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문미순 장편소설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문미순 장편소설 |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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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엄마, 이렇게밖에 못 해줘서 정말 미안해요.”

간병과 돌봄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는 이들의 벼랑 끝 선택
진창과 폐허에서도 한 줌 빛을 찾아내는 희망의 기술
『미실』(김별아),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보헤미안 랩소디』(정재민), 『저스티스맨』(도선우),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오수완),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고요한) 등 매해 걸출한 장편소설을 배출해온 세계문학상, 그 열아홉 번째 수상작인 문미순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이 출간되었다.

185편의 응모작 가운데 심사위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이 작품은, 간병과 돌봄의 무게를 홀로 감당하는 두 주인공이 벼랑 끝에 내몰린 현실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연대하여 희망의 빛을 찾아가는 잔혹하고도 따뜻한 이야기다. 일곱 명의 심사위원(최원식, 강영숙, 박혜진, 은희경, 정유정, 정홍수, 하성란)은 “병든 부모를 돌보느라 정작 자신의 삶은 돌볼 수조차 없는 두 이웃의 비극을 그리는 이 작품은 자연주의 소설의 현대적 계승인 동시에 비관적 세계에 가하는 희망의 반격”이라며 “끔찍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보여준 이 서슬 퍼렇고 온기 나는 작품을 올해의 세계문학상 수상작으로 정하는 데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치매 어머니를 간병하는 50대 명주와 뇌졸중 아버지를 돌보는 20대 준성은 잇따르는 불운과 가혹한 현실에 좌절하던 중 예기치 못한 부모의 죽음에 직면하자 그 죽음을 은폐, 유예한다. 막다른 길에서 그들이 감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 절박한 선택의 과정을 작가는 정교하고 치밀하게 그리며 끝내 설득력 있는 희망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19회 세계문학상 수상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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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문미순

2013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2021년심훈문학상을수상하면서첫소설집『고양이버스』를펴냈다.2023년『우리가겨울을지나온방식』으로제19회세계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우리가겨울을지나온방식

추천의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모든건그렇게어느날갑자기시작되고,
돌봄은남겨진누군가의몫이되지.”

명주는1년반전치매가심해진엄마와살기위해엄마의임대아파트로들어왔다.이혼후여러직업을전전하다발에화상을입고그후유증으로일자리도구할수없어선택한길이었다.100만원남짓한엄마의연금에의지해엄마를간병하며살아가던명주는갑작스러운엄마의죽음에자신의삶도끝내려자살을기도하지만실패한다.명주는마음을바꿔엄마의시신을미라로만들고당분간엄마의연금으로살기로한다.하지만시신에서냄새가나기시작하고엄마의친구라는진천할아버지와이혼후떨어져살던딸은진이접근해오자,매장이시급해진다.화상후유증을진통제로달래면서매장할장소를고민하던명주는피를묻힌채복도로뛰쳐나온옆집청년준성과마주친다.
명주의옆집에사는준성은고등학교때부터뇌졸중과알코올성치매가있는아버지를돌보며사는스물여섯살의청년이다.물리치료사가되어병원에근무하는것이꿈이지만,매일아버지를운동시키고살림에대리운전까지하는그의나날은녹록지않다.아버지를회복시키려는그의노력에도몰래술을사마시는아버지에게절망하던차,집에불이나아버지가화상을입게되고,준성마저손님의외제차에손상을입혀거액의수리비가나온다.
준성은병원비를감당할수없어아버지를집으로모셔오고수리비를재촉하는차주의압박전화에시달리며점점피폐해져간다.그러다아버지를목욕시키던중,실수로아버지를놓쳐죽음에이르게한다.
손에피를묻힌채뛰쳐나온준성을급히집안으로데리고들어간명주.욕실바닥에피를쏟고누워있는노인을보고119를부르려는순간,난이제감옥에가냐며,이제껏내인생은뭐였는지모르겠다고울부짖는준성을본다.평소준성을안쓰럽게여기던명주는준성이경찰조사와재판을받고죄책감에폐인처럼살아갈모습을떠올리며그를위한최선이무엇일지고민한다.긴간병의터널끝에서두사람이내린결정,누가거기에돌을던질수있겠는가.

