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어떤 무늬”로 피어나는 ‘첫 사람’이 있었다. 봄날에 쓰인 시들인 만큼 계절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와 상념을 정제된 언어로 풀어낸 시가 여럿 보인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이 시들을 크게 사랑의 시작, 끝, 그 이후의 시간으로 나누어 3부로 구성했다.
시집에 참여한 시인들은 앞서 출간한 두 권의 테마시집에서보다 젊어졌다. 한국시를 든든하게 떠받쳐온 중견 시인들의 무게는 여전하고, 등단 10년 안팎의 젊은 시인의 비중이 늘었다. 이들의 시 한 편 한 편이 다른 색채와 형식으로 말을 걸어온다. 시마다 딸려 있는 짤막한 시작 메모도 이들의 개성을 보여주는 단서로 눈길을 끈다. 짧게는 한두 줄에서 길게는 원고지 1매 분량의 이 메모를 통해 시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시인의 마음, 주제에 대한 사유를 읽을 수 있으며, 그 자체로 또 한 편의 시로 읽히기도 한다.
시와 함께 수록한 이담 서숙희 화백의 삽화 열여덟 점과 손글씨도 시집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 삽화들은 시에 대한 시각적 해설 혹은 변주로서 독자의 상상력을 기분 좋게 자극할 것이다.
저자

강신애

저자강신애
1996년『문학사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서랍이있는두겹의방』『불타는기린』『당신을꺼내도되겠습니까』가있다.

목차

1부무국적바람
비밀의정원_김병호
푸른옷소매_김연숙
온실을지나_김이듬
바라보다가문득,_박경희
튀김집그아이_박철
곰에서왕으로1_배수연
움직이는발_서춘희
맨드라미_유계영
봄밤,첫사람_유현아
무국적바람_이설야
빗방울처럼_이승희
경아_이재훈
밤비_이진욱
할미꽃_정병근
첫사랑_천수호
첫마음_하상만

2부첫눈의소실점
첫사랑_강신애
연못공원_김경인
라이터소년_김경후
순간의꽃_김해자
나는전속력이다_박완호
이젠잊기로해요_백인덕
다시,그리운그대_오민석
누가첫사랑을묻거든_유기택
빈화분_이영주
해인사통신_이우근
개굴개굴_이정록
첫사랑_이창수
아무도아무도를부르지않았다_이현호
장터거리순심이_이호준
어디에도없기때문에이제우리가있을수있다는생각을하다가_이훤
그믐달_정성욱
전설_조현석
첫눈의소실점_황종권

3부봄의제전
여우비_권선희
네가없어도다정한방_권현형
첫사랑청탁이왔어요_김도연
옥수수버터구이_김은경
연희,그방_김정수
사월편지_문형렬
온수_박소란
낡은첫밤의노래_박시하
곡우(穀雨)에온다는말_서윤후
최선_손미
사월_윤진화
목련_이규리
첫사람_장석남
봄의제전_조용미
편지_함민복

시인소개

출판사 서평

빗방울처럼목매달고싶었다빗방울처럼고요해지고싶었다

“전생(前生)을모르는당신의잠은깊고/어제도없이,나는/이먼데까지왔구나”(김병호,「비밀의정원」)
“당신이내그림자안에발을들여놓자/계절하나가새로태어났지”(이설야,「무국적바람)
“풋/풋/풋/성냥을그었다/파도가활활탄다”(천수호,「첫사랑」)

1부‘무국적바람’에서는사랑의시작과사랑의현재를노래한다.어느날낯선바람처럼다가와마음속에박혀버린한사람,떨림과설렘이일어나는그순간을묘사하는가하면,사랑에빠진청춘의이상한열기와조바심과불안까지도섬세하게포착한다.
유현아시인은50년전봄밤에핏기없던소녀의볼을복숭앗빛으로물들였던“어머니의첫사랑아버지,아버지의첫사람어머니”의이야기를서정적으로담아낸다(「봄밤,첫사람」).서춘희시인은“사람은사랑을하고/지극히사람이되려하는것”이라며기어이서로에게잠겨드는연인을그린다(「움직이는발」).이설야시인에게첫사랑은“어느해불어닥친무국적바람”이다.어디서왔는지모르는당신을“다받아적지”못하고,“당신을건너다가”발목이삐기도하는(「무국적바람」).배수연시인은밀랍으로된욕조를타고떠내려가는연인의모습을빌려사랑의한장면을신화적으로형상화한다(「곰에서왕으로1」).이승희시인은“빗방울처럼목매달고싶었다빗방울처럼떨어지고싶었다빗방울처럼고요해지고싶었다”는말로“그냥가만히있어도피가뜨거워져서견딜수없던시절”의아찔한마음의높이를토로한다(「빗방울처럼」).이처럼누군가에게첫사랑은“파도끝에불을붙인첫불장난”(천수호,「첫사랑」시작메모)이며,“여기가아닌모든것에대한가장아름다운유혹”(이승희시작메모)이다.

