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산책하면 헤어지는지 아는 강아지

몇 번 산책하면 헤어지는지 아는 강아지

$14.80
Description
사랑을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용기
사랑받고 싶은 두 존재의 특별한 성장담
『한국에 태어나서』 『못 배운 세계』 『펄프픽션』 등 장르의 제약 없이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펼치고 있는 작가 류연웅의 신작 소설이 나무옆의자에서 출간되었다. 2019년 등장 이래 다채로운 작품 활동을 이어온 류연웅은 판타지, 스릴러, 블랙코미디를 넘나들며 독자들과 만나왔다.
이번 신작 『몇 번 산책하면 헤어지는 아는 강아지』는 인간에게 사랑을 주었지만 배신으로 마음을 잃게 된 강아지 ‘베리’와 사랑받고 싶고, 또 사랑하고 싶은 ‘유나’가 진정한 사랑과 자유의 의미를 깨닫는 성장담이자 우정담이다.
저자

류연웅

저자:류연웅
인천에서태어나서콘텐츠메이커로살고있다.장편소설『한국에서태어나서』,『근본없는월드클래스』,연작소설『못배운세계』를집필했다.다크와블랙을추구하는코미디작가.

목차

1장베리
2장새로운집
3장유나
4장유혹의간식
5장히키코모리의산책
6장자유의반대편
7장‘0’
8장강아지를키운다는것
9장밀린답장
10장카운팅
11장너를위한산책
12장꿈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인간한테우리는,
그냥쓰다버리는물건일뿐이야.”

지방소도시의한유기견보호소는방문객이오면온통주문을외는소리로가득해진다.“도기도기총총!”사람들에게는그저짖는소리로밖에들리지않지만,이주문이발동되는순간강아지들에게는‘숫자’가보인다.때로는세자리숫자가나오기도하고,드물게는네자리의숫자가,또가끔은한자리가나오기도한다.
이숫자의정체는바로‘앞으로이사람과몇번의산책을더할수있는지’를나타내는것.사람에겐사소한숫자일지모르지만,강아지들에게이숫자는자신의평생을좌지우지할만큼큰의미다.
오늘보호소에는특별한사람이찾아왔다.모든강아지에게네자리숫자를띄운보기드문손님이었다.누가선택될지를두고강아지들이설렘가득한토론을벌이던찰나,불쑥뾰족한말이끼어든다.

-그래봤자뭐해,또버려질텐데.
순간,강아지들의꼬리가뚝,하고일제히멈췄다.
-무슨말이야아.
-인간한테우리는,그냥쓰다버리는물건이잖아.
-왜애애?
-그렇게정해져있으니까.(10쪽)

베리였다.베리는얼마전이동장에갇혀공원에버려졌다.베리의첫주인은‘민수’였다.베리는민수에게사랑받고싶었다.주문이알려준민수와의산책은세자리였지만베리는개의치않았다.사랑받고싶었기에최선을다했다.숫자가줄어들어도늘릴방법이있을거라믿고가진사랑을다주었다.심지어‘0’이되는순간에도.하지만돌아온건배신이었다.베리는더이상사람을믿을수없다.사람을너무사랑했기에,할수있는모든사랑을했기에.이제베리는말한다.이제사랑같은건필요없다고,중요한건자유라고.

최선을다한다면
그끝에는텅빈마음이남을거야

그런베리에게얼떨결에두번째보호자가생겼다.보호자의이름은‘유나’.연애예능프로그램에나갔던유나는프로그램에서보인모습으로예상치못한악플테러를받았다.사랑받고싶어서나간것뿐인데,사람들은화면에서의유나의모습만보고유나를비난하고‘0표녀’라수군거렸다.유나에게세상은감옥이다.유나에게주어진자유는집안에서뿐.하지만이제유나는혼자가아니다.베리의보호자가된유나는베리를위해서용기내기로한다.유나는베리를위해,자신을위해자신을옥죄던세상밖으로걸어나간다.

산책은베리의주도하에이루어졌다.유나는베리가이끄는대로따라갔다.베리는얼마나신난건지계속해서팡,팡뛰쳐나갔다.이게베리를산책시키는건지,베리가자신을산책시키는건지분간이안갔다.지금이순간유나는자신이베리를가두고있다고느꼈다.
‘베리에게라도자유를주고싶어.’(64~65쪽)

자유는마음먹기에따른것,
그러니까자유로운건
내마음이향하는대로행동하는것

한편베리는유나와의산책중사라진다.자신을애타게찾는유나는모른다는듯베리는실컷자유를맛본다.해방감도잠시,갈곳도잘곳도없는현실에서베리는한진돗개를만난다.공장한편에놓인좁고허름한플라스틱집과개집에매인목줄의길이만큼이전부인진돗개의세상이지만,베리는진돗개와의대화를통해“좁은개집에서도자유를느낄수있”음을깨닫는다.개와의만남은베리에게진정한자유의의미뿐만아니라이미끊어진것이라믿었던인연의실을다시마주하게하는데…….

산책횟수를안다고한들,바뀌는건아무것도없다.차라리몰랐으면하고생각했던적이많다.하지만그럴수없었다.불안했기때문에확인할게필요했다.확인한다고불안이사라지는게아니란걸알아도항상같은행동을반복했다.
그랬던자신과다르게살아가는강아지를보니베리는이런말이나올수밖에없었다.
-나도그럴걸.
-응?
-확인하지말걸그랬어.(84쪽)

새로운사랑을채우기위해서는
오롯이텅빈마음이필요하다는것

우리는모두사랑받기를원한다.사람이든강아지든모든존재는사랑을주고받으면서성장한다.하지만우리의마음속한편에는더큰사랑을받고싶고,주는것이상으로돌려받고싶은마음이있다.손해보지않기위해상대의마음을재고따진다.그러나사랑의크기는잴수없고,온마음을쏟아부어야비로소다른마음을받아들일수있다는사실을우리는종종잊는다.

『몇번산책하면헤어지는지아는강아지』는인간을사랑했지만더이상사랑을믿지못하게된강아지‘베리’와사랑받고싶어불안속으로숨어버린‘유나’의이야기다.미성숙하고서툴지만결국성장해가는이들의여정은곧우리의이야기이기도하다.이제유나는다시한걸음나아가기로결심한다.앞으로두존재가마주할날들에비록행복만가득하진않을지라도괜찮다.때론사랑을준걸후회하고또미워하는날이오더라도진심을다한다면더큰사랑을받을준비가된것이니까.

이책은,만약제가신이된다면마주하고싶은세계를그려낸것일지도모릅니다.모든강아지가자신에게주어진산책횟수를알수있는세계.그런특별한배려가있는세계말입니다.(작가의말)