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샛별야학

반짝반짝 샛별야학

$15.80
Description
샛별야학 중학 1반에는 세상 누구보다 반짝거리는 할머니들이 있다!
평균 나이 65세, 마음만은 15세
못 배운 게 한이 된 그녀들의 슬기로운 중학생활
모여라 샛별야학으로! 다시 꿈꾸는 학교생활

평균 나이 65세. 가난해서 혹은 예기치 못한 사정 때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할머니들의 유쾌 호쾌한 학교생활기를 그린 소설 『반짝반짝 샛별야학』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결핍과 열망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최하나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전작이 부에 대한 결핍과 열망이라면 『반짝반짝 샛별야학』은 끝마치지 못한 학업에 대한 열망이다.
올해 68세인 행자 할머니는 가난 때문에 국민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후 온갖 허드렛일, 시다, 행상, 도매상 등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평생 일을 짊어지고 살았다. 다행히 운이 따라주어 노후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끝마치지 못한 학업은 천추의 한으로 남았다. 애써 누르고 눌러온 한에 매번 기름을 붓는 것이 바로 아버지다. 명절 때마다 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배우지 못하면 쌍놈이나 다름없다고 어깃장을 놓는 것. 친구들이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장통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그 뒷모습을 눈으로만 좇았던 행자 할머니에게 ‘못 배운 놈’ 소리는 비수처럼 박혔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커질수록 학업을 향한 열망 또한 커져간다. 그러던 어느 날, 길가에서 발견한 전단 한 장이 행자 할머니를 새로운 시간의 문으로 인도한다.

샛별야학 신입생 모집!
미뤄왔던 졸업의 꿈을 이루세요. 훌륭한 강사진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남녀노소 대환영!! (14쪽)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행자 할머니는 과감하게 그 문을 열었고, 어느 가을날 그토록 원하던 중학생이 되었다.

저자

최하나

저자:최하나

소설과에세이를주로쓴다.저서로장편소설『강남에집을샀어』,청소년앤솔로지소설집『너의MBTI가궁금해』(공저),에세이『직장그만두지않고작가되기』,『생존커피』(밀리의서재오리지널)등이있다.

유튜브〈혼자일해요〉/인스타그램@choi.spring/블로그blog.naver.com/dogwalker123

목차

프롤로그
첫날
자기소개
살다보면
엉망진창수업
첫안경
공황달리기
현장학습1
현장학습2
이건뭐에쓰는꼬부랑말
500/50
노인도슬프게울때가있지
기시감
담판
두대의휴대폰
돌아온탕아
고민의늪
악연
발각
최후의한판
이사
에필로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쌈닭같은학우들,그들을아우르는행자할머니

과감하게새로운시간의문을열고뛰어들었지만학교생활은위태롭기만하다.순탄하지만은않은삶을살아온학우들이다.각자의사정으로험난한인생을헤쳐온이들답게걸핏하면싸우고툭하면교실분위기를엉망으로만든다.나이어린새내기교사는그들을다스리기는커녕오히려먹잇감이되기일쑤다.쌈닭들을진정시키고번번이파국을막는것은행자할머니다.어린선생님에게는위로를주고,함께공부하는벗들은공평함과따뜻함으로감싸안는행자할머니의말은어느덧흥분한마음들을가라앉히는진정제역할을한다.행자할머니가기꺼이그런수고를마다하지않는것은무엇보다함께공부하는그시간이,벗들이소중하기때문이다.50여년간유예해두었던꿈을마침내이루는시간이기때문이다.그런행자할머니의노력덕분에학우들은점점서로에게스며들고종내는친자매보다더끈끈한사이가된다.특히행자할머니를비롯해순자,선녀,시옷으로이루어진할머니4인방은남들보다일찍등교해함께도시락을나눠먹고공부하며졸업의꿈을키운다.

