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듣는다

가만히 듣는다

$16.00
Description
삶과 아름다움을 사유하는 클래식으로의 초대
가만히 귀 기울이면 새로운 감각의 장이 열린다
-영혼을 울리는 거장들의 음악과 그 속에 담긴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
-음악이 다른 예술과 영감을 주고받는 순간들에 대한 눈부신 서술
-클래식을 듣는 기쁨을 다각도로 느끼게 해줄 11가지 음악 이야기

시집 『피아노악어』, 『말뚝에 묶인 피아노』에서 음악이 결합된 시적 상상력을 보여준 서영처 시인의 음악 에세이 『가만히 듣는다』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다가가는 열한 가지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자신의 전공인 클래식을 인문학, 그리고 우리의 실제 삶과 연결하는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온 시인은 『가만히 듣는다』에서 이전의 성찰을 연장하여 음악 세계 거장들과 그들의 마스터피스들을 이해하는 다채로운 길을 보여주는 한편, 인공지능 시대를 앞에 두고 소리와 듣기 자체에 대한 시적이면서 철학적인 사유를 풀어내고 있다. 책은 ‘태초의 소리’를 음악으로 풀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종교를 넘어 서양 문화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는 성경을 ‘말씀’으로 지칭하는 것은 성경이 ‘문자가 아닌 음성으로’ 이루어졌음을 가리키며, 따라서 한 곡의 ‘긴 음악’과도 같다는 해석이다. “소리는 창조의 원음처럼 세계를 지탱시키는 에너지이다.” 시인의 어법과 감성이 두드러지는 풍부한 비유로 서술되는 온갖 층위의 음악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시대와 지역을 가로질러 여행하게 하며, 음악과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기가 청각을 넘어 오감을 일깨운다는 것을 이해하게 한다.
저자

서영처

대학과대학원에서바이올린을전공했으며국문학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2003년계간『문학/판』에시5편을발표하며시인으로데뷔했다.지은책으로시집『피아노악어』와『말뚝에묶인피아노』,인문학을바탕으로쉽고편안하게클래식에접근할수있도록쓴음악에세이『지금은클래식을들을시간』,노래를통해시대정신과대중의욕망을해석한문화연구서『노래의시대』,유서깊은예배당이간직한문화와역사를돌아보며삶의가치를탐색한『예배당순례』등이있다.현재계명대학교타불라라사칼리지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음들의포도밭
바이올린으로경작하는포도밭|가장나다운데로데려다주는음악

종달새의순간,종달새의비상
누가종달새목에종을달았나|차이콥스키의종달새|초원의종지기|절대음악의천부적인증인

촉각적상상력-에로티시즘
봄은가장추악한계절|삶이그대를속일지라도|치명적인에로티시즘|아리랑의에로티시즘

소월의시,소월의노래
노래는향수(香水)이며향수(鄕愁)|소박하지만진지한힘|가장단순하고정념적인노래|〈첫치마〉,저물어간시간속의사랑|노래는춤추는언어

쇼팽의음악,쇼팽의폴란드
영화〈피아니스트〉와쇼팽|쇼팽의음악과인상파회화|댄디즘과센티멘털리즘|가장보수적이며가혹하고급진적인|쇼팽과들라크루아|바르카롤,태고의노래|쇼팽의미학

천재의영감,천재의광기
천재의소박함|절대정신과미적자율성|천재를질투하는범재?|고귀한도덕성과정신성|가장지적이고정신적인예술|천재의출현이요청되는시대

최초의악기,최후의악기-피리
피리의역사|피리의신화|가브리엘의피리|피리를불어라|햄릿의피리|인간의신체를요약한악기|존재의은밀한방

심장을두드리는소리-북
권력의악기|공적인악기|영혼을두드리는소리|북과춤

인생의겨울을방황하는자-《겨울나그네》
겨울여행|시와음악의가장성공적인만남|방랑|〈보리수〉,독일민중의자산|눈물의수사학|거리의악사|마지막노래,완성된노래|유쾌한방랑자

유년에서성년으로,성장의마법-〈마왕〉
서정시인,가곡의왕|세이렌의재현|에로티시즘과파멸|유년의종식을알리는비극|가곡예술이도달할수있는전형|〈마왕〉과〈풍설야귀인〉

