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빌라 (김의 소설)

시냇가빌라 (김의 소설)

$9.23
Description
2015년 장편소설 『어느 철학과 자퇴생의 나날』로 제11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김의 작가의 신작 『시냇가빌라』가 나무옆의자 로맨스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열두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소도시의 공동주택을 배경으로 이혼한 서른두 살 여성이 겪는 일상과 쓰라린 과거, 뜻하지 않은 사건을 통해 비밀을 공유한 남자와의 따뜻한 교감과 잔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저자

김의

남아산에서태어났다.2015년장편소설『어느철학과자퇴생의나날』로제11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수상했다.

목차

시냇가빌라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제11회세계문학상우수상수상,김의신작소설
끝없이눈이내리는소도시의겨울,
서른두살여자에게찾아온이온기는무엇인가

시신의핸드폰에서짧게신호음이울린다.
적막이몰려와방안에가득찬다.
밖에는눈보라가몰아친다.

2015년장편소설『어느철학과자퇴생의나날』로제11회세계문학상우수상을받으며이름을알린김의작가의신작『시냇가빌라』가나무옆의자로맨스소설시리즈‘로망컬렉션’의열두번째책으로출간되었다.소도시의공동주택을배경으로이혼한서른두살여성이겪는일상과쓰라린과거,뜻하지않은사건을통해비밀을공유한남자와의따뜻한교감과잔인한현실을사실적으로그린작품이다.
소설의주인공솔희는이혼후온천으로유명한작은도시의한발라에서고양이티티와살고있다.지난4년간의결혼생활은그녀에게수치와모멸,분노와슬픔만을남기고끝났다.연애할때그렇게다정하고그녀의의사를존중하던남편은어느시점부터돌변해딴사람이되더니결혼기간내내결코용납할수없는인간성을드러냈다.남편과의잔혹한전쟁을끝낸솔희는이제시냇가빌라의이웃들과크고작은생활속전쟁을치르며산다.우군도있고적군도있으며가지가지의삶이있다.그런데하루가멀다하고눈이내리는이겨울,솔희는위층에사는남자에게자꾸신경이쓰인다.그녀보다열살남짓많은남자는척추장애인이다.그녀는그를해아저씨라부른다.그가등에짊어지고있는볼록한해때문이다.지난연말솔희는뜻하지않게해아저씨와함께밤을보냈다.돌이킬수없는그날의일을아직은두사람외에아무도모른다.

평범한일상속비밀을공유한남녀
소설은“시신의핸드폰에서짧게신호음이울린다.”는첫문장으로시작부터의미심장한긴장감을조성한다.그러고는바로장면이바뀌어솔희의일상과빌라주변에서일어나는일들을묘사해나간다.생활비가바닥나몇달치월세가밀려있고가스요금이체납되어난방이되지않는집에서고양이의체온에의지해겨울추위를모면하는솔희의살림살이는궁색하다,빌라에지저분하고번거로운일이생길때마다솔희를찾아와부려먹으려하는아래층여자의명령에군말없이따르는것이나,오갈데없이버려질위기에처한개를외면하지못하고입양하기로하는모습에서는계산속도대책도없는사람처럼보이기도한다.위층에사는해아저씨는그녀가폐지를수거해용돈벌이를하는것으로알고가끔종이꾸러미를가져다주는데,그녀는그의오해를바로잡으려는의지도그다지없다.
그렇다고솔희의처지가마냥궁상맞거나처량한것은아니다.그녀는국숫집에서아르바이트를하고,이웃과웃으며안부인사를나누고,고양이티티와반려견말랭이를돌보고,빌라앞에쌓이는눈을치우기도하며부지런히일상의시간들을채워간다.특히해아저씨에게향하는마음은언제나가장빛난다.고향에서먹을것을부쳐주거나별미를만들어먹을때면그와나누고싶고,작은것이라도그에게주고싶다.밤늦도록그의집에불이켜지지않으면무슨일이생긴것은아닐까궁금하고,힘든일을하는걸보면돕고싶다.그와무언가를주고받으며마음을나눌때면가슴속에따뜻한햇살이퍼지는기분이든다.
그러나평범한그시간들속에서도그녀는자주막막함을느낀다.눈보라가몰아치는밤이면더욱잠을이루지못하고뒤척인다.어쩌다한번씩시신의핸드폰이울릴때마다이제는침착하게거짓답장을하지만연쇄적으로떠오르는지난기억을피할수는없다.잔혹하리만치고통스러웠던결혼생활과이혼,그리고해아저씨와관련된그일까지도.

