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보크 (라문찬 장편소설)

드보크 (라문찬 장편소설)

$17.12
Description
살기 위해선 ‘그것’을 찾아야 한다!

학생운동 동지에서 원수가 된 두 남자, 그리고 의문의 죽음들
부비트랩처럼 팡팡 터지는 반전과 숨 막히는 서스펜스
첫 번째 트랙
학생운동의 모든 것, 이보다 더 뜨겁고 치밀할 수는 없다

학생운동의 역사와 계보, 그 실체에 대해 이보다 더 뜨겁고 치밀하게 다룰 수는 없을 소설, 라문찬의 첫 장편 『드보크』가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드보크(Dvoke)란 간첩들이 공작금이나 권총 같은 장비를 전달할 때 쓰는 무인함을 뜻한다. 주로 인적이 드문 야산의 바위나 비석 아래에 구덩이를 파 이용하며, 최근에는 북한 대남공작원과 외국 이메일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해 교신하는 ‘사이버 드보크’가 적발되기도 했다.
소설은 많은 분량을 회상 형식을 빌려 1980년대의 학생운동 조명에 할애한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열정을 다 바치는 청춘들, 그들의 고민과 좌절, 사랑과 실연, 학생운동의 양대 진영인 NL(자주파)과 PD(평등파)의 대립과 갈등 등을 때로는 뜨겁게, 또 때로는 서늘하도록 냉정한 시선을 유지한 채 그려낸다. 일방적인 찬양도 비판도, 흑백논리도 찾아볼 수 없다. “회색빛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작가의 소명”이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소설은 보수와 진보 어느 진영에도 치우치지 않는, 아니 그 어느 진영에서도 반기지 않을 회색빛 진실을 끈기 있게 추적한다. 그리하여 학생운동의 동지에서 정파의 대립으로 적이 된 두 남자를 주인공으로 폭력과 음모와 복수가 휘몰아치는 새롭고 독창적인 스릴러 소설이 탄생했다.
저자

라문찬

羅文燦
대한민국의평범한가장이다.직장을다니며다른필명으로몇편의소설을썼다.‘라문찬’은레이먼드챈들러에서착안한이름이다.에드거앨런포를흠모하여이름마저바꾼추리작가에도가와란포처럼되고싶었다.앞으로라문찬이라는이름으로추리나미스터리를기본으로한융합장르소설을쓰고자한다.공동작품집『연애소설읽는로봇』『죽은자들에게고하라』에단편소설을수록했으며,「기억의주인」「메다스」「차이니스와이너리」「광자력빔의사용승인」「승진과학혁명」외다수의단편을온라인플랫폼에발표했다.

목차

입당식
강도
제보자
지하당 사건
보좌관
병문안
동아리
조국통일위원회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
미제의 간식
수령론
파리코뮌
장학금
프락치
미영
삼각관계
접선
상구와 준구
분신
공동투쟁
노선투쟁
패배
결혼
문상
사인死因
조짐
납치
경석의 이야기
드보크
기자
성찬의 이야기
역습
제보
동희의 이너서클
당원증

작가의말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다시시작된악연,잘나가는국회의원과‘백수’같은중장비기사로마주선두사람

H대학NL의거두안경석과PD의대표김성찬.1980년대,학생운동으로청춘을불태운두남자가30년만에재회했다.세상에다시없을적으로.학생운동가에서어느덧국회의원으로변신에성공한경석은옛연인미영의투병소식을듣고병원으로찾아간다.그곳에서다시만난성찬은한때는친구이자동지였고,이후에는이념의대립과삼각관계로적이된사이다.미영의남편인성찬은경석의방문을못마땅해하면서도죽어가는아내를위해둘만의시간을갖도록자리를피해준다.하지만경석의방문은옛연인의문병이라는순수한목적때문이아니다.그는찾는것이있었고,세상에드러나는순간자신의정치생명을단칼에끝장낼‘그것’은미영의손에있다.30여년전,호기심많은미영의사랑을붙들어두기위해위험한물건인줄알면서도경석자신이직접요구해만들었다가미영의수중으로넘어간것이다.경석의진정한사랑을확인받고싶었던미영은죽어가면서도끝내그것을돌려주지않는다.미영의죽음후경석의촉수는성찬에게로향한다.

납치와고문,그리고자백이가리키는곳은?