시각에서청각,오감의시대로-인공지능시대의음악
시각에서청각으로|새로운문명의패러다임|청각이열어가는상호작용의세계

맺으며이순간의음악

출판사 서평

하이든의현악4중주〈종달새〉에서슈베르트의가곡《겨울나그네》까지
오감으로느끼는음악의기쁨

『가만히듣는다』의열한가지이야기는클래식음악이문학,철학,종교,미술등다양한분야를넘나들며삶속으로파고들어세상을바라보는통합적인시각과창조적으로도약할영감을제공한다는것을보여준다.텅빈하늘로날아오르며봄을알리는종달새를소재로만들어진다양한시와음악들을하나하나소개하면서삶을이야기하고,에로티시즘을표현하는음악들이촉각적상상력을이용하는것을보여주면서단막오페라〈살로메〉의서사를읊다가〈아리랑〉의에로티시즘으로넘어간다.또소월의시를모티프삼아시인자신의대학시절작곡법시간으로돌아가,노래는설득시키는것이아니라감동시키는것이라고말한다.쇼팽의음악이역사에깊이관여하고있음을영화〈피아노〉를곁들여이야기하고,독일소설가인헤세와토마스만,프랑스화가인들라크루아와그의음악이갖는상관성에주목한다.베토벤,모차르트,그리고헤세와토마스만의작품들을짚어가며천재의영감과광기에대해논한다.인간이만들어낸가장위대한도구중하나인악기이야기를피리와북에대한풍부한통찰과고증으로풀어낸다.슈베르트의《겨울나그네》와〈마왕〉을통해시와음악이만나는길을따라가고그끝에서예술가의내면이구현된‘나목들’을발견한다.마지막으로,인공지능시대의음악에대한질문은인공지능시대에인간이나아갈길을묻는질문과같다고글을맺는다.
수많은음원과노래들이만들어지고잊히는가운데서도클래식음악은,방대한영역을포괄하는복합적이고입체적인장르로서,역사와시대담론과다른예술장르와긴밀한관계를유지하며변함없이생동하고있다.『가만히듣는다』는클래식음악을우리삶에더가깝게이해하는길을안내하는동시에‘가만히듣는’것의가치와효용이다가올미래에더욱부각될것임을확인시킨다.

삶이란아름다움에서아름다움으로이어가는여정이다.예술은순간을영원으로전환하려는노력이다.영원을추구하며영원속에거하는사람은영원하다고했다.음악은과거,현재,미래를넘나든다.음악에는차별이나편견,혐오의감정이없다.음악은모든사람들에게낙원에의노스탤지어를충족시켜준다.한때그토록찬란했던광채들이음악속에서들려온다.음악은가장나다운내게로데려다준다.(「음들의포도밭」에서,16쪽)

가만히귀기울이면새로운감각의장이열린다

저자는바이올리니스트김영욱이앙드레프레빈이그를위해작곡한소나타〈포도밭〉의윤기나는음색에귀기울이며,볕좋고물잘빠지는포도원의고른이랑을단숨에알아보고,포도송이의열기와향기속에서잎사귀를헤쳐가는여우의맥박과호흡,심장의두근거림,다급한걸음에까지감각이확장되었던경험을기억한다.또한선율과리듬의구조가단순하면서도파격적인라벨의〈볼레로〉의집요한반복적구성에서다양한음색의악기들이만들어내는색채감과감각적인리듬이황홀하고격렬한춤무대를연상시킨다고말한다.드뷔시의〈목신의오후〉는상징주의시인스테판말라르메의시를회화적으로표현한음악이다.저자는이곡을듣고조성을파악할수없는음들을통해대기속으로불어오는한줄기미풍같은환영들을시각적,후각적,촉각적인인상으로전달해준다고평한다.또성경을모독한다고런던에서상연이금지된바있는오스카와일드의희곡「살로메」를단막오페라로만든리하르트슈트라우스의작품에서는이국적인멜로디와현의불안정한모티프가반복되면서살로메의탐욕과뇌쇄적인몸짓이형상화된다고언급한다.쇼팽의낭만성을가장잘대표한다는바르카롤(뱃노래)을두고는피아노만으로바다의물결과반짝거리는햇살,곤돌라의흔들림,물의음영,미풍,멀어지는풍경들을들려주며시각과청각,촉각,후각,미각등온몸으로와닿는감각의아름다움을전한다.

악기에대한탐구는인간에대한탐구이다

소리를만들어내는악기에대한탐구도흥미진진하다.저자는최초의악기는인간의몸이었고,도구로서악기는인간의몸을모방했다는점을지적하며아마도최초로만들어진악기는타악기였으리라고추측한다.인간의생체리듬을모방한북은감각적이고충동적이며몽환적인요소를가장쉽게표현한다.북은전투와노동,주술,제의,오락등공동체구성원들이참여하는행사와의식에필수적인악기였으며몸동작과결부되어무언가를나타내려는관념과의식을싣고있었다.그다음으로만들어졌을관악기,피리는연주하면서도발걸음이자유로워목동이나떠도는방랑자들의악기였다.구멍과관으로이루어진인간의신체는하나의피리라고할수있다.피리야말로인간의신체를가장적절하게요약하는악기이다.
세월이흐르고시대가바뀌면서모든악기들은이제도구와수단에서목적으로바뀌어가고있다.삶을풍요롭게하는도구였던악기들은이악기들이발현해내는아름다운소리와음악,그자체가목적인특별한존재적차원으로상승했다.

존재는보이는것이아니라들리는것이다

저자는음악이라는예술을통해‘듣는’행위에대한사유를밀도높게펼쳐나간다.청각적인것에대한탐구는보이지않는세계에대한탐구이다.시각적인것은물질로고정되어있지만들리는것은물리적변화속에놓여있다.보는것은그자체이지만듣는것은그자체에머물지않고상상력을자극한다.시각의장너머에는부재와공허가존재하지만,청각의장은세계를확장하고키워나가무한에이르게한다.때문에듣는것은말하기라는행위와함께하며사고와감정을교환하는소통의핵심이되는것이다.
최근들어아마존,구글,네이버등세계적인기업들이소리가기계와사람을이어줄것으로전망하고오디오인터페이스시장에막대한돈을투자하고있음을저자는짚고넘어간다.또한인공지능시대의음악이공유로방향을잡아가면서문화의획일화현상이더심각해질수있고아날로그에대한향수가강해질수있다고내다본다.우리는미래의음악을전망해보면서인공지능시대에인간이나아갈길이무엇인가라는질문을자연스레마주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