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야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 다이앤 리 장편소설)

로야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 다이앤 리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출간!

『로야』는 여성은 원래 태생부터 완전한 인간형이었음을,
하나의 우주였음을 인식하게 만드는 놀라운 작품이다.
_강영숙(소설가)

나의 상처는 무엇인가?
그토록 상처 입은, 나는 누구인가?
한국문학의 가장 먼 곳에서 온 가장 가까운 이야기

2019년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로야』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2005년 제정되어 『미실』(김별아),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스타일』(백영옥), 『보헤미안 랩소디』(정재민), 『저스티스맨』(도선우) 등 화제작을 배출해온 세계문학상이 올해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응모한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200여 편의 응모작 중 으뜸으로 뽑힌 대상의 주인공은 밴쿠버에 사는 한국계 캐나다인 다이앤 리(한국 이름 이봉주)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해 20대 후반 캐나다로 이주하여 스무 해 가까이 살고 있는 그는 생애 처음 써낸 소설 『로야』로 세계문학상 최초의 해외 거주 한인 수상자로 기록되었다.
『로야』는 캐나다 밴쿠버를 배경으로 중산층의 삶을 사는 한국계 캐나다인 여성이 교통사고 후유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오랜 세월 감춰온 자신의 근원적인 상처를 들여다보며 삶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심사위원들은 “한 문장도 건너뛸 수 없게 만드는 치밀한 문장과 심리적 현실을 재현하는 긴장감 있는 서사가 언어예술로서의 소설을 증명해 보이는 작품”이라 평하며 그의 수상이 “한국 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새로운 가능성이 되기를 기대”했다. 모국을 떠나 해외에 정착한 ‘경계인’이라는 그의 정체성은 『로야』에서 “너무나 익숙한 것을 아주 낯설게 만들어버리고, 생소한 삶을 조금도 불편하지 않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능력”(심사위원 방현석)으로 발휘된다. 한국문학의 저변 확대는 이처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고 낯선 것에서 보편적인 것을 읽는 새로운 시선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 터이다.
‘로야’는 소설 속 화자의 딸 이름으로 ‘꿈’이나 ‘이상’을 뜻하는 페르시아어다.
저자

다이앤리

1974년대구에서태어났다.경북대학교독어독문학과와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대학원을졸업하고본대학교,서울대학교,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독어독문학과에서박사과정을공부했다.2001년캐나다로이주해현재남편과딸과밴쿠버에살고있다.클래식음악을애호하여밴쿠버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이사직을맡고있으며,밴쿠버심포니오케스트라와밴쿠버리사이틀소사이어티의연간회원을7년째이어오고있다.몇해전겪은교통사고를계기로오랫동안감춰왔던고통의근원을들여다보고스스로를회복하기위해쓴첫소설『로야』로제15회세계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들어가며

1부
1.발생incidence
2.후퇴retreat
3.정전blackout
4.방해obstacle
5.위로up/comfort
6.인과causality

2부
7.변형metamorphosis
8.무지nescience
9.연결connection
10.각성awakening
11.애착attachment
12.착각delusion
13.우연coincidence

갇히며

작가의말
추천의말

출판사 서평

교통사고후유증이촉발한과거의기억,상처입은어린아이와의대면
남편과여덟살딸과함께캐나다밴쿠버에서순조로운일상을영위하던‘나’는어느날고속도로에서교통사고를당한다.대형사고였지만사고현장에서멀쩡하게걸어나올수있었을만큼부상은가벼웠다.외상이없으니회복도신속할줄알았는데시간이지나도몸이나아지지않자‘나’는체력과정신력의한계에부딪힌다.‘나’는자신을한계에몰아넣은것이자신의취약부분,바로부모와의관계임을더딘회복과정에서깨닫는다.
중년에접어든‘나’와남편은각자의고국을떠나온지스무해가넘었으며이들의나고자란가족은모두고국에있다.폭력가정에서자란‘나’는성인이된후부모와물리적거리를두며살아왔다.그러다교통사고로인해체력과정신력이밑바닥에떨어지자위로받지못한어린자신을만나게되고,아직도질기게연결된부모와의정서적거리를경험한다.교통사고가‘나’자신을밑바닥까지가라앉게한동시에의식적으로지워온겁에질린어린아이를만나게해준셈이다.‘나’의회복은이아이와의대면에서부터시작된다.
지난세월동안‘나’는상처받은자신을위로하는것보다자신에게상처준부모를이해하는것에온힘을써왔다.아프다는소리를누구에게도안했다.심지어자신에게도한적이없었다.참고이해하는것이부모를사랑하고자신이자라는방식이었다.폭력가해자였던아빠는고인이되었지만그의존재는여전히‘나’의원가족삶속에있고,엄마는죽은아빠를거듭끄집어내며자신의희생에대한보상을끊임없이요구한다.
‘나’는폭력피해자인엄마는마땅히보상받아야한다고생각하여무엇이든아낌없이주었지만,자신이밑바닥에있을때도당신을보살피지않는다고퍼붓는엄마를보며지금껏믿어왔던피해자와가해자의이분법을의심하기시작한다.