“엄마!어머니!엄니!”
결코평탄하지않은졸업의길

시작부터그랬다.등교첫날,아들이전화를해서는온갖이유를대며행자할머니의학업을만류했다.그러나한번결심한일은결코무르는일이없는행자할머니였다.소란스럽던교실분위기도차츰안정을찾아가고낯설고어색했던선생님,벗들과도서로의가정사를챙기며돌봐주는사이로까지발전했다.간절히다시한번원했던소풍의꿈도이뤘다.생애처음으로배우는영어는수업시간을기다릴만큼재미나기만했다.길을걷다가도파닉스시간에공부한영상리듬이떠오르면저도모르게몸이들썩거렸다.세상에이것보다더신나는일은없었다.

그러나학우들과의기투합해졸업을향해질주하던행자할머니에게제동이걸린다.불안이현실로다가온순간이다.맞벌이부부인아들은손녀를돌봐달라는이유로툭하면행자할머니에게도움을청하고평생가족을위해살아온행자할머니는그청을거절하지못한다.아들은매번‘한번만’을외치지만행자할머니는알고있다.한번이한번으로끝나지않으리라는것을.그리고예상대로그한번이반복된다,어느날행자할머니가영어단어외우기에몰두한사이손녀가달려오는차앞에서넘어져다치기전까지는.손녀의상처는깊지않았으나그사건은행자할머니의마음에자책감이라는돌이킬수없는상처를남긴다.더불어깨달음도함께.자신이얼마나친구들과교실에모여앉아두런두런이야기나누고함께공부하는시간을간절히원하는지를.손녀의손을놓치는것도알지못할만큼자신이얼마나샛별야학교실로돌아가고싶어하는지를.이제는결심을해야할때다.벌써칠순,살날이얼마남지않았을지도모른다는것이행자할머니에게용기를북돋는다.아들과처음이자마지막으로술자리를함께한뒤행자할머니가선언하듯말한다.

“내마음의순위는바뀜이없어.항상너희가최우선이야.하지만너의엄마이자효영이의할머니이기전에나라는사람으로살았던때가있었고그때,마치지못한숙제같은게있어.지금까지살아오면서니아부지랑같이어떻게든너네먹여살리려고오랫동안그냥둔숙제인데그걸이제는해야할것같아.엄마도벌써칠순이잖아.더늦으면살아생전에못할거야.그래서말인데,엄마는학교졸업할때까지효영이를봐줄수없을것같아.그문제는너랑혜인이가상의해서도우미를들이든지아니면학원을더보내든지했으면한다.내말이다소야박하게들릴수있겠지만정말진심으로하는이야기야.”(148~149쪽)

기억저편으로밀려난듯보였던‘야학’이란소재를2024년에다시꺼내든이유

소설은행자할머니를중심으로한할머니4인방의유쾌호쾌한학교생활기를그리고있다.왜하필다시야학일까.야학을소재로한소설은1980년대이후자취를감추다시피했다.최하나작가는,나이는많지만마음만은청춘인어르신들이다시학교에간다면어떤모습일지궁금했다고말한다.그궁금증은먹고살기바빠서정규교육을받는것조차사치였던시대를어떻게든버티며살아온윗세대에대한존경심에서비롯되었다.그래서그런지각박한시대를살아온세대답게,혹은사랑을표현하는것을민망해하던1970년대에청춘을보낸이들답게소설에등장하는인물들은속내표현에는서툴고언뜻거칠고사나워보이기도한다.하지만그게진심이아니라는것은소설곳곳에서드러난다.그들은모두‘척’하고있다.행자할머니는아닌‘척’하며어린교사와학우들을돕고,순자와선녀는짐짓서로를싫어하는‘척’하고싸우는‘척’한다.괜찮은‘척’하지만실상은괜찮지않고,모르는‘척’하지만사실은서로의속마음을누구보다잘알고이해한다.이‘척’이소설에웃음과반전의재미를주고생동감과활력을불어넣는다.때로는더큰감동까지.

그래서,‘척’의달인인이할머니들은꿈에그리던졸업장을무사히손에쥐었을까.어쩌면소설의진정한시작은지금부터일지도모른다.진짜위기는아직시작되지도않았으니까.온갖편법을동원해샛별야학을벼랑으로내모는빌런의등장과함께행자할머니의눈부신활약이이제부터시작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