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진달래꽃 (유익서 장편소설)

소설 진달래꽃 (유익서 장편소설)

$15.02
Description
한국현대사 격동의 시간
해방공간의 좌우 대결과 혼란상을 탐구한 역작
300권의 자료 검토, 4년간의 집필 기간을 거쳐 형상화한 해방공간의 진면목

12년간 통영 한산도에 거주하며 쉬지 않고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원로작가 유익서의 신작 장편소설 『소설 진달래꽃』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고도의 상징과 알레고리로 시대 상황을 비춰내는가 하면 우리 전통음악의 고유한 미학과 예술의 본질을 밝히는 소설을 여럿 발표해왔다. 그런 그가 한국현대사의 격동기인 해방공간을 배경으로 또 하나의 역작을 선보인다. 해방 후 남로당 중앙당 간부로 활약하다 처형된 공산주의 혁명가와 한국전쟁 때 월북하여 북한의 실상을 목격한 그의 아내가 험난한 시대의 파고를 넘으며 마주하는 질문과 결단을 담아낸 작품이다.
작가는 2016년 말 한 잡지로부터 연재소설을 청탁받고 해방공간을 배경으로 이념을 달리한 정치세력의 대결과 시대적 혼란상을 형상화하기로 마음먹고 준비에 들어갔다. 20여 권의 자료를 검토하다 보니 쉽게 덤벼들 소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간을 들여 50여 권의 책을 다시 검토한 끝에 연재 약속을 파기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며, 어쩌면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엄중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년 반 동안 300권에 달하는 자료를 검토하고서야 집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평양민보〉 주필을 지내고 진보당 강령을 기초한 두산 이동화 선생을 모델로, 그다음에는 동아일보 초대 주필을 지내고 한국민주당 정치부장으로 활동하다 암살당한 설산 장덕수 선생을 모델로 각각 1천 매 정도 써내려갔으나 모두 해방공간의 진면목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여 중도에 그만두었다. 궁리 끝에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남로당 중앙당 간부로 활동한 인물을 중심에 두고 해방공간을 그려 나가기로 최종 결정하여 마침내 『소설 진달래꽃』이 탄생했다.
저자

유익서

1974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부곡(部曲)」이,1978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우리들의축제」가당선되어문단에나왔다.고도의상징과알레고리로시대상황을적실히비춰낸『비철이야기』『표류하는소금』『바위물고기』『한산수첩』『고래그림碑』등의소설집과,우리전통음악의우수성과고유한아름다움의근본을밝혀미학적으로승화시킨『새남소리』『민꽃소리』『노래항아리』3부작을비롯하여『아벨의시간』『예성강』『세발까마귀』등의장편소설을세상에내놓았다.한동안동아대학교한국어문학부에서후진양성에힘썼으며,대한민국문학상신인상,이주홍문학상,PEN문학상,성균관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소설진달래꽃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남로당중앙당간부로활약하다처형된공산주의혁명가와월북한그의아내
험난한시대의파고를넘으며마주한운명과결단

소설의전반부는해방직후부터한국전쟁전까지공산당지하활동을하는김병산과그의아내최은희의이야기이고,후반부는한국전쟁때월북한은희가사회주의이상국가로생각하던북한의실상을목격하며고뇌하는내용으로이루어져있다.병산의활동도대체로은희의시선을통해서술된다.
조선공산당경남도당조직책을맡고있는병산은일본유학시절부터사회주의이상국가건설에뜻을두고공산주의운동에뛰어든지식인이다.진주부청공무원으로일하는은희는동료를따라간아지트에서병산의강연을듣고공산주의의대의에매혹된다.백성이주인이되는계급없고차별없는민주국가,누구나평등하게살아가는공평한나라.공산주의가지향하는세상이단박에마음을사로잡고,그런세상을만들어후손에게물려줄수있다면제목숨을바쳐도아깝지않으리라생각한다.은희는그날이후새로태어난기분으로공산당에입당하여대민선전활동에전력하다경남도당여성동맹간사로발탁되고,얼마후병산의청혼을받고그와혼인한다.
혁명만이조선의위대한미래이며,계급없는진정한민주적사회주의국가를건설하려면부르주아국가기구를폭력적으로전복시켜야한다는명제에따라활동하던병산이중앙당의중요임무를담당하게되면서부부는진주를떠나서울로옮겨간다.이무렵미군정이공산당을불법화하면서조선공산당도남조선노동당으로이름을바꾸고지하화한다.작가는병산의당사업투쟁활동과함께남로당이주도한당시의굵직한사건들을본격적으로그려나간다.
1946년9월철도파업,10월대구항쟁(대구폭동),이승만제거시도를거치며사회혼란이커지자미군정은남로당간부와당원검거에박차를가한다.1948년4월제주민중항쟁과10월여수순천해방투쟁(반란사건)을지나1949년6월29일미군이철수하자평양의지도부에서는남한혁명계획을수립한다.하지만혁명동력을상실한서울시당은남조선해방투쟁계획을계속해서연기하고,그러던중병산은돌연체포되어마포형무소에수감된다.병산은옥중에서도새세상이도래할것임을널리알리다중죄인을수용하는광주교도소에이감되고,1950년6월25일인민해방군이서울에입성하면서다른사상범들과함께총살당한다.
남편의처형소식을들은은희는피눈물을삼키며시신이매장된곳을찾아그곳에남편이좋아하던진달래나무를떠다심고제를올린다.이후은희는퇴각하는인민군에자원입대하여북으로향한다.그러나북한은병산이꿈꾸던혁명의이상이실현되어있는지상낙원이아니다.물자부족과가난으로인간의최소한의존엄성마저무너진사회일뿐아니라계급차별없는세상이라는것역시구호에불과하다.게다가김일성일파는박헌영을비롯한남로당출신들을숙청한데이어연안파인사들까지쿠데타세력으로몰아숙청하며독재와개인우상화에열을올린다.은희는군에서제대해재정성에서일하던중간부훈련학교인인민경제대학에들어간다.납득할수없는숱한사건을겪으면서도학교를졸업한그녀에게새로운임무가주어진다.바로남한으로내려가공작활동을하라는것이다.수년만에남한땅을밟은은희는당의명령을이행하던중중대한결단의순간과맞닥뜨린다.

