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의 브런치 (반지현 에세이)

스님과의 브런치 (반지현 에세이)

$12.00
Description
“스님, 이 맛을 여태 혼자만 알고 계셨어요?”
사찰요리의 매력에 빠진 회사원
인생 첫 요리 선생님에게 맛과 마음을 배우다
스님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데 사찰요리라니!

회사를 다니며 마음 한편이 늘 불안했던 저자가 사찰요리를 만나고 배우며 변화해가는 내용을 담은 음식에세이. 저자 반지현은 사찰요리를 배우면서 마음이 가볍게 통 하고 울리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런 순간을 그냥 흘려버리기 아까워 글로 남기기 시작했다. 스님도 요리사도 아니고 사찰요리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한 것도 아니지만, 그저 사찰요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을 울리던 그 순간들을 들여다보고 더듬어보면서 이 책을 썼다. 가장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자신과 주변을 살피는 알뜰살뜰한 마음과 유쾌한 웃음이 묻어나는 글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사찰음식처럼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찰요리 덕분에 눈앞의 하루를, 다가오고 사라지는 계절을, 내 곁의 사람들을, 내게 주어진 삶을 좀 더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

반지현

몸과마음의안부에관심이많은사람.요리로몸을,글로마음을돌본다.가장좋아하는것을통해가장가까이에있는것을살필수있어다행이라고자주생각한다.2017년겨울부터사찰요리를배우고있다.
https://brunch.co.kr/@ringringstar
https://band.us/@templefood

목차

프롤로그-좋아하는것을더좋아할수있도록

만나다
이모든게처음
사찰요리에있고또없는것
열숟가락깨물어안맛있는숟가락없다
채수가모든것을가능케하리니
내마음의오신채
행복을이루고자먹습니다

배우다
당신의과정엔애정이있나요?
쫄지마!재료가얕보니까
너무맛있어서헛웃음나옴
고명있는시간
된장은아주연하게끓여놓을게
너무예쁘면젓가락안가
뿌리의힘을믿어요
정답은냉장고제일안쪽에
튜닝의끝은순정이랬어
당신의호박범벅
제법오래된미래

변하다
그렇게채식인이된다
그마음한숟갈만주세요
텁텁하고쓸쓸하고그토록다정한
요리하는사람이바보라서그러겠어요?
가랑비리더십
마음만은장씨부인
들여다본다는건
묵혀둔봄을꺼냅니다
믿고따블로가!
계절이물러가며인사를건네듯

에필로그-익으면투명해진다

출판사 서평

사찰요리의매력에빠지다

무언가와사랑에빠지는일은예기치않은순간에찾아온다.저자가사찰음식에빠져든내력도그러하다.어려서부터요리책보는걸좋아하고,사회초년생시절야근을밥먹듯하면서도원룸의좁은주방에서홀린듯이요리에몰두했지만사찰요리에매혹될줄은몰랐다.이런걸운명적이라고하는걸까.다니던회사의사규에따라참가한템플스테이에서처음절밥을만났다.밥이너무아름다워탄성이나왔다.하루에두번나오는매끼니가그렇게황홀할수없었다.4박5일간의힘든일정을밥덕분에무사히마쳤다해도과언이아니었다.이후시간이지날수록그밥이생각났다.기억을더듬어그때먹은것을흉내내봤지만잘되지않았다.답답한마음에사찰음식전문점을찾아가봐도그때그음식이아니었다.밥을받아들었을때주위가환해지던그때그느낌을찾고싶었다.사찰요리를배우기로마음먹었다.인생첫요리선생님인스님들에게사찰요리의맛과정신을배우면서그매력에흠뻑빠졌다.2017년겨울부터시작된사찰요리수업과요리에대한열정은지금도계속되고있다.

