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 (강희진 장편소설)

카니발 (강희진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세계문학상 대상 작가 강희진 최신작!
딸의 입으로 폭로되는 한 결혼이주여성의 수난사
폐쇄적인 농촌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선홍빛 카니발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실존소설
서사와 화법의 격렬한 파격성 시도

유장한 입담으로 밝힌 엄마의 실종과 자신의 삶
장편소설 『유령』으로 제7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강희진 작가의 새로운 장편소설 『카니발』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유령』과 『포피』를 통해 각기 젊은 남녀 탈북자 세대의 고민과 실상을 실감나게 그려 '진화'된 형태의 분단 문학을 선보인 강희진 작가는 신작 『카니발』을 통해 한국에 정착하고자 했던 필리핀 이주민과 그 가족사를 통해 삶의 잔혹함과 불화를 당대와 연결시킴으로써 글로벌화 된 형태의 실존소설을 선보이고 있다.
소설의 화자인 예슬이는 이십대 초반의 방송통신대학교 여대생이다. 경상도의 산골마을에서 할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 그녀는 필리핀 이주여성의 딸이다. 예슬이는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와 깊고 짙은 갈색의 눈동자, 서구적인 이목구비를 가졌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은 욕설이거나 혹은 유의어의 반복이다. 그녀는 강박장애를 동반한 외설틱(Coprolalia)과 동어반복틱(Palilalia), 즉 투렛증후군 환자이다. 그녀가 쏟아내는 이야기는 그녀의 말만큼 중언부언이고, 그 때문에 약간 혼란스럽다. 비록 음성틱을 앓고 있지만 화자는 유장(悠長)한 입담으로 엄마의 실종과 관련한 자신의 삶을 털어 놓는다.
『카니발』은 농촌이라는 폐쇄된 공간 속에서 어긋난 집단주의와 남성적 편력에 의해 개인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와 ‘화법’의 격렬한 파격성을 통해 문제점을 극단으로 몰아간다. 이를 통해 이주자에 대한 사회적 윤리성을 진단할 뿐만 아니라 특히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작가 특유의 미스터리 기법의 구성은 이번 작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가독성을 최대한 높이고 있다.
저자

강희진

저자:강희진
경남삼천포에서태어났다.2011년제7회세계문학상공모에장편소설『유령』이당선되었다.작품으로『이신』『포피』『올빼미무덤』등이있다.

목차

카니발7
작가의말263

출판사 서평

음성틱과어우러지는현란한말들의향연이시작된다!!!
필리핀네그로스출신인화자의엄마는가난한집안살림때문에스페인어장학생으로입학한대학을중퇴하고,필리핀을방문한경상도산골마을의이장인아버지와결혼을결정했다.엄마는아버지와정신적교류는없었지만한국인선교사가필리핀에서보여준헌신성때문에한국에대해막연한동경심을가지고있었다.또한스페인계미국인애인이사망하는충격적인사건등이겹쳐엄마는한국행을결심한것이었다.이때아버지는필리핀의친정으로매달얼마씩송금하겠다는약속도했는데,이것은엄마의마음을움직이게하는중요한계기가되었다.
아버지는지능이떨어지거나사회생활에문제가있는사람은아니지만우둔증때문에사람들과의관계가원활하지못하다.그는넓은대나무숲으로둘러싸인집뒤뜰에서개를잡는도축업자이다.동네에서는그를벽창호,혹은장승,술독이라부르지만,막상그는마을사람들에게한없이좋은사람이고,많은땅을가진부자이며,평생을청상과부로살아온어머니에게는효성스러운아들이다.
무학이지만걸쭉한입담을가진할머니는육두문자에음담패설까지종횡무진으로오가며질퍽하고구수한경상도사투리를거침없이토해낸다.그녀의말들은화자에게전해져음성틱과어우러지는현란한말의향연으로펼쳐진다.
할머니는애초부터엄마와사이가좋지못했다.문화차이가두사람사이에벽을쌓았으며,또한엄마가개성이너무강한탓에화합이잘되지않았다.필리핀오지의전통마을에서자란엄마는유달리돼지를좋아하고,성에개방적이며,남의이목을두려워하지않는,열정적이고솔직한여성이다.그런성격과태도,이질성때문에마을에서는엄마에대한풍문이끊이지않았다.
풍문의핵심내용은엄마와삼촌사이의통간.진주에사는삼촌은다리를저는장애인으로,뜨개질이유일한취미인대단히내성적인성격의소유자이다.외국어고등학교영어교사인그는,그러나엄마와영어로소통할수있는유일한사람이다.

안개처럼온산골짜기에퍼진소문들
엄마와삼촌에관한소문이본격화되기전,아버지와엄마는뒤뜰이나일터를가리지않고눈만마주치면서로를탐하는열정적인사랑을나누었다.그때이미아버지는대마중독자였다.중독은할머니에서부터시작된것이다.할머니는오랫동안순전히대마를채취할목적으로마를키워평생대마를담배처럼피워왔다.아버지는개를잡을때,그리고사랑을나눌때를위하여대마를피운다.
여기서태어난두딸은모두어학의수재들이다.그러나여동생이한국인과다르지않는외모에빼어나게우수한성적으로과학고에입학하여정상적인삶의경로를따라가는반면,언니인화자는다른아이들과구별되는외모와음성틱으로학교에서왕따를당하게된다.화자는자신의음성틱을완화시킬목적으로대마를피운다.엄마의실종이후원조교제에이어조건녀로몸을팔고다니는화자는대마를허용하는암스테르담으로가는것이꿈이다.
화자는대마를피울때면종종엄마의손이눈앞에어른거리는환영을보고,엄마가사라지기직전,엄마가우물가에서아버지에게두들겨맞던날의기억이떠오른다.그다음날엄마는사라졌다.할머니는화자에게엄마가딸들을버리고필리핀으로갔다지만출입국관리소에그녀의출국기록은없다.
화자와여동생이어린시절,엄마가아버지를설득해야콘이란특용작물을마을에심게했다.처음에는야콘농사가제대로되지않아실패하지만,몇년뒤에마을사람들에게자신들이상상할수없는엄청난수입을가져다주었다.또엄마가동네초등학교의영어회화강사가되면서엄마와할머니,그리고엄마와아버지사이의갈등은가라앉는듯이보인다.그러나엄마는교장이바뀌면서영어권원어민이아니라는이유로쫓겨나고,뿐만아니라화자가왕따로인한스트레스로외설틱이심해지고,결국에는학교에서쫓겨나는불상사까지발생한다.그러나화자는영어나엄마의모국어인비사야어로말할때는전혀틱증세를보이지않는다.큰딸의장래를걱정한엄마는필리핀으로이민갈것을심각하게고민한다.그즈음둘째딸이삼촌의자식이라는소문이안개처럼온산골짜기에퍼진다.
할머니는소문을이미알고있는듯하다.그녀는삼촌과엄마가이야기하는것도,아니그토록아끼고사랑하는삼촌이집으로오는것조차싫어했다.그러나아버지는아무런반응이없다.그와중에엄마가이주여성노래자랑에서일등상을받아가족이필리핀으로다녀오게된다.이때화자는그곳에서심리적인안정때문인지틱을전혀하지않는다.한국으로돌아온엄마는필사적으로필리핀이민에매달린다.그러나아버지는냉정하게이민을거절한다.아버지는이미깊이엄마를의심하고있고,엄마를종종잔인하게구타한다.그속에서심한갈등을겪던엄마는결국삼촌을찾아가고…….그리고엄마는실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