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4.00
Description
원 플러스 원의 기쁨, 삼각김밥 모양의 슬픔, 만 원에 네 번의 폭소가 터지는 곳!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가온 조금 특별한 편의점 이야기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한 후 일상적 현실을 위트 있게 그린 경쾌한 작품과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스릴러 장르를 오가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쌓아올린 작가 김호연.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출간되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속내와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망원동 브라더스』에서 망원동이라는 공간의 체험적 지리지를 잘 활용해 유쾌한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냈듯 이번에는 서울의 오래된 동네 청파동에 대한 공감각을 생생하게 포착해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동네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점입가경으로 형상화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 소설에서도 독특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서로 티격태격하며 별난 관계를 형성해간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이 그들이다. 제각기 녹록지 않은 인생의 무게와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독고를 관찰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대립, 충돌과 반전, 이해와 공감은 자주 폭소를 자아내고 어느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다. 그렇게 골목길의 작은 편의점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김호연

영화·만화·소설을넘나들며온갖이야기를써나가는전천후스토리텔러.1974년서울생.고려대학교인문대학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첫직장인영화사에서공동작업한시나리오「이중간첩」이영화화되며시나리오작가가되었다.두번째직장인출판사에서만화기획자로일하며쓴「실험인간지대」가제1회부천만화스토리공모전에서대상을수상하며만화스토리작가가되었다.같은출판사소설편집자로남의소설을만...

목차

산해진미도시락
제이에스오브제이에스
삼각김밥의용도
원플러스원
불편한편의점
네캔에만원
폐기상품이지만아직괜찮아
ALWAYS

감사의글

출판사 서평

청파동골목에자리잡은작은편의점ALWAYS.
어느날서울역에서살던사내가야간알바로들어오면서
편의점에변화의바람이일기시작한다!

사람들이기피하고편견어린시선으로바라보던인물의변신과반전,아이러니한상황전개는이소설의가장흥미로운지점이다.염여사의편의점은직원들입장에서는비교적좋은대우를받으며안정적으로일할수있는곳이지만주변에편의점이하나둘생기면서경쟁에서밀리자장사가잘되지않는상황에봉착한다.그러다보니동네사람들에게‘불편한편의점’으로인식되는데,이런와중에얼마전까지노숙자였던‘미련곰탱이’같은사내에게야간시간대를맡긴다니기존직원들로서는불안할수밖에.그런데걱정도잠시,그가들어온후편의점에는신선한변화의바람이일기시작한다.그는물건을슬쩍한뒤튀려는불량학생이나한밤중의취객을제법잘다루고,일명제이에스라불리는진상손님까지두손들고나가떨어지게만든다.뿐만아니라편의점은비싸다며오지않던동네노인들마저독고의싹싹한태도에마실나오듯편의점을어슬렁거리기시작하고,그로인해오전매출이쑥올라간다.
독고가일으킨변화의바람은동료들에게도전해진다.편의점알바를하며공무원시험을준비하는시현은신참독고에게매장업무교육을해주다그가불쑥건넨말한마디에자신의숨은재능을발견한다.얼마후그녀는다른편의점에스카우트된다.아들과의관계단절로속을태우는오여사는자신의하소연을귀담아들어주고아들과소통할방법을넌지시알려주는독고에게큰감명을받는다.그런가하면어떤손님은독고의눈빛과접객태도에서영락없는사장의풍모를추리해내기도한다.집과회사양쪽에서점점존재감을잃어가는세일즈맨경만은퇴근길편의점에서하는혼술이유일한낙인데,어느날부터편의점의밤을장악한사내를사장이라지레짐작하여못마땅한시선을보낸다.하지만그역시독고의순수한호의앞에서얼어붙은마음이스르르풀어지고만다.
독고효과는여기서그치지않는다.염여사로하여금독고를쫓아내고편의점을팔게하려던민식은그녀를설득하는과정에서엄마와더욱돈독한사이가되고,민식의사주로독고의뒷조사를하던곽씨는오히려타깃인독고에게감정이입을하고만다.지친상태로대학로를떠나와마지막글쓰기에매달리는희곡작가인경은서울역홈리스였던이상한알바와매일밤취재차대화를나누면서글을쓸수있다는용기를되찾는다.어쩌면이곳편의점에서는손님이든직원이든서로가서로에게구원과영감을주는존재들인지모른다.애초에염여사가도움의손길을내밀었을때독고가이를받아들인것도살기위한마지막본능에가까웠고,염여사역시덕분에편의점의밤을맡길든든한인재를얻었으니그들은서로를지켜낸셈이다.

삶은관계이자소통,
행복은멀리있지않고내옆의사람들과마음을나누는데있다

소설은일곱개의에피소드를통해편의점을둘러싼다양한인물의시선으로독고의모습을비춘다.그리고마지막은독고의독백으로마무리된다.편의점일에숙달될수록독고는기억을조금씩되찾는다.사람들을만나고대화를나누다보니알코올로굳어진뇌가활성화되면서기억의조각들이맞춰지기시작한것이다.그는어쩌다가모든것을잃고술에빠져살다가기억마저잃어버리고노숙인이되었을까.분명한것은그가편의점에서두계절을보내면서다시살아내기로마음먹은것이다.그가기억을거의회복할무렵대구지역에서코로나가걷잡을수없이확산되고있다는소식이들린다.그와함께독고에게도결단의시간이찾아온다.
불편한데도자꾸끌리는이상한편의점이야기는코로나로인해여전히불편한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마침맞게도착해유쾌한웃음과다정한위로를건넨다.마지막페이지를덮으면삶은관계이자소통이며,행복은내옆의사람들과마음을나누는데있다는한결같은진리를다시금되새기게될것이다.

편의점이란사람들이수시로오가는곳이고손님이나점원이나예외없이머물다가는공간이란걸,물건이든돈이든충전을하고떠나는인간들의주유소라는걸,그녀는잘알고있었다.이주유소에서나는기름만넣은것이아니라아예차를고쳤다.고쳤으면떠나야지.다시길을가야지.그녀가그렇게내게말하는듯했다.(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