맛에대한새로운경험

건강한삶에관심이높아지면서웰빙푸드,슬로푸드,채식의하나로사찰음식을훨씬가까이에서접할수있게되었다.기본적으로수행을위한음식인사찰음식은대중적으로잘알려진바와같이오신채(파,마늘,부추,달래,흥거)를쓰지않고,고기를금하며,제철의재료를주로사용한다.그와함께담백하다는것이중요한특징으로꼽힌다.채소와과일,곡류가주재료이고,재료본연의맛을끌어올리기위해양념도소금,간장,된장정도만사용하니그렇다.자극적인맛이속을훑고몸속장기를치는것과달리담백한맛은배꼽에모여몸의기운을순환시킨다.몸이고요하고편안한상태가되는것이다.
너무건강한음식이라그럴까.사찰요리를풀떼기,맛없는음식,단출한(=초라한)음식으로생각하는사람들이꽤있다.이에대해저자는단언한다.크게속고있는거라고.스님들이얼마나맛있는요리를계절별로다양하게접하는지알고나면깜짝놀라게될거라고.실제로저자는처음사찰요리수업을들을때이제껏알던것과는급이다른맛에반해“오늘은얼마나맛있을까?”기대감에들떴고,“스님,이런맛을여태혼자만알고계셨나요!”소리를혼자조용히읊조려야했다.요리를가르치는스님은‘음식에는맛있다와맛없다가없다’‘음식은몸을지탱하는약이지맛으로먹는것이아니다’고강조하지만,사찰음식이몸의편안함은물론혀의즐거움까지선사한다는것은경험에서나온‘진리’다.

계절속에서살아가는기쁨

저자는사찰요리를배우며얻은커다란즐거움중하나가사계절의매력을비로소알게된것이라말한다.계절을듬뿍담은깜짝놀랄만한메뉴를접하면서계절과제대로사랑에빠졌음을고백한다.봄이면통통하게물오른두릅을튀겨내매콤달콤한양념에버무린두릅강정이,여름이면불린콩을되직하게갈아산뜻한오이고명을올린콩국수가,가을이면간장과조청에버무린후깨를솔솔뿌린쌉싸름한우엉조림이,겨울엔뜨끈하고얼큰하고개운하기까지한사찰짬뽕이오감을깨워주었단다.꽃초밥/곰취쌈밥/냉이만두(봄),무왁저지/시래기찜(가을)은어떤가.여섯가지뿌리채소를넣고오랜시간뭉근히고아낸육근탕은추운날씨에딱어울리는별미일뿐아니라용맹정진하는스님들을위해경건한마음으로짓는수행식이기도하다.이런음식들과함께하다보니가는계절이아쉽다가도다가오는계절을반갑게맞이할수있게되었다.계절은어김없이다시돌아오고,그때마다놀라운기쁨을건넬준비를하고있으니말이다.

썰고,굽고,볶고,튀기며천천히익어가는삶의한계절

사찰음식이가져다준또다른선물은시각의변화다.저자는다른존재의처지를생각하는사찰요리의정신에물들어자연스럽게채식을시작했고,자신이먹는음식이어디서오는지관심을가지면서욕심을버리고고마운마음으로한끼를마주하게되었다고한다.요리를하면서먹는이를헤아리는마음을배웠고,주위사람들과레시피를공유하면서무언가를나누는기쁨도알게되었다.예전에는불안하지않기위해요리했다면,사찰요리를배우면서요리가세상으로부터의도피가아니라자신이속한세상을넓히는훌륭한방법임을깨닫게된것이다.
그러고보면요리와삶은꽤나닮았고,사찰요리는보다행복한삶을위한마음과태도를연습하는장이라할수있다.저자는요리를하면서실수도많이했다고털어놓는다.잘하고싶은마음에무리하기도하고,스님말안듣고휘리릭요령을부리다망한적도여러번있었다.그럴때마다자신이사는방식을돌아보고시간을내어천천히오래마음을들여다보았다.저자는시간과노력의집약체이자익을수록투명해지는죽을저으며생각한다.“나도때가되면투명해졌으면좋겠다고.더이상나자신을의심하지않는때가왔으면좋겠다고.”
이책은충분히익어투명해진결과물이라기보다한사람이천천히익어가는삶의한계절이다.썰고굽고볶고튀기며뜨겁게자신의계절들을지나온이야기다.완성된이야기가아니라한창무르익어가는이야기여서누군가에게는더욱큰위로와온기가될것이다.

죽을젓듯하루하루를젓는다.내시간과마음을쏟아붓고는한방향으로휘휘젓는다.익으면투명해진다,반드시투명해진다,중얼거리면서.
아직투명한죽은아니겠지만,멀건죽이라도누군가에게위로와온기가될수있다면그걸로나는충분할것같다.(‘에필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