딸과엄마,말하지못하는자와듣지못하는자
1부와2부로나뉘어13장으로이루어진소설은화자의회복과정을따라가며그내적,외적변화를치밀하게그린다.“엉덩이밑에서등중간까지굵은바늘을꽂아넣는것같은”선명하고날카로운최초의통증이후,발작기침과앞가슴뼈통증으로죽음에대한두려움에사로잡히는끔찍한시간을지나기까지‘나’는현재와과거,현실과꿈,의식과무의식을넘나들며숱한감정의격랑을경험한다.이때현재의가족인남편과딸은‘나’의고통을진정시켜주고‘나’를일어나게하는힘이라면,원가족인엄마아빠는신체적질환속에서더생생히떠오르는상처의근원지다,특히엄마는현재시점에서화자가정서적,감정적으로가장두려워하고힘겨워하는존재다.
소설은서사의상당부분을화자가엄마에게느끼는감정,엄마와의관계에할애한다.그것은엄마가화자에게보낸문자메시지가소설을열고닫는구실을하는것에서도확연히드러난다.아내와자식에게폭력을휘둘렀던아빠는이미고인이되었기에‘나’로서는원망도미움도떠나보내고“잘다듬어진이해와치밀하게얽힌감사”만을느끼는데반해엄마는여전히‘나’의삶에부당하게개입하고침입함으로써스트레스를유발한다.고국에서혼자된엄마는더욱가련한모양새로죽은아버지뒤에숨어서책임은회피하고권리만을챙기려든다.
‘나’를가장고통스럽게하는것은엄마가‘나’의말을‘듣지’않는다는사실이다.엄마와의관계에서‘나’는늘‘말하지못하는자’이고엄마는늘‘듣지못하는자’다.소통이되지않는일방적인관계는자주실망과염증을낳고지친마음은자발적후퇴에서관계의철수까지생각하게한다.소설의말미에서‘나’는막힌숨구멍을틔우기위해엄마에대한미련을보내는듯싶다가난데없이도착한엄마의메시지로인해보낸미련을다시주워담는다.엄마는그렇게‘나’의곁에끈질기게존재한다.

전쟁터에서낙원으로,위험속에서도가족은진화한다
화자가성인이되어캐나다에서이룬가족은이상적이라할만큼완벽하고조화롭다.부부는애정과신뢰로단단하게연결되어있고아이는그울타리안에서사랑을듬뿍받으며자유롭게자란다.그린벨트로보호받는숲과강을지척에둔안락한보금자리에서그들은무엇을하든똘똘뭉쳐있으며,다정하고예의바른이웃은누구도그들의삶을방해하지않는다.화자가나고자란한국에서의가족이전쟁터였다면캐나다에서이룬가족은낙원이라불릴법하다.
‘나’는어떠한일이있어도이‘낙원’을지키고어떠한위험도자신들의울타리를침범하지않기를바라지만이미현실은가까이에서위험이닥칠수있음을증명한다.딸로야와같은수영클럽에디니던중학생이총기사고로목숨을잃었고,그들이전에살던동네에서도총기살인사건이발생한다.그들이겪은교통사고역시가족모두의목숨을앗아갈수있었던사건이었다.위험에대한화자의불안과강박은아이손을놓치고아이를잃어버리는꿈으로나타나기도하는데,딸아이가주변에서일어나는죽음과사고를자기만의시각으로의식하고있다는사실이화자에게는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
죽음은외부에만있지않다.남편의고국이란에서시아버지가세상을떠나자한결같이진중하고확고하던남편이흔들린다.남편역시‘나’처럼나고자란가족내에서권리는없고책임만떠안으며살아왔지만‘나’와는달리부모와의관계에서생긴상처가응어리로남지는않았다.그런남편마저부친의죽음으로나약한상태에빠진다.
소설에는여러형태의죽음이등장한다.현재의죽음과과거의죽음이있고,어린죽음과나이든죽음이있다.가깝든멀든죽음은무언가를남긴다.어떤죽음은좋은것만을유산으로남기고어떤죽음은훗날‘나’를찾아와위로를보내기도한다.시간속에서죽음은삶에깃들고삶은이어진다.

쇼스타코비치,말러,차이콥스키:음악이주는카타르시스
『로야』에는고전음악과관련된인상적인장면이몇차례나온다.화자의가족은음악애호가로주말마다음악회를찾는데,음악은가족을결속하면서‘나’의삶에드리운고통과죽음과불화를감싸고폭발시키고해방시킨다.사고후처음찾은음악회에서들은쇼스타코비치의마지막현악사중주는‘나’로하여금“불편함과불안함과무서움을지나우울과슬픔에”다다랐다가“여러껍질이벗겨져서한결가벼워진느낌으로부유하게”한다.시아버지의죽음으로슬픔에빠져있을때말러의부활교향곡은고인을모셔와눈물과미소로지난삶을축하하는의식이된다.차이콥스키1812년서곡을들을때는“환희의축포”인듯“절망의폭격”인듯쏟아지는대포알소리가‘나’의부모와겹쳐지며가슴을내려치는데,엄마와‘나’는같은곡에다른의미로숨이멎는다.작가의음악적소양이서사에녹아들어카타르시스를느끼게하는아름다운장면들이다.

여성서사의눈부신성취,가장내밀한동시에가장보편적인이야기
『로야』는인물의생각과감정을집요하고아름다운문장으로묘사한다.여성이자신의내면을이토록정교하게탐구하고해석하는것은여성서사의눈부신성취다.화자의강박은오랫동안숨기고감추어온것에서비롯되었으므로그것을드러내보이고‘아프다’고말함으로써회복은시작된다.이는작가의쓰는행위와연결된다.다이앤리는자신이그대로투영된이소설을통해“나는왜쓰는가?나의상처는무엇인가?그토록상처입은,나는누구인가?”를묻고답한다.“오래된질문이자모든작가의출발점이다.”(심사위원김별아)그리고이야기는여전히열려있고진행중이다.
작가는“어떤형태의삶을살든가장협소하고내밀한부분은시공간을초월해유사하다.가장협소한곳에가족이있고가장내밀한곳에자신이있다.”고말한다.그런점에서『로야』는한국문학의가장먼곳에서온가장가까운이야기,가장내밀한동시에가장보편적인이야기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