-품위있는삶까지는바라지도않아.생존은가능해야하지않겠어?나라가못해주니우리라도하는거지.살아서,끝까지살아서,세상이우리를어떻게하는지보자고.그때까진법이고나발이고없는거야.(본문에서)

“저건뭐야?꼭관처럼생겼네?
저안에혹시할머니있는거아냐?”

엄마의시신을유기한명주는시신이부패하지않도록매일관리해야하고주변의시선을예민하게의식한다.어머니잘계시냐는이웃의가벼운인사도예사로들리지않는다.더괴로운것은엄마의친구라며계속해서안부를물어오는진천할아버지와제엄마를만만한물주대하듯하는은진의존재다.거짓에거짓을보태고임기응변으로위기를모면하는명주의일상은스릴러소설을보는듯한긴박감을안겨준다.
엄마와제주여행을가기로했다는진천할아버지가엄마와주고받은문자,엄마의쾌유를빌며놓고가는선물들을보며명주는머릿속이복잡해진다.눈치빠른은진은작은방의나무관을본후“그안에혹시할머니있는거아냐?”라며농담인지진담인지모를말을내뱉고는명주에게돈을요구한다.생각지도않은복병들이나타나자명주는하루속히엄마를흙으로보내드릴방법을찾아야하는데,아이러니하게도그실마리를은진이제공한다.

엄마가사놓은땅은대지80평에건물이17평정도되는작은시골집이었다.엄마는폐가로나온집을늙어서살요량으로사놓은것같았다.(…)명주는이제야말로작은동아줄이라도잡은기분이들었다.(본문에서)

“영원히살것처럼희망을품지도않았지만,
살아있는한은살아야할이유가있었다.”

『우리가겨울을지나는방식』의많은지면은가족을간병하는일의정신적,육체적고통과경제적어려움,그로인해삶이무너져가는과정으로채워진다.어느날갑자기시작된엄마의치매에명주는처음엔“밖에서겪는모멸감에비하면내엄마를간병하는것쯤은아무것도아니라고”여기지만,마치다른인격이된듯한엄마의이상행동과난데없는폭언은갈수록그녀를비참하게만든다.결국하루하루가지옥이되고인간의존엄이란집안어디서도찾아볼수없는지경에이른다.준성의처지도마찬가지다.현실은악화일로에있고,미래는꿈꿀여지가없다.
“개인의차원에서감당하기어려운불운과절망”으로시작된소설은두주인공을극한상황으로내몰지만,“이야기가진행될수록잔혹한현실은역설적이게도인간적인연대와온기를발견해가는과정으로전환된다.”(은희경)임대아파트벽하나를사이에둔이웃인명주와준성은서로의처지에공감하며같은방향으로나아가게된다.명주가준성에게연민을느끼고,준성이명주에게동조하면서둘은서로를의지해앞으로나아간다.거액의수리비에대한대리기사카페의조언도준성에게연대의힘을자각하게한다.두사람을태운트럭이두구의미라를싣고눈이펑펑쏟아지는고속도로를헤쳐나가는장면은이제그들이고난의겨울을지나온기가득한계절로진입하고있음을아름답게보여준다.

가슴속에서는오라고,어떤운명도상대해줄테니오라고나지막이속삭이고있었다.준성은지금바닥으로떨어진제인생을가까스로일으켜세우는중이라는생각이들었다.아버지가아버지의인생을아버지의방식대로살아냈듯이,준성은제나름의방식으로싸워가고있다고.(본문에서)

문미순작가는2013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고,2021년심훈문학상을수상했다.몇해전뇌졸중으로쓰러진남편을간병하며가족을돌보는일의고통을알게되었다는그는우리사회의주요이슈로대두된간병과돌봄문제를다뤄보기로결심했다.가족돌봄에지쳐우발적으로벌어지는간병살인이나간병파산,간병실직같은신조어가신문에오르내리는시대.이것이단순한사건이아니라사회현상이되어간다면,이는공동체가함께고민하고논의해야할문제임을작가는이소설을통해말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