가장사랑했던이유가이별의이유가되고있었다

“사랑이아니고야누가눈물을피우겠는가”(김해자,「순간의꽃」)
“네게서멀어지는길이든네게로달려가는길이든/난이렇게전속력인걸”(박완호,「나는전속력이다」)
“우리는울기도전에/따뜻하고다정한말들을썼습니다“(이영주,「빈화분」)

2부‘첫눈의소실점’에서는사랑의끝,이별의아픔,떠나보낸사랑에대한그리움과회한을담은시들이주로소개된다.우리가첫사랑을말할때,대체로거기에는지나간사랑,이루어지지못한사랑이라는의미가내포되어있다.그러므로이별의순간을떠올리거나,서툴렀던마음과우호적이지않았던현실을안타까워하고,사랑했던사람을그리워하는시들이빠질수없다.
헤어지던날,“당신을조금만베려다가/그만제심장을먼저베고야만/소녀”는세월이지나저물녘연못공원에서“띄엄띄엄뛰는심장위에주름진손을얹고있”다(김경인,「연못공원」).“고백보다는매혹이어야한다고믿었던”스무살의시간이“하수구로떠내려”간지금,“그러고보니우리는자란것이없다”(이영주,「빈화분」).그때우리는“서로에게불시착하기로새끼손가락을걸”었건만행복에대해가난했고,“너무미안해서아무말않고떠났으면서/너무미안하다말하려너를서성”인다(이현후,「아무도아무도를부르지않았다」).이렇게“당신을떠도는전부가/맥락없이쌓이는발자국이라니”,“사랑하는이유와이별하는이유가/서로닮아가고있었다”(황종권,「첫눈의소설점」).“잊은듯지내다가도누가/묻기만하면덧나는”기억때문에아무래도이번생에당신을잊기는그른것같다(유기택,「누가첫사랑을묻거든」).하여스물몇살천둥벌거숭이시절의너와나는“영원속한조각거품”으로“늘지금처음처럼재생”된다(김해자,「순간의꽃」).

첫번째로사랑했다는건영원히사랑하게되었다는뜻이다

“잘살고있어요/아직도,/사월이꽃잎처럼펄럭이면/그리운바람이불어요”(윤진화,「사월」)
“아직그꽃에불을댕기는이여//또한번데는이여”(이규리,「목련」)
“새가우네//서늘한대들보아래서/내다보네”(장석남,「첫사람」)

3부‘봄의제전’은‘당신’은없고당신에대한기억으로나날의일상을살아가는지금‘나’의모습을담은시들이주를이룬다.여기에서첫사랑은과거에머물지않는다.과거이면서영원한현재다.부재하는당신은문득문득자명한현존으로다가오며,“영원히사라짐으로써영원히사라지지않는어떤아름다운무늬”가된다.
박소란시인은손을씻는사소한일상의행위에서도“내사랑이바로이곳에있다는것”(「온수」시작메모)을느낀다.권현형시인은“누구는순간이라부르고//누구는영원이라부르는/모든계절의날개를어느하루를”잊지못한다(「네가없어도다정한방」).서윤후시인은끝내닿지않으려는“사랑의마지막힘”과그럼에도질기게이어지는기다림을“만나기로약속한광장의조형물이되는일”에비유하고(「곡우에온다는말」),조용미시인은차례도없이한꺼번에피어난봄꽃을보며“당신이가까이있는듯한이무시무시한幻을어떻게쳐부수어야하나“(조용미,「봄의제전」)하고호소한다.박시하시인은“첫번째로사랑했다는건영원히사랑하게되었다는뜻이다.그러므로낡았다는건,완전히새로워졌다는뜻”이라며“순순히/깨어진사랑을바라”본다(「낡은첫밤의노래」).
그런가하면장석남시인은초여름의빛속에서“문득새소리로오는첫사랑의먼그림자를내다”(「첫사람」시작메모)본다.그리하여“첫사랑은없습니다.모든지나간사랑이첫사랑이고아직오지않은사랑도첫사랑일것입니다.봄이오듯첫사랑이오고가고또올겁니다”라는아포리즘에도달한다.이는“사랑이라는이름을가진세상의모든것들/그앞에서면다시첫,사랑입니다”는이설야시인의진술과도겹쳐진다.이들에게화답하듯함민복시인은“온세상에/어린것들가득한봄날”의새싹과꽃잎한장이바로첫사랑의“떨림”이라전한다.
봄이오듯첫사랑이오고가고또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