『광장』『태백산맥』이던진질문에명쾌한답을제시한이시대의문제작

병산은은희에게처음만남을청한날함께산보하며진달래꽃에대한소회를털어놓는다.그가무엇을위해공산주의혁명을이루려고하는지를상징적으로내비친대목으로,소설속에서거듭환기되는메시지이기도하다.

“사람들은진달래꽃을따먹기도하고화전을부치기도하고또술을담그거나약재로쓰기도하지요.이렇게널리쓰이면서도어디진달래꽃을정성들여가꾸는사람있습니까.진달래꽃은우리나라어디에나퍼져살아가고있는일반백성들과다를바없어요.그래요.아무도돌보지않아도진달래꽃은산에서스스로피어나세상을이롭게하지요.일반백성들도그렇지않습니까?그래서나는진달래꽃을좋아한답니다.”(18쪽)

혁명을‘조선의위대한미래’라확신하며해방공간의험난한파고를헤쳐나가는이혁명아의신념과활동은해방공간뿐만아니라우리현대사의뼈아픈한축을이루고있다.이상적인조국의미래를담보할혁명을이루기위한이아름다운신념과헌신은그러나끝내이루어지지도,꽃을피우지도못하고한독재자의권력쟁취수단으로전락하고만다.결국자신이가짜혁명에기여했을뿐임을모른채처형된미완의혁명가의생애는안타까움을자아낸다.
한편퇴각하는인민군에자원입대,이른바혁명의땅북녘으로넘어가재정성에근무하기도하고간부훈련기관인인민경제대학에재학하기도한혁명가의아내는어떠한가.그녀는북에체류하는동안일인독재체제구축을둘러싸고전개되는참혹한정치현실과,혁명국가건설에이바지하기위해자진월북한남로당동지들이차례차례숙청되거나노동자로내쳐지는절망적인모습에통분을감추지못한다.저승에서아직도혁명을꿈꾸고있을남편에게그녀가피를토하며던지는통렬한질문은독자로하여금옷깃을여미게한다.
앞서『광장』『태백산맥』등의작품이해방직후부터한국전쟁을거치는동안의이데올로기대립과그로인한비극을치열하게보여주었다.남과북의체제를두루경험하고남도북도아닌제3의중립지대를선택한후스스로생을마감하는인물이나최후의순간까지사회주의를향한의지를불태우는인물들을만나며우리는미래에어떤역사를만들어가야하는지에대한질문을받았다.『소설진달래꽃』역시그뒤를이어질문을던지는동시에하나의답을제시한다.이상을맹신하지않으며정확한판단력과안목으로오류를수정함으로써더나은대안을만들수있다는믿음.그것을답으로삼을수있지않을까.

그러나무엇보다통탄스러운것이,왜우리가그토록미욱했던가하는뒤늦은깨달음이었다.(……)지구위에천국을만들겠다던구호는지옥을만드는데쓰였을뿐이라는역사적사실을왜한사코외면했던가.왜그잘났다는사람들이모두그런미욱한존재들이었단말인가.(4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