미영의장례가끝난며칠뒤경석은강남의일식집으로성찬을불러내그것의행방을추궁했으나원하는대답을얻지못한다.초조해진경석의폭주가시작된다.조폭을동원해성찬의집을뒤지지만여전히그것을찾지못하자급기야성찬을납치하기에이른다.그리고시작된물고문.성찬의얼굴에수건이덮이고그위로고춧가루물이쏟아진다.하지만성찬은괴로움에신음하면서도입을열지않는다.경석은성찬의마음을돌리기위해비장의카드를꺼낸다.그리하여마침내성찬의입을여는데성공하고,경석은성찬이말한그곳,까마득히기억속저편에밀쳐두었던그곳으로달려간다.
이소설의진짜묘미는이제부터시작이다.성찬이입을열었다고실망하지마시라.성찬의입을열었다고안심하지도마시라.부비트랩처럼팡팡터지는반전과숨막히는서스펜스에예상치못한전율을경험하게될것이다.

두번째트랙
의문의죽음과지하당사건

은행ATM부스앞에서한남자가강도의칼에찔려숨진다.그는기사제보를위해월간한국의김소미기자와통화를하던중이었다.경찰은범인이지갑을훔쳐갔다는이유로단순강도살인사건으로결론내린다.하지만졸지에제보자를잃은김소미는이사건에의문을제기한다.고작빈지갑이나훔치자고피해자를네번이나찌른점,단순강도라고치부하기에는사전에치밀하게도주동선을설계한점등이의심스럽다.그러던차에참고인조사를위해들른경찰서에서우연히피해자가20여년전지하당사건으로실형을살았다는사실을알게된다.학생과노동자들이북한공작원과접촉해국가전복을모의한사건이다.김소미는선배기자인강민재에게도움을청한다.지금은은퇴해유튜버로활동하지만강민재는한때월간한국의간판기자였고,특종사냥꾼이라불렸으며,북한의대남공작에대해해박한지식을자랑하는그야말로‘간첩전문기자’였다.김소미는강민재를통해지하당사건관련자의의심스러운죽음이세건이나더있다는사실을알게된다.이번사건의피해자우동식을포함해이네명에게는조선노동당에입당한후지하당조직원으로활동하다실형을선고받았다는점과사망시기가비슷하다는점,사망경위가명쾌하게해명되지않는다는공통점이있다.이제행동만이남았다.여러관할경찰서를돌고피해자와가해자의주변인물들을탐문하는등열혈신참기자김소미의좌충우돌,시끌벅적취재가시작된다.

수면위로떠오르는한인물,서서히드러나는진실들

“전그놈들이밉습니다.미워요.정간은폐가결국지들은다빠져나가고잔챙이들만희생시키는꼬리자르기전략아닙니까.비열한공작이라고생각합니다.큰일을도모하다가잡혔으면당연히우두머리가책임져야하는거아닙니까?목숨걸고공작했던사람들은굶어죽을지경인데,우릴꼬여내서간첩질을시켰던놈들은가면을쓰고호의호식하면서살아가는현실이너무나어처구니가없습니다.(중략)제가구대서라면,자신을버린사람을파멸시키기위해무슨짓이든했을겁니다.”(311쪽)

지하당사건과관련돼실형을선고받고복역한최준영의발언이다.구대서는최준영의직속상급이자의문의죽음을당한네명중하나이다.한참울분을토하던최준영은구대서에게서들었다며뜻밖의말을한다.그것은사건의실체를파악하는단초가되고,서서히한인물이,묻혔던진실들이수면위로모습을드러내기시작한다.꼬리를잘라잔챙이들만희생시켰던사람,조직원들의입이가장무서웠을사람,지하당사건의몸통.
소설의타임라인은1980년대학생운동에서부터“과거의운동권세력이현실정치에서맹위를떨치며국가의근본적인틀을바꾸어나가던”(「작가의말」)2020년까지이다.그동안학생운동이나운동권활동가들을다룬수많은소설이있었고,그들대부분은학생운동을아름답게묘사하거나긍정적으로평가한게사실이다.하지만이소설의시선은냉정하다.학생운동가들이어떻게현실정치의핵심으로부상하게되었는지,어떻게힘을모으고권력을유지하는지,그들조직문화와사고를낱낱이파헤친다.그래서인가,탈고로부터세상에나오기까지4년의시간이걸렸다.“호불호가갈리겠지만,격한논쟁거리가된다면기쁠따름”이라는작가의말처럼어쩌면이소설이세상을시끄럽게할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