결혼생활내내반복된폭력,그리도또다시이어진악몽
솔희의남편은결혼이성사되자난폭해지고제멋대로행동하기시작한다.남편의갑작스러운변화에충격을받은솔희는파혼까지생각하지만부모님의기대와임신2개월이라는자신의현실때문에파혼생각을접고,대신결혼해서아이를낳으면남편이달라질거라믿는다.그러나그것은헛된믿음이었고남편과함께한4년은인생에서도려내고싶은시간으로남았다.그는솔희가조금만자신과다른의견을말하면불같이화를내고물건을집어던졌으며,언어폭력과신체적폭력을일삼았다.부부동반모임에서자기친구와웃으며대화를나눴다는이유로아내를창녀로몰아붙였고,솔희가결혼7개월만에직장을그만둔그를대신해화공약품회사에다니며돈을버는동안그녀의가장친구와바람을피웠다.폭력은솔희뿐아니라한집에사는다른생명들에게도가해졌다.그는키우던개를발로차고때렸으며,수족관에공격성향이강한열대어를집어넣고는다른물고기들이죽어나가는모습을스포츠경기관람하듯즐겼다.솔희는그런남편의가학성에치를떨었다.그녀는두번유산을했고,더는남편과살수없다는결심에이혼을했다.
그러데이혼후1년여가지났을무렵전남편이솔희앞에다시나타나잘못을빌며재결합을요구한다.그와함께산세월이후회스럽고이혼이야말로절대로후회하지않는결정이었기에솔희는재결합의사가조금도없다.그녀가재결합은물론그를만나는것조차거부하자전남편은또다시잔인한폭력을휘두른다.
소설에서솔희의남편이저지르는폭력은세부내용이다를뿐우리가뉴스나미디어를통해서익히접해온남성폭력의전형들이다.그리고그폭력은자주예기치않은비극을낳고선량한사람들을망가뜨린다.솔희와해아저씨또한그지독한운명의당사자가된다.

막막한계절을통과하는소수자들간의연민와위로
소설의배경인긴겨울과끝없이내리는눈은솔희가헤쳐나가야할인생을닮았다.한때호의를베푸는듯보였던세상은어느새적의를띠고그녀를옭아맨다.동네에는솔희와해아저씨가불륜관계라는소문이무섭게돈다.아래층여자는몇번씩이나솔희를찾아와개짖는소리때문에못살겠다며험악한말로윽박지른다.남몰래해아저씨를짝사랑하던옆집공방아줌마는만취한상태로솔희의집에쳐들어와한바탕소동을피운다.
해아저씨의상황도점점나빠지는것같다.등에짊어진해도바윗덩어리처럼무거워보이고점점빛을잃어가는듯하다.솔희는이모든게자기탓인것만같다.그날해아저씨는불편한몸으로초인적인힘을발휘해혼자서모든일을처리했다.평범하고가난한서른두살여자의목숨을구하려다벌어진일은그에게너무나부당하고가혹했다.시간이흐를수록그는사건에서벗어나기는커녕그무게를뼈저리게받아들이고있는것이다.그녀는이제자신이나서야할때라고생각한다.

김의작가는『어느철학과자퇴생의나날』로“생생하고처절한,간만에등장한‘밑바닥소설’”,“거친소재와표현에도불구하고사람과삶에대한순정이느껴지는작품”이라는평을들었다.작가는이번작품에서도소수자혹은소외계층의삶을핍진하게보여주되,그속에서일어나는폭력을고발하며약한존재들간의연민과위로를가슴뭉클하게그린다.비록솔희와해아저씨의마지막선택이,그들이찾아낸최선의윤리가비극적이더라도이소설이봄의온기를띠는것은작가의따